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18.00
Description
성폭력 피해 여성은 어떻게 침묵을 강요당해왔는가
무고죄로 기소된 한 소녀와 연쇄강간범을 추적하는 두 여성 형사의 이야기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여성들은 강간당했다는 거짓말을 수시로 한다.’는 여성 혐오적 생각이 만연한 사회에서 수사재판기관이 얼마나 성폭력 피해자에게 회의적이며 적대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리고 그 역사가 얼마나 유구한지 알려주는 탐사보도 르포르타주이다.

2008년 8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임대 아파트에 홀로 사는 18세 여성 마리는 침입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마리는 강간 신고가 허위였다고 진술을 철회했다. 결국 마리는 허위 신고죄로 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약 3년 후, 타 지역에서 진범이 잡히고 나서야 마리의 강간 신고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

마리는 잘못된 성폭력 수사 관행의 피해자였다. 경찰은 사건 당시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을 알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여러 번의 진술을 강요했고, 반복된 진술에서 나온 사소한 모순을 의심했다. 또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진술에 의존해 피해자를 취조하듯 신문했다. 결국 어린 소녀는 협박에 가까운 경찰들의 말에 겁에 질려 진술을 번복하고 말았다.

마리를 강간한 범인은 연쇄강간범으로, 그는 워싱턴주 외에 콜로라도주에서도 범행을 저질렀다. 이때 성폭력 사건 해결의 전범이라 할 사례가 등장하는데, 바로 마리의 무죄를 밝혀낸 두 여성 형사의 수사가 그것이다. 갤브레이스와 헨더샷이라는 콜로라도주의 두 여성 형사는 원칙에 입각하여 적극적인 공조 수사를 펼친 끝에 범인을 검거하고, 과거 저지른 범행까지 밝혀냈다.

저널리스트인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은 방대한 서면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전한다. 저자들은 강간이라는 민감한 범죄를 다루면서 저널리스트로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성폭력을 묘사할 때는 가급적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밝히는 것을 줄이고, 피해자를 비롯한 많은 여성들과 성폭력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사건 묘사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신중하면서도 냉철한, 균형 잡힌 시각을 잃지 않는 르포르타주를 탄생시켰다.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거짓말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는 유일한 범죄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하는 순간, 수사기관부터 주변 지인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피해자의 말을 의심한다. 강간 피해자가 자주 마주치는 의심의 역사를 따라가 보고, 형사들을 잘못된 수사로 빠지게 하는 편견과 가정에 대해서도 탐구하는 이 책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수상내역
- 2016년 퓰리처상 수상
저자

크리스천밀러,켄암스트롱

「프로퍼블리카」의수석기자다.이전에는「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서주로정치와전쟁관련기사를주로썼다.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캠퍼스언론대학원에서데이터저널리즘을가르치고있다.

목차

추천의말

1.다리위
2.쫓는자들
3.평범한삶
4.난폭한연금술
5.이길수없는싸움
6.백인,푸른눈,회색스웨트
7.자매들
8.“그애말투와어조가뭔가이상했어요.”
9.내면의그림자
10.착한이웃
11.특별경죄
12.흔적들
13.어항들여다보기
14.500달러짜리수표
15.327년그리고6개월
에필로그.18륜트럭

작가들의말
지도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연쇄강간범을쫓는두여성형사의공조수사

『믿을수없는강간이야기』에는성폭력사건해결의전범이라할사례가등장하는데,바로마리의무죄를밝혀낸두여성형사의수사가그것이다.마리를강간한범인은연쇄강간범으로그는워싱턴주외에콜로라도주에서도범행을저질렀다.그는교묘하게경찰들의수사망을빠져나가며연쇄범행을저질렀다.콜로라도주경찰들은원칙에입각하여적극적인공조수사를펼친끝에범인을검거하고,과거저지른범행까지밝혀냈다.
그중심에는갤브레이스와헨더샷이라는두여성형사가있었다.그들은성범죄사건에대한전문지식이있었다.성범죄피해자들에게나타날수있는‘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충분히이해하고있었으며,보통경찰들이걸리기쉬운‘피해자다움’의함정에빠지지않았다.또한그들에겐자신만의수사원칙이있었다.갤브레이스는피해자의말을무조건믿지도,의심하지도않고우선경청한다는원칙을지켰다.헨더샷은성폭력수사에서혐의를허위라고결정내리기전에반드시‘결정적인’증거를확보해야한다는것을원칙으로삼았다.그들은원칙에입각해피해자의말을경청하고사건의핵심이달라지지않았다면섣불리허위라고단정짓지않았다.
두여성형사는공조수사에도적극적이었다.경찰들은보통자신의관할구역에서벌어지는사건을타경찰서와공유하지않으려는경향이있다.하지만그들은사건의실체를명확히밝히고범인을반드시검거하겠다는명확한목표가있었기때문에서로의정보를공유하는데주저하지않았다.그리고공유한정보들을철저하게조사했다.미연방수사국(FBI)에도움을청하고,법집행기관분석가들의네트워크도적극활용했다.그결과아주작은단서하나로몇년에걸쳐강간을저질러오던범인을검거하는데성공했다.


