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하루

고장난 하루

$10.00
Description
“빛나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듯,
떠돌아다니는 사람이 모두 길을 잃은 건 아니다.”

남몰래 앓는 강박증 때문에 꿈도 미래도 불투명하기만 한 아나. 갈고
리 같은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혀 발작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오늘도
필사적으로 자신과 싸운다. 이대로 영영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까 봐, 언제까지나 환자인 채로 살게 될까 봐 두렵기만 한데…….
어느 날, 굳게 닫힌 아나의 세계 속으로 한 남자아이가 성큼성큼 걸
어 들어와 손을 내민다.

고장난 마음 때문에 산산조각 난 삶을 빛으로 바꾼
열여섯 소년 소녀의 용기 있는 도전과 우정 이야기!

불안한 마음이 보내는 위급 신호!
사람들에게는 꼭 지켜야 하는 자기만의 습관이나 규칙이 있게 마련이다.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을 깨끗이 씻는다든지,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할 때 정해진 순서가 있다든지, 물건을 정리하는 나름의 독특한 방식이 있다든지, 가스 밸브나 현관문이 잘 잠겼는지 수차례 확인한다든지 등…….
그런데 이런 사소한 규칙들을 지키는 것이 ‘정도’가 지나쳐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까지 지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습관에 집착할수록 불안감이 심해지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닐 뿐더러 스스로 불편을 감수하면 된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것은 ‘불안한 마음’이 보내는 위급 신호일 확률이 높다. 바로 오십 명 중 한 명꼴로 앓고 있다는 ‘강박증’ 이야기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자꾸만 떠올라 불안해지는 마음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질병이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에게 숨기는 경우도 많아서, 질병이라고 인지하고 치료를 받기까지 9~17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이다. 누구에게나 걱정과 불안이 있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자기만의 방법을 연구해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만 한다. 《고장난 하루》의 주인공, 아나처럼 말이다.
이 작품은 강박증을 앓는 열여섯 살 소녀 아나가 처한 혹독한 현실과 녹진한 내면,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겨운 도전을 감행하며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정밀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애정과 원망이 뒤섞인 주변 사람들과의 복잡 미묘한 관계, 강박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과 반응에도 초점을 맞추어 ‘마음의 병’을 끌어안은 채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소년들이 처한 ‘막막한 오늘’을 현실감 있게 보여 준다.
저자

아나알론소

스페인바르셀로나에서태어났습니다.레온대학교에서생물학을전공하고,스코틀랜드와파리에서더깊이공부했습니다.스페인아나야출판사에서《소금한줌》시리즈14권을출간한것을비롯해아동과청소년을대상으로한책을여러권출간했습니다.8권의시집을냈고,2005년이페리온시상,2006년시에대한비판적인시선상,2007년안토니오마차도상과2008년스페인어시부문알폰스엘마그나님발렌시아상을수상했습니다.

목차

1학기
강박증의벽에갇히다
눈에띄는아이
나랑영화보러갈래?
두근두근첫데이트
또다른나
상상과현실사이
섣부른고백
위태로운만남
시도해볼권리
짜릿한첫키스
별이반짝이는시간
두려움에서벗어나기
새로운도전

