불평등의 이유

불평등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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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민주주의를 축소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불평등을 축소할 것인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비판적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가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요로우며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서, 세계에서 왜 여전히 다수는 불평등한지를 차갑게 들여다보는 『불평등의 이유』. 지난 반세기 동안 한결같이 대중의 편에서, 사회의 가장 왼쪽 자리에서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미국의 부와 권력의 불평등 확대가 낳은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축소하라’,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라’, ‘동의를 조작하라’, ‘국민을 주변화하라’ 등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불평등이 극적으로 확대되고 민주주의가 점점 껍데기만 남고 부실해지는 많은 나라에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오늘날 부와 권력의 집중을 낳은 10가지 원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데이비드 흄과 제임스 매디슨을 거쳐 마틴 루서 킹 2세, 그리고 종종 함께 거론되곤 했던 친구 하워드 진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와 권력의 본질을 탐구하고 포착했던 이들의 입을 빌려 우리 사회와 국가의 작동 원리를 들려준다. 그동안 분노를 담은 날카로운 문장으로 미국 대외 정책의 허구를 낱낱이 해부하던 전작들에 비해 다소 담담하게 가라앉은 언어로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찬찬히 더듬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저자가 설파했던 정치와 경제에 관한 논의를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정리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애덤 스미스의 ‘비열한 좌우명’이나 ‘피통치자들이 한데 뭉치면 언제든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흄의 통찰, 매디슨이 옹호한 ‘부유한 소수’, 월터 리프먼의 ‘동의의 조작’ 등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구절들이 촘촘히 담겨 있어 저자의 정치적 저작을 응축한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저자

노엄촘스키

지은이:노엄촘스키(AvramNoamChomsky)
메사추세츠공과대학언어학과명예교수.1955년메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저술한‘변형문법’에대한논문과이론서들은현대언어학의토대가되었다.언어학분야에수많은영향력있는논문과저서들을남겼으며20~21세기의가장영향력있는학자가운데한사람으로평가받고있다.전공인언어학분야를넘어서정치적사건에도소신을지키며발언하는지식인이다.  

옮긴이:유강은
국제문제전문번역가.옮긴책으로『불평등의이유』(2018년),『신이된시장』(2018년),『자기땅의이방인들』(2017년),『E.H.카러시아혁명』(2017년),『서양의부활』(2015년),『데드핸드』(2015년),『조지케넌의미국외교50년』(2013년),『의혹을팝니다』(2012년)등이있으며,『미국의반지성주의』(2017년)번역으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  

목차

‘불평등의이유’에관한노트.5
서론.9

원리1민주주의를축소하라.20
부유한소수.20|귀족과민주주의자.23|불평등을축소하라.24|미국사회가저지른죄.26|상쇄하는경향들.27

원리2이데올로기를형성하라.38
민주주의의과잉.39|교육과교의주입.41|비판자들에대한비난.43|국익.45

원리3경제를개조하라.56
금융기관의역할.57|금융화.58|해외이전.61|노동자불안정성.64|대항세력.66

원리4부담을전가하라.76
금권경제와프레카리아트.77|부자감세.80|다시새로운방향으로.84

원리5연대를공격하라.94
공교육에대한공격.96|민영화.98|누구를위한정부인가?.101|다시연대를향하여.104

원리6규제자를관리하라.110
글래스-스티걸법.111|회전문.112|로비.113|탈규제와금융붕괴.114|너무덩치가커서감옥에넣지못한다.115|보모국가.116|외부효과와시스템리스크.118|시장이지배하게하라.120

원리7선거를주물러라.132
법인기업의인격.133|기업이후원하는선거.134|투표함을넘어서.136

원리8하층민을통제하라.144
뉴딜정책.146|기업계의공세.148|새로운시대정신.151|계급의식.154

원리9동의를조작하라.164
홍보산업의부상.165|소비자를조작하라.166|비합리적선택.168|선거의기반을무너뜨려라.170|후보자를선전하라.171

원리10국민을주변화하라.182
초점이맞지않는분노.184|인류의생존.187|권위구조는자기정당화를하지않는다.191|변화.193

옮긴이의글.205
참고자료.210
찾아보기.217

출판사 서평

예전보다민주주의는확대되었지만,
왜우리의삶은여전히불평등한가?
‘불평등’을주제로한노엄촘스키최초의저작…뉴욕타임스,아마존베스트셀러
‘노력만하며누구나부자가될수있다’는믿음이무너진시대에대한날카로운분석


“가난하게태어나도열심히일하면부자가된다는것이다.누구든지어지간한일자리를구하고,집을사고,차를사고,아이들을학교에보낼수있다는생각…….이런꿈이모조리무너졌다.”
노엄촘스키는이책《불평등의이유》맨앞장에서담담하게말한다.너무나당연한(?)말이되어버려서새로울것이없는탓인지절망의언어가그저덤덤히다가오는현실을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세계적으로저명한비판적지식인인촘스키는‘좋아진시대’에왜여전히다수는불평등한지를차갑게들여다본다.
이책의원제는‘RequiemfortheAmericanDream’으로직역하면,‘아메리칸드림의진혼곡’쯤될수있다.책의제목이말하듯이인류역사상가장부유하고풍요로우며여전히세계최강대국인미국,그리고그현실을상징하던‘아메리칸드림’은더이상존재하지않는다.그리고‘아메리칸드림’뿐만아니라세계는이미충분히불평등하다.

