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을 찍을 때까지 (박일환 시집)

만렙을 찍을 때까지 (박일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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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괜찮아, 지금은 잠시 외로워도”
나만의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만렙을 찍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 교사로서 청소년들 곁을 지켰던 박일환 시인의 청소년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어 있지 않다. 그저 고통에 신음하는 청소년들의 소리가 담겨 있을 뿐이다. 모두에게 똑같은 답을 강요하는 학교, 마음처럼 쉽지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 때론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가족 등 청소년들은 다양한 문제로 상처받는다. 시인은 그런 청소년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지 않는다. 섣부른 도움을 주려거나 힘내라는 응원을 하는 대신 함께 주저앉아 안아 주거나 울어 줄 뿐이다. 박일환 시인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결국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는 마음이라는 시인만의 처방을 담은 이 시집을 청소년들에게 내민다.
저자

박일환

노래를잘하는친구들이부러웠다.그림을잘그리는친구들,공을잘차는친구들도부러웠다.내게아무런재능도주지않은하느님을원망하며어린시절을보냈다.그러다고등학교1학년때문학을좋아하는친구들을만나교과서밖에도시라는게있다는걸알게됐고,무작정시인이되고싶었다.시를쓰고싶어국문과에들어갔으나타고난글재주가없어절망하는날들을보내다졸업후교사의길로들어섰다.그래도시를포기하지못한채혼자낑낑대며붙들고있다보니시인을꿈꾼지20년만에등단이란걸하게됐다.
1997년에시인이되어『덮지못한출석부』,『등뒤의시간』등몇권의시집과청소년시집『학교는입이크다』,청소년소설『바다로간별들』을냈고,『진달래꽃에갇힌김소월구하기』,『청소년을위한시쓰기공부』등의책을썼다.지금은30년동안이어오던교사생활을접고다양한글을쓰며살고있다.

목차

제1부키위새와모아새
하이파이브
미지수
선생님께드리는서술형문제
키위새와모아새
기린이었을까?
강물처럼
몰입
만두빚기
말벌의방문
글자만들기
시소타기
셀카놀이
희망사항
교실과운동장
궁금해
작전실패

제2부삐딱선
어쩌면
삐딱선
빨간펜까만펜
시험시간
끝이없는것
괴짜선생님
만렙
무서운웅덩이
질문
질문
철들기힘들어
내인생최고의맛
이름표
쭈쭈바를물고가는개
싱크홀을만나다
거룩한한알

제3부살구색의탄생
살구색의탄생
헛된꿈은없다
어떤열네살
마누엘라의친구
아름다운시를쓰는나라
첫눈을사랑하는나라
처칠클럽
위대한바보
현대판우공(愚公)
포탄칼
하늘에서돈이떨어지는나라
권정생할아버지
안아주고싶다는말

제4부울어버렸다
울어버렸다
팽창이론
어떤인생
검은백조
틀린그림찾기
틈만나면
왜안보였을까?
정답을구하시오
파업이후
희한한동물
달팽이처럼
회용씨앗
운수좋은날
학원끝나고돌아오는길
가출일기
주민등록증나오던날
공룡발자국

해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청소년시집『만렙을찍을때까지』에등장하는청소년들은“유리로만든배”(?삐딱선?,29쪽)에올라언제어디서어떻게내려야할지도모른채불안하고위태로운상태로한시절을보내는중이다.불안하고위태로운와중에도늘오답만하는자신이퇴화해버릴까봐두렵고,실수를반복하는자신이밉다.더구나그런자신의존재가엄마·아빠한테‘혹’이나‘짐’이되는것같아마음이아프다.
『만렙을찍을때까지』에담긴시62편에는상처받고아팠던청소년들의속마음이곳곳에숨어있다.오랜시간교사로서청소년들곁을지켰던박일환시인은청소년들이공감하며고개를끄덕일이야기를이시집에담고싶었다.청소년들은시인의바람대로“이런것도시가되나!”혹은“시를이렇게써도되나?”하면서도자신들의이야기가담긴시들에공감할것이다.

“기어코만렙을찍을때까지!”
자기만의고지를향해나아가는청소년들의속마음
청소년들은세상이아직익숙하지않기에서툴고,번번이기대와다른결과를마주하게된다.하지만“백두산보다높은/내성적!”(?희망사항?,22쪽)을간절히꿈꾸는것은부모님이나선생님이아니라바로청소년자신이다.“성적표를받는순간/그자리에서푹꺼져내”(?싱크홀을만나다?,43쪽)릴만큼힘든것도청소년자신이다.어른들은자꾸그사실을잊는다.네가공부를못해서자신들이가장괴로운것인양청소년들을몰아세운다.더구나그시험이“내가올라가면네가내려오고/네가올라가면내가내려오”는하나도즐겁지않은시험(?시소타기?,20쪽)인데도말이다.

