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 : 반대를 앞세워 손익을 셈하는 한국 정치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 : 반대를 앞세워 손익을 셈하는 한국 정치

$17.00
Description
다 똑같다…세상은 정말 바뀌지 않는 것일까?
흔쾌히 지지해서가 아니라 저쪽은 막아야겠기에 투표하는 한국 정치
‘반대의 서사’에 갇힌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민주주의
매번 반복되며 지금 또한 마주하고 있는 현실 정치의 근본적 문제 그리고 대안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들 이야기한다. 2017년 현직 대통령을 탄핵했으며 어떤 이들은 이를 ‘촛불 혁명’이라고까지 했지만, 어느새 과거 통치 세력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겪는 이 답답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정말 거대한 변화로 가는 첫걸음일까? 아니면, 변화의 적임자인 척하는 권력의 생색내기에 휘둘리고 있는 것일까? 실질적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지 시간일까, 집권 세력의 교체일까? 누군가 말한 것처럼 ‘민주 정부 20년 집권’이 실현되어야만 세상이 바뀌는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단지 성급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기 때문인가? 이 책은 이와 같은 물음에서 출발한다.

저자

김민하

저자:김민하
정치·사회평론가,칼럼니스트.
민주노동당,진보신당등에서일하며한국의진보정치가현실적대안으로자리잡는데조금이라도보탬이되고자했으나무엇이잘못됐는지기대만큼잘되지않았다.
직업으로서진보정치를그만둔이후에는현실정치전반을분석하고비평하고있다.신문,잡지등여러매체에글을기고하고있으며,밤낮을가리지않고TV와라디오의뉴스,시사프로그램에패널로출연하고있다.
지은책으로《냉소사회》,《레닌을사랑한오타쿠》가있으며,《지금,여기의극우주의》,《우파의불만》등에필자로함께참여했다.

목차

들어가는글세상은왜바뀌지않는가?―5

1장진보또는보수
‘백서’vs‘흑서’―15

2장이익과손해의세계
남북단일팀과가상화폐,‘서초동촛불’과난민―47

3장팬덤정치와기술자들
속고,속이는,속고,속이는무한반복―71

4장빨갱이서사와친일파딱지
반공과반일의정치학―99

5장진보와퇴행의변주
미국의민주주의―121

6장한쪽으로쏠리는진자운동
일본정치가보여주는것―149

7장진정한변화의힘
‘반대’가이미내포된체제―177

8장엘리트주의와포퓰리즘
‘민주적통제’는무엇이었나―201

9장시차적관점
문재인정권의통치패러다임―223

10장체제에어떻게도전할것인가
대안모델들―249

나가는글어떠한민주주의인가?―279

출판사 서평

반대를위한반대,‘반대의서사’?

일상에서접할수있는여의도정치의핵심언어들은오로지상대를반대하는것에맞춰져있는것처럼보인다.과거소위‘민주세력’과자유주의야당은‘보수정권이독재를하고있다’라고주장했다.보수정당도야당의처지가되자‘자유주의정권이독재를한다’라며자유민주주의를지키자고주장한다.서로독재라고주장하지만,각자집권했을때는별반다를게없어보였다.자기파벌(진영)을위해손바닥뒤집는것에불과한정권교체논리를주장할뿐이었다.그덕에시스템은유지되고‘있는사람이더버는’세상도바뀌지않았다.이책의제목‘저쪽이싫어서투표하는민주주의’의요체인셈이다.
모든정치행위가현상태에대한반대로부터시작하는것은당연하다.문제는이러한반대가자기정당화를위한집단적기만에머무는데있다.반대는사회적으로대안을도출하는행위로이어져야한다.이를위해서는반대의주장,논리,근거가공론장에퇴적돼야한다.그러나지금과같은시스템에서반대는그저반대로끝나고잊힌다.상대를반대하기위해동원한논리가‘우리편’을겨누게되면,그논리는다시반대의대상이된다.양쪽에서자리만바꿔공허한반대만반복하는와중에기존사회시스템은그대로유지된다.시스템이업데이트되어야하는데그냥리셋되고마는것이다.이모든일들이민주주의라는외피를쓰고진행된다고책은말한다.

현정권만의탓인가?

