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눈사람 (이일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여름밤의 눈사람 (이일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6.36
Description
시집 『여름밤의 눈사람』은 〈물은 그렇게 흐르고 싶었던가!〉, 〈풀밭에서 풀로 살기〉, 〈야옹이가 응애응애〉, 〈단풍나무 수목장〉, 〈장미의 이름〉, 〈활짝 핀다는 것〉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이일우

시인
1953년전북무주에서태어나가천대학교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16년『문학청춘』으로등단하여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

알랑방귀뀐분들·12
달천갈대·13
여름밤의눈사람·14
먼지,눈부시다·16
억새·18
신기루·21
거미·22
물은그렇게흐르고싶었던가!·24
비에젖다·26
풀밭에서풀로살기·28
야옹이가응애응애·30
눈의문법·32
이슬·34
봄밤·36
봄날·38

2부

단풍나무수목장·40
초승달·41
장미의이름·42
일식·44
반딧불·46
서울동백·48
활짝핀다는것·50
버들강아지·51
솟대·52
누군가의꽃·54
감기·55
바람·56
효소를담으며·58
달랑감·60
노을·62

3부

감·66
꿈결·67
흰손·68
냉이꽃·70
비문증·72
그녀의등·74
대동아유람담·76
그이야기·78
그래,간다·80
노파심·82
눈총·84
그풀밭에앉아·86
손님·88
양복쟁이다·90
국밥집에서·91

4부

갈필·94
대숲·95
반달과반달사이·96
수반에서내려온소사나무·98
번데기·100
미루나무·101
탈옥수·102
마중물·104
걸리고·105
눈눈눈·106
새끼줄은툭툭·108
쇠똥구리·110
만년필·112
홍어·114

해설|권온_언어의한계를뛰어넘는영원한스타일·115

출판사 서평

비트겐슈타인(LudwigWittgenstein)에따르면“내언어의한계는내세계의한계를의미한다.(Thelimitsofmylanguagemeansthelimitsofmyworld.)”비트겐슈타인의언급처럼인간에게‘언어’는‘세계’와동등한가치로다가온다.‘언어’의한계가‘세계’의한계라면,‘언어’의가능성을‘세계’의가능성으로이해할수도있을테다.우리가언어를섬세하게다루는장인(匠人)으로서의시인(詩人)을기억한다면,시인은언어의한계를극복하고그것의가능성을확장하는데전력을기울여야겠다.
이글은누구보다도언어를자유롭게다루는시인의새시집을살피려는시도이다.「달천갈대」,「신기루」,「거미」,「눈의문법」,「활짝핀다는것」,「감기」,「노을」,「냉이꽃」등시집에수록된이일우의여덟편의시를읽으며독자들은시인의언어탐색에동행할수있겠다.이일우가모색하는언어의길은‘나’의것이자‘너’의것이다.또한그길은‘당신’의것이되기도하고‘우리’의것이될수도있다.이일우의시가직조하는언어의길을걸으며우리가만나게될감각,상상력,미학을예감한다.놀랍도록아름다운빛을기대한다.

자갈한톨이라도더움켜쥐고싶어서
뜨거운별똥을받아내야했다

하루수만번쓰러지고일어나며
마디는속을텅비웠다

벼락과태풍의등줄기를견딜때
바람갈라지는소리를들었다

흔들리며
흔들리지않았다

무시로혀내밀어허공을핥으면서
누구도못알아듣는말중얼거렸다

달천둔치
몽당발이가다된갈대

절뚝거리며
낮달한입물고간다
-「달천갈대」전문

여기에서의‘달천’이‘달천(達川)’곧충청북도보은군속리면에서시작하여남한강으로흘러들어가는강을가리킨다면이시를읽는독자들은구체성의현장으로손쉽게들어설수있다.물론‘달천’이특정한강(江)을의미하지않아도작품을파악하는데문제될것은없다.‘달천’은다만이시를읽는데유효한참조점이될수있을뿐이다.
이시의매력은‘갈대’의강인한의지력과무관하지않을것이다.‘갈대’는‘자갈한톨’을‘움켜쥐고’,“별똥을받아”낸다.“하루수만번쓰러지고일어나며”,“속을텅비”우는‘갈대’의자세는많은이들에게감동을주기에부족함이없다.무엇보다도“흔들리며/흔들리지않았다”라는4연에주목하고싶다.외부의흔들림과내면의고요함이조화를이루는장면앞에서우리는‘정중동(靜中動)’의미학(美學)을발견할수있기때문이다.

바람분다
흔적모조리지워진다

수시로미끄러지는뒤꿈치
사방툭터져야더선명한당신

히잡을둘러쓰고
해를등져야할까?

누비옷을걸치고
별을좇아야할까?

허공누각기웃거리다가
흔적없이타버리는숨

어디를디뎌도길인데
어디에닿아도한데다

알까?
당신이부른이길
-「신기루」전문

이시의제목이기도한‘신기루(蜃氣樓)’는일차적으로대기속에서빛의굴절현상에의하여공중이나땅위에무엇이있는것처럼보이는현상을가리킨다.‘신기루’는시를비롯한예술에서비유적으로사용되는경우가적지않다.이일우가여기에서‘신기루’를도입한까닭은무엇일까?시인은지금‘당신’을찾고있다.‘당신’을찾아가는길앞에놓인신비로운현상이‘신기루’일것이다.
“흔적모조리지워진다”,“수시로미끄러지는뒤꿈치”,“히잡을둘러쓰고”,“누비옷을걸치고”,“허공누각기웃거리다가”등의어구에주목하자.이들표현은은밀한영역을가리거나숨기며또는지우는행위와관련된다.우리는때로눈앞에무엇이있는것처럼보이지만사실그자리에는아무것도존재하지않는신기루같은상황을목도하곤한다.이시를읽는독자들은놀랍게도‘선명한당신’을찾고있는스스로와마주할테다.어렴풋이보이지만거기에없고,눈앞에없지만어딘가에는분명히존재하는‘당신’을찾는길을,‘신기루’가제공한사랑의길이라불러도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