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가 없는 나는 (이경아 시집)

지우개가 없는 나는 (이경아 시집)

$9.14
Description
이경아 시의 개성 중 하나는 다양한 영역에서 ‘시인’으로서의 장점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마음’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무릎’이나 ‘창칼’ ‘못 자국’이나 ‘고개’ 등 구체적인 대상으로 치환하는 대목이 돋보이는 시가 「굽히지 말아야지」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대상에 눈길을 주는 이로서의 시인의 면모가 돋보이는 시가 「겨울 제비꽃」이다. ‘Mother’인 동시에 ‘Mother Nature’로서의 복합적인 ‘어머니’를 추출하는 시가 「어머니의 노래」이다. 「시간 여행」은 “시간의 흐름도 사소함에서 시작됨을” “모든 것들은 사소함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되고, 빗살무늬 토기가 어머니의 따뜻한 온기로 거듭나는 놀라움을 피력하는 시가 「빗살무늬 토기」이다. 「바람」은 ‘비유’와 ‘운율’이, ‘은유’와 ‘리듬’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시의 모범이다.
- 권온(문학평론가)
저자

이경아

저자이경아
전북군산에서태어나군산교육대학,군산대학교국어국문학과,동대학원을졸업했다.1965년성원문학상수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펜회원,전북문인협회이사,석정문학동인,기픈시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청사초롱문학·군산여류문학회장을역임했고전북문학상을받았다.시집『물위에뜨는바람』『내안의풀댓잎소리』『오래된풍경』『시간은회전을꿈꾸지않는다』『겨울숲에들다』등이있다.

목차

1부그래괜찮아

그래괜찮아·12
지우개가없는나는·13
달카페·14
매듭·16
돌아가는길·17
부재·18
불통·19
착각·20
잘못했다·22
다시슬픔에게·23
바람·24
지금은점검중·25
새벽으로가는먼길·26
새벽다섯시에달려요·27
목숨값·28

2부삶의부록

삶의부록·30
시간은그저흐르는게아니었다·31
천상의치유·32
왜·34
투명한발톱·36
삶의풍경·37
목어·38
벙어리냉가슴·39
굽히지말아야지·40
묵은학습·42

한겹씩껴입다·44
갈길찾아·46
그래도좋다·47
우리는한몸·48
겨울제비꽃·50

3부버팀목

버팀목·52
이팝나무꽃·53
꽃그림·54
채련採蓮에물들다·55
아침안개·56
울어라매미·57
바다·58
바람을읽다·59
가뭄·60
낙엽·61
가을나무·62
겨울나무·63
서리꽃·64
폭설속에갇혀서·65
함박눈오는밤에·66

4부길이출렁인다

담쟁이·68
관계·69
어머니의노래·70
길이출렁인다·72
산사에서·73
귀에젖은소리·74
인연·75
너와나사이·76
삶의쉼표·77
제왕의꿈·78
바람과나·79
물처럼만살아라·80
금강·81
박대·82
시간여행·84

5부굳은흙한줌

빗살무늬토기·86
굳은흙한줌·88
흙의암호·89
땅은비에젖어·90
천둥소리·91
폭우·92
땅위에세워진위성도시·93
낡은집한채·94
마냥흔들리며·95
무위사에서·96
그렇게나높은자리에서·98
4월·100
한생生·101
새해아침·102
혼자사는집·104

■해설|권온
삶과시의아름다운균형·106

출판사 서평

넌줄알았어
번번이쿵내려앉는것을보면
가슴에묻은너를찾아다녔나봐

가슴조아리며돌아서지만

널닮은이들이얼마나많은세상인지

너는어디에나없어도
어디에나있었어

온몸으로웃거나
온몸으로울던한생애
무너진허공에서쌓여가는시간들이
함께숨쉬고있었다는걸

오랜시간이흘렀는데도잊히지않고
함께살고있었지
삶도죽음도한통속이라는말맞아

보고있다고다보이는건아냐
눈감아야더잘보일때가있는걸
―?착각?전문

가끔그런때가있다.마음깊은곳에위치한‘누군가(를닮은이)’가갑자기눈앞에나타날때.이당황스러운상황의대상은대개‘누군가’가아닌‘누군가를닮은이’가될확률이높다.하지만실망할필요는없다.‘누군가’가아닌‘누군가를닮은이’라고해도전혀의미가없는것은아니다.‘누군가를닮은이’와조우하면서‘누군가’를떠올렸다면그것만으로도유의미하기때문이다.
“가슴에묻은너”는“어디에나없어도/어디에나있었”다는것.잠재된시의화자또는시인은“널닮은이들이얼마나많은세상”에서살아가고있음을깨닫는다는것.‘나’의곁에‘너’가없다고해도,‘우리’는“함께숨쉬고있”고“함께살고있”다는사실이중요하다.‘너’를볼수없어도눈을감고‘너’를만날수있다면의미가있다.‘삶’저편으로떠난‘죽음’에위치한‘누군가’를생생하게떠올릴수만있다면‘누군가’는‘나’의곁에,‘우리’옆에와있는것일지도모른다.
‘누군가’를향한소환의이름은‘착각’일수도있고‘꿈’일수도있고‘환상’일수도있다.백석의시?나와나타샤와흰당나귀?가그러하듯이,황지우의시?너를기다리는동안?이그러하듯이이경아의시?착각?은우리의맘을풍요롭게살찌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