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그리웠다 (손나래 에세이)

집이 그리웠다 (손나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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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글은 필자가 왜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 했는지?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에세이 형식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내용이 일부 들어 있으며, 나머지는 어릴 때부터 자라온 자전적인 내용이다. 배경은 필자의 아버지가 독사에 물려 다리를 잘라낸 불행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가 청소년 시절 독사에 물렸으나, 가난으로 즉시 병원에 가지 못해 다리가 썩어 잘라낸 과거 때문에, 아버지 슬하의 가족들이 겪은 불행한 과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러한 관계로 필자는 일찍이 아버지의 장애와 가난으로 8살부터 아버지 대신 지게를 져야 했으며, 아버지 심부름으로 거리에서 담배꽁초를 줍다가 순경에게 오해를 받아 뺨까지 맞은 이야기와 12살에서는 집에서 끼니를 때우지 못하고 남의 머슴살이로 해서 온갖 궂은일을 했다. 그런데도 장성하여서도 아버지 가난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아버지가 장애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경질적으로 변하여 가족이 분풀이 대상이 되어, 필자의 형제들과 어머니는 아버지로부터 구타로 서러움을 겪은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아버지는 장애로 스트레스가 병이 되었다. 투병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필자의 연민과 원망이 적나라하게 스며 있지만, 필자는 이를 극복하고 성장하여 시인으로 거듭난다.
저자

손나래

손나래(본명손석만)는경남진주에서태어나한국방송통신대국어국문학과와문화교양학과를졸업하고중앙대예술대학원문예창작학과(시전문가과정)를수료했다.2017년『월간문학』으로등단하여시집으로『지구특파원보고서』(2018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선정)『속도에서냄새가난다』가있다.2011년근로자문학상(시부분)을받았다.

목차

안분지족·11
졸참나무·17
도둑놈소굴·23
나는자연인이다·27
체조,증거·31
잔치판·35
운명·38
저승사자도쇠줄은끊지못했다·42
부잣집에태어나는꿈을꾸었다·46
동백,팥죽·49
아버지는병신이다·51
나무도둑·55
맷집과외·60
고깃국·63
강냉이빵·66
제삿밥·69
운동회·73
이사·76
앵벌이1·79
앵벌이2·81
앵벌이3·85
앵벌이4·88
아버지고향·91
담배꽁초·94
약장수·97
아버지수술·101
매품팔이·103
그래도우리집이그리웠다·106
아버지죽은날·109
어머니는떡장사했다·113
유복자1·116
유복자2·119
비닐하우스·122
층간소음·129
나이가몇살인데·135
화장실·139
종합병원·144
우리형제6남매는아프리카와닮아있었다·147
어느봄날의일기,2021년·151
숲속의생음악·165
전도·171
새천지(코로나19)·177
튀폰,적금·180
남극·185
우생학·188
북극·191
인해전술·194
줄기세포·197
바이러스전쟁시대·200
태양과공기는주인이없다·203
지식창고는퍼낼수록채워진다·206
레코드판·209
R.슈트라스알프스교향곡·212
환상·214
난산·220

출판사 서평

필자는시인으로서자전적인에세이를진솔하고곡진하게펼치고있다.그의집에서는식구들입에풀칠하기가어려웠다.콩나물만가지고끼니를때울때가허다했다.입하나라도덜어야했다.할수없이필자는12살에,비닐하우스농가에참외나오이순같은것을따기위해머슴살이갔다.집을떠나온첫날밤,태어나서처음으로남의집에자는밤이었다.어리둥절했다.어미젖떼는송아지처럼불안했다.

지금필자가사는전원주택맞은편에한우목장이있다.처음이사올때생각으로는닭이나돼지농장이었으면,냄새가나서오지않았을것이다.하지만한우는분뇨냄새가많이나지않은생각으로이사를왔다.그러나송아지젖떼는소리에후회한다.냄새만생각하고이사를왔는데,소울음은생각지도않은스트레스를받는다.알고보니송아지를생산해서비육하는농장이었다.
송아지가어느정도자라면젖을떼기위해따로분리한다.분리하는날이면어미와송아지가불안해하면서,먹지도않고축사가날아갈정도로운다.처음목소리는쩌렁쩌렁울다가차츰목이쉬어가면서울음소리는작아진다.3일째되는날은목안이터져버렸는지,처음과는달리끼이끼소리하면서도계속울었다.4일째되는날은너무울어목이쉬어서울기는우는데다죽어가는소리를한다.
그러나불편함을참고소의입장에서생각해보았다.얼마나서로가떨어지기싫었으면저렇게섧게울까하는생각을했다.어미와정을떼는것이저렇게어려울까하는것에서마음이애처로웠다.

필자도처음집을떠나온날어미젖떼는송아지같이울었다.좋으나굳으나부모밑에있다가집을나오니울음이나왔다.집에있을때는정이라는것을몰랐다.막상집을떠나오고보니낯선집이고,이제혼자라는것이외롭기도했다.12살이었던필자는불안했다.왠지울음이자꾸나왔다.아주섧게울었다.집이있는방향을보고울었다.집이있는쪽구름도보고울었다.그쪽에서불어오는바람을얼굴에비비면서울었다.송아지는그래도어미도같이따라울어주는데그는혼자울었다.소리도없이울었다.글을쓰고있는지금도그때생각에필자는울고있다고한다.

3일째되는날이었다.그때까지는억지로참아왔지만,필자는도저히견딜수가없었다.정이무엇이길래그렇게아버지에게매맞고했지만,그래도집이그리웠던것이다.그는3시간을걸어서집을찾아갔다.어머니는필자를보더니반가운얼굴로“이추운데우찌걸어왔노”하면서언손을잡으면서아랫목에앉혔다.하지만아버지는앉아있는필자를한쪽발로툭툭차면서“찔찔짜면서와왔노그기있으문바븐얻어쳐묵걸긴데”하면서화를냈다.맞으면아파야하는데,아프지않아서슬펐다.55년이지난지금도필자의등에감각이살아있다고한다.어머니는“죄없는아는와때리요,죄는우리가지어놓고”하면서큰한숨을쉬면서한없이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