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다운 거짓말 (배수연 시집)

가장 나다운 거짓말 (배수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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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장 새로운 거짓말이 되고 싶어.”
거울 속 괴물의 얼굴을 닦아 줄 배수연 시인의 청소년시집
『가장 나다운 거짓말』은 거울 앞에 홀로 선 청소년의 마음을 보여 준다. 시집에 수록된 59편의 시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위장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그럼에도 자꾸만 거울 앞에 서서 기어이 자기 안에 숨은 괴물을 발견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자들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연습하지만 거울에 비친 ‘나만 아는 나’는 솔직하고, 그래서 두렵고 무섭다. 제목 ‘가장 나다운 거짓말’은 이러한 마음을 대표하는 시 「거짓말」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한편, 시인의 오랜 친구인 임승훈 소설가가 쓴 발문은 시집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시집은 『조이와의 키스』를 낸 배수연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시집이며, ‘창비청소년시선’ 스물세 번째 권이다. 또한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배수연

열다섯살,점토인형이움직이는애니메이션에푹빠져열아홉이될때까지클레이애니메이터가되기를꿈꿨습니다.‘무엇이되는가’외에‘어떻게사는가’는생각하지못했죠.첫시집『조이와의키스』가나온후,많은사람들이저의정체성을궁금해합니다.중학교미술교사인가,시인인가,시각예술가인가?무엇도되지않고,무엇도하지않는순간에도우리에겐계속되는어떤삶이있습니다.저는제삶을‘오늘을꿈꾸는삶’이라부르겠습니다.클레이애니메이터가되지는않았지만「월레스와그로밋」,「크리스마스악몽」의등장인물처럼,토스트를굽고발명을하고노래를부르고친구를사귀는삶.그이야기를쓰고그립니다.

목차

제1부슈우웅슈우웅
태풍
계주
생리대가왜
청소
포털
시상식
달걀요리사
화장
발명가들
소풍
혼이난다는건
3월
조퇴
외모전성기
열아홉살

제2부우르르우르르

책임질거야?
버킷리스트
지난밤
잉어
세계시민
찝찝해
아침~시!땅!
가족
나쁜꿈
녹색유배지
엄마마중
병아리단상
집에가는길

제3부휴하고우하는
비밀노트
드래곤
파우치털기
벌새
안녕,호키포키
주홍이야기
어떤꽃
안전한공
잠안오는밤
DivingMoon
해질녘
테이블
파브르관찰기
비밀책
브래지어의숲

제4부온통요구르트냄새
해본아이
거짓말
연준이
연습
걷다가
변명
9교시
천재
Whereareyoufrom?
외투
명찰바꾸기
파란공
괄호
눈빛
연재에게

발문_임승훈,「이상한쾌활함,이상한우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2019년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배수연시인의청소년시집
배수연시인은시인이면서또중학교미술교사이다.하지만시집을읽는동안우리는그사실을눈치채기어려울것이다.시인은마치자신이청소년과분리되지않은것처럼,여전히청소년으로사는것같은시들을펼쳐보인다.그래서시집속청소년들의모습은분명익숙한데도새롭고낯설다.고정관념처럼떠올리는반항적인청소년들,고민하는청소년들의모습과는또다른청소년들이살아등장하기때문이다.청소년들은이시집을읽으며숨겨두었던비밀노트를펼친것처럼반가울테고,어른들은그시절의내마음이‘이것’이었구나싶어아찔할것이다.
이시집에는배수연시인의오랜친구인임승훈소설가가쓴발문이있다.시인배수연에서출발해그가쓴시를차례로만나는발문은마치짧은소설을읽는것같은특별한경험을선물해줄것이다.또한배수연시인이쓴에필로그역시또다른시한편을읽는것같은재미를준다.한편,이시집은2019년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이다.

그래서수연이는이런문장을쓴걸까?시인의시가온전히시인은아니지만,나는종종어떤구절들에서시인을느끼곤한다.아니느끼는게아니라이런문장앞에선시인과시를분리할수없다고생각한다.어쩌면그건할수없는게아니라그무언가가나로하여금해당시와시인을분리할수없게만든것인지도모른다.?발문「이상한쾌활함,이상한우울」(임승훈)에서

“나는가장나다운거짓말이된다.”
벗어날수없는현실에서나를지키는법,거짓말
이시집에등장하는화자들은무서워하고불안해한다.욕과비명이휘날리고,1등이되지못하면목이푹꺾이든말든‘돌메달’을걸어주는현실에서청소년들이무엇을할수있을까.다시태어나면얼굴이없는사물로태어나고싶을만큼두렵지만잘지내기위해서는그마음을그대로내보일수없다.

