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문, 닫힌문 (첨성대 설계도의 비밀과 남산 입상불이 된 선덕 | 김인배 장편소설)

열린 문, 닫힌문 (첨성대 설계도의 비밀과 남산 입상불이 된 선덕 | 김인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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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소설의 제목인 ‘열린 문, 닫힌 문’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한쪽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것은 야누스의 두 얼굴에 관한 이야기다. 야누스는 두 얼굴은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면과 뒤통수 양쪽에 얼굴이 있다.
뒤통수의 얼굴은 과거를, 정면의 얼굴은 미래를 응시하는데, 두 얼굴은 역사를 통찰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와 통한다. 로마인들은 이런 두 얼굴의 야누스를 <안과 밖>을 향해 두 얼굴을 내밀고 있는 문(?)과 짝 지웠다. 문을 라틴어로 <야누아>(Ianua)라고 하니 야누스는 영락없이 문의 신이다.
문은 안에 있는 사람이 바깥 세계로 나가는 통로다. 문이 없다면 차단되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로마인들의 신앙이 생겨났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려면 문을 통과해야 하니 “조심하라! 문의 신이 노하면 한 발짝도 내밀 수가 없다.”
이리하여, 그들은 새해로 들어가는 문이란 뜻에서 1월을 야누스의 달이라 했고, 새해 첫날, 정성껏 재물(財物)을 바쳤다.
말하자면 영어의 재뉴어리가 된 이유인데, 1월(Janus)은 명암까지 관장하는 바쁜 신이었다. 야누스의 어원인 야누스는 결과적으로 1월을 뜻하는 야누스(Janus)로부터 왔다. 과거를 보고 새해를 보는(즉, 미래를 보는) 얼굴이 두 개인 야누스로부터 온 것.
결국, 야누스의 뜻은, 문을 지키는 신,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을 가졌다. 1월을 야누스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유가 그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야누스는 얼굴이 앞뒤에 있어서 한쪽은 앞을 바라보고, 또 다른 쪽은 뒤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 입구와 출구를 지배하는 쪽이다.
저자

김인배

1975년『문학과지성』에중편소설「방울뱀」을발표함으로써등단하였다.선자(選者)로부터<대기(大器)의가능성을숨겨온신인>이란대단한호평을받으며첫선을보인이래,1980년대초에결성된30대젊은소설가그룹인<작가>동인의일원으로활발히작품활동을하였다.그를포함하여이문열,윤후명,김원우,손영목,유익서,김상렬,정종명,황충상,정소성등이당시동인멤버였다.

1982년에발표한김인배의중편소설「물목」(『현대문학』12월호)은비평가들의찬사를받아<올해의문제작가>로선정되기도했다.특히,그소설이갖는감응력은주제의문제에서도중요시될수있지만,우리말의토속적공간을문체의미학으로형상화시킨작품이라는평가를받았다.숨겨진언어,풍부한토속어의발굴그자체가값지다기보다그것이소설문장속에서획득하고있는경험적진실성이더욱가치있게느껴지고있었기때문이란것이그이유였다.

한국의토속적언어사용은이효석에서는에로티시즘과시적정서만을보였고,김유정에게서는유머,위트,그로테스크한점만이주로보였지만,김인배의<물목>에서는스케일이크고웅장한심포니를연상케함으로써한국적정서뿐만아니라그기백이들어있다는평자도있었다.요컨대,이효석이나김유정의작명(作名)이여성적인면을보인다면김인배의작명은남성적이다.시적이미지의연결이면서도힘이보이는것은근래에보기드문역작(力作)이며이제까지한국문학사에없던점이라는평가였다.
소설「물목」의특징은여러가지가있으나무엇보다순수한한국어의사용이다.소설이언어를수단으로표현된다는가장기초적상식을전제로할때,그렇게긴한문의한글침식에도불구하고「물목」은순수고유어인우리낱말들이살아있다는점을환기시킨작품이다.

소설에서의문체라는것이언어에대한작가의창의력에의존하여성립되는것이라고할경우,작가김인배가보여주고있는언어의구체성은작품의주제를놓고그내적형태를세밀하게통찰하고그것을표현하는능동적수법으로서의가능성을확립하고있다는점이었다.따라서언어의참아름다움을구현한이소설의문체는개성적표현이라는특수성의입장에만한정되지않고보편적의미를소설적으로구현한문학적성과에로직결되고있다는것을장점으로지적한다.그의문장은순수한한국어에의해서생동과생명력을갖게하는데,이런이유들로하여아마도김인배는현재활동하고있는작가들가운데가장독특한소설을쓴것이아닐까생각된다는것이당시많은평자들의일치된견해였다.20년가까이소설은절필한채지낼동안그는역사문제에경도되고심취하여,이미그분야에관한몇권의연구서들의집필에정력을쏟고있었던것을짐작할수있다.

목차

작가의말·5

제1편 정광(庭光)─빛내린뜨락
제1장 구궁팔괘도(九宮八卦圖)·10
제2장 수수께끼의첨성대·20
제3장 우연은전생의연에따른필연인가·38
제4장 정광,집을나서다·48
제5장 금와보살의출현·54
제6장 문수보살의기별(記)·65

제2편 개종(改宗)
제1장 운명을예견한선문답(禪問答)·78
제2장 자연속의불성(佛性)·82
제3장 다시서게된교단(敎壇)·91
제4장 굴곡진인생의종착지천년고도(千年古都)·103
제5장 중생사(衆生寺)마애삼존불의정체·110
제6장 해와달의계시·120

제3편 명랑법사(明朗法師)
제1장 천주사(天柱寺)혹은내제석궁(內帝釋宮)·140
제2장 성언호간(成言乎艮)의이법·154
제3장 별을품은태몽으로탄생한아들·170
제4장 와공(瓦工)지귀(志鬼)·186
제5장 슬픈운명·201
제6장 미실(美室)의노래·214
제7장 성(性)과죽음·225

제4편 돌에새긴신앙
제1장 불곡(佛谷)감실(龕室)석불좌상·246
제2장 신인사(神印寺)마애조상군(磨崖彫像群)·258
제3장 남산칠불암과칠성우(七星友)·276
제4장 재회(再會)·299

제5편 비원(悲願)의설계도
제1장 문천도사(蚊川淘沙)·324
제2장 미친사랑의불길·346
제3장 자비의만트라·367
제4장 첨성대설계도의비밀·379

제6편 숫자속에암시된우주적진리
제1장 동기(東騎)선생·420
제2장 모순과역설·441
제3장 팔각형의의미·480
제4장 잃어버린시간의왕도(王都)·510
제5장 불꺼진적막한방·539
제6장 유성우(流星雨)내리던날·571

제7편 명랑루트
제1장 명랑루트의순례·598
제2장 인면(人面)유리구슬의정체·626
제3장 안타까운소망,천년의사랑·688
제4장 마지막퍼즐조각·714
제5장 두개의문필봉(文筆峯)·736
제6장 ‘오후데사키(御筆先)’의예언과감로대(甘露臺)·761
제7장 낯선방문객·785
제8장 미완의성불(成佛)·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