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 왕버들 (전병석 시집)

천변 왕버들 (전병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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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병석 시집 『하히힐을 믿는 순간 』의 특징
전병석 시집 『천변 왕버들』에는 세상에 대한 ‘진지한’ 때로는 ‘어리석은’ 질문으로 채워져 있다. ‘자신이 세상에 한 질문’도 있고 ‘세상이 자신에게 한 질문’도 있다.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발화다. 전병석의 “쉽고 단순”한 시 몇 편을 독서하며, ‘예술적 형상화’를 성취하기 위해 어떤 글쓰기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지 소리, 역설, 심상, 비유, 상징 등 제반 문학적 장치를 살펴볼 수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시인이 원하는 “삶을 성찰하는 작은 기회”도 충분히 향수할 수 있었음이 확실한 것 같다.
- 호병탁(시인·문학평론가)

전병석의 시들은 군말이 거의 없이 깔끔하며, 군데군데 핵심을 찌르는 급소도 가지고 있다. 그 근본지향은 인간의 이기와 욕망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소망에 닿아 있다. 현란하고 젠체하는 시들을 보다가 이런 시를 만나는 기쁨이 있었다. 조금 더 사물과 삶의 세부적인 면에 천착한다면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시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 손진은(시인·문학평론가)

전병석의 시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들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언뜻 시를 보면 이분법적인 단순한 구조 같지만, 또 다른 영역을 확장하면서 대상과 동일시를 통하여 교훈과 반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 교훈과 반성에 관하여 깔끔하게 거부감 없이 동의할 수 있는 건, 간결함을 통하여 겸손함과 연민이 배어있는 따뜻한 사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병석의 시는 시와 멀리 떨어진 일반 독자들까지 포섭할 수 있는 시의 흡인력을 예감한다.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저자

전병석

경북영천금호읍교대동에서태어나대륜고등학교와경북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했다.2021년『문학청춘』으로등단하여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그때는당신이계셨고지금은내가있습니다』『구두를벗다』『천변왕버들』이있다.현재경서중학교교장으로복무하고있다.

목차

1부

장거리택시안에서·12
산다는것·13
살아보니·14
단상·15
휠체어를탄아버지·16
그리움·17
소죽을끓이며·18
할머니호~·19
이제와서·20
물방울이빛을만나듯·21
핸드폰·22
용지??·24
비오는경로당·25
화무십일홍·26
종일終日·27
소식·28
화장火葬·29
2부

오직지금·32
그사랑·33
코끼리가족의죽음·34
그는·35
당신은·36
기분좋은밤·37
두풍경·38
흰도라지꽃·39
중싼공위웬中山公園·40
매미울음·41
코스모스Ⅱ·42
눈내리는아침·43
비를맞고싶다·44
상하이애상·45
외로움·46
동탄조류국가급자연보호구·47
바람이될래·48

3부

폐광촌·50
구조조정·51
사다리타기·52
소리길·53
라오샨?山·54
항주티엔무샨天目山·55
어부바·56
시소·57
철봉·58
그네·59
미끄럼틀·60
바보·61
펀징위웬盆景園·62
늙은교사·64
라떼유감·66
코로나블루Ⅰ·67
코로나블루Ⅱ·68
코로나블루Ⅲ·69

4부

양말·72
브라자와팬티·73
메밀차·74
가로수·75
강아지·76
고장난차·77
쓰레기봉투·78
콘크리트·79
짝짝이·80
천변왕버들에부쳐·81
소심·82
해충·84
걷기학교·85
루쉰공원의매이쉬웬梅軒·86
눈물·88
진품·89
수석水石감상·90
소문·91

해설
호병탁|‘쉽고단순한글’속에내재된놀라운‘울림과공감’의예술적형상·94
손진은|통찰과시야·115
김영탁|평범속에서건져올린간결한시·118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에서“시인은무엇을하는사람”인가를묻고스스로명쾌하게답하고있다.즉시인은“세상에존재하는것들에대해질문을던지는사람”이고,“세상에존재하는것들이하는질문에귀기울이는사람”이라고단언한다.곧“세상의모든것들과소통하는사람”이라는것이다.따라서이번시집에는세상에대한‘진지한’때로는‘어리석은’질문으로채워져있고,‘자신이세상에한질문’도있고‘세상이자신에게한질문’도있다며,이를통해독자들이
“자신의고유한맛과빛깔을찾고삶을성찰하는작은기회”를얻게되기를희망하고있다.겸손하면서도당당한발화다.
그렇다.나는누구인가.어디로가고있는가.어떻게살아야하는가.아니당장오늘어떤책을읽을것인가.저녁은무엇을먹을것인가.우리는생에대한진지한질문에서부터일상의통상적질문까지끊임없이물으며살고있다.그런수많은물음으로나도부대끼지만,남들도부대끼기는똑같이마찬가지다.문학은이러한물음속에우리가‘더불어살아가는존재’라는것을재삼깨닫게하는중요한기능을한다.
〈시인의말〉에서우리는벌써독특한시인의‘미학적글쓰기스타일’을간파하게되지만이는작품을보며다시논의하기로하고우선그의‘물음’하나를들어보자.

갓태어나도민들레는노란꽃을피운다
나는예순이되어도꽃을피울줄모른다

막생겨도바람은바람개비를돌린다
나는예순이되어도바람개비를돌릴줄모른다

감나무는까치밥으로손톱만큼계절을남기는데
예순의나는무엇을남길까

아니무엇으로남을까
-「단상」전문

‘단상斷想’은단편적인생각을말하는것으로오랜사유를통한사변적인식은아니다.‘민들레’도‘바람개비’도주위에서흔히볼수있는작고친숙한사물중의하나에불과하다.그러나시인은이런평범한것에서어떤의미를발견하고자한다.봄이되어민들레가꽃피는것이나,바람이바람개비를돌리는것은‘당연한일’이다.그러나화자는“예순이되어도”이런일을“할줄모른다”첫째,둘째연의내용이다.어찌보면화자가이런일을할줄모르는것은‘당연’하다.그럼에도화자는소소한것들도하는일을자신은나이를먹었어도못한다는데방점을찍고있다.
늦가을의감나무는까치밥으로감몇알을가지끝에매단다.“손톱만큼계절”을남기고있는것이다.아주‘감각적인심상’이다.꽃도피울줄모르고,바람개비도돌릴줄모르는화자는이미약간의자기회의에빠진상태다.그런데감나무는까치를위해‘먹을거리’라고남겨놓고있다.자신을향한화자의첫번째성찰적‘물음’이발화된다.“예순의나는무엇을남길까”
순간우리도화자의질문에자신을돌아보게된다.감나무까지도다른생명을위해먹을것을남기는데우리는과연‘무엇을남길’수있을것인가.
“아니무엇으로남을까”라는짧은한행의마지막연은절창이다.‘아니’는앞의연에서한발화를일단부정하는말이다.따라서세상을위해‘무엇을남길까’를묻지말고너자신이‘무엇으로남을까’를물으라는말이다.즉‘남걱정’하기전에‘네걱정’부터하라는소리가아닌가.이한마디는우리의폐부를깊숙이찔러온다.
과연우리는‘무엇으로남을’것인가.물리적으로는‘흙’으로남을것이다.명성이높았다면그‘이름’으로도오래남을것이다.그러나답은독자들각자에게있다.나는앞에서이작품이오랜사유에서비롯된통찰의인식은아니라고말했다.그러나시인의희망대로우리는“삶을성찰하는작은기회”,아니‘큰기회’를얻게된것이확실한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