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기 안내서

길 잃기 안내서

$17.00
Description
할머니들, 페르세포네, 정복자와 원주민,
펑크와 블루스, 도시의 폐허, 사막, 단층집, 테라 인코그니타……
리베카 솔닛을 만든 이야기와 장소들!

장소와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고 나를 찾는 법

“어떤 사람은 남들보다 유난히 더 멀리 간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알맞은 자아, 혹은 적어도 의문을 제기받지 않는 자아를 생득권처럼 타고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생존을 위해서든 만족을 위해서든 자신을 새로 만들어내려고 하고 그래서 멀리 여행한다. 어떤 사람은 가치와 관습을 상속받은 집처럼 물려받지만, 어떤 사람은 그 집을 불태워야 하고, 자기만의 땅을 찾아야 하고, 맨땅에서부터 새로 지어야 한다.”
저자

리베카솔닛

예술평론과문화비평을비롯한다양한저술로주목받는작가이자역사가이며,1980년대부터환경·반핵·인권운동에열렬히동참한활동가이기도하다.국내에소개된작품으로『멀고도가까운』,『걷기의인문학』,『길잃기안내서』,『마음의발걸음』,『야만의꿈들』,『어둠속의희망』,『이폐허를응시하라』,『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이것은이름들의전쟁이다』,『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등이...

목차

추천의말

1열린문
2먼곳의푸름
3데이지화환
4먼곳의푸름
5방치
6먼곳의푸름
7두개의화살촉
8먼곳의푸름
9단층집

참고자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할머니들,페르세포네,정복자와원주민,펑크와블루스,
도시의폐허,사막,단층집,테라인코그니타……
리베카솔닛을만든이야기와장소들!


어떤책은‘이작가가지닌감성의엔진이여기다모여있구나.’하는은밀한발견의기쁨을준다.『길잃기안내서』가바로그런책이다.이책을읽고있으면그토록멀리있는작가리베카솔닛과바로지금여기서도란도란이야기를하는듯한느낌이든다.―정여울(작가)

인생에서방황외에다른길은없다.이책은끊어질길의운명을두려워하지않는,언어도단의길을이으려는솔닛의사유이다.그녀만의생각의힘,표현력에독자로서감사와부러움을숨길수없다.―정희진(여성학연구자)

마지막페이지를덮었을때,나는이상하고도먼곳에버려져있었다.길을잃고서얻는기쁨.이이상하고야릇한,완전한기쁨.길을잃어야만조우할수있는,거의잃어버릴뻔한세계.이것은내가알고있던기쁨이아니라내가찾고있던기쁨이었다.―김소연(시인)


세계적지성리베카솔닛을만든가장내밀한풍경들

‘맨스플레인’이라는신조어로전세계적인열풍을일으킨작가이자유튼리더가꼽은‘당신의세계를바꿀25인의사상가’,특유의깊은사유와아름다운글쓰기로한국에서도수많은독자들의지지를받고있는리베카솔닛의또한편의본격에세이『길잃기안내서』가출간되었다.“내글은걷지않았던곳으로걸어가는노력의이야기,가지못한길을탐색하는이야기다.”스스로이렇게말했듯솔닛의에세이,그중에서도특히한호흡으로써내려간밀도높은에세이들은언제나방랑,탐색,모험같은주제를주요하게다루어왔다.『길잃기안내서』는솔닛이평생에걸쳐다뤄온이와같은주제들을‘길잃기’라는키워드를통해포괄하는책으로,솔닛이오랜시간에걸쳐에세이스트로서펼쳐온풍경을가장대표적으로보여주는책이다.
이책은무엇보다작가로서리베카솔닛의관점이어떻게형성되고발전했는지를그간소개된어떤책보다도선명하게보여준다는점에서특별하다.솔닛은이책에서자신이청소년기와청년기를보낸교외와도시라는풍경을재탐색하고,이민자출신인자기가계도의할머니들과고모의역사를더듬어보고,서부사막을어떻게사랑하게되었는지또자연에대한관심은어떻게형성되었는지를털어놓으며,젊은시절예술에대한날카로운감수성을함께길러온친구들과의이야기를들려준다.예술비평가,역사가,페미니스트,환경운동가라는여러정체성을넘나들며통찰력있는글을쓰는걸출한에세이스트가어떤여러갈래의영향들속에서만들어졌는가를한눈에보여주는책인것이다.이책은솔닛의가장내밀하고도전적인에세이인동시에,그렇기에솔닛의세계를더깊이이해하고싶은독자라면반드시읽어야할책이다.


