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꼬리 (강태구 시집)

마음의 꼬리 (강태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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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태구 시인은 불변의 과거에 형성된 자아의 양태樣態를 끊임없이 반추하면서, 동시에 가변적 현재에 처한 자신의 위상을 끈기 있게 관측한다. 전자의 과거태過去態는 주로 이상적인 망향과 회억으로 묘출되며, 후자의 현재태現在態는 주로 자신의 현실적 처지에 관한 자조감으로 표출된다. 한 사람의 생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란 쉬이 양립되지 않으면서도 공존할 수밖에 없는 양가적 공생관계를 보존한다. 과거란 돌이킬 길 없는 휘광 속에 아련한 지평선의 언저리에서 아른거리기 마련이지만, 현재란 예측불허의 변덕 속에서 치열한 생의 위태로움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지난날은 그만큼 안정적으로 감성을 촉발하며, 오늘날은 그만큼 불안하게 지성을 첨예하게 만드는 것이다.
시인의 과거태와 현재태, 그 두 가지 기세가 상호 길항拮抗하면서 재생산해내는 시편들의 결마다 함초롬히 배어나는 것은 시인의 정직한 욕망이다. 그 올바른 욕망은 항시 저 너머를 지향하고 있다.
- 정휘립(시인·문학평론가)
저자

강태구

강태구시인은전북군산에서태어나전북대학교교육대학원을졸업했다.초등학교교장으로복무하다가정년퇴임했다.2010년시집『허공을긁어오다』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현재한국문인협회,전북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ktgu7@hanmail.net

목차

1부마음의꼬리

분견糞犬·12
소실점·14
그리운언덕·15
날개·16
슬픈인연·17
까치아파트·18
마음의꼬리·20
동행·21
바다,그영원한―섬아닌섬·22
안부·23
무심으로서다―덕진연못에서·24
기도·25
흔들리는말·26
사랑·28
금붕어요양원·29
기적·30
기로에서다·32

2부혼잣말의초상

후회를안개처럼·34
천둥소리·35
광야에서·36
재계약·37
혼잣말의초상·38
죽자하면산다·40
고향의밤·41
고백·42
기적소리―원두막·44
미결수·45
편지·46
개구리·47
연리지·48
낙엽·50
어우러지다·51
타령·52

3부하얀그리움

야지랑을떨다·56
새벽길·57
설치다가·58
불효·59
화가·60
끈·61
하얀그리움―장안산에서·62
휴전선의봄·63
신세타령―닭·64
등대·66
대박세일·67
노숙路宿·68
개망초·69
돌잔치·70
눈물같은눈물·72
독백·73

4부익숙한약속

길·76
누렁이생각·77
어머니말씀·78
텃밭에서·79
낙법落法·80
여명·81
오카리나·82
익숙한약속·83
해후·84
못을뽑다가·85
남은것의무게·86
공중전화·87
굴렁쇠·88
바람아·89
금랑화·90
세상을더듬다·91
천년의시간·92

■해설|정휘립
과거태過去態와현재태現在態의길항拮抗,그양가적兩價的함수函數관계·94

출판사 서평

새벽잠버릇에하루가길다
용건에맞게미리물건을챙기지못한날
손발에고양이한마리붙어살아도

늘치매기가발동하여
큰눈으로어둠을쓸지만
그만소리의발을밟고만다

매섭게추운날미화원의날카로운
비질소리같은시간쯤만나지만

먼저건넨인사말아직되돌아오지않아
듣지못해그러려니하고다시건네도
들리는토막말아직없다

그냥지나친일상이부끄러워
가슴이찔렸을거라는속좁은내생각

경인년동짓날가로등밑
애써되돌리고픈마음의꼬리
바람이헤적여낙엽처럼날린다
―「마음의꼬리」전문

굵은표기부분의감각적비유가돋보이지만,독자의흥미를더욱끄는것은현대시학의주요특징중하나라할수있는미묘한심리묘사일것이다.특히시에서일상의섬세한심리를담담한이지력으로토로하기란썩용이한일이아니다.
장년에이른소시민이란사소한일에도예민하게반응하기마련인데,시방시적화자는새벽녘인사에대꾸가없는청소부에게촉각을곤두세우고있다.그는서운한제‘마음의꼬리’를의식하고있는것이다.이시의장점은심리의절제된진술력이며,담담한듯풀어나가는그이지력은더큰미덕인정직성의소산이다.모름지기진솔함이란가식이없는겸손의표출로서,시인이갖추어야할가장큰덕목이다.호가호위하는위선적속물근성이즐비한세상에서,절묘한일상심리의한자락을짐짓느긋하게도출해내는자아성찰의힘은곧인격이다.그의첫시집에실린시〈방정식풀기〉같은데서이미선보인시인의이지적통어력은필시체질적이다.그만큼이작품은거의매일아침반복되는일상에대한회의가은근히배어있어서,현대소시민의사소한일상심리가미묘하게그려지고있는것이다.
그반복적인일상은현대도회인에게곧잘무료의절망감을선사한다.

똥개의하루는마음대로다.
골목길누비며꼬리를세워호기부리나
절절히자유를구걸하지않아굴레가없다.
..............(중략)............
세상의누가이보다더자유로우리.
..............(중략)............
제할일헤쳐가는한량같은일상
-「분견(糞犬)」부분

‘똥개’가누리는제멋대로의삶이란자유의구가일지도모른다.그러나이시의특징은바탕에깔려있는자조적인분위기이다.즉시인은‘시방한량같은일상’에젖어제멋대로살아가는똥개를빌어서,시인자신의일상적무료와도로를견인해낸다.건달같은똥개도그나름의‘오륜’이있듯이,퇴직이후매일빈둥거리는듯한시인자신에게도나름의좌표가있음을시사한다.‘한량’같지만무뢰배‘한량’은아니라고역설함으로써,삶의쳇바퀴에서벗어나고자하는자기견책이묻어난다.
이시집에서,시인은주변의여러가지사물들을통해서현존재의양태를빗대어들여다보곤하는데,가령〈금붕어요양원〉에서시인은어항속고적한금붕어를통해자아가처한현재의처지를투영해내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