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세대’의신구교체가일어나고있다.20세기에서21세기로,칼세이건에서닐타이슨으로.칼세이건의다큐멘터리「코스모스(Cosmos:APersonalVoyage)」가미국PBS,한국KBS를포함해전세계에방영되었던1980년은,그전까지상상도못했던‘교양과학매스미디어시대’를여는기원이되었다.천문학,생물학,사회,예술,역사를총망라하는‘우주적관점’을제시하며일명‘코스모스세대’를탄생시켰다.책『코스모스』가현재까지도국내과학교양서부동의1위를차지하고있다는사실은한국에서역시코스모스세대의오랜감동이조금도바래지않았음을증명하고있다.
2014년이코스모스세대를위해다시한번,그리고이들이직접느꼈던감동을누려보지못한신세대를위해새롭게「코스모스:스페이스타임오디세이(Cosmos:ASpacetimeOdyssey)」가전세계140여개국에서동시방영되었다.내레이션을맡은칼세이건의제자닐디그래스타이슨은21세기첫천문학밀리언셀러『날마다천체물리(AstrophysicsforPeopleinaHurry)』(사이언스북스,2017년)의저자,《디스커버》선정‘가장영향력있는과학자10인’,《피플》선정‘현존하는가장섹시한천문학자’,트위터1200만팔로워를자랑하는21세기대표천문학자이자과학커뮤니케이터이다.칼세이건의향수를불러일으키면서도신세대가공감할만한유머와재치로무장한그의새로운「코스모스」는21세기새로운코스모스세대의본격적인탄생을알렸다.
그런데새로운코스모스세대의기원은이미이보다도10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2004년닐타이슨의4부작다큐멘터리「오리진(Origins)」이미국PBS의다큐멘터리명가NOVA를통해방영되었다.당시천체물리학의최전선연구성과,그리고천체화학,우주생물학,입자물리학등의상호융합을통한‘팩트’를기반으로베일에싸여있던우주140억년역사를그어느때보다정확하게서술함으로써큰호평을받았다.
「오리진」은책으로출간되자마자미국아마존‘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현재까지도아마존도서천문학분야11위를차지하며1위『블랙홀옆에서(DeathbyBlackHole)』(사이언스북스,2018년)와함께닐디그래스타이슨의대표작으로자리매김했다.주목할점은닐타이슨이아마존도서역사분야작가순위에서1위유발하라리(『사피엔스』저자)의뒤를이어6위를차지하고있다는점이다.이것은우주140억년의거대사를다루는이책이그저어려운과학책이아닌상식기반의역사책으로서대중에게인식되고있다는뜻이다.
이번에㈜사이언스북스에서출간한『오리진:우주진화140억년(Origins:FourteenBillionYearsofCosmicEvolution)』은2005년초역출간된이베스트셀러의한국어판을,『코스모스』를포함한과학고전들과함께「사이언스클래식」시리즈로새롭게기획하는한편최신용어와연구,관측성과를반영해복간한책으로,우주역사의핵심이되는기원(origin)을다룬다.복수형으로표현된원서명‘Origins’는우주진화과정을비가역적인다섯단계의기원들(origins),즉우주의기원,은하와거대구조의기원,별의기원,행성의기원,생명의기원으로나누어과학적,특히천체물리학적으로분석함으로써,단한명의목격자도없는우주의순간들을비교적정확하게재현해냈다는의미를담고있다.
번역자곽영직수원대물리학과명예교수는원서출간후지금까지14년동안눈부시게발전해온천체물리학연구성과들을옮긴이주형태로이책에자세히반영함으로써독자들이고전과첨단을동시에누리도록한다.
따라서이책은한세대차를두고탄생한두거장의같으면서도다른두코스모스를연결하는‘모던클래식’이며,21세기새로운코스모스세대를위한교양천체물리의신기원,즉‘오리진’이라고할수있다.
