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으르렁 - 창비청소년시선 25

사랑이 으르렁 - 창비청소년시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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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으르렁, 사랑하고 싶은 것이다. 으르렁!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사춘기 호랑이들이 심장으로 외치는 사랑 방정식
상투적인 문법과 관습적인 상상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동시 세계를 펼쳐 온 김륭 시인의 청소년시집 『사랑이 으르렁』이 출간되었다.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그동안 여섯 권의 동시집과 두 권의 시집을 펴내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 왔다. 『사랑이 으르렁』은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일상과 심리를 섬세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속마음을 꿰뚫는 웅숭깊은 시심과 사랑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인의 메시지가 잔잔한 공감을 자아낸다. 이 시집은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자 ‘창비청소년시선’ 스물다섯 번째 권이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김륭

저자:김륭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만난아이를떠올렸다.한달에한번쯤앵무새카페에서여자친구를만난다는초등학교5학년.어른작가로서이아이의마음을대변하기위해카페에갇힌앵무새와책속에갇혀컹컹짖는개의입을빌렸다.그러니까나는지금동시를읽는일과인간다움을묻는일,동시를쓰는일과아름다움을묻는일을말하는거다.그걸잃어버릴까봐.가끔씩내안에서나를찾아볼때가있다.내안에있는아이를잃어버릴까봐.그렇게찾은나를물끄러미내가아닌듯바라볼때가있다.마침내온다,내가모르는사랑이,내가모르는슬픔이,내가모르는절망이온다.
아이가지금아이들을말하고있으니까,내게남아있는아이가아직도있으니까.
2007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시가,《강원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면서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했지만아직도멀었다.나는,내몸에서일어난일마저잘몰라허둥대는날이많다.제2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제9회지리산문학상등을받았다.시집으로『살구나무에살구비누열리고』,『원숭이의원숭이』가있다.동시집으로『프라이팬을타고가는도둑고양이』,『삐뽀삐뽀눈물이달려온다』,『별에다녀오겠습니다』,『엄마의법칙』,『첫사랑은선생님도일학년』등을냈으며,이야기동시집『달에서온아이엄동수』와청소년시집『사랑이으르렁』등을업고다닌다.

목차

제1부영혼가출
심장으로걸어볼래
좀비
쌍수
시험기간
영혼가출
돼지코
달걀1
반성문과연애편지
야자
그애가울까봐
결석
축지법
19금

제2부사랑이으르렁
첫눈이오면
롤리팝
구름씨
백일홍
가을1
사랑이으르렁1
사랑이으르렁2
사랑니1
사랑니2
사랑이으르렁3
일요일
HappyBirthday
치약

제3부돼지자소서
종이의자
돼지자소서
대추나무트위터
옥수수엔딩
배롱나무패거리들
모리가궁금해
열대야
냉이꽃
선생님은모름
물고기키스
가자미와넙치
나의몬스터
비옷

제4부눈사람카페
첫사랑을생각함
눈사람카페
생선
똥머리
물티슈
달걀2
달과이별
목도리도마뱀
여여(如如)
스콜
춘향이는끝내햄버거를먹지않을것이다
가을2
컵라면

제5부한밤중학교에서생긴일
울고싶은날
한밤중학교에서생긴일
영혼산책
코끼리를업고다니는소녀

칫솔
죄의발견
자전거에
아무도모르게
박정임한정판
기적가까이
누울자리
오래걸려요

해설_김제곤,「호모아만스를위한시」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2019년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김륭시인의첫청소년시집!!

마음껏사랑하고연애하라
김륭시인이처음으로선보이는청소년시집『사랑이으르렁』은표제그대로‘사랑’을키워드로한다.65편의시가운데거의모든시에서‘사랑’이라는시어가나타날만큼줄곧사랑에대해말한다.시인이말하기를,사랑은오로지‘심장’으로다가가는길이다.또한“사랑은늘혁명”이고“사람의영혼”(「달걀1」)이다.“하나가녹으면하나도따라/녹아야진짜하나”(「19금」)가되는사랑이고,누군가를사랑하고누군가에게서사랑받고싶은마음의“방아쇠를당기는순간/세계는다시시작된다”(「반성문과연애편지」).

