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접다 (박일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귀를 접다 (박일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동안
인간만 잘 지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이웃에 대한 연대가 담긴 시집
작거나 소외된 존재들에게 눈길을 보내는 따뜻하고 선한 마음
박일환 시인은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하여 시집 『지는 싸움』, 『덮지 못한 출석부』, 『등 뒤의 시간』과 청소년시집 『학교는 입이 크다』, 『만렙을 찍을 때까지』를 비롯해 『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국어사전에서 캐낸 술 이야기』, 『맹랑한 국어사전 탐방기』, 『국어사전 독립선언』, 『문학 시간에 영화 보기 1,2』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뿐 아니라 청소년 시집, 동시, 인문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집필을 이어온 시인이자 작가이다.
이번 시집 『귀를 접다』는 이순을 넘긴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이웃에 대한 연대가 담겨 있다. 시인은 먼저 “그런 겨우를 위해/당신이나 나나 참 애쓰면서 여기까지 왔다”(시인의 말)라고 고백한다. 그런 겨우를 갸륵하게 여기기로 했다고. 시인의 이런 세심한 마음은 나이 육십을 넘어서면서 겨우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귀를 접다’는 나이 육십을 의미하는 이순(耳順)의 의미와도 상통한다. 이순은 귀가 순해진다는 뜻으로 나이 60세의 비유적인 표현인데 시집의 곳곳에서 세상과 삶을 알아가는 시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박일환 시의 가장 큰 미덕은 “작거나 소외된 존재들에게 눈길을 보내는 따뜻하고 선한 마음”(문종필 문학평론가)이라는 평가는 이번 시집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박일환의 “돌아보면 내가 써 내려간 들들은/모두 비문투성이”(「귀를 접다」)라는 성찰을 통해 “바깥 소리 대신 내 안의 소리를 담아/제대로 된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순이 되어야 타인의 글을 읽고 귀를 접을 수 있는 여유와 지혜를 얻는 것이다. 시인은 인간의 글과 사유와의 만남뿐 아니라 새들의 안부에까지 관심을 가진다. 새들이 사라지는 동안 아무도 안부를 묻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직시한다. 그리하여 “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동안/인간만 잘 지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새들의 안부」)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다. 시인의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은 스카이라인에서 뛰어내린 아이, 김유신의 말, “키가 커갈수록 더 많은 세입자를 받아들이는”(아름다운 일) 나무와 꽃, “서로 부딪쳐도/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는” 풀, 멈출 줄 아는 자동차, 인간에게 깨우침을 줄 수도 있는 개구리, 마음을 눌러주는 양떼구름 등등 사물, 동물, 식물 가릴 것 없이 넓게 드리워져 있다. 세상 모든 존재들을 이웃으로 부르는 이유는 “돌아보는 마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먹고 살겠다는 이유로/다른 생명의 숨부터 끊어놓고 보는/오랜 습속”(「돌아보는 마음」)은 잊어야 한다. “돌아보는 마음이 없으면/경배라는 자세는 모두 헛짓”이라는 것을 시인은 알기 때문이다.
박일환이 이번 시집에서 마련한 이웃에 대한 마음가짐은 “인간과 인간을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 생명과 비생명을 모두 통괄하는 이 연대의 창조는, 어쩌면 ‘이웃’에 대한 인간학적 굴레에 갇혀 있던 우리의 감각을 깨뜨리는 가장 강력한 현사실성의 응답”(최진석 문학평론가)이다.
저자

박일환

1997년《내일을여는작가》에시추천을받아등단.시집『지는싸움』,『덮지못한출석부』,『등뒤의시간』과청소년시집『학교는입이크다』,『만렙을찍을때까지』를비롯해『진달래꽃에갇힌김소월구하기』,『청소년을위한시쓰기공부』,『국어사전에서캐낸술이야기』,『맹랑한국어사전탐방기』,『국어사전독립선언』,『문학시간에영화보기1,2』등여러권의책을펴냈다.

목차

05시인의말



13늑대와칼
14겨울숲으로가다
16새들의안부
18스카이라인
20김유신의말
22너머를향해가다
24아름다운일
26돌아보는마음
28풀밭이장엄한이유
29멈춤
30엇갈린슬픔
31고추꽃필무렵
32어떤출산기
33관평리양치기
353월마지막날
36울사외다



39복음서
40매달려서건너는밤
42봄의정원
44북성포구에다녀와서
46경칩을앞둔개구리에게
48양반다리
50양떼구름
52압해도(押海島)
54굴포천들
56개와죽그릇
58먼언덕
61미안하다
62천산산맥따라가는길
64비눗방울놀이
66붉은발



69신공무도하가
70어떤비밀
72호시탐탐(虎視眈眈)
74하루
76이대로살순없지않습니까?
78낭중드라이버
80스무고개
82코로나시대의상상력
83인실좆
84반값
86평온했던하루
88오래된나라
90고군조자1,고군조자2
91세탁기는외롭다
92빚진자로살아가기
94먼나라



99어스름
100감나무곁을지나며
101기도하는자세
102설화
104바위
107감자에싹이나고잎이나서묵찌빠
108달밤
110추석
112저기새로운시간이기다리고있다
114읽는일
116단독자의사랑
118분리불안에대하여
120시를위한진화론
122노을을바라보는법
124귀를접다

해설
129먼것에대한사랑|최진석(문학평론가·서울과학기술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