그럼에도한국정치에참여하는세력들이그동안주장해온철학,노선,가치등에의미가없다는것이아니다.중요한것은그주장들을왜내세웠느냐는점이다.예컨대문재인정권의‘소득주도성장’을보자.소득주도성장이정권초기에이미흐지부지해져버린것을상기해보면,애초에소득주도성장을이끌고자하는철학,의지그자체가존재했었다고볼수있을까?그렇다면소득주도성장은왜채택되었을까?정권의핵심인사가소득주도성장주의자여서?
“박근혜정권의‘성장론’에대한반대의맥락에서등장했다고봐야만이상황을이해할수있다.이것은문재인정권만의특수성이아니다.모든정권에서이와유사한사례는끊임없이일어났다.”라고저자는말한다.그래서단순히현정권이국민을속였다든지,‘내로남불’이라든지하는비판으로는문제의핵심에도달할수가없다.정치적의제가국민대중이아닌,오직상대정파,세력에대한반대의구실로만동원되는구조를직시해야한다고책은강조한다.

투표는무용한가?

그렇다면몇년에한번씩도래하는선거와투표는무용한것일까?저자에따르면어느경우든투표는중요하다.다만어떤시스템에서의투표인지,어떤의미가담겨있는지를생각해봐야한다.오늘날대의민주주의정치에서의투표는구매나투자의의미로이해할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정치인들도자신을상품에비유하며구매해달라거나자기가속한세력에투자해달라는논리로한표를호소한다는것이다.그러나시장그자체가왜곡되면,즉오직저질상품들만있다면소비자의구매력도힘을잃는다.즉,구매나투자로서의투표는유권자가세상의주인으로서권리를행사하는것이라기보다는,단지동원수단에불과하게된다는것이다.현실정치에는주주총회조차도없다.그렇기때문에투표는대중이세상에개입할수있는수단으로서기능해야한다.
참여민주주의를여러방식으로구현하려고한역사적시도,사레를살펴보는것은그래서중요하다.책에서는참여경제모델의하나인‘파레콘(Parecon)’,브라질포르투알레그리시(市)의시민자치참여등다양한사례들이제시된다.다만지금까지의참여민주주의적시도가모두성공을거둔것은아니었다는점이다.이론적으로완벽한해법이라도현실에적용하면반드시곡절,실패를겪게마련이다.중요한것은실패가조금더나은시스템을위한발판이되도록하는데있다.대안이실패했으므로현상유지가최선이라던가,무용하다고말하는것이해답이될수없는이유이다.

미국과일본은다른가?

선진국의정치는모범적인데한국의정치는여전히‘후지다’라는비판도존재한다.저자는이비판이전적으로맞는지물으며미국과일본의정치사례를역사적으로비교·분석한다.
미국의경우현재민주-공화당양당체제의기원과과정을살펴본다.흔히들민주당은상대적으로‘진보적’이고공화당은‘보수적’이라는개념이과연타당한가를꼼꼼히따져본다.도널드트럼프라는미국역사상최악의탄생이‘별종’의문제가아니라역사적맥락에서들여다보는부분은흥미롭다.일본의정치역시자민당의정치행보가보수,극우일변도였는지,민주당은진보,개혁적이었는지묻는다.저자는앞으로나아가지못한채좌우로만움직이는진자운동에빗대어이를설명한다.
이를통해한국정치(역사)와어떤유사성을가지는지비교한다.특히한국과이두국가는정치제도로서의대의민주주의,경제체제로서의자본주의,사회문화적코드로서의자유주의라는근대의핵심가치들을주고받으며많은영향을끼쳤다.즉세계적체제로서의공통된기반을형성하고있었다는데책은주목한다.

양자택일밖에는없는가?

“현실정치의참여는대개자신이적대하는상대진영을반대하는일로부터시작된다.상대를반대할때에는우리편이절대적으로옳은것같다.그러다보면어느순간이건좀아닌것같다는생각도든다.보수정치를적대하는자유주의정치든,자유주의정치를적대하는보수정치든마찬가지이다.심지어양당정치를반대하는제3세력지지자에게도같은순간이찾아올수있다.이때자기가지지하는정파의논리를무비판적으로받아들이면정치가종교비슷한것이될우려가있고,‘다똑같다’라며참여자체를포기하면정치적냉소주의로빠져들수있다.이런파국이아니라정치참여의정당성을여전히모색하고싶은사람들에게참고가될수있는이야기를쓰고싶었다.특히양당모두를반대하지만,정권을교체하기위해퇴행적인집단에도가담할수있다고생각하는,양자택일의논리에둘러싸인사람들에게뭔가도움이됐으면하는바람이다.”저자가이책을쓴가장큰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