축구장에서골문을향해공을차면항상빗나가고
(아뿔싸!)
시험볼때아리송한문제를만나면항상엉뚱한답을고르고
(맙소사!)
어제는딴생각하다현관유리창을들이받았지.
(젠장!)

자신감을가지라는말
정신을똑바로차리라는말
누군몰라서못하나.
―?어쩌면?부분(28쪽)

청소년들은결국자기만의목표를세워‘만렙’을달성하기로결심한다.그목표는게임레벨을최고점으로올리거나시험지뒷장에그림을그리는것이되기도한다.어른들은또다시“정신을똑바로차리라는말”을하겠지만시인은다시묻는다.“뜻한바를이룬성취감을알려주기위해서라도/나는바야흐로용맹정진중이”(?만렙?,34~35쪽)라면그것이무엇이든우리는그들의정진을응원해야하지않을까.

“나에게돈과명예는필요없다오.”
가족이,친구가,이웃이웃는따뜻한세상을꿈꾸는시
이시집의3부에는따뜻한세상을꿈꾸는사람들의이야기가담긴시들이있다.‘살색’이라는말이‘살구색’으로바뀌는과정을담담하게이야기하는시「살구색의탄생」(48쪽)은세상을바꾸는일은아주작은것에관심을가지고행동하는것으로부터시작된다는사실을다시한번생각하게한다.돈과명예를좇는것이아니라친구와가족,이웃이나와함께행복하길바라는사람들의이야기는장차어떤삶을살아야할지고민하는청소년들에게또다른길을보여줄것이다.

인도의겔라우르마을에살던가난한농부만지히의젊은아내가남편에게점심도시락을가져다주려다돌산에서넘어져크게다쳤어.병원에가려면험한돌산을넘거나빙돌아서가야했지.아내는병원에도착하기전에숨졌고,슬픔에빠진만지히는망치와정을들고나섰어.돌산을깨서길을만들겠노라는집념을마을사람들은모두비웃었지.그러거나말거나만지히의망치질은쉬지않았어.20년쯤지나자마을사람들이함께팔을걷어붙이기시작했어.그렇게해서22년만인1982년에드디어높이90미터높이의돌산을깎아길이100미터,폭9미터의길이생겼어.돌산을돌아가던72킬로미터의길이5킬로미터로줄어들었지.

정부에서상을주려고하자,만지히는이렇게말했어.
“나에게돈과명예는필요없다오.아픈사람이빨리병원에가고아이들이편안히학교에다니면그걸로된거요.”
―?현대판우공(愚公)?부분(60~61쪽)

“그냥……안아주고싶어요.”
주저앉아함께울어줄친구같은시
울고싶은사람이나넘어져울고있는사람에게해줄수있는가장큰일이무엇일까.시인은넘어진청소년을억지로일으켜세우려하지않는다.섣부른도움을주려거나힘내라는응원을하는대신함께주저앉아안아주거나울어줄뿐이다.“안아주고싶다는말이있어/세상이덜춥고”(?안아주고싶다는말?,66쪽)덜외로울것임을알기에가능한일일것이다.

친구앞에서울어버렸다.
노래방에서반주만틀어놓고울어버렸다.

함께울어주는친구가있어마음껏울수있었다.
아무도안보는노래방이있어마음껏울수있었다.

울고싶을때울수있어좋았다.
―?울어버렸다?전문(68쪽)

달팽이가더듬이를내밀듯
나도마음속안테나를세워본다.
괜찮아,지금은잠시외로워도괜찮아.
어디선가들려올목소리에기대본다.

나와같은외톨이가어딘가에또있을거야.
달팽이처럼느릿느릿
혼자서생각에잠긴나를위해하느님이
걱정마,나는언제나네곁에있어.
조그맣게속삭이고있을거야.
―?달팽이처럼?부분(82~83쪽)

박일환시인은청소년들이‘마음속안테나’로내보내는신호에이렇게응답한다.지금은잠시외로워도괜찮다고,네곁에는언제나누군가가있을테니걱정하지말라고.이시집은청소년들이자기만의‘만렙’을달성할수있을때까지기꺼이그들을안아주고주저앉아함께울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