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우리, 사랑할 일이 남았다

가난한 우리, 사랑할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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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난한 우리, 사랑할 일이 남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살아왔습니다. 일해 온 분야마다 어느 한 곳 중요하지 않고 마음 덜 가는 일은 없지만, 지금 하고 있는 여성복지시설에서 15년간 일해 왔으니 가장 오랜 시간 몸담은 일터입니다. 내 마음 안에 사람에 대한 ‘연민’이나 ‘측은지심’ 같은 것이 있을 뿐이었지만, 하늘은 저에게 이 소중한 역할을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3년 전부터 삶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조금씩 적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여성들의 삶, 고통 중에서도 삶을 이어나가며 동고동락한 사연들이 어느 날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하여 적어 간직하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세상에 내어놓을 엄두를 내었습니다. 한 달 전, 저희 시설에서 입소가족들과 함께 출간한 ‘가난한 너희, 행복하다’에 이어 지나치기 아까운 섬세한 사연들을 좀 더 담아보았습니다. 아울러 시로 엮어 본 것들은 별도의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상황에 처한 흔하지 않은 이들의 특별한 체험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지고 살아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을 통해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그로부터 이생에서 풀어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고 하는 점에서 모두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저의 이야기이자 저와 함께 하여 온 가정폭력 생존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나아가 공감해주시는 독자들의 이야기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느 날, 가진 것 없고 병들고 나이까지 많은 한 분이 서럽다 하시며 우셨습니다. 제가 “그래도 사랑할 일이 남았잖아요, 돈도 안 들고요”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내가 찾는 아이, 흔히 볼 수 없지, 빈 주머니 허전해도 사랑으로 채워주는, 워 워 흔히 없지, 예 예 볼 수 없지.” 그 때 이분 얼굴이 환해지며 웃으셨습니다. “사랑할 일이 남았다.” 이 하나만 또렷해졌습니다. 가난하고 약해보이는 시설 가족들이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시면서 저에게 조개 속 진주 같은 생명의 기운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또한 함께 일하는 직원 분들은 늘 일터를 내 집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 삶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은 저를 일깨우는 스승들이었으며 함께 성장하는 벗들이었습니다. 이 글은 삶의 현장에서의 생생한 기록이기에 뜨거운 가슴으로부터 나와, 저 자신을 정화해 주며 저를 흘러가도록 해 준 제 마음의 계곡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가슴으로 들으시고 함께 웃고 울어주신다면 그것은 저와 이글의 진정한 주인공들에게 보내주시는 생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저자 서문에서〉
저자

남금란

숙명여자대학교중문학과졸업
장로회신학대학교신학대학원졸업
숭실대학교대학원졸업
사회복지현장경력30년
現전국여교역자연합회복지재단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시설장

목차

들어가면서ㆍ9
추천의글ㆍ12
쉼터가족모임에서ㆍ17
고통이힘이되는교실ㆍ18
사람이꽃보다아름답다.ㆍ21
글쓰기모임ㆍ23
살아있는것으로충분합니다.ㆍ25
함께모여리본꽃을만들며...ㆍ27
사랑할일이남았다.ㆍ29
“자유를달라”ㆍ31
가난한너희,행복하다.ㆍ33
영희(가명)씨생일에ㆍ35
밥상머리ㆍ37
여행,나들이에서ㆍ39
꽃잎날리듯흩어진빈자리에서ㆍ40
DMZ(KoreanDemilitarizedZone,한반도비무장지대)가을나들이ㆍ42
손에손잡고ㆍ44
서울의달ㆍ46
가족여행에서배운것1.ㆍ48
가족여행에서배운것2.ㆍ506
연꽃기도ㆍ52
늦가을나들이ㆍ53
각자자기식으로본‘신기전’ㆍ55
숲과자연속에서ㆍ57
지천에깔린밤,지천에깔린은총ㆍ58
숲으로의여행ㆍ60
초록에물드는마음.ㆍ62
숲에서ㆍ63
화분이이어준마음ㆍ65
집보다정원ㆍ66
숲속의봄ㆍ68
작은농사ㆍ69
여름숲속,엄마는어디에?ㆍ70
자립이야기ㆍ73
이사가는애란(가명)씨ㆍ74
첫발자국ㆍ76
사회보장이라는효도ㆍ78
한부모가정의따뜻한이야기ㆍ80
쉼터의아이들ㆍ83
오늘의모모ㆍ84
성탄절에ㆍ86
앳된엄마의눈물ㆍ87가난한우리,사랑할일이남았다.l7
인간에게서깨어나시는하느님.ㆍ89
우리집아이들ㆍ91
일,표현된사랑!ㆍ93
춤추듯살고노는듯일하고.ㆍ94
마음이한일ㆍ96
비난을받겠다.ㆍ98
우리의자화상,나를일깨우는존재들ㆍ100
어느휴일밤ㆍ103
“나의이작은삶을감사해요”ㆍ104
질문은사랑입니다.ㆍ105
속사람이성장할때ㆍ107
그냥살고,그냥일한다ㆍ110
놀면서일한다ㆍ112
기쁨으로일하기ㆍ114
야간근무ㆍ116
스티그마ㆍ118
생존자ㆍ120
내가할수있는것,없는것ㆍ122
쉼터1ㆍ125
쉼터2ㆍ127
다시사랑할힘ㆍ130
아들에게ㆍ131
내가변해야할뿐ㆍ1328
마마보이,보이마마ㆍ135
아들이준졸업선물ㆍ137
아들에게ㆍ141
아들의취업ㆍ142
코로나19바이러스전쟁과인간의식의성장ㆍ143
코로나19바이러스전쟁과인간의식의성장ㆍ144
통증에대한명상ㆍ146
슬픔에대하여ㆍ148
마지막남은산동네정릉골ㆍ151
접시꽃ㆍ153
부활절에생긴일ㆍ155
왜화가나지?ㆍ158
8월ㆍ160
한밤의빗소리ㆍ161
서울야행소감ㆍ163
나이듦의우정ㆍ165
요양원을다녀와서ㆍ167
복ㆍ169
새해의기도ㆍ170
부모되어가기ㆍ172
30년세월을넘어만난동기ㆍ176
양봉교육ㆍ178
‘나는몸이다’라는생각ㆍ179
불안한세상에서ㆍ181