칼세이건은우주를바라보면서감탄만하고있지않기위해서는나무를깎아무엇인가를만들어야한다고말한적이있다.관측기술의발전덕분에우리는우리를존재하게만든일련의놀라운사건들에대해칼세이건보다더많은것을알게되었다.우리가보고있는현재의우주는초기우주속에있던씨앗들이긴시간과공간의역사를통해실현된것이다.우리는올려다볼때그것을느낀다.내려다볼때도느낀다.안에서볼때도느낀다.―본문에서
21세기첫천문학밀리언셀러
『날마다천체물리』의출발점!
2004년AMAZON올해의책
물론국내에서는칼세이건에서닐타이슨으로의세대교체과정이작년인2017년에성공적으로시작되었다고할수있다.출간후6개월만에110만부가판매되고전세계33개국에번역출간된『날마다천체물리』에서닐타이슨은캐주얼하면서도최첨단지식으로무장한서술을통해과거보다더바쁘고여유가사라진21세기현대인들로부터폭발적인인기를얻었다.
2017년아마존올해의책으로선정되기도한『날마다천체물리』에서닐타이슨이선보인세련된문장과디테일한천문학지식은다름아닌13년전저술해2004년에먼저아마존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던『오리진』을원본으로두고있다.『오리진』은미국항공우주국(NASA),유럽항공우주국(ESA)등국제우주연구기관발고화질컬러우주사진,그리고저자가직접다큐멘터리「오리진」을진행하며찍은생생한사진40종을수록하면서텍스트위주의가벼움이장점인『날마다천체물리』에서는느낄수없었던풍부한시각정보를제공해준다.그리고쉽게풀어씀에도어쩔수없이독자들이어려움을느낄수밖에없는200여개의천문학용어들을책전체의10분의1에해당하는분량을할당해자세하면서도핵심적으로설명해준다.
PBS다큐멘터리자문위원으로활약했고,다작활동으로미국천문학회와태평양천문학회공로상을수상한바있는미국천문학자도널드골드스미스가공저자로참여해독창적인서술과내용보완에힘쓴책이기도하다.
다시말해『날마다천체물리』가정성스레가공한보석이라면『오리진』은21세기천문학대중지식의원형을보존하고있는원석이라고할수있다.『날마다천체물리』보다느리지만더진솔한우주이야기,더젊고과감한서술을맛보고싶은이들,그리고『날마다천체물리』의감동을더깊게상기해보고싶은이들에게『날마다천체물리』의출발점『오리진』을추천한다.
호모사피엔스는천체물리학을창안했고
우주진화와기원을알아냈다.
과학적‘팩트’로정확하게재현한우주역사서
이제범죄현장에남겨진증거물로부터사실을밝혀내는수사관이된기분으로우주의기원에대한모험적인탐구를시작하자.우주의단서를찾아내고,그것을분석해서우주를우리것으로만들려는우리의탐험에당신을초대한다.―서문
이책은모두5부17장으로구성되어있다.
1부「우주의기원」에서는약140억년전우주와시공간이시작된빅뱅(bigbang,대폭발)과현재까지도계속되고있는우주팽창에대해다룬다.우주는초기특이점이라불리는하나의점이팽창해생겨났다.우리가서술할수있는역사는빅뱅후10-43초가지난시점부터이다.‘플랑크시대’라고불리는이전시대의우주는극도로작고뜨거웠던탓에거시세계와미시세계를각각기술하는일반상대성이론과양자역학의통합없이는들여다볼수없다.플랑크시대직후본격적으로시작되는우주역사에서는기본입자인쿼크,렙톤,광자,그리고이들이결합한하드론,원자핵이각각지배하는시대를거친다.빅뱅후2분동안진행된이‘대서사시’를즐기기위해서는우주배경복사,반물질,암흑물질,암흑에너지,다중우주에대한이해가필요하다.1부에서는이개념들을주제로각각의챕터를만들어설명하고있다.