촘스키의첫주제,‘불평등’에대하여

1928년생인촘스키는이제90세를바라보고있지만,그의지성의힘은조금도줄지않은듯하다.지난반세기동안그는한결같이대중의편에서,사회의가장왼쪽자리에서거침없는목소리를내왔다.혁신적인이론을내놓은언어학자이기도하지만,그는언제나주류보다는소수자의편에있었고,공화당이나민주당에게때로는양당모두에게항상비난을받았으며,주류학계와언론으로부터외면을받았다.1967년2월《지성인의의무TheResponsibilityofIntellectuals》라는에세이를발표하며,1960년대베트남전쟁반대운동에참여했다.이를기점으로한현실참여에서비롯된그의사회참여적인저술활동은주로미국의제국주의적대외정책과신자유주의세계질서가낳은폐해에초점이맞춰졌다.
그런점에서비춰볼때이번책은다소새로운주제를다루고있다.미국의부와권력의불평등확대가낳은아메리칸드림의몰락을정면으로겨냥하기때문이다.그리고이번책은그동안촘스키가설파했던정치와경제에관한논의를일반시민의눈높이에서가장압축적으로정리한내용이다.역사적사례부터최근국면에이르기까지촘스키가꺼내놓은사례들은생생하게전달된다.
이책의부제이기도한,오늘날부와권력의집중을낳은10가지원리는무엇인가?‘민주주의를축소하라’,‘이데올로기를형성하라’,‘동의를조작하라’,‘국민을주변화하라’등책에서설명하는10가지원리는비단미국만이아니라지난수십년에걸쳐불평등이극적으로확대되고민주주의가점점껍데기만남고부실해지는많은나라에서도절로고개가끄덕여지는설명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데이비드흄과제임스매디슨을거쳐마틴루서킹2세,그리고종종함께거론되곤했던친구하워드진에이르기까지민주주의와권력의본질을탐구하고포착했던이들의입을빌려촘스키는우리사회와국가의작동원리를들려준다.애덤스미스의‘비열한좌우명’이나‘피통치자들이한데뭉치면언제든권력을잡을수있다’는흄의통찰,매디슨이옹호한‘부유한소수’,월터리프먼의‘동의의조작’등한번쯤들어보았을구절들이촘촘히박혀있다.이책은촘스키의정치적저작을응축한작품이기도하다.

“유명한《국부론AnInquiryintotheNatureandCausesoftheWealthofNations》에서애덤스미스는잉글랜드에서‘주요한정책설계자’는사회를소유한사람들,즉그시절에는‘상인과제조업자’들이라고말한다.그리고그들은잉글랜드국민이나다른사람들에게아무리‘가혹한’영향이미친다할지라도자기들의이익이충실히보호받도록확실히보장한다.오늘날에는그주인공이상인과제조업자가아니라금융기관과다국적기업이다.스미스가‘인간지배자들’이라고지칭한이들은“모든것은우리가챙기고다른사람에게는아무것도주지않는다.”라는‘비열한좌우명’을따르고있다.그들은그저자기에게이익을주고다른모든이에게해를끼치는정책을추구하고있을뿐이다.”
(9-10쪽)

아리스토텔레스는아주훗날의매디슨과똑같은이야기를했다.만약아테네의정치체제가자유민남성을위한민주주의라면,빈민들이한데뭉쳐부자들의재산을빼앗는다는것이었다.똑같은딜레마에부딪혔지만,두사람은정반대의해법을내놓았다.매디슨이내놓은해법은민주주의를축소하는것,즉부유층의수중에권력을두고,국민들이하나로조직되어부자의권력을빼앗지못하도록여러가지방식으로국민들을파편화하는것이었다.아리스토텔레스의해법은정반대였다.오늘날우리가말하는복지국가를제안한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는불평등을축소하자고말했다.공공급식같이도시국가에적합한조치를통해불평등을줄이자는것이었다.문제는똑같은데해법은정반대다.한쪽은불평등을축소하면이문제가사라진다고말한다.다른한쪽은민주주의를축소하자고말한다.
(24-25쪽)

헌법,급진적자유와평등을가두는장치

촘스키가설명하는것처럼,미국의국가기틀을세운헌법은한편으로는자유와평등,새로운세계에서누구나꿈을펼칠기회를약속하면서도그이면에서는교묘하게부와권력의불평등에바탕을둔체제를지키려고했다.다수대중이뭉쳐서자유와평등을급진적으로요구하는사태를미연에막기위한장치를만들어놓은것이다.열심히일하면누구든성공할수있다는믿음을굳게신봉한일반대중은그꿈을좇아근면하게일하면서도불평등에맞서자신들의기회와권리를요구했다.그러나그럴때마다부와권력은이데올로기를형성하고,동의를조작하면서이러한요구와운동에반격을가했다.그리고아메리칸드림을꿈꾸며공평한경쟁을위해경제를규제하려한이들의연대는공격을받았다.
다른한편으로는다수의일반대중을수동적인존재로끊임없이자리매김시켰다.사람들을덫에가두거나구경꾼으로만드는것이었다.역사적으로덫은빚의형태로,구경꾼은소비자로구현됐다.