출판사 서평

저자남금란시설장은자신이운영책임자로있는가정폭력피해여성쉼터에서이루어지는감동적인경험을한권의책으로출간하였다.저자는그독특하면서도일상적인경험을진솔하고도담담하게풀어내면서,인간이추구해야할존엄성과자유,그리고사랑과행복의숭고한보편적가치를되묻게한다.인간은누구나아름다운가정을이루고행복하게살기를희망한다.하지만가족이라는가장가깝고사랑해야할관계속에서오히려인간의숭고함이비참하게무너져버리고,가정의울타리가파괴되어갈곳을잃은채처절한고통속에서방황하게되는여성들을돌보는삶의자리에서,저자는만15년동안생사고락을함께해왔다.이번의저술,〈가난한우리,사랑할일이남았다〉는바로그러한‘고통의겨울’을지나고‘새로운봄’을알리는전령사와같이피어난하얀목련과같은꽃이다.쉼터에서함께생활해야했던가정폭력피해여성들이,시설에들어온이후그이전에는경험하지못했던,‘자유’와‘행복’의경험담은때로는눈물겹게때로는환희의외침으로들려오기도한다.특히이들이‘여행과나들이’를하거나‘숲속자연속에서’밤을줍거나,‘초록에물드는마음’은자연이인간에게가져다주는위대한치유력을보여준시간이었음을저자는하나둘씩소개하고있다.더나아가서시설에몸담고있던이들이이제는그간의12움츠렸던소극적삶의형태에서벗어나,스스로일어서는‘자립이야기’는우리사회의사회보장제도가또얼마나큰힘이되고있으며그것은현장과각사람의상황에맞게적용하는사회복지사들의노력이얼마나헌신적인가를잘보여주고있다.쉼터에는가정폭력에시달리다가어머니를따라온아이들도함께자라고있다.특히아빠의알코올중독에지쳐남자친구의집에피신갔다가그안식처에서얼떨결에엄마가되고만“앳된엄마”는할아버지의술버릇에쫓기어어린아들을데리고쉼터로들어온이야기도있다.이러한‘앳된엄마의눈물’에대해저자는이렇게말하고있다.그중일부를옮겨본다.

“오늘,아들진우(가명)가세돌을맞은날입니다.손뼉치며축하노래부르는즐거운자리에서젊디젊은엄마는목메이고눈물납니다.엄마의미안함과안타까움이건만그또한사랑입니다.험난한자식사랑의길을걸어서비로소엄마입니다.가난할때서로힘이되면,비로소부부입니다.이겨울보내고다시제비찾아올즈음세사람은새보금자리에서진정한가족이되어있을것입니다.어린아들은엄마의마음을아는지“손다쳐엄마”하며이제막터진말문으로케이크를자르려고잡은엄마의손을제딴에는꽤나걱정입니다.모두의얼굴에웃음꽃이피면서,엄마의그모든수고가녹아드는순간입니다.눈물의꽃을피워우리는가족이됩니다.엄마가되고자식이되는길,이눈물겨운소중함이성급히찾아온늦가을추위를녹이며,가슴따뜻이불을지핍니다.”