인간의영혼은길잃기를통해만들어진다

이책은‘나’라는정체성이어떻게만들어지는지,인간은삶속에서상실과방황을거쳐어떻게자기자신을찾아나가는지예리하게성찰한책이다.이책에서솔닛이제안하고또탐색하는실제적,비유적의미에서의‘길잃기’는결국정체성을만들어가는경로에다름아니다.우리는모두인생에서여러번길을잃는다.그것은자의로든타의로든익숙한장소를떠나가는경험일수도있고,사랑하는누군가를상실하는일일수도있고,파괴적이고야성적인청소년기를벗어나성인이되는시기일수도있다.우리모두는그과정에서또다른나,진정한나를찾아가는변화를겪는다.그리고이변화는언제나아름답고순조롭게만이루어지지는않는다.때로는고통을동반하고,때로는자신의무지를인정해야만하는순간이오기도한다.
솔닛은‘길을잃은’많은이들의이야기를역사속에서,예술작품속에서,자신의경험과자연속에서길어올림으로써우리는어떻게‘지금의나’로변신해왔는지,정체성을만들어간다는것은어떤의미인지를설득력있고감동적으로설명해낸다.스페인사람카베사데바카는정복을위해신대륙에올랐지만포로가되어먼길을걷고원주민들의환대를받는과정에서정복자가아닌완전히다른존재로바뀌는‘영혼의변신’을경험한다.황금시대에금을찾기위해산맥사이로나섰다가길을잃은‘데스밸리포티나이너스’는식량도물도없는그곳에서처음의목적을잊고‘금따위가아닌물을’원하게된다.그런가하면솔닛은빛바랜가족사진들속에서자신의할머니들과증조할머니들의이야기를찾아낸다.이민자의후손으로서,원래의땅에서뽑혀나온사람들각자가어떻게적응하거나또는변화했는지를자기가족의역사를추적함으로써들려주는것이다.솔닛이풀어놓는심리적,문화적변신의이야기들속에는교외에서도시의폐허로,도시에서사막의자연으로바뀌는풍경속에서계속앞으로나아갔던솔닛자신의이야기도담겨있다.그여정에는청춘의격동을이겨내지못해잃었던길을영영돌아오지못하게된친구도,그토록벗어나고자했던‘집’의풍경과다시마주하며증오했던아버지를이해하게되는장면도기록되어있다.
때로는문자그대로,때로는비유적으로펼쳐지는‘길잃기’에대한이모든이야기는솔닛의이야기인동시에우리자신의이야기이기도하다.이책은가장개인적인이야기에서출발해,자아를형성해나가는여정에관한가장보편적인이야기를이끌어낸다.이는에세이라는장르가가질수있는가장강력한힘이기도하다.솔닛은이책을두고자신이“길잃기에사용하는몇점의지도”라고말하며,독자들에게도이지도들을활용해길을잃어보기를제안한다.“길을전혀잃지않는것은사는것이아니고,길잃는방법을모르는것은파국으로이어지는길이므로.”솔닛이펼쳐보이는이지도들속에서어떤독자들은‘나’라는정체성이형성되어온과정을성찰적으로되돌아볼수있을것이고,어떤독자들은‘나’를찾기위해더멀리떠날용기를얻을수있을것이다.


예술,자연,풍경을탐색하는예리하고아름다운비평서

이책은개인의경험,예술,역사,철학을넘나들고탐험하는솔닛특유의글쓰기가유감없이발휘된훌륭한비평에세이이기도하다.특히이책에서는예술작품과자연,풍경을다루는솔닛의예민한감식안이두드러지게드러난다.솔닛의글쓰기는우리를장미모양의소금호수결정으로,르네상스화가들이매혹되었던푸른빛속으로,반항적젊음또는성년의회한을노래한펑크와블루스의세계로,멸종되어가는동식물의풍경으로,거북과뱀을이웃처럼만나는사막의전경속으로이끈다.음악,미술,영화,장소,공간을다루는솔닛의독특한관점은독자들이익히알고있다고생각했던세계를낯설게만나도록도와주는또하나의길잡이가된다.
예컨대솔닛은“남부고딕이야기”로서블루스와컨트리라는장르를새롭게해석하도록이끈다.에드거앨런포의작품을연상시키는가사들속에서솔닛은상실이후를노래하는장르로서블루스를발견한다.또히치콕의「현기증」을페미니즘관점에서비판적으로다시쓴솔닛자신의각본「슬립」을통해서이영화를재해석하는동시에샌프란시스코라는도시와그도시를음미하는여성을보여준다.한편사막의밤을작가의고독과,너른초원을인간의마음과,도시의폐허를소수자성이나젊은이의내면과연결지어묘사하는대목에서는‘풍경비평’또는‘장소비평’이라고할만한솔닛의특기가빛을발한다.비평에세이로서먼저소개된『멀고도가까운』을사랑했던독자들이라면이와연관지어『길잃기안내서』에서더욱다채롭고예리하게빛나는솔닛의시선을만나는기쁨을맛볼수있을것이다.솔닛은극지방으로떠났던것처럼이번에는사막으로우리를데려가고,『프랑켄슈타인』같은고전을재해석했던것처럼페르세포네와하데스의신화를새로운시각에서바라본다.『길잃기안내서』는우리를또한번먼곳으로데려다줄,리베카솔닛이라는작가의사유와글쓰기에공감해온독자들을위한좋은선물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