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노을 속으로 : 김천손의 한산대첩

내 사랑 노을 속으로 : 김천손의 한산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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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소설은 한산대첩의 숨은 영웅 김천손에 대한 충정과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전쟁의 비극성 그 자체보다도 인간 존엄의 말살적 폭압에도 굴하지 않는 인간 정신의 존귀함을 역설하는 이야기다.
임진란은 우리의 민족사에서 전례 없이 참혹한 전쟁이었다. 국가 지도자들의 무능과 태만이 불러온 어처구니없는 비극이었다. 한 지각 있는 수군 장수와 의병의 봉기로 전쟁의 국면을 완전히 뒤바꿔놓기까지 조선 반도 전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지옥을 경험하며 죽어 갔는지 모른다.
한산대첩은 왜군의 말발굽 아래 조선 반도가 쑥밭이 되고 왕이 압록강까지 몽진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풍신수길의 특명을 받고 출격한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대선단 70여 척을 무참히 궤멸시킨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전투다. 이 전투로 인하여 왜적의 서해진출이 차단되고 다 죽어 가던 조선의 자존감과 저항 의식에 불씨를 살려 전쟁의 국면을 뒤바꾸는 계기가 된다.
여기까지는 이미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으나 이 소설에서는 전쟁 그 자체보다 참혹한 전란 속에서도 한 송이 가열한 불꽃으로 피어나는 인간 정신과 사랑의 고귀함에 대해서 절박하고도 절절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임진란에 관한 소설은 주로 국가 간의 전쟁사 위주로 다루었지만, 이 소설은 위정자들의 무능과 국론분열, 나태와 오판으로 전쟁이 발발하면 죄 없는 민간인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처참하고 참혹한가를 밀도 있게 묘사하여 보여준다. 적의 방화, 살육, 분탕질로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겪는 참상 앞에서도 초연한 두 연인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왜군에 납치되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연인을 구하려는 주인공의 눈물겨운 투쟁을 긴박감 있는 스토리로 구성했다.

김천손에 대한 이야기는 한산대첩의 성지인 이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든 구체적 스토리로 형상화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아직은 구체적 장르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최초의 소설 작품이다.
김천손은 풍신수길의 특명으로 서해 보급로를 뚫기 위해 조직된 일본군 함대가 견내량에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죽음을 무릅쓰고 당포로 달려가 이순신의 함대에 이 사실을 알렸고, 조선 수군은 미리 작전을 짜고 만반의 공격 태세를 갖춘 후, 한산도 앞바다로 적을 유인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김천손의 애국 충정이 아니었으면 그 전투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었을지, 어떤 결과로 귀착되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한 사람의 남다른 의식과 열정이 세상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서 익히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김천손의 애향 애민 정신은 이충무공의 애민 애족 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결핍된 상황에 굴하지 않는 그의 강고하고 의협심 강한 캐릭터는 임진란 당시, 의병들의 저항 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임진란을 다룬 정사에서는 김천손이 어디서 어떻게 왜적의 선단이 견내량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어떤 경로를 통하여 그 먼 곳 당포에 주둔한 조선 수군에게 알릴 수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만, 이 소설에서는 당시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과 현실적 당위성을 바탕으로 조직적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인류의 역사는 무한 반복된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독선과 오만, 독재 권력의 마성에 빠져, 무모하게 이웃 나라를 침공함으로써 전 인류를 예측불허의 고통 속에 빠뜨린 러시아의 푸틴이 풍신수길의 데자뷰로 떠오를 것이며, 죽음의 질주로 조선 수군에게 왜적의 출현을 알린 김천손의 일화는 마라톤의 기원이 된 그리스 병사 페이디피데스와 오버랩 되어 떠오를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서 여실히 접하고 있듯이 참혹한 전란 속에서도 누군가는 나라 위한 충정, 혹은 가족과 연인을 위한 죽음과도 맞바꿀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와 같은 휴머니즘적 인간 정신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나는 사랑, 그 자체의 미학적 관점보다 인간 정신의 미학적 관점에 더 빠져들게 되었다. ”
이 소설은 각계각층의 독자층과 전쟁사의 무거운 소재를 소화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비교적 쉽고 경량화된 문체로 구성했다는 가독성의 장점이 있다.
저자

김병용

2001년월간조선문학으로등단하였다.한국소설가협회회원으로활동중이다.단편소설집『역마』(조선문학사),장편소설『잃어버린꽃의향기』(문학사상사),장편소설『은하의남쪽도시』(계간문예)등을펴냈고,그외미발간단편소설집및장편소설원고다수를보유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01첫눈내린날너에게로
02어떤징후
03무비유환(無備有患)
04전라좌수사이순신
05주홍빛노을
06도망자들
07화약냄새
08드디어출전
09기다림
10옥포해전
11태풍의전조
12지옥의풍경
13위험한탈주
14풍전등화(風前燈火)
15어스름달빛속에서
16생과사의갈림길
17야만의유희
18작별의노래
19비극의현장
20씻을수없는회한
21다급한피신전략
22연합수군의3차출정
23짓밟히는강토,풍신수길의특명
24드디어적(敵)출현
25죽음을무릅쓴질주
26한산해전
27학익진(鶴翼陣)
28원수는외나무다리에서
29쥐구멍을찾는왜장
30완전한승리
31담장가의백일홍,누구를기다리는가

맺음말

출판사 서평

한산대첩의숨은영웅김천손의민족에대한충정과지고지순한사랑을그린이야기

김천손,그는누구인가?

김천손은오랜정인인분이와혼인해함께알콩달콩지낼날을꿈꾸는평범한청년이었다.하지만역사는그저한백성일뿐인그의소박한바람조차이루어지게놔두지않았다.분이와마지막으로만나고두어달이지난어느날,그는왜국으로부터큰난리가터질조짐이있다는소문을듣게된다.왠지분이에게변고가닥칠것같다는불안한예감을느끼지만애써그러한예감을부정하던김천손.
한인간으로서,한남자로서,충의와사랑을온몸으로실천했던사나이.한산대첩의숨은영웅김천손.사랑에는솜뭉치처럼부드럽지만,전투에서는숨겨진맹수의발톱같은치명적인살기를내뿜는다.사랑하는여인을구하기위해밤새도록자귀로나무를찍어왜장의배에구멍을내지만목적달성을바로눈앞에두고그여인은끝내참혹한주검으로돌아왔다.죽음을무릅쓴질주,그의충정과끈기가결국나라를위기에서구한다.

책속에서

임진란은우리민족사에전례없이참혹한전쟁이었다.위정자의무능과태만이불러온어처구니없는비극이었다.한지각있는수군장수와의병의봉기로전쟁의국면을완전히뒤바꿔놓기까지얼마나많은양민이생지옥을경험하며죽어갔는지모른다.그절박하고절망적인상황속에서도인간은누군가를사랑하고,그사랑과함께예전의평화로운일상으로되돌아갈미래를꿈꾼다.
이글의주인공김천손이바로그런사람중의하나다.
사랑하는사람을구하기위해계란으로바위를치듯무모한일을벌이지만그렇게무모할수밖에없었던이유,그것은그의가슴속에기꺼이목숨과도맞바꿀사랑의힘이도사리고있었기때문이다.
과거는오늘을비추는거울이며,인류의역사는무한반복된다.지금도지구의반대편에서는혹독한추위속에서인간의영혼을좀먹는참으로비참하고슬픈전쟁이계속되고있다.이참혹한전쟁의와중에도누군가는사랑하고,이별하거나사랑하는사람을잃은깊은비탄속에잠겨있을것이다.-작가의말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