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강흥수 시집)

새벽길 (강흥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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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혼의 치유와 울림을 주는 공감의 시편들,
독자를 행복하게 하는 강흥수 시집
『새벽길』
시인은 삶을 가장 낯설고 척박한 것으로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긍정하고 삶에의 의지를 확인한다. 그에게 있어 삶의 허무주의적인 성격의 긍정은 허무주의의 긍정으로 귀결하지 않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삶의 긍정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죽음은 세월 따라 졸음처럼 육체에 스며들”지만 “컹컹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며 “아직 깨어 움직일 때라는” (「잠과 죽음」) 사실을 각성하거나, “악 쓰듯 짖어대는 노점상가의 개소리조차 뜨겁게”(「땡볕 소리들」) 살아가는 생명의 한 현상으로 보는 데 잘 나타나 있다. 이를테면 척박한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 안에 이미 그것의 구원이 놓여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헛된 삶의 시간을 긍정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그 안에서 최소한의 의미를 길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악몽을 살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인의 이러한 태도를 운명에 대한 사랑으로 부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흥수 시인의 시가 빛나는 지점은 세속적 남루와 비애를 껴안는 데 있다. 그것은 인위와 지적 조작과는 거리가 먼 간절한 일상의 마음에서 울리는 음성이다.
저자

강흥수

志山강흥수시인은충남안면도에서태어나,2001년시집『마지막불러보는그대』로작품활동을시작했고,2002년『한국시』및『공무원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이루지못하여더아름다운사람아』『잡초의꿈』『영혼의지하철』『인연은뿌리깊은약속』『아비』『새벽길』등이있다.공무원문학상,한국시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새벽길·10
물방울소리·11
봄밥·12
그림자친구·13
인생살이꿈속을걷다.14
잠과죽음·17
꿈속의꿈·18
죽음의문·20
꽃상여·21
오한·22
아름다워슬픈꿈·23
가위눌림·24
꿈속의고갯길·26
할미바위할아비바위·27
용마굴·28
용오름·30
죽음이두려운까닭·31
오래된찬란앞에서·32
비바람치는낙화암·33
거룩한본능·34
불안의원천·35
경고·36
인생화가·38

2부
나무를읽다.40
낙엽을밟으며·42
의와고와과와와·44
색깔에대하여·45
폭탄주·46
숙명·48
억새숲에서·49
폭우속에서·50
외양간:51
최성봉·52
외딴집·54
마늘처럼고추처럼·55
빌딩숲·56
숨어버린장미꽃에게·57
왕따성·58
땡볕소리들·59
나의길·60
미친개·61
역태풍·62
바람의하프연주·63
지하철풍경·64
거지습성·65
첫날·66

3부
집-68
산등성이·71
빗물이쓰는문장·72
무화과의여름·73
가을날아침·74
진달래꽃같은시·75
고향가는길·76
시의식곤증·78
막걸리가장미꽃이되다.79
나홀로노래방·80
설레게하는여자·81
우린진짜거든요!!!·82
질투·84
안방모기·85
있으나마나한남자·86
역행하는여자·87
불쌍한시인의아내·88
참잘했다.89
시어머니와며느리·90
그나마건졌네·91
김장하기·92
안방의자·93
횡단보도·94
가슴속무덤·95
눈빛미소·96

■해설I김홍진
근원회복과악몽을살아내는방식·98

출판사 서평

강흥수시인의시들은그가경험한쓰라림과눈부심의기억이심층에서우러나는울림이다.때문에그심연을이루는원체험과의관계에서그의시읽기를시작할필요가있다.

산중턱으로끌며오르는꽃상여
그화려한핏빛휘장에가슴은철렁내려앉고
자취생활을하느라한달간보지못한부모형제들이
절절한그리움으로떠올랐지
꽃상여맞이하듯흐드러지게핀진달래꽃들은
눈시울붉게초가고향집이떠오르게했지
그날따라교정뒷산에는
까마귀소리왜그리처연스럽게메아리치고있었는지

이제는아파트거실에서바라보는창밖
서울한복판홍등가불빛위로까마귀소리날아간다
「꽃상여」중에서

강흥수시인의시쓰기의기원을이루는원형적체험은무엇일까?그것은유년의아름다운시절과행복한공간으로부터분리된삶의흔적이다.즉그의시에표명된유년시절이후지금까지삶은“고독의병이깊”고“영혼이가는길은머나먼”(「나의길」)것처럼막막한것이다.이막막함은과거부터지금까지,혹은그것이미래의시간까지지속될지도모르는떠남과이별,분리와불안의경험으로부터비롯하는것으로보인다.그의시는이막막함으로부터벗어나원초적본향,“영혼이돌아갈본향”(「집」)을지향한다.그의시곳곳에진술된바로일찍이시인은“열네살”(「산등성이」)중학시절부터부모곁을떠나대학시절까지자취생활을한것으로암시된다.유년기이후고향과부모를떠난생활은“스무번의이사를다녔”을만큼정처없이떠도는변경의쓰라린과정이며,그시간은“간장에밥비벼먹”(「집」)으며부모형제에대한“절절한그리움”으로“눈시울붉게”만드는사무친삶의여정이다.현재는지나가는반면과거는그자체로자기자신안에보존되는것이라할때,절절하고“눈시울붉게”만드는기억은생생하고강렬하게그의내면에보존되어시의표면으로불쑥얼굴을내미는것이다.
그런데문제는과거시간의쓰라린경험이지금도여전히지속된다는점이다.화자는창밖을바라보며과거를생각하면서그과거의기억과추억이현재의상황과동일하다는의식을보여준다.화자는“아파트거실에서바라보는창밖”의“홍등가불빛위”를날아가는까마귀소리와“흐드러지게핀진달래꽃”의뒷산에서메아리치던까마귀소리를동일시한다.까마귀소리로은유된아픈상황에대한기억은현재도마찬가지이다.현재상황은결구에서두행의진술로짧게처리되었지만,화자는과거상황을확장시켜놓음으로써그것을정황적으로현재와유사하게겹쳐지도록한다.그럼으로써현재화자의내면적고통의깊이는보다절실하게환기된다.과거상황이현재의의식속으로끼어들면서현재를더욱아프게지각하도록하는것이다.이는베르그송의말을빌려현재의과거에로의퇴각이아닌과거의현재에로의진전이다.
처연하고어두운음색으로읊조리는「꽃상여」는시인의시의원적(原籍)과지금시인이처한심리적정황을동시에짐작하게해준다.시인은지금창밖을바라보며상념에젖어있다.밤시간의창은거울과달리자아와외계를동시에인식하도록기능한다.밤의창은자기얼굴을반영하고,또바깥의대상을동시에인식할수있게한다.창을매개로시인은꽃상여,진달래꽃,까마귀소리를연상하고,이를통해현재자신의처지가과거의상황과다를바없음을들여다본다.그는자신의운명을처연하게응시하면서근원적으로집을잃고떠돌아살수밖에없는운명,결핍과부재의현실을과거적경험을통해쓰는것이다.아름다움을상징하는꽃과소멸의죽음을상징하는상여,음산한까마귀소리와흐드러지게핀진달래꽃,휘황(輝煌)한홍등가불빛의선명한대조와결합은시적주체의고립과단절된막막한심사를더욱짙게고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