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시! : 그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 기록

플러시! : 그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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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버지니아 울프는 1931년 《파도》를 탈고하고 나서 기분 전환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빅토리아 시대의 여류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시와 편지들을 읽었다. 그녀는 여섯 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과 결혼하여 영국 문학사상 ‘최고의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손꼽힌다. 울프는 그녀의 시와 편지들을 읽다가 글에 자주 등장하는 ‘플러시’라는 코커스패니얼에게 매료되었고, ‘기분 전환’ 삼아 플러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기로 한다.

이 작품은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플러시’라는 개의 전기이다.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이라면, 때로 그들의 눈동자나 시선을 바라보며 그들은 함께 사는 주인이나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할지, 자의식은 있을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한 적이 많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상상에 불을 지피는 유쾌하면서도 발칙한 이야기다.

또 동시에 개의 시선으로 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전기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개의 관점에서 본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힐 수도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플러시라는 개의 삶을 통해 도시의 부자연스러운 생활방식에 대해 비판하거나 귀족사회의 허영심을 꼬집기도 하고, 페미니즘, 여성과 약자에게 억압적인 가부장적 사회구조, 계급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건드린다. 그러면서도 재치 넘치는 풍자와 묘사로 타인과의 교감, 인간에 대한 이해,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저자

버지니아울프

본명:애들린버지니아스티븐AdelineVirginiaStephen

1982년1월25일아버지레슬리스티븐과어머니줄리아스티븐사이에서출생.아버지는《영국인명사전》을편찬하고《콘힐매거진》을편집한지식인인동시에에세이작가로,버지니아집안은빅토리아시대의문화와교양의중심부에있었음.
1895년어머니사망으로신경쇠약증세를보이기시작.
1897년킹스칼리지에서그리스어와역사수업을청강.
1899년클라라페이터로부터라틴어와그리스어를배움.
1902년재닛케이스로부터고전을배움.
1904년아버지레슬리스티븐사망.버지니아최초로자살기도.이탈리아·프랑스여행.
1905년몰리칼리지의주간대중교양강좌에서가르침.‘블룸즈버리그룹’시작.포르투갈·스페인여행.
1906년4남매그리스여행.오빠토비사망.
1907년언니바네사결혼.남동생에이드리언과히츠로이스퀘어로이사.
1908년언니(바네사)네부부와이탈리아여행.《타임스》의문예부록과《콘힐》지에서평기고.
1910년여성참정권운동에참여.
1911년터키여행.
1912년8월10일레너드울프와결혼.프로방스·스페인·이탈리아로신혼여행.
1913년자살시도.
1915년《출항TheVoyageOut》출간.
1917년호가스출판사설립하여부부합작품《두이야기TwoStories》출간.
1919년《밤과낮NightandDay》을덕워스출판사에서출간.〈현대소설론“ModernNovels”〉을《타임즈리터러리서플리먼트TimesLiterarySupplements》에게재.
1920년《출항》,《밤과낮》을미국에서출간.
1921년단편집《월요일이나화요일MondayorTuesday》을호가스출판사에서출간.
1922년《제이콥의방Jacob’sRoom》출간.
1923년부부가스페인여행하고파리들렀다가귀국.호가스출판사에서T.S.엘리엇의《황무지》출간.
1925년《댈러웨이부인Mrs.Dalloway》과평론집《일반독자CommonReader》출간.
1927년《등대로TotheLighthouse》출간.프랑스·이탈리아여행.
1928년《올랜도Orlando:ABiography》출간.《등대로》로페미나문학상수상.
1929년《자기만의방ARoomofOne’sOwn》출간.《포럼》지에〈여성과허구“WomenandFiction”〉게재.
1931년《파도TheWaves》출간.프랑스여행.
1932년《일반독자》제2권출간.
1933년《플러시,전기Flush,ABiography》출간.프랑스·이탈리아여행.
1935년네덜란드·프랑스·이탈리아여행.
1937년《세월TheYears》출간.
1938년《3기니ThreeGuineas》출간.
1939년매클렌버그스퀘어로이사.
1940년《로저프라이전기RogerFrye:ABiography》출간.
1941년마지막소설《막간BetweentheActs》탈고.3월28일서섹스의우즈강에서자살.《막간》출간.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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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
옮긴이의말
버지니아울프연보

출판사 서평

영국문학사상최고의러브스토리의주인공
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과로버트브라우닝부부
그리고,두시인을가장가까이서본강아지“플러시”

울프의‘기분전환용’소설,『플러시』

버지니아울프는평생신경쇠약증세로고생했다.어머니의사망으로신경쇠약증세를보이기시작하였고,지식인이자작가였던아버지가사망했을때울프는최초로자살을기도하기도했다.그후런던의블룸즈버리로이사하여오빠토비를중심으로한케임브리지출신의젊은지식인들문학단체'블룸즈버리그룹'활동을하였다.나중에블룸즈버리그룹에서만난평론가레너드울프와결혼하였다.

1915년『출항』을시작으로1919년『밤과낮』,1921년『월요일이나화요일』,1922년『제이콥의방』,1925년『댈러웨이부인』과평론집『일반독자』,1927년『등대로』,1928년『올랜도』,1929년『자기만의방』,1931년『파도』등수많은작품을쓰는동안,울프는정신적으로나육체적으로나지칠대로지쳐있었다.그사이에도울프는여러번자살을시도하였다.

