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 끼 밥으로 다시 태어나는 문장”으로 스며드는 시집
“빨리 나와 꽃 피울 시간이야”
소시민의 애환과 슬픔을 노래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시인.
“빨리 나와 꽃 피울 시간이야”
소시민의 애환과 슬픔을 노래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시인.
김정수 시인은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서랍 속의 사막』, 『하늘로 가는 혀』, 『홀연, 선잠』 등을 출간했다. 그동안 시인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애환과 슬픔을 노래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았다. 김정수의 시는 “삶의 비극에 대한 역설적 인식과 비극적 환희에 도달하려는 열망”(장은영 문학평론가)의 절절한 고백으로 드리워져 있다. 특히 가족으로 대표되는 우리 공동체의 연대와 잊혀져 가는 기억의 소환을 진솔하게 형상화하였다. 김정수의 시를 중견 시인의 실존적 고백록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정서적 조감도이며 구체적 경험을 바탕으로 지나온 시간을 회억하는 시인의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는 이번 시집에서 더욱 깊어졌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자본과 경쟁으로 점철된 세태가 아니라 “빨리 나와/꽃 피울 시간이야”(「섭씨 33도」)라고 말을 건네는 자연의 순리이다. 시인은 자연의 순리 앞에서 인간 영혼에 대한 사유를 지속하면서 “느리게 떠날수록 싱싱한 울음/온도의 농간으로 잉태한 죽음”을 떠올리는 성찰의 언어를 보여준다. 이러한 사유는 시집의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과를 벗기자 낮달이 들어 있었다”(「사과의 잠」)는 이미지는 사과의 속성과 사과를 자르는 단칼의 속성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달콤한 과육과 벌레의 이미지가 엮여져서 엄마와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상처의 개인사가 드러난다. 사과도 잠을 자야 하는 생태적 순리 앞에서 개인사는 보편적 성찰의 세계로 확산된다. 시인이 바라본 나무는 “식사를 할 때/음식에 조금도 표시를 내지 않는”다는 새로운 인식을 보여주는데 이런 인식이 “이웃의 불행을 먹고 살이 오르”는 “나무의 생존방식”을 성찰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즉 김정수의 시는 “바깥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눈을 함께 포개어 놓는 장면들”을 통해 “바깥과 안이 얽히고 서로를 넘나드는 움직임이 이루어지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어떤 힘이 제 모습을 언뜻 드러내는 순간”(김태선 문학평론가)을 묘파한다.
시인은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시는 삶과 밀착되어 “삶을 죽이고/죽음을 재생”(「사람」)하는 다양한 장면들을 묘사한다. 사람은 “죽은 언어로 신을 어루만지는” 존재이지만 시인은 “종교와 전쟁 중간지대쯤 사랑”이 얼마나 무색하고 처연한 지를 인식하는 자이다. 김정수의 다양한 시에서 “한 끼 밥으로 다시 태어나는 문장”(「다시 태어나는 문장」)과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한 생이 잘려버린” 장면들을 흔쾌히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자본과 경쟁으로 점철된 세태가 아니라 “빨리 나와/꽃 피울 시간이야”(「섭씨 33도」)라고 말을 건네는 자연의 순리이다. 시인은 자연의 순리 앞에서 인간 영혼에 대한 사유를 지속하면서 “느리게 떠날수록 싱싱한 울음/온도의 농간으로 잉태한 죽음”을 떠올리는 성찰의 언어를 보여준다. 이러한 사유는 시집의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과를 벗기자 낮달이 들어 있었다”(「사과의 잠」)는 이미지는 사과의 속성과 사과를 자르는 단칼의 속성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달콤한 과육과 벌레의 이미지가 엮여져서 엄마와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상처의 개인사가 드러난다. 사과도 잠을 자야 하는 생태적 순리 앞에서 개인사는 보편적 성찰의 세계로 확산된다. 시인이 바라본 나무는 “식사를 할 때/음식에 조금도 표시를 내지 않는”다는 새로운 인식을 보여주는데 이런 인식이 “이웃의 불행을 먹고 살이 오르”는 “나무의 생존방식”을 성찰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즉 김정수의 시는 “바깥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눈을 함께 포개어 놓는 장면들”을 통해 “바깥과 안이 얽히고 서로를 넘나드는 움직임이 이루어지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어떤 힘이 제 모습을 언뜻 드러내는 순간”(김태선 문학평론가)을 묘파한다.
시인은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시는 삶과 밀착되어 “삶을 죽이고/죽음을 재생”(「사람」)하는 다양한 장면들을 묘사한다. 사람은 “죽은 언어로 신을 어루만지는” 존재이지만 시인은 “종교와 전쟁 중간지대쯤 사랑”이 얼마나 무색하고 처연한 지를 인식하는 자이다. 김정수의 다양한 시에서 “한 끼 밥으로 다시 태어나는 문장”(「다시 태어나는 문장」)과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한 생이 잘려버린” 장면들을 흔쾌히 만나게 될 것이다.
사과의 잠 (김정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