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시론 (강영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상냥한 시론 (강영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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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영은의 시 세계는 다소 낯설다. 다소 낯설다는 것은 파격적인 새로움은 아니지만, 그러나 관습적인 사고와 상상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시편들은 낯익은 형태론 속에서 전개되지만 잠시도 예사롭지 않다. 그의 창작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재현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려지는 이미지’를 지향한다. ‘재현되는 이미지’는 최대한 드러난 원본에 가까워지려하지만 ‘그려지는 이미지’는 자신의 심미적 주관성에 의한 투사를 지향한다. 이것은 편의적으로 거울에 반사된 풍경과 호수에 반사된 풍경에 견주어 변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울은 정태적이지만 호수는 역동적이다. 그래서 거울은 있는 그대로의 재현에 충실하지만, 호수는 물결의 변화에 따라 그려지는 다층적인 새로움에 충실한다.
- 홍용희(문학평론가)

강영은의 시를 읽는 독자는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작품의 전모가 드러나는 순간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그녀의 시가 갖는 개성과 무관하지 않다. 강영은의 시는 단순함을 넘어서 복합적인 구조를 지향한다. 복합적인 구조를 지향하는 강영은의 시는 우리에게 삶의 허무를 극복하는 건강한 생명력을 전달한다. 스스로의 존재를 존중하는 강영은의 건강한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에게는 자존自存을 세우는 그러한 언어가 필요하다.
- 권온(문학평론가
저자

강영은

저자강영은
1956년제주서귀포에서태어나제주교육대학,한국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석사과정중이다.2000년『미네르바』로등단하여,시예술상우수작품상(2006년),한국시문학상(2012년),한국문협작가상(2016년)을수상했다.아르코문학창작기금(2014년)을수혜,세종우수도서(2015년)에선정되었다.시집으로는『녹색비단구렁이』『최초의그늘』『풀등,바다의등』『마고의항아리』외공동기행시집『티베트의초승달』『밍글라마,미얀마』,12인영역시집『FacesoftheFestival』이있다.

목차

1부
투케tuche에대한소고小考·12
산수국통신·14
타인들·15
거울의방향·16
라섹·18
성체聖體·20
쇼show·22
사랑에관한책·24
우리는언제나·26
눈물병甁·28
기린여인·30
싱잉볼singingbowl·32
모란의한낮·34
몰입의기술·36
데드존·38

2부
촛불학개론·42
장미의이름·44
아일란쿠르디·46
가벼운지구·47
바벨·48
그물과종달새·50
호모하빌리스·51
이빨고래·52
여이驢耳·54
히키코모리고양이·56
말벌의형식·58
곡성哭聲·60
방심의취향·62
양구楊口·64
이상한연못·66

3부
강남역·70
버스의감정·72
젤소미나·73
유혹,혹은미세먼지·74
미완성교향곡·75
여행의방식·76
안목眼目에대하여·78
선셋포인트·80
블루의깊이·82
평등한조류潮流·84
브란덴부르크협주곡·86
아코디언·88
MountainofDragons·90
낙엽들·92

4부
음주론·94
현관문을여는두개의방식·96
양의귀환·98
떨기나무의노래·99
이순耳順·100
천태산은행나무를읽는법·101
날개등본·102
기와이기·104
방산사기장심룡方山砂器匠沈龍·106
뿌리를위하여·107
천사·108
상냥한시론詩論·109
샤론의장미처럼·110
오월의향기·112
샨티Shantih·114

■해설|홍용희‘이상한연못’의언어와중층적상상력·116

출판사 서평

바람이다리를달아주었어요,
골목을돌아나가는검정비닐을보며두다리를종종거리는
준아,너는세상에서가장빠른속도를보여주는구나

엄마별이울고있어요,아가별은어디있을까요,
빌딩사이뜬개밥바라기를보며두눈을글썽이는
준아,너는세상에서가장슬픈밤하늘을보여주는구나

늑대가나타났어요,도와주세요,
불쑥불쑥어둠을내려놓는?동물병원앞에서손나팔을만들어부는?
준아,너는살아있는어둠을보여주는구나

계단은올라가는거에요,자보세요,
엄마를기다리며쉼없이전철역계단을오르내리는
준아,너는세상에서가장긴계단을보여주는구나

때묻은입술로는뱉어낼수없는다섯살배기네말들이
내가읽은올해의가장좋은시구나

-「상냥한시론(詩論)」전문

“다섯살배기”“준”이의말이“올해의가장좋은시”라고역설하고있다.어린아이의순수한마음과눈빛과말이시의출발이며지향점이라는것이다.아이는“검정비닐”이바람에날아가는모습에서“바람이다리를달아주었”다고생각한다.그리고하늘의“별”을보며“아가별”이없어서슬퍼한다고생각한다.또한“동물병원앞에서”“늑대가나타났다고”외치기도한다.이러한어린아이의말과행동이곧시창작의준거가되는“시론”이라는인식이다.이것은또한시란패턴화된사고와시각에갇히지않아야한다는언명의강조이기도하다.
여기에이르면,강영은의“이상한연못”의감각과언어는기성의관습적이고정태적인사고에대한부정이면서동시에어린아이의천진하고순진무구한시각이열어놓는“상냥한시론”으로정리된다.어린이의무한상상력으로기성의표준화된상상의벽을돌파하고자하는것이다.앞으로그의이러한시적고투가일상의진부함을

뛰어넘어현실을인식하는싱그러운희열과해방감을열어가길바란다.새로운시적방법론은새로운발견과창조의생명력을개척해나갈때완성형에이르는것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