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면식 (세상에서제일맛있는인문학이야기 | 국수한가닥에서건져올린뜻밖의인문학)

1일 1면식 (세상에서제일맛있는인문학이야기 | 국수한가닥에서건져올린뜻밖의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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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국수 한 가닥에서 건져 올린 뜻밖의 인문학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
탄수화물이 나를 위로해주지-

소설에서, 영화에서, 그림에서
그리고 식탁 위에서 후루룩 건져 올린
스무 개의 맛있는 이야기들

우울할 땐 ‘울면’, 결혼식엔 ‘잔치국수’, 여름을 여는 ‘콩국수’와 ‘중화냉면’과 새까만 밤을 이겨내는 ‘컵라면’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우리에게 일용한 한 끼가 되어준 면식. 이토록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익숙한 그 맛에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서, 조선의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국수 누르는 모양’에서, 엘리자베스 키스의 ‘맷돌을 돌리는 여인들’에서 뽑아낸 스무 개의 면식 이야기들은 오늘 우리의 한 끼를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결국 내가 품고 있는 라면에 얽힌 추억은 맛이나 냄새가 아니라 소리였던 것 같고
라면을 끓여주던 그 아주머니에 대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결국 사람에 대한 것. 사람과의 부대낌,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밤이다.
_본문 중에서
저자

길정현

특별할것없는항공사에서유별날것없는일을합니다.역시나뻔한여행을하고《이탈리아고작3일》,《그리하여세상의끝포르투갈》,《프로방스미술산책》,《고양이와함께티테이블위세계정복》,《미술과건축으로걷다,스페인》을썼습니다.
범세계적인전염병사태와전쟁같은육아의틈바구니에서이제는책으로떠나는여행을꿈꿉니다.

목차

프롤로그_우울할땐울면
탄수화물이우리의두뇌에미치는마법

칼제비모범답안보다더맛있는
라면소리로기억되는맛
잔치국수행복을빌어주는마음
차오멘기억외에우리를연결시켜주는더큰힘
팟타이‘다움’에대하여
냉모밀변하지않을그밤의정경과분위기
막국수말의생명력과파급력
소면밥상공동체를위한소박한위로
냉면그지없이고담하고슴슴한기억의맛
우동나의세계는더넓어져야한다
콩국수낯선맛들에대한모험
잡채이토록번거롭고정성스러운
탄탄면오리지널리티에대하여
쌀국수당신을나의세계로
중화냉면진정한여름의시작을알리다
떡볶이삶과죽음이교차하는빨간맛
컵라면새까만밤을이겨내는눈부신고단함과쓸쓸함
쿠스쿠스공복을채우는서로에대한이해
파스타먹는것이바뀌면많은것이달라진다
짜장면어른노릇의버거움에대하여

에필로그_면대신면
그럼에도면에진심입니다

출판사 서평

우울할땐울면,짜증날땐짜장면
탄수화물이우리의두뇌에미치는마법

울면은중국의‘원루미엔’에서유래했다.원루미엔이어쩌다울면이되었는지는누구도정확히알지못한다.한국에건너온화교대부분이산둥성출신인데,산둥성사투리가반영되면서그렇게되었을것이란이야기가있긴하지만그또한정확치않다.게다가실제로먹어본사람도드물어울면이정확히어떤음식인지잘모르는경우가많고,심지어제대로만드는중국집도적다.
그런데“우울할땐울면,짜증날땐짜장면”의울면은어쩌다그렇게사람들입에오르내리게되었을까?이궁금증은사실이책《1일1면식》의출발점이었다.저자는이렇게믿는다.우울이나짜증은부정적인감정,일종의스트레스이고,울면도짜장면도탄수화물의힘을빌려스트레스해소에실제로도움을주니이주술같은주문은‘맛있는걸먹어서기분이풀린다’는애매한얘기가아니라탄수화물이우리의두뇌에부리는마법에대한것이다,라고.
그림을볼때도,소설을읽을때도,영화를볼때도그어떤장면보다면식에눈이갔던면식애호가인저자가국수한그릇에서건져올린세상의모든이야기들은그렇게우리의‘일일일면식’에설득력을부여한다.

알고먹으면더맛있다!
일용한면식을위한넓고얕은인문학

결혼식장에서먹는‘잔치국수’,여름을여는‘콩국수’와‘중화냉면’과새까만밤을이겨내는‘컵라면’등면식에얽힌이야기들은익숙한그맛에켜켜이쌓인개인들의역사와감정과일상이국수면발처럼이어져있다.
면요리의숫자만큼이나이책에차고넘치는흥미로운면식이야기들은자신을닮아소박하지만다채롭다.‘소면’의‘소’가‘대-중-소’의‘소’가아니라‘흰’면이라는의미이지만소면의친구들이름은무려‘왕면’과‘세면’이라는이야기,마복림여사가떡볶이로이미지를바꿔낸신당동이사실은삶과죽음이교차하던무당집(神堂)동네였다는이야기,맷돌손잡이를‘어이’로만든어이없는썰을보정하며떠올리는‘맷돌을돌리는여인들’의화가엘리자베스키스의이야기등,저자가뽑아낸면식의장면들은그래서온전히일상적이다.

밀가루가흔해지고공장에서기계로면을만들어낼수있게되면서요즘의국수는‘저렴하고간편하게한끼를때우는음식’의이미지가강해졌다.좀더노골적으로얘기하자면‘싸구려’의대명사가되어버린것도같다.
그럼에도국수는여전히아기의첫돌상과결혼식피로연의잔칫상에예외없이올라간다.국수의‘길다’는특성을닮아아기가장수하기를,결혼으로맺어진부부의연이오래도록이어지기를기원한다는의미에서다._‘잔치국수,행복을빌어주는마음’중

주머니사정에쫓기고시간에쫓겨편의점에서간단히식사를해결해야할때,나는대개혼자였다.어차피혼자밥먹는일따위,대수롭게여기지도않았지만웬일인지다소갑작스레혼자밥을먹는일이아무렇지않은정도를넘어아예하나의트렌드가되었다.그렇게혼밥이뜨고혼술이떴다._‘컵라면,새까만밤을이겨내는눈부신고단함과쓸쓸함’중

매일밤우리를유혹하는면식은비만의원흉이자건강의적인양맹렬히공격받고있지만,우리는이미알고있다.“인격이훌륭한사람중에뱃살이없는사람은없다.”그래서우리는기쁠때나슬플때나외로울때나즐거울때나면식을한다.면식은과학이자,문화이자,이야기이자,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