2학기
고장난하루
무모한도전
꿈과현실사이
체념,그너머
빛나는모든것이금은아니듯
우리들의특별한시간
새로운시작을꿈꾸며

출판사 서평

너의잘못이아니야:강박증에서벗어나기위한특별한제안
아나의하루는수없이많은규칙과습관으로꽉채워져있다.고장난뇌가제대로작동하지않아서‘또다른나’,즉통제할수없는괴물이튀어나와날뛰는걸막기위해서
다.불길한생각을불러오는단어는공책이새까매질정도로빽빽하게쓰거나반복해서읊조려야하고,황당한이유를들어서까지출입문을여러번통과해야하며,손을쓰라릴정도로씻기도한다.목록을만들어놓고아침마다어떤옷을입을지제비를뽑고,결정하는게어려울때면짝수와홀수에맞춰답을정한뒤하루에스무번도넘게주사위를던진다.
터무니없는행동이라는걸잘알고있지만,감당할수없는불안앞에서아나가할수있는일이란고작그런일들뿐이다.초등학생때부터강박증을앓으면서몇번의발작을일으킨뒤로는다른사람들과어울리지도않고자발적인‘왕따’로지내기까지한다.그런아나에게도가슴을뛰게만드는꿈이있다.고대이집트문화와네페르티티왕비에게각별한관심과애정을갖고수없이많은책을읽으며‘고고학자’가되고싶어한다.하지만결코이루지못할거라고생각하며거의자포자기한상태다.
강박증은이렇게아나에게서평범한일상,자존감,친구,그리고꿈과미래까지송두리째앗아가버렸다.게다가대학에입학해독립한뒤로집에발길을끊은오빠,아나를돌보는것에대한의견차이로사사건건대립하는부모님까지…….아나는자신으로인해가족들이뿔뿔이흩어지고고통받는모습을무력하게지켜볼수밖에없다.
아무에게도들키지않기위해늘초긴장상태로‘정상’을연습하는아나앞에어느날,한남자아이가나타난다.이제막전학을온브루노는아무런편견없이아나의장점과매력을발견해관심을갖는다.덕후가될정도로푹빠져있는작품인《반지의제왕》속요정아르웬을닮은아나의외모도눈길을끌었지만,무엇보다이집트문화에박학다식하고좋아하는것에몰입하는모습이자신의모습과겹쳐보여더친밀감을느끼게된것이다.브루노는용기를내어아나에게함께영화를보러가자고데이트를신청하고,이일을계기로두사람은서로를알아가며호감을느끼게된다.
하지만치명적인비밀을간직한채남자친구를사귈수없었던아나가고심끝에강박증을앓고있다는사실을브루노에게털어놓으면서상황은전혀다른국면으로치닫는다.브루노가큰충격을받고주저하며뒷걸음질치는모습을보이자아나는크게상처를입는다.그런와중에브루노는강박증에대한자료를찾아보고자신의마음속을들여다본뒤,다시한번용기를내어힘이닿는데까지아나를돕기로결심한다.
그리고아나가좋아하는네페르티티의흉상을보여주기위해추진하던베를린수학여행을노출치료의계기로삼기위해아나부모님까지설득한다.오랜준비끝에베를린에도착하는데성공하지만,몇번의실수가아나의증상을악화시켜친구들앞에서경미한발작을일으키고만다.상황은걷잡을수없이심각해져더이상의여행은불가능해지고마는데…….과연아나와브루노는이위기를극복할수있을까?


불완전함을끌어안고‘있는그대로의나자신’으로살기
《고장난하루》는강박증의벽에갇혀삶이헝클어진열여섯살소녀가다부진의지와주변의애정어린도움을통해‘나는내가가진질병그이상의존재’라는깨달음을얻는과정을가슴뭉클하게그리고있다.한쪽눈이미완성인채로남아있는네페르티티의흉상에자신의모습을투영해동질감을느끼던아나는,작품의말미에서마침내흉상의정면을마주보게된다.그리고‘모든게완벽해야만대단한게아니’라는것,단점과약점때문에불완전하더라도우리는모두세상에단하나뿐인‘있는그대로완벽한존재’라는깨달음을얻게된다.이는아나가강박증이라는벽을깨고세상으로나와‘나자신’으로살기를결연히다짐하는결정적인계기로작용한다.이렇듯자신의약하고부족한면에사로잡혀가능성을낮추어생각하고한계를지었던독자들에게위로와응원의메시지를전하고있다.
또한이작품은아나와브루노의시점을번갈아가면서교차해펼쳐놓음으로써,하나의상황을서로다른시선으로바라보고진실에가까이다가갈수있도록도와준다.수업시간의발표가아나에게는진땀나는실패의기억이지만브루노에게는아나를발견할수있는소중한기회였다.첫데이트이후마냥행복해하며아나에게값으로매길수없는선물을주고싶은마음으로꽉찬브루노와달리,아나는다시는그런행복감을느낄수없을지도모른다는걱정에고통스러운발작을일으키고만다.이때까지는두사람모두서로에게환상과기대를품은채자신을솔직하게내보이지않은상태로,표면적으로는관계가순탄하게이어지는것처럼보인다.
그러나아나가강박증을고백한시점부터두사람의관계는커다란전환점을맞이한다.브루노는아나를통해자신이알지못했던세계를맞닥뜨리고이해하는동시에,강박증이아나의전부가아닌일부분일뿐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비로소허상이아닌상대방의진짜모습을온전히끌어안는방법을배우게되는것이다.아나또한자신의병을스스로도외면하고감추는데급급했던과거의모습에서벗어나,강박증이자신의삶을결정하게내버려두지않겠다는단단한마음을품게된다.무엇보다불가능해보이던무모한도전을가까스로성공시킨기억,그소중한추억에기대어새로운시작을꿈꿀수있게되었다.서로를통해이전보다조금더나은사람이되고싶다는바람이생기는우정이나사랑이라는‘관계’가가진힘과온기를재차확인할수있는지점이다.
《고장난하루》는자신의의지와주변사람의지지덕분에강박증이완치되어모두가행복해졌다는안일한결말을보여주지는않는다.아나의증상은정도의차이가있을뿐여전하고,타인의불행을관찰하는사람들의호기심어린시선이누그러지지도않았으며,브루노나가족과의관계가꽃길을걷듯이순탄하기만한것도아니다.하지만아나내면의용감하고명랑하며호기심에가득차있는영혼의일부가되살아났음을당당하게보여준다.완벽한해피엔딩이없는세상에서자신의의지대로삶을꾸려나가며한땀한땀완성해가는아나와브루노의특별한도전이독자들의마음에뜨거운용기를불어넣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