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백을 멘 남자 (민창홍 시집)

캥거루 백을 멘 남자 (민창홍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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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민창홍 시집의「돌아가신 조부는 무슨 말씀 하실까」에서 시인은 독자에게 ‘시’와 ‘문학’은 돈이 안 되지만, 돈이 안 되는 것이기에 더욱 가치 있는 영역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려준다.「왼쪽과 오른쪽」에서 “술이 덜 깬 듯 당최 혼란스럽다”라는 시인의 토로는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민중(民衆)’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빨갱이’와 ‘친일파’ 사이에서 “절대 넘으면 안 되는 중앙선” 앞에서 “어디로 가라고?”를 어지럽게 중얼거린다.
민창홍은「처서?에서 무더위 속에서, 눈물 앞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상모가 지칠 줄 모르고 돌아가듯이, 고추잠자리가 맴돌듯이,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듯이 삶은 다만 계속 되어야 한다.「옥상에서?는 ‘도심’과 ‘고향’의 대비, ‘문명’과 ‘자연’의 대비 속에서 근원적인 인간의 정서를 보여주는 수작(秀作)이다.「백화점에서」의 ‘나’는 백화점의 상품들을 보면서 넉넉지 않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화들짝 놀라서는/ 사람들 속에서 얼굴을 붉힌”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과 공간의 넘나듦 속에서 피어오르는 ‘나’의 정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캥거루 백을 멘 남자―주머니」의 ‘나’는 몸에 맞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고서 “부끄러워 숨겨야 했던 그 시절”을 생각한다. 이 시의 제목이기도 한 ‘캥거루 백을 멘 남자’는 과거를 껴안으면서도 현재에 집중하는 지혜로운 면모를 보여준다.「캥거루 백을 멘 남자―돼지저금통」에서 우리는 시인이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를 “태산처럼 쌓고 싶었던 욕심 제 자리로 돌려놓고/ 손자 놈 초등학교 입학선물이나 주리라”라는 진술에서 찾을 수 있다. ‘돼지(저금통)’으로 부자가 되려던 꿈을 하나의 욕심으로 해석하는 일은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다. 그것은 오랜 연륜에서 나온 소중한 제안이다.
독자들은 독특한 시로서의「벽」을 기억해야겠다. 시인의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이유는 이 작품이 ‘현실’과 ‘환상’의 공존을 보여준다는 점과 관련된다.「꽃을 모르고 삽니다」의 ‘나’에게는 꽃의 이름이나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가 생각하는 진정한 꽃은 ‘당신’이기 때문이다. 민창홍의 이 시는 소박한 형식으로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감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동백꽃」은 ‘꽃’과 ‘여자’를 함께 아우른다. 작품의 제목인 ‘동백꽃’은 ‘꽃’인 동시에 ‘여자’를 나타낸다. 바라보고, 들춰보고, 만져보고, 우겨대는 대상 역시 ‘꽃’이자 ‘여자’일 수 있다. 시인은 여기에서 ‘꽃’과 ‘여자’를 포함한 모든 ‘자연’은 생로병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민창홍의 시집 「캥거루 백(bag)을 멘 남자」에는 진보와 보수가 있고, 도시와 고향이 있다.
저자

민창홍

민창홍시인은1960년충남공주에서태어나경남대학교교육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으며1998년계간『시의나라』와2012년계간『문학청춘』신인상으로등단하였다.시집으로『금강을꿈꾸며』『닭과코스모스』,서사시집『마산성요셉성당』이있다.마산교구가톨릭문인회회장,마산문인협회부회장,계간『경남문학』편집장및편집주간을역임하였고경남문학우수작품집상,제4회경남올해의젊은작가상을수상하였으며2015세종도서나눔우수도서에『닭과코스모스』가선정되었다.현재,경상남도문인협회부회장,문학청춘작가회회장,경남시인협회감사,(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영남지회,마산문인협회,경남문학관이사,한국문인협회,한국현대시인협회회원,민들레문학회,시문학연구회하로동선동인으로활동하고있으며성지여중과성지여고국어교사를거쳐성지여자중학교교감으로재직하고있다.