사람들을덫에빠뜨리는아주중요한또다른형식은빚이다.빚은미국에서발명된것이아니고,그역사도흥미롭다.1830년대로거슬러올라가면,당시영국은식민지에서노예제를포기하고있었는데한가지문제가있었다.노예들이자유를얻으면어떻게해야하나?노예들이플랜테이션농장에서계속일하게만들려면어떻게해야하나?어쨌든어디에나땅은널려있으니,노예들이그곳을떠나자기땅뙈기를갖고행복하게살수있다.그러자영국인들은오늘날우리가사람들을소비주의의덫에빠뜨리는것과똑같은방법을생각해냈다.선전과광고를물량공세로퍼부어서해방된노예들이이상품을가져야한다고느끼게만들면되었다.해방된노예들은회사상점에가서상품을사면서빚을졌고,결국얼마지나지않아서덫에빠졌다.노예경제가다시세워진것이다.
(170쪽)

모든사람을통제하여사회전체를완벽한체제로전환한다는것이다.완벽한체제는한쌍dyad에기반을두는사회가될것이다.당신과텔레비전,아니지금은당신과아이폰과인터넷이한쌍이다.그런것들이제대로된삶(가져야하는기기,건강을위해해야하는일)을당신에게선사하기때문이다.그러니까당신은필요하지않거나원하지않지만(어쩌면나중에던져버릴지도모르지만),버젓한삶의척도인그런것들을얻으려고시간과노력을기울인다.
(168쪽)

부와권력은오히려자본주의를원하지않는다?

촘스키는걸핏하면자본주의를지켜야한다고핏대를세우는부자와권력자들의허위와위선을폭로한다.오히려“부자와권력자들은자본주의체제를원하지않는다.그들은곤경에빠지는즉시‘보모국가’로달려가서납세자의돈으로구제금융을받을수있기를원한다.”한국역시IMF외환위기를통해납세자들의돈이어떻게재벌기업의주머니로흘러들어가는지지켜보지않았던가.그리고이런식으로보장된부와권력의집중은악순환으로이어진다.“부의집중은권력의집중을낳는다.특히선거비용이급증해서정당이주요대기업의주머니속으로한층더깊숙이들어갈수밖에없을때는더욱그렇다.”

대공황이래최대의금융위기가일어났다.그리고부시와오바마가구제금융에나서유력한기관(범인)들의구조를재편하고다른모든사람들은표류하게내버려두었다.국민들은집과일자리를빼앗기는심각한피해를입었다.지금우리는그폐허위에서있다.누구도처벌을받지않았고,위기를초래한주역들은다시그다음위기를쌓아나가고있다.
그때마다납세자는위기를야기한이들을구제하라는요구를받는데,점차주요금융기관이그대상이된다.자본주의경제에서는보통그렇게하지않는다.자본주의체제에서는그대신위험한투자를하는투자자들을일소하고자한다.그러나부자와권력자들은자본주의체제를원하지않는다.그들은곤경에빠지는즉시‘보모국가nannystate’로달려가서납세자의돈으로구제금융을받을수있기를원한다.그들은정부보험증서를받았다.무슨말인가하면,얼마나자주온갖위험을무릅쓰든간에곤경에빠지면국민들이구제해준다는것이다.너무덩치가커서파산하게내버려둘수없기때문이다.이런일이몇번이고되풀이되고있다.
(116쪽)

희망의끈

분노를담은날카로운문장으로미국대외정책의허구를낱낱이해부하던전작들에비하면,이책의어조는다소담담하게가라앉아있다.잃어버린꿈을포기해서는안된다고,그러려면우리가사는세계가어떻게지금의모습이되었는지를찬찬히더듬어보아야한다고말한다.
부모세대보다나은삶,아니면그보다조금떨어지더라도최소한안정된삶을살수있다는희망은연기처럼사라져버렸다.경제는위기를거듭하며점점불안만키우고있다.기후변화의위험은코앞에닥쳤다.냉전이끝난지오래건만핵무기를비롯한대량살상무기의위협은좀처럼줄어들지않는다.언론까지집어삼킨다국적기업은거대하게몸집을키우면서사람들의생활과정신의구석구석까지촉수를뻗친다.이런상황에서촘스키는차분한어조로우리에게묻는다.매디슨의조언처럼민주주의를축소할것인가,아니면아리스토텔레스가내놓은해법처럼민주주의를확대하고불평등을축소할것인가?그리고인간이라면누구나자기자신과주변의현실을파악할이성의힘이있으며,시민이라면누구나동료시민과토론하고정치에참여할능력이있음을상기시킨다.그러면서희망의끈을놓지말고자신과함께성찰하고행동하자고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