나무서워보일수있을까
아무것도안하면서
거짓말처럼보일수있을까
곰이라고거짓말하는곰인형처럼

잘지낼수있을까
―「비밀노트」부분(50~51쪽)

가장새로운거짓말이되고싶어

니가그렇고그렇다고?
너무완벽해서엄마가믿지않는,아빠가믿지않는
거실의거울은절대볼수없는
나는가장나다운거짓말이된다
―「거짓말」부분(78~79쪽)

가만히있으면‘나는돌’이거나‘똥’이되고말기(「시상식」,16쪽)에화자들은‘거짓말’을선택한다.시인은약한모습을보이고싶지않아괜찮은척하고센척하는청소년들의마음을‘거짓말’이란말로표현한다.상처받기쉬운속마음을감추고보여주고싶은모습으로자신을보이는‘거짓말’은청소년들이자기를지키는한방법인셈이다.

“이상하게내가끔찍하게싫었다”
내안에숨은괴물을마주하다
강한척,괜찮은척‘거짓말’을잘하면,그래서거짓말이진짜가되면어떨까?우리는정말잘지낼수있을까?안타깝게도이시집의화자들은거짓말을하면서도자꾸만거울앞에선다.거울속에는나만아는내모습이,감추고싶은내모습이괴물처럼서있다.

잊지않지
매일거울속괴물을닦는일

푹삶아부드럽게헐어버린수건
따뜻한김을쐬어

괴물의얼굴을닦는일
―「드래곤」부분(52~53쪽)

연준이동생은병이있었다
병명은너무크고새하얘서
이름을듣는것만으로도어른이되는기분이었다

연준이를정말좋아했는데

학년이바뀌면서
인사도어색해지고
졸업식에선모른척하는사이가되어버렸다

새로사귄친구에게
저애동생이백혈병이라고속삭이면서
이상하게내가
끔찍하게싫었다
―「연준이」부분(80~81쪽)

이시집이청소년들의‘거짓말’을다루면서도투명할만큼솔직한이유는모두에게둘러댄거짓말을독자와는숨김없이공유하기때문이다.마치비밀노트를읽는것처럼거짓말속에감춰두었던‘나’의끔찍한모습,약한모습,두려움섞인목소리가가림막하나없이곧바로읽는이들에게전해진다.그래서『가장나다운거짓말』을읽는동안우리는슬펐다가도재미있어지고,우울했다가도결국은왠지모를위로를얻게될것이다.

“푹파묻힌몸에선온통요구르트냄새”
감각적인이미지로그려내는청소년들의이야기
이시집에는배수연시인만의독특한문체와색깔이잘반영되어있다.학교생활이나친구,가족등의소재를다루면서도지금까지의청소년시들과는조금다른색깔과분위기를낸다.색깔,소리,냄새,감촉등오감과연결되는감각적인시어들이이시집만의개성을더하기때문이다.

3월이오면

너랑산책하고싶어

바람이얼굴과목을간질이고

우리는꼭그것때문이아니라도미소를짓고

발이닿을때마다세상은자꾸자꾸넓어져

해국이쿡쿡웃는겨울화단을지나

나무끝에앉은빈둥지도지나

바람이풀어지는곳으로무릎을옮기면

얼음의헐거움속으로너와내가흘러들고

겨드랑이의체온을훔쳐서로의손을데울거야

푹파묻힌몸에선온통

요구르트냄새
―「연재에게」전문(98~99쪽)

시집을읽다보면화자가대체어떤상태에처해있는지,어떤일을겪었는지분명하게알수없을때가있다.화자의감정이나기분역시명확하게정의할수없을때도많다.그럼에도우리가알듯모를듯한그마음을느끼고,나아가내마음인것처럼고개를끄덕일수있는이유는배수연시인만의독특한문체와색깔때문일것이다.“무엇도되지않고,무엇도하지않는순간에도우리에겐계속되는어떤삶이있습니다.”라는시인의말처럼우리는이시집을통해무엇도되지않은순간에도‘계속되는어떤삶’을사는중인청소년들을만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