1931년『파도』를탈고하고나서기분전환하며스트레스를해소하려고빅토리아시대의여류시인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의시와편지들을읽었다.그녀는여섯살연하의로버트브라우닝과결혼하여영국문학사상‘최고의러브스토리의주인공’으로손꼽힌다.울프는그녀의시와편지들을읽다가글에자주등장하는‘플러시’라는코커스패니얼에게매료되었고,‘기분전환’삼아플러시를주인공으로한소설을쓰기로한다.

가장쉽게쓴,가장대중적인,가장잘팔린...그럼에도그녀스러운그녀의작품

울프는‘의식의흐름’기법으로소설을쓰곤했다.그래서이해하기가어렵고가까이하기가어려운작가였다.『플러시』는울프가어렵지않고장난스럽게쓴소설이지만,이작품역시특유의스타일에서크게벗어나지는않는다.즉전통소설의관습에따르지않고,‘느닷없이’어느시점,어느장소에있는인물의마음속으로들어가버린다.그래서독자는그인물이되어주변사람들의생각,표정,감정을눈치껏살펴이해하려고노력하는수밖에없다.

한마디로작가는사람들의‘밖에서’상황을설명하기보다는사람들의‘내면으로들어가’밖에서는보이지도들리지도않는인물의마음속느낌과생각을포착한다.게다가이작품에서는사람도아닌개의의식의흐름을따라가니,플러시와함께살았던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에대한사전지식이나맥락을잘모른다면이해하기가쉽지않다.

두사람사이의연결고리들,그중하나였던‘반려견’

버지니아울프와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은동시대에살지않았다.또근본적으로성격이달랐지만비슷한점이많았다.두사람모두독학하여당대의지성인들,문인들,예술가들과교류했고,억압적인가부장제사회에저항했으며,문학에서는새로운실험과혁신을감행했다.개인적으로는어머니를일찍여의었고,엘리자베스는육체적질병으로,울프는심한우울증이라는정신적질병으로고통받았다.이러한이유들로두사람은반려견의무조건적인사랑과그들이주는안정감에의지하며위로와영감을얻었을것이다.

사랑의목격자,‘플러시’writtenby버지니아울프

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은1806년열두남매중장녀로태어났다.재력가인아버지덕에엘리자베스는어려서부터풍족하게자랐다.엘리자베스는유달리책읽기를좋아하여네살때부터시를쓰기시작했고,존밀턴과셰익스피어의작품들을열살이되기도전에읽었으며,곧고전문학과형이상학에지적으로심취하였다.15세때척추를다쳐서심하게앓았고,이때문에평생건강이좋지않았다.이때문에플러시가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에게와서같이지내게되었다.

어느날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의시를읽고감명받은로버트브라우닝은편지를써서만나자고했고,몇번의만남끝에둘은사랑에빠졌다.20개월이라는연애기간동안둘이주고받은편지는‘573통’이었다.이후울프는이두사람이주고받은편지들을읽으며힐링을하였던것이다.다음은주고받은편지에나오는시들이다.

“당신의시를온마음으로사랑합니다.
당신의시는내속으로들어와나의한부분이되었습니다.
온마음으로당신의시들을사랑하고,당신도사랑합니다.”

“제시가꽃이라면
저의나머지부분은
흙과어둠에어울리는한낱뿌리에불과하답니다.”

엘리자베스는결혼한자식에게유산을한푼도상속하지않겠다는그녀의아버지를피해비밀리에결혼식을하고이탈리아로도망쳤다.결혼후이탈리아에정착한그녀는예전보다훨씬건강해졌고,아이도낳아행복한결혼생활을했다.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이적적한삶을살때곁으로온플러시는그녀삶의‘증인’이자,두사람사랑의‘목격자’였다.로버트브라우닝을처음봤을땐적대감을보이며그를물기도하였지만,플러시가좋아하는음식을주며플러시를달래는장면이라든가,두사람이사랑의도피를하는장면,아이를출산하는장면등,엘리자베스배럿브라우닝삶의중요한순간에는항상플러시가있었다.버지니아울프는플러시를통해서이둘의삶과사랑을들여다본다.

7월이되자마침내그는그녀의사랑을되찾고,또어쩌면그새로운연적을쫓아내기위해서라도,한차례맹공을퍼붓기로결심했다.이이중의목적을어떻게달성해야할지알수없었기에구체적인계획을세우지는못했다.그러나갑자기7월8일플러시는감정이앞섰다.브라우닝씨에게돌진해사납게물어버린것이다.드디어그의이빨이브라우닝씨바지의얼룩한점없는깨끗한천에가닿았다!그러나바지안의다리는쇳덩이처럼단단했다.(본문중에서)

매일밤편지봉투가점점더규칙적으로오자,플러시는배럿양에게나타난변화의징조를눈치챘다.그녀는예민했고안절부절못했다.이런모습은플러시에게는처음이었다.그녀는읽을수도,쓸수도없었다.그녀는창가에서서밖을바라보았다.(본문중에서)

플러시는두렵지않았다.그들은달아나고있었다.폭군들과개도둑들을뒤로한채떠나고있었다.덜커덩,철커덩,덜커덩,철커덩,그래어디마음껏흔들어보라지.기차에몸이이리저리흔들리는동안플러시는중얼거렸다.윔폴가와화이트채플만떠날수있다면상관없어.드디어빛이펼쳐지고,덜컹거림이멈췄다.새들이지저귀는소리와나무들이바람에살랑거리는소리가들렸다.아니면세차게흐르는물소리였던가?드디어털을흔들며마침내눈을뜨자믿기지않을정도로놀라운광경이펼쳐졌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