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체와의 교감

유기체와의 교감

$19.41
Description
한 ‘여성’ 과학자가 써내려간 예언적 서사시

이 책은 어느 특별한 여성, 아니 여성 과학자와 그녀의 과학 사이에 맺어진 특별한 관계를 다룬 일대기이다. 이 일대기의 중심에는 남성 과학자들로부터 심각한 이단이자 동시에 예언자로까지 여겨졌던 여성 과학자 바바라 매클린톡이 있으며, 또한 그녀가 평생을 몸 바쳐 연구해
온, 최근 20년 사이의 비약적 발전을 통해 새로운 지평에 올라선 유전학이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 둘 사이에 이루어진 특별한 교류에 대한 이야기라 하겠다.
이 책 『유기체와의 교감』은 한 여성이 과학을 이해한 고유의 방식을 서술함으로써, 과학이 결코 하나가 아니라 사실상 여러 개로도 가능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작가 역시 이 책을 쓰는 동안 학문이 과연 무엇인지, 개인의 창조력과 집단의 공신력이 어떤 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정통’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깨우칠 수 있었다고 한다. 독자 또한 이 책의 저자처럼 이 책을 통해 과학과 세상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많이 벗어버림으로써 이를 통해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저자

이블린폭스켈러

양자물리학과분자생물학,그리고과학사와과학철학을공부한미국의페미니스트과학철학자.특히‘여성과과학’이라는주제를새로운학문영역으로정립시킨대표적인물로,MIT대학에STS(과학과기술과사회)학과를설립해,과학기술의사회적,정치적,도덕적역할에대한본격적인학문적성찰의지평을열었다.
과학사의뒤안길로사라질뻔했던독특한할머니과학자의삶에주목해안식년을꼬박매달려이책을출간한직후,그주인공매클린톡이노벨생리의학상수상자로선정되면서,신비로불리던그녀의과학적방법론에다시주목하게되는계기가되었고,이책은과학사회학의필독서가되어여덟개가넘는언어로번역되었다,

목차

1장.바바라매클린톡의시대
2장.홀로있을수있는능력
3장.유전학계의샛별로떠오르다
4장.여자로산다는것
5장.고립과불안의시절
6장.유전학의역사
7장.또하나의고향,콜드스프링하버
8장.자리바꿈현상의발견
9장.그들과그녀의서로다른‘언어’
10장.분자생물학의빛과그림자
11장.유전학의새로운지평을열다
12장.생명은교감한다

출판사 서평

흔히뛰어난과학자들의삶과관련된글을읽으면그들이가진천재성이통찰에서비롯되는것을확인하는경우가많다.예를들어뉴턴은사과나무에서사과가떨어지는것을보고만유인력을발견하였다고한다.그런데정말그랬을까?사실이런식의설명에대해의문이많이생기는것도사실이다.왜하필사과인가?비도어차피하늘에서떨어지고낙엽도떨어지고가끔은지붕공사를하던사람도떨어지는데왜하필사과였을까?그런데이책을읽으면서그답이떠올랐다.천재들은그와관련된생각들을계속하다가마주치는순간이있고그순간에모든것이환하게보이는통찰의순간이생기는것이라고.그것은전적으로그순간과마주치기전까지그가축적한생각의깊이와마주한현상이극적으로우연과결합한것이라고.그러니통찰의순간은항상준비된사람들에게주어지는것이라는것을알수있다.아마뉴턴은그통찰의순간을정말사과나무아래서맞이하였을것이다.