목차

1부광야를찾아서

문·12
할머니와강아지·13
발로쓰는시·14
성城에서·16
광야를찾아서·18
단풍나무아래에서·20
무령왕릉·21
국밥이되기위해·24
돌아가신조부는무슨말씀하실까·26
왼쪽과오른쪽·28
해바라기·30
한가위·31
벚꽃길에서·32
탄금대가는길·34
등굽은소나무·36

2부숫자놀이

처서·38
고무래·39
옥상에서·40
숫자놀이·41
설舌·42
겨울잠·44
고구마·46
구제역·48
멍순이·50
손금·52
백화점에서·53
고향에서·54
목장갑·56
폭설이내리는도로에서·58
겨울바다·60

3부캥거루백bag을멘남자

캥거루백을멘남자―조팝꽃·62
캥거루백을멘남자―타조·64
캥거루백을멘남자―주머니·66
캥거루백을멘남자―웬수·68
캥거루백을멘남자―꼬리잡기·70
캥거루백을멘남자―주례·72
캥거루백을멘남자―동행·74
캥거루백을멘남자―녹·76
캥거루백을멘남자―우산·78
캥거루백을멘남자―신문·80
캥거루백을멘남자―돼지저금통·82
캥거루백을멘남자―동물원·84
캥거루백을멘남자―재난문자·86
캥거루백을멘남자―남바위·88
캥거루백을멘남자―사향思鄕·90

4부영락영배

영락영배·92
느린우체통·93
대추나무·94
본능·95
버스를기다리며·96
시계병원·98
상床파는여자·100
고드름·102
오십견·104
참외론論·106
개미침입·108
벽·109
여우고개·110
꽃을모르고삽니다·112
동백꽃·114

■해설|권온
차이를아우르는대비對比의시학·115

출판사 서평

운전대를잡고출발을한다
방금차에오르며던져놓은잡지속아가씨
내옆좌석에떡앉아
좌회전하십시오우회전하십시오

복도에서는좌측통행
붐비는거리에서도좌측통행
교과서에서동양의정서라고뼛속깊이배웠는데

복도에서는우측통행
붐비는곳에서도우측통행
질서의기본이라고교과서대로가르치고있으니

왼쪽으로가라고?
오른쪽으로가라고?

복도에서아이들과엉키면서
풀어야할이념처럼
풀지못하고엉키고또엉키면서

좌의정이먼저야우의정이먼저야
우의정이먼저야좌의정이먼저야
좌우의개념모르고조심스럽던국사시간처럼

술이덜깬듯당최혼란스럽다
절대넘으면안되는중앙선
어디로가라고?
―?왼쪽과오른쪽」전문

‘대비(對比)’에유의해야하는시이다.작품의제목에노출된“왼쪽과오른쪽”이그러하고본문에제시된‘좌회전’과‘우회전’이그러하다.‘좌측통행’과‘우측통행’도그러하고‘좌의정’과‘우의정’또한그러하다.
민창홍이여기에서집요하게파고드는“좌우의개념”은무엇인가?우리는‘좌익(左翼)’또는‘좌파(左派)’와‘우익(右翼)’또는‘우파(右派)’의대비를알고있다.아니정확하게알지는못하지만그런표현들에익숙하다.좌익(theleft)은일반적으로안정보다는변화,성장보다는분배와복지를강조하는경향을지닌정치사상이나정치세력을가리킨다.반면우익(theright)은일반적으로정치및사회문제에대해변화보다는안정,분배와복지보다는성장과경쟁,평등보다는자유를강조하는경향을지닌정치사상이나정치세력을가리킨다.
시인에따르면‘좌측’은‘동양의정서’이고‘우측’은‘질서의기본’이다.그가바라보는왼쪽과오른쪽은‘정치’나‘이념’의영역을넘어서는것일수있다.그것은어떤‘정서’이자‘질서’일수있기에민창홍은‘좌우’의대비가조심스럽다.“술이덜깬듯당최혼란스럽다”라는시인의토로는오늘의현실을살아가는‘민중(民衆)’의입장을대변한다.그는‘진보’와‘보수’사이에서,‘빨갱이’와‘친일파’사이에서“절대넘으면안되는중앙선”앞에서“어디로가라고?”를어지럽게중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