저자는이렇게쉼터에서울고웃으며자라나는어린아이들의심정까지세세히잘전해주고있다.물론쉼터에는서로다른환경에서피해를입고온여성가족들로모여있기에갈등도없을수가없다.이문제에대해서도저자는이렇게말하고있다.

“우리가난한한부모여성가장과아이들이한집에서생존에급급하여이기적인자기모습을보일때도있지만,오래함께살다보면,불현듯무조건이해하고무조건사랑하게되는지점이있습니다.인간마음속의신성한자리,그곳신이계신지성소(至聖所)입니다.”

저자가쉼터생활속에서발견한또하나의진리를이렇게술회한다.

“경험으로보면,대부분의괴로움이‘관계의집착’에서일어나는것같다.그저내가평화로우면주변의모든일들이평화롭고,스스로행복할줄알면내사랑하는이들을위한가장좋은선물인데말이다.그래서나도일을할때,이분들과놀면서자연스럽게대화를나누게되고일의중압감이란없게된다.”

이와같이저자는경험속에서얻어진주옥같은잠언을간간히쏟아내면서,그에게서도노동은하나의행복이된다.그러한내용들이‘일,표현된사랑!’이라는항목에서잘설명하고있다.몇가지소제목들을살펴보면,“춤추듯살고,노는듯일하고”,“우리의자화상”,“나를일깨우는존재들”,“기쁨으로일하기”등이있다.전체책가운데서저자는코로나시대를맞이한상황에서인간의식도성장하게됨을말하고있다.예컨대,“전쟁시기못지않게평화시기에도우리는쉼없이치열한삶을살아왔다.이제잠시쉬면서우리자신을돌아보고나로부터출발된것과내가거두어들일것을생각해본다.”는점이다.이외에도많은깨달음의글들을선사하지만,“쉼터2”라는글속에서한편의시를통해,쉼터를머물다가는이들에게따뜻한권면의말도잊지않는다.비교적긴시이지만,소중하다고생각되어이곳에그전문을옮겨본다.

〈쉼터2〉
“여기에서쉬십시오.그러나힘을기르세요./기회를드립니다.그러나당신의것이
되게하세요./지금은도움을청하세요.그러나누군가를도울수있기를.../가난
하다고느끼시나요?그러나사랑을줄수가있습니다./내집처럼지내세요.그러나
잠시머물곳임을기억하면서.../당신에게주어진권리입니다.그러나감사하는
마음도표현하세요./많은것을드리고싶습니다.그러나홀로서십시오./자유로
운안식처이길원합니다.그러나배려해주세요./하늘이당신을돕고계십니다.그러나스스로를도우세요./희생자라는생각이드시나요?그러나승리자입니다./
빈손으로오셨으나,빈마음으로가시고,슬픔으로오셨으나,기쁨안고가시고,홀로오셨으나,이웃얻어가세요./생각은가벼워지고자태에는무게를실어./가
진자도남음이없고,못가진자도모자람이없는,여기는우리들의쉼터입니다./
지금여기온전히머물러,행복으로피어나시고,떠난후에도아름답게기억되는추
억의꽃밭되십시오.”
이한편의시를통해서도저자는자신이운영책임자로있는쉼터의면모를유감없이잘보내주고있다.이따뜻한한권의책은여기서끝나지않고,본인자신의다양한생활속의경험과졸업연주회를마친아들에게주는엄마로서의권면의글도있다.물론저자스스로경험하고느낀생활속의이야기들이책의전면에스미어있지만,때로는분노하고그러면서도다시돌이켜화를내었던원인을성찰의기회로삼았던솔직한이야기도독자의마음을끌게하는대목이될것이다.그러면서모든일을‘합력하여선을이루시는하느님’의은혜로여기며감사로마무리짓는다.이밖에도숱한사연과감동적인이야기들이페이지마다스미어있지만나머지는독자의몫으로돌리면서추천인으로서강력히일독을권한다.코로나블루도겹치고있는팍팍한이시대에한편의감동적인드라마나영화를보는경험이될듯하고,무더운여름의생수와도같고추운겨울의난로와도같은기분이들것이다.또한이어려운시대를살아가고있는대부분의서민과청년그리고마음가난한이들에게바치는작은선물이될것을믿는다.우리,가난하지만아직‘사랑할일이남았다’고.-〈추천인의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