그리고아무일없이38만년이흐른다.2부「은하와우주구조의기원」에서는기껏해야원자수준의작은물질들이어떻게은하와같은거대한구조를이룰수있었는지설명한다.핵심은1부에서다룬물질과반물질의비대칭에기인한‘비등방성’에있다.우주초기의미세한차이가별,행성,혜성,성운등을가진은하와텅빈공간의분포를결정했다는것이다.무엇보다이이론이WMAP,COBE,허블,JWST등점차발전해가는우주배경복사탐사위성들의관측을통해직접적으로증명이된사실이라는점에중요한의미가있다.천체물리학과첨단과학을통해우주역사는더이상‘추측’이아닌‘팩트’가되었다.
3부「별의기원」에서는‘스스로에너지를내는별이어떻게탄생했는가?’라는질문에답한다.태양을포함한별이가진에너지는눈으로볼수있는빛에너지와피부로느낄수있는열에너지가전부가아니다.별이가진에너지,그리고별생성의비밀은바로원자핵을이루는양성자,중성자의‘핵융합’과정에있다.여기까지따라온독자들은천체물리와입자물리라는양극단을오가는경험을하게될것이다.마침저자는이시점에서독자들이원소주기율표와핵융합의원리에대해쉽게이해할수있도록10장「원소동물원」을배치해두었다.
이제빅뱅후100억년이흘러지구를비롯한행성들이탄생하는시점까지왔다.4부「행성의기원」에서는원반모양의가스덩어리로부터어떻게미행성,그리고행성이만들어졌는지를다룬다.태양계의진화와행성이외의천체들,위성,혜성,소행성,퇴출된명왕성,오르트구름,카이퍼벨트에대한흥미로운사실들이들어있다.특히13장「셀수없이많은세상들:태양계너머의행성들」은태양이아닌다른별들을돌고있을외계행성들과그것들이포함하고있을지도모르는외계생명체의존재가능성을시사하며마지막부인5부로넘어간다.
천체물리학이라는틀안에서1부에서는입자물리학,3부에서는화학이특별한활약을했다면5부「생명의기원」은생물학이맹활약하는부분이다.우주생물학(astrobiology)이라는분과학문이만들어졌을만큼우주에서생명은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다.5부에서는우주생물학,그리고외계생명체의존재확률을공식화한드레이크방정식을통해넓게는우주,좁게는태양계의외계생명체존재가능성에대해다룬다.인간중심적,지구중심적생각들과달리외계환경과생명체의형태에얼마나다양한가능성이있을수있는지,그리고기존SF영화들은외계생명체를어떻게묘사해왔는지알아보는흥미로운시간이될것이다.특히목성의조력에너지를공급받으며수심10만킬로미터의심해를가지고있으리라여겨지는위성유로파는외계생명탐사1순위로손꼽히고있다.이책을읽은후유로파의수중생물을상상해보는것만으로도재밌는경험이될것이다.
빅뱅과팽창하는우주로부터,스스로를돌아볼줄아는생명체인우리까지연결되는우주역사140억년을모두걷고나면닐타이슨,그리고이전에칼세이건이말한‘우주적관점’으로우리스스로를새롭게바라보게될것이다.무엇보다이과정이매우정밀한천체물리학을비롯한현대과학을통해실현가능해졌다는점에서현재를살아가는우리가진정‘코스모스세대’임을느낄수있을것이다.다섯단계의기원이끝난후종언「우주에서우리자신을찾자」에서저자는천체물리학자에드윈허블의말을패러디한다음의말을남긴다.
“망원경,현미경,질량분석기,지진계,자기장측정기,입자검출기,가속기,모든스펙트럼대역의전자기파를검출할수있는기기와함께다섯가지의감각기관을가지고,사람들은자신들주위의우주를개척한다.그리고그탐험을과학이라고부른다.”
*이책은2005년『오리진:140억년의우주진화』(지호)라는제목으로출간된적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