과학은아주객관적인학문이고과학자는언제나냉철하고객관적인입장에서야한다고흔히생각한다.이책을읽으면바바라맥클린톡이라는매우뛰어난여성과학자가왜그리뛰어난업적을세울수있었는지에대해잘알수있다.그리고그것이흔히말하는객관적이고냉철하며일정한거리를두어야이루어낼수있는것이아니라는것도잘보여준다.중요한것은천재성이그냥천재성만으로이루어지는것은아니라는것이다.항상그러한천재성은발현되어야할곳에서발현된다는것이다.그발현의가장중요한조건은,다시말해통찰력있는결과는항상대상에대한깊이있는이해(이전까지의공부)와대상을충분히이해하는깊이있는지식이늘수반된다는점이다.그리고그대상을보다잘알기위해필요한것은대상에대한애정(그것을이글에서는교감이라고한다)이라는것이다.무엇을보든허투루보지않는태도를가진(어쩌면우리는이것을천재성이라고하는지도모르겠다.)사람들은그대상의본질에속하는숨은비밀을꿰뚫어보기도한다는것이다.
맥클린톡은바로그런과학자다.어렸을때부터자율적인성격이강했던소녀였다.물론이러한성격은그녀의자율적성격을믿고지지해주는부모님의영향이컸다.학교로부터이해받지못할때과감히학교를가지않아도된다고해주었던부모님의영향은셋째딸에대한강한믿음과강력한지지를보여준다.그것이20세기초반의미국사회에퍼져있던여성에대한경시에도불구하고대학을가고연구의길로갈수있게한원동력이되었을것이다.코넬대학에입학하고대학원에서꾸준히연구해온그녀에게는좋은동료들이많았다.롤린스에머슨교수아래에서에드워드로우즈,조지비들같은훌륭한연구자들과함께하며해리엇클레이턴같은후배여성학자와함께많은유전학의연구성과를이루어낸다.분자생물학이라는새로운학문분야의가장탁월한연구자로인정받기시작한것도이때다.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그녀는그녀자신의능력에비해턱없는대우를받는다.오늘날의사회에서는납득하기어렵지만당대의사회에서는이런경향을무시하기는어렵다.여성에대한차별적의식이강했던시대였으니말이다.동그라미염색체를발견하는과정에대한이책의설명에서그녀의성격이잘드러난다.그녀는돌연변이옥수수의줄무늬가생기는원인이염색체의끝이서로붙어버리는동그라미염색체에있음을밝혀내는데이과정에서그녀는염색체일부가끊어져누락된다음막대기처럼생긴염색체조각의양쪽끝이맞닿아서로연결되면결과적으로동그란모양이된다고생각한다.그리고이런모양의염색체는더이상정상적으로복제될수없다.즉동그라미꼴을짓고있는염색체의활동은누락된채나머지염색체들만계속복제에참여한다는설명이다.이에대한캘리포니아연구소의답이재미있다.
“…참으로황당한억측이지만,그래도여태까지들어본해석들중에는가장그럴듯했습니다.”
그런데이억측이라고생각했던동그라미염색체이론이정확한설명임을확인하는데는그리오래걸리지않는다.그리고이발견은옥수수유전학의복잡한비밀을푸는대단히중요한열쇠가되었다.그런데절친한유전학자마르쿠스로우즈가다똑같이현미경을들여다보는데어떻게남들이못보는걸죄다찾아내느냐는질문에그녀가한이답이그녀의성격을가장잘보여준다.
“난세포를관찰할때면현미경을타고내려가서세포속을들어가거든.그안에서‘비잉~’돌며구석구석둘러보는거지.”

어쩌면맥클린톡의연구는칙센트미하이의‘몰입’의개념을이용하면잘설명될지도모르겠다는생각을해본다.유기체와의교감을통해그대상에몰입하는그순간그녀는남들이못하는유기체와의교감을이루고이를통해유기체의비밀스러운현상들을그려내고설명할수있게되는것이다.그녀의가장큰업적으로평가받는자리바꿈현상에대한설명역시이런과정을통해얻게되었음을확인할수있다.

평전을읽는다는것은그인물의좋은면만부각하는것이아닌한인물을좀더객관적으로바라볼수있게한다는점에의미를둘수있다.이책은맥클린톡이라는인물의좋은면만드러난것은아니다.그녀는시종자신이여성이라서차별받았다고생각하지만이평전의작가는좀다른시각을보인다.미주리대학에서자리잡지못하고거의쫓겨나다시피떠나게될때평전의작가는단순히여성이라서가아니라맥클린톡의성격적결함을말한다.물론단순히그녀의성격적결함이전에당시미주리대학사람들의몰이해가우선하지만말이다.평전의저자는맥클린톡의주변에는그녀의연구업적을이해하고진심으로그녀를도와주려는많은사람이있었다는점도잘드러내고있다.그리고그녀가왜그런연구결과를낼수있었는지를냉정하고합리적인관점을잘설명해주고있다.그런면에서이평전의작가이블린폭스켈러는더할나위없이훌륭한작가이다.어려운분자생물학의개념들을쉽게설명해이해하기쉽게해주고있고,그래서맥클린톡이라는인물을더잘이해할수있게해준다.더불어좋은번역은어려운개념으로가득한이책이우리에게보다쉽게읽히도록도와주는역할을한다,좋은번역가의유려한문장속에서우리는우리시대의위대한한여성과학자의삶과그의미를더욱잘이해할수있게한다.읽는동안시종분자생물학의바다가아니라자기일에몰입하는훌륭한과학자,아니한인간의삶에오롯이빠져들수있게하는훌륭한책이라는점을느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