살짝뽀뽀는되지만
키스는안돼
하나가되는건좋은데
그건하나가녹는거야
하나가녹으면하나도따라
녹아야진짜하나야
그렇게녹아없어지는거야
―「19금」부분(32~33쪽)

우리도남자고여자고,사람이에요
청소년기는흔히인생에서꽃에비유된다.하지만“어떤날은거울같고/어떤날은창문같은//두개의기분”(「쌍수」)으로살아가는현실은딴판,자기정체성에혼란을겪는시기이기도하다.“날마다무엇인가색다르고흥미로운이야기가밥먹는일보다더간절”(「돼지자소서」)하지만학교는“사람이아니라유령을원하는그런곳”(「한밤중학교에서생긴일」)이고,“마음만먹으면안되는게없는나이”(「축지법」)이지만꿈꿀기회조차빼앗긴채“엉뚱한생각말고무조건공부”(「배롱나무패거리들」)만해야하는좀비같은생활에갇혀있다.“내가지금죽었는지살았는지”(「구름씨」)모르겠고,몸만집을나가는것이아니라영혼마저가출하고싶다.“교복이세상밖으로날아가기를기다려보”(「일요일」)지만하염없고,“학교가모르는어딘가로떠나고싶”고“우리가살아본적없는세상으로/잠시다녀오고싶”(「결석」)은마음이굴뚝같지만막상“갈데가없”(「축지법」)다.

우리는오늘다죽었어요.
그러나죽어도바뀌는건없다.
공부는계속된다.사랑따윈
죽었는지살았는지
몰라도된다.

정신똑바로차리지않으면
아무데도못간다.

죽었는데도결석은없다.
가끔씩지각을하는애들이긁적거리는
뒤통수가그믐달처럼떠오르고,
내일까지무사히죽어야지
공부는계속된다.

죽어라공부해도죽지않는다!
―「좀비」전문(12~13쪽)

호모아만스를위한시
세상을바라보는시인의시선은사랑으로가득하다.‘사랑’이라는단어가곳곳에서반짝이는이시집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제곤은‘호모아만스를위한시’라고평한다.‘호모아만스’는‘사랑하는인간’이라는뜻이다.그렇다.한창꽃다운시기에“지금으르렁대지않으면/어디한번제대로울어보기나하겠”(「사랑이으르렁2」)으며,그렇게“사랑이훅,들어올때/나는나를다시발견할것”(「여여(如如)」)이다.그러나시인이그리는사랑은단순히청소년기에갖게되는풋풋한연애감정따위에만머물지않는다.공부가전부인교육제도,사회적규율,금기등에억눌리고상처입은서로의마음을보듬어안는유대감정으로나아간다.이는타자의삶을깊은마음으로이해하려는호모아만스의또다른면모를보여준다.그러한공감의마음을가짐으로써“나는이제/제아무리깜깜한어둠속에서도/사랑을알아볼수있다”(「사랑니1」).

길가의꽃들이
눈에도보이지않는벌레들이
어쩐지발길에툭툭차이는
돌멩이들이

호랑이도아니면서
으르렁,한다

너를끝끝내
잊지않을나의야생이
사랑이란가죽을
뒤집어쓰고

시동이꺼진
구름에게도으르렁
인사를,
―「사랑이으르렁3」전문(50쪽)

청소년시의새로운지평
새로운말법과표현을앞세운실험정신으로동시의영역을넓혀온시인은새로선보이는청소년시에서도신선한언어감각과고정관념을무너뜨리는기발한발상을펼쳐보이며세계에대한인식을확장해가도록이끈다.이를테면‘사람이비옷을입고걸어간다’는문장을비틀어“비가사람을입고걸어간다”(「비옷」)라든지“사랑은뇌가없다”(「롤리팝」),“생각은구름이아니라엉덩이라는거”(「종이의자」),“햄버거가주관식이란걸처음알았어요”(「춘향이는끝내햄버거를먹지않을것이다」)라고말하는식이다.쉽게해석되지않는문장들이다.하지만이와같이알쏭달쏭한문장을되씹어보고제목이함축하는의미를곱씹어가면서우리는청소년세계에대한편견을넘어서서시인이가리키는저너머,현실바깥의세상을새로운눈으로바라보게된다.

시험기간만되면그앨못본다.

공부가사랑과마주치는순간나는비겁해진다.사랑이다,또도망가야한다.마약치킨이나회오리감자따위가먹고싶다는생각을하게되고,밥이똥으로변할때의감정을이해하게된다.

입안에머리를넣고빨아먹고싶을때가있다.

다행이다,사랑은
뇌가없다.
―「롤리팝」전문(37쪽)

으르렁,사랑이우는소리
김륭시인의청소년시는확실히이전의청소년시들과는사뭇다르다.시인특유의말하기방식은새로운독법을요구하며,기존의독법으로는선뜻이해하기어려운작품이여럿들어있다.그러나지레고개를돌릴필요는없을듯하다.읽히는대로읽고마음가는대로느끼면서“내가내안에서,내가당신안에서,사람이사람안에서사랑을꺼”내어“문득심장이하는말”을귀기울여듣고,“으르렁,끝까지사랑을울어”주기만하면된다.“사랑에관한의미를탐구하는”(김제곤,해설)김륭의청소년시집『사랑이으르렁』은청소년독자에게색다른시맛과재미를선사하면서청소년시단에새로운활력을불어넣을것이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