갤브레이스는모든강간사건에는세곳의범죄현장이있다는사실을알았다.범행장소,범인의신체,그리고피해자의신체다.각각결정적인단서를제공한다.강간범은그중한현장에서자신을철저히지우려고노력했다.앰버의몸이다.(28)

갤브레이스에게는강간사건에대한자신만의수사원칙이있었다.경청하고입증하자.“사람들이이렇게말하죠.‘피해자를믿어라.무조건피해자부터믿어라.’하지만난그것이옳은관점이라고생각하지않아요.피해자의말을경청하는것부터시작해야죠.그런다음에일이어떻게흘러가느냐에따라확증할지반박할지결정하죠.”(32)

눈앞에는암흑같은나날을보내며누군가의도움을간절히바라는피해자가있다.그들의삶을어떻게하면지금보다더나아지게할수있을지는그녀도잘알지못한다.하지만방법을찾아야만한다는건안다.“사람들이자주묻죠.‘왜하필성범죄와아동범죄에그렇게집착하나?’글쎄요.저도이일이즐겁지는않죠.하지만누군가는해야할일이예요.그것도아주잘해내야만하는일이고요.”(39)

세라의세계에일어난균열을보고헨더샷은놀라지않았다.헨더샷은트라우마가남을수밖에없는극한상황에서살아남은후기억이왜곡되는사람들을수없이목격했다.많은이들이사건을시간순으로기억하지못한다.트라우마는두뇌에손상을입힌다.(중략)강간은특수한케이스다.강간이란경험,무력함의느낌은마치수사관들을방해하려는것이아닌가싶을정도로여러측면에서기억을손상시킨다.끔찍한폭력의실재를견디기위해많은여성들은현재벌어지고있는일에서눈을돌려버리고,가해자에게서도눈을돌려버린다.스탠드불빛만노려보거나벽에걸린그림만보고있기도한다.아니면눈을감아버린다.이는곧여성들이강간범을제대로묘사하지못할수있고,범인이입은옷,방,시간,주변환경을기억하지못할수도있다는뜻이다.(72)

흡인력있는이야기,탄탄하게잘만들어진르포르타주

『믿을수없는강간이야기』는탁월한탐사보도르포르타주이기도하다.건조하고간결한문체로사실만을전달하며감정에치우지지않는객관적어조를유지한다.이런객관적이고냉철한,그러나사건의진상을끝까지파고든서술의힘은강력하다.추리소설처럼흡인력있게독자들을끌어당긴다.또한꼼꼼한취재와방대한자료조사를통한성폭력범죄수사시스템에대한고발은가차없으며정의를호소하는목소리는강력하다.그야말로“탐사보도의승리”라고할만한,탁월한르포르타주이자논픽션글쓰기의전범이다.2015년12월《프로퍼블리카》에게재된,이책의밑바탕이된「AnUnbelievableStoryofRape」는2016년퓰리처상을수상했다.
저자들은강간이라는민감한범죄를다루면서저널리스트로서객관성을유지하기위해최대한의노력을기울였다.성폭력을묘사할때는가급적불필요한세부사항을밝히는것을줄이고강간범이피해자들에게준공포를전달하는데만집중했다.피해자들의의견을반영해용어사용에도고심했다.피해자를비롯한많은여성들과성폭력분야의전문가들에게조언을구하며사건묘사의위험성을줄이기위해노력했다.그결과대단히신중하면서도냉철한,균형잡힌시각을잃지않는르포르타주가탄생했다.

한마디로탐사보도의승리다.이책은끔찍하게잘못흘러가버린수사를가차없이파고들어가슴아픈실상을밝힌다.흉악한범죄를소름끼칠정도로냉철하게묘사한다.자신의주장이묵살된억울한피해자를대신하여강력하게정의를호소한다.이와비슷한수준의범죄논픽션은다시읽기힘들것이다.―로버트콜커|『로스트걸스LostGirls』저자(6)

심각하고,충격적이고,강렬하고,중요한책.시기를타지않는이슈들인범죄,피해자성,진실성,성차별을다루지만더없이시의성이강하다.또한매혹적이고명징한글은독자들에게끊임없이반전과놀라움을선사한다.―수전올린|『난초도둑』(7)

꼼꼼한취재가돋보이는이책은여성을대상으로한범죄수사시스템의실패를고발하고
있다.이들이폭로한실상은비극적이고,기가막히고,카프카소설처럼부조리하다.하지
만저자들은분노하는데만그치지않는다.체제의변화를통한실제적인개혁을설명하
면서공공의이익을위한방향을제안한다.객관적인보도정신과인간에대한연민을바
탕에깔고이야기를풀어간다.디테일이있고드라마가있고인간애가있다.이처럼탁월
한논픽션은소설처럼감동적일수밖에없다.―서배스천로텔라|『립크루RipCrew』(7)

강간을당한이들중에는모두는아니지만‘생존자’나‘승리자’라는단어를선호하는이들도있었다.우리는가장흔히쓰이는용어이자일반적인용어로서‘피해자’를택했다.하지만오리어리에게공격당한여성중한명은이용어로표현되는것을거부했기에그에게는이용어를쓰지않았다.오리어리의강간을묘사하며상호합의적인성관계와관련된언어는절대적으로피하려고노력했다.(368)

취재하고집필하는과정에서우리는어쩌면있을지도모를사각지대에대해서늘주의하려고애썼다.어쩌면이프로젝트에있어서가장큰도전은젠더문제였을지모른다.성폭력피해자들대부분이여성인반면우리는둘다남성이다.다행히우리는이프로젝트작업과정과우리의삶에서여성들에게의지하고기댈수있었다.(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