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세이 최승희 (양장본 Hardcover)

엣세이 최승희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최승희의 생애, 그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이어가는 또 한 권의 평전
무용가 최승희의 평전이 청색종이에서 출간되었다. 평전을 쓴 시인 김태형은 “최승희는 아직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다시 최승희를 발견해야 한다, 대체로 내 생각은 여기에 이르러 있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최승희가 직접 쓴 자서전에서 다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들을 『엣세이 최승희』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새로운 자료가 발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자료가 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자료를 찾아가는 여정이 이 에세이를 이어가고 있다. 최승희의 흔적을 따라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료는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다행히 기존의 몇몇 평전들이 참조한 자료 이외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새로 발굴한 자료와 오래된 근대 기록을 비교하며 다시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상세히 설명되지 않은 채 무심코 지나쳐버린 부분들을 이어가는 일은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지난한 작업이었다. 최승희의 생각과 신념이 어떠했는지, 그이가 평생에 걸쳐 구했던 아름다움이란 무엇이었는지, 이 책이 그 빈 시간의 공백을 이어줄 작은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낼지 모른다. 몇몇 자료들은 이런 관점에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희귀한 여러 도판 자료를 함께 수록해서 최승희의 삶과 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승희가 직접 쓴 도쿄판 『나의 자서전』을 주의깊게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자료의 발굴 없이는 새로운 글을 쓸 수 없다. 어쩐 일인지 그간 사진 등 여러 자료에 비해 최승희가 남긴 글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최승희가 직접 쓴 글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중요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이가 직접 쓴 글을 통해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었다.
-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중에서

최승희가 직접 쓴 글보다 다른 이의 평가로 최승희를 이해해온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최승희의 자서전 등 최승희가 직접 쓴 글을 발굴하고 분석하면서 최승희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려고 한다. 그래야 잘못된 정보도 수정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 예술가로서 어떤 고뇌 속에서 성장했는지 왜곡되지 않은 사실을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는 데 작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조차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을 추적하고 발굴된 자료를 근거로 잃어버린 기록을 이어가는 저자의 열정은 한 예술가가 추구했던 어떤 아름다움의 실체에 다가서고 있다. 도약무용을 했던 장소를 찾아내는 등 이 책은 오랫동안 지워지고 외면당했으며 의도적으로 망실되었던 한 예술가의 외로운 생애를 다시 복원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저자

김태형

1992년《현대시세계》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로큰롤헤븐』『히말라야시다는저의괴로움과마주한다』『코끼리주파수』『네눈물은신의발등위에떨어질거야』『다셀수없는열마리양』,시선집『염소와나와구름의문장』,산문집『이름이없는너를부를수없는나는』『아름다움에병든자』『하루맑음』『초능력소년』『엣세이최승희』등이있다.제4회시와사상문학상수상.

목차

009 서문
잃어버린고리를찾아서

021 그이가남긴반생기
041 다이쇼마지막해,‘이치지도않는’일주일
059 등으로춤을추는전위예술가
071 이상한희활극
089 시미즈판그로테스크
102 환멸의이유
112 두번째사상을찾아서
122 에헤야노아라
134 부치지못한옛편지
144 토토로키언덕에서춤을추다
158 상상하게하는포즈
168 무로토태풍이지나가기하루전날
180 반도의무희
188 아직도원본을찾다
207 착색팔혈,그리고만신의춤
220 단한사람을향해서
238 드러난다리
260 에이후쿠초의초상
268 우아한영혼의손으로
273 그무렵의사진들
288 동양의외연
298 모두의춤을위하여
307 슬픈귀조
327 명비와향비를생각했다
342 기록적장기공연
352 두번의탈출
357 다시들을수없는이야기
365 사라진일가족

373 발굴·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반도의무희에서세계의무희로,그리고이제는전설의무희가된최승희

최승희는1937년부터1940년까지150회가넘는세계순회공연을하고나서‘세계의무희’라는수식을얻게되었다.지금으로부터80여년전의일이다.배를타고태평양을건너서끝도없이기차여행을해야만하는험로였다.최승희의말에의하면세계순회공연중지나온길은3년동안10만마일,약16만킬로미터에이를정도였다.
조선인으로서는처음이었다.한두해정도외국여행을다녀온이들은있어도공연을위해3년동안세계여러나라를순회한이는당시로써는전무했다.게다가‘호평’을받을정도였으니대단히특별한일이었다.미국,유럽,남미까지순회하는대장정이었다.
조선무용이서양에서어떻게받아들여질지알수없을때였다.조선과일본,대만등동아시아지역에서대단한성공을이루었지만,서양인의눈에어떻게보일지누구도장담할수없었다.최승희는자신의완성된무용을세계무대에올리는것보다는먼저서양의무용을배우고오겠다는입장이었다.조선무용에서양식기법을반영해만든창작무용에몰두해있던최승희는새로운서양의기법을어떻게도입할지고민할수밖에없었다.
서양발레를배우고일본신무용의영향속에서성장한최승희는그누구보다‘창작열’이높은안무가이기도했다.조선과서양을접목하려던시도는처음부터완전한것은아니었다.그러나이로써조선무용은최승희을통해가장빛나는순간을맞이하게되었다.
서양의관심은오로지조선무용에집중되었다.서양에없는춤이기때문이다.어설프게서양을모방한춤이아니라고유한민족적정체성이새롭게극화된무대였기에최승희의공연은구미여러나라를오가며숱한화제를불러일으켰다.
전통무용의대가한성준이그간조선에서는춤을추는사람을천한예인으로인식했고,그래서대중앞에설용기도내지못했다고할정도로조선에서무용에대한인식은매우낮은수준이었다.〈조선음악무용연구회〉창립을알리는회견장소에서최승희와함께한한성준은“무용에대하야이해없든조선민중도최승희씨의놀나운무용으로하야곰조선무용을재인식하게되엿스니그깃붐은무어라말할수없습니다”(「고전「무용」과「음악」을부흥식히고저,최승희한성준양거장회견」,《삼천리》1938년1월호)라고한바있다.최승희는누구나천하게여기던조선의춤을당당하게세상에내놓았고,급기야세계의호평을받으며3년이라는기간동안150회이상의공연을올릴수있었다.
최승희가서양에서배운것은자기민족의것을찾아야한다는점이었다.민족주의적인것이아니라자기의삶과역사가아닌다른것은진정한자기의예술이될수없다는것이다.그자리가마련되었을때점차‘동양’으로외연을넓힐수있으며,그렇게‘세계’와만나게되리라는점은자신의몸으로직접체험한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