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순간,가장생생하게살아가기위해
죽음을명상하다
어린딸을잃은슬픔으로몸부림치며울부짖는웁비리라는여인에게붓다는이렇게설했다.
“웁비리여.‘지바’라는이름을가진8만4천의딸들이장례의불에불타고있다.당신은어느딸을위해서울부짖고있는가?”
붓다는웁비리에게슬퍼하지말라고,이제그만잊고딸을놓아주라고섣부른위로를건네지않았다.그대신웁비리의개인적비탄이고통을겪는모든어머니들에대한보편적연민으로변화할수있는지점을보여준다.이책의저자조안할리팩스는붓다의이런가르침에주목한다.
개인적상실의고통은어떻게보편적연민으로나아갈수있는가?이것이이책『죽음을명상하다』를관통하고있는질문이다.이질문을마음에담고이책을읽는다면,죽을수밖에없고,소중한이를떠나보낼수밖에없는모든이들이인생이라는동전의양면인삶과죽음의경험에서회한과비통함뿐만아니라궁극적치유를경험할수있으리라확신한다.
죽음,그생생한진실을
있는그대로드러내다!
노령화사회에접어든우리나라에서는‘존엄사’,‘안락사’의문제,즉‘어떻게죽을것인가?’가사회적화두로떠올랐다.2018년2월부터시행된‘연명의료결정법’은그런논의의결과다.회생가능성이없고사망에임박한환자에게무의미한연명의료를중단할수있도록한이제도는‘존엄사법’이란이름으로더잘알려져있다.
죽음에대한우리사회의인식도많이변화했다.의료시스템에모든걸내맡겨버리는죽음을선택하지않는이들도많아졌다.어떤죽음을맞이하고싶은지,그러기위해서지금우리에게진정필요한것이무엇인지들여다봐야할때다.
죽음.평범한삶을무너뜨리는시한부선고,사랑하는이의갑작스런죽음,끔직한사고,자살…….우리에게죽음은늘괴로움과동일시된다.또죽음을삶의패배,극복해야할질병,물리쳐야할적으로여기는이들도많다.
죽음에대한막연한두려움과공포때문에죽음이라는생생한진실을부인하고,죽음이주는성찰을거부하기도한다.그래서나자신은절대죽을리가없다고느끼고행동한다.대부분이자신의죽음은물론다른사람의죽음을도울준비가거의되어있지않은것이다.
이책의저자조안할리팩스는불교도,의료인류학자로서약50년간임종의현장에서일하며죽음과삶의문제를화두로삼으며수행해왔다.그녀는죽음과삶을분리할수없음을깨달았고,‘죽음과함께하는삶(BeingwithDying)’의가치를되새긴다.
죽음을부정하는것은바로삶을부정하는것입니다.늙고,병들고,죽는것을반드시괴로움과동일시할필요는없습니다.우리는죽음이자연스러운통과의례이고,인생의완성이며,심지어궁극적인해방이라고여기면서우리의인생을살아가고수행할수있습니다.(17쪽)
저자는죽음을하나의통과의례로보자고제안한다.
죽음없는삶은없다.살아있는모든존재는언젠가죽는다.또죽음은들이마시고내쉬는이한호흡속에,매순간생성?소멸하는세포의삶속에현현한다.
죽음의문제는곧삶의문제다.죽음은‘삶에서가장중요한것이무엇인지?’,‘어떻게관계맺으며살아가야하는지?’를깨닫게하는초석이되기때문이다.
그래서고대그리스철학자플라톤은“죽음을연습하라”고했고,중세유럽의기독교수도승들은“메멘토모리(mementomori,죽음을잊지말라)”를가슴에새겼다.불교경전에서는“모든명상중에서최고의것은죽음명상이다.”라고했고,무상과무아는불교의핵심가르침이다.
연민과지혜의힘을기르고
죽음의과정에서소외되지않기위해
죽음을명상하다!
거의50년전,저자가말기치료현장에서일을시작했을때,그녀가목격한미국식‘좋은죽음’이란그저소독과약그리고각종의료기기가구비된병원시설과연계되어있는‘제도화된죽음’일뿐이었다.
저자는이런제도화된죽음에서결여된것이바로연민과지혜라고보았다.그리고연민과지혜의힘을키우는과정이바로죽음으로가는과정이어야한다고본다.이를위해죽음을받아들이는명상수행을제안한다.
그모든과정의시작점에서염두에둘것은바로죽음에참여하는사람들이느끼는소외,고독,수치심과죄책감을덜어내는일이다.
제가계속해서염려하고관심을가지고있는것은,임종에직면한본인이주변화되는것,그리고임종자가체험하는두려움과고독,또죽음의파도가삶을덮칠때의사와간호사,임종자와가족이느끼는수치심과죄책감이었습니다.(35쪽)
임종의과정에서소외되고두려움과고독속에서죽음을맞이하는임종자,그리고임종자를죽음이라는적으로부터보호하고지켜내지못했다는수치심과죄책감에시달리는의료진과임종자의가족.
이책에서는죽음의과정에참여하고있는이들이,또언젠가죽음을맞이할수밖에없는모든이들이죽음의과정에서소외되지않도록하는구체적지침과실천방법들이제시되어있다.
임종에직면한사람과접촉한저자의오랜경험에서우러나온이책의내용은한마디한마디가생생하다.
이책이우리가죽음이라는강력하고드러나는진실과직면할때,다른사람들과우리자신을돌보는방식에대한지지와지침을제공하기바랍니다.
-한국어판서문중에서
★죽음을명상하는세가지지침★
이책에서는죽음을명상하는세가지중요한지침으로“알지못한다는것(not-knowing)을알기”,“가만히지켜보기(bearingwitness)”,“연민에가득찬행동(compassionateaction)”을제시한다.
이세가지실천적지침들은임종에직면한사람,사랑하는이를잃고비탄에잠겨있는사람,돌봄을제공하는의료인과의료관계자들과함께한저자의50년의경험을반영한것이고,여전히누군가의임종의순간을같이할때저자의훌륭한가이드라인이되어주고있다.
총3장으로구성된이책에서,이세가지지침이삶과죽음의현장에서어떻게수행될수있는지보여준다.
①‘알지못한다는것(not-knowing)’을알기
“임종과함께하는여행”의시작단계에필요한지침이다.
우리는어느날갑자기죽음을선고받고,전쟁이나총기사고등으로인해사랑하는이를잃는다.죽음은기존의익숙한것들을버리고미지의세계,‘지도에없는땅’으로우리를이끈다.
이단계에서는‘죽음은어떻게느껴질까?괴로운것일까?혼자가되는것일까?죽으면어디로가는것일까?내가없어지면,나를그리워할까?죽음은고통스러운걸까?죽은후구원을받을수있을까?’등알지못하는세계에대한질문들이싹을틔운다.기존에알던지식이나개념,고정관념으로는해결할수없는죽음의문제는우리가익숙한마음의풍경에서멀어질수있게해준다.
요컨대이첫번째지침은우리가타자와자기자신에대한고정관념을버리고,자연스럽게일어나는초심자의마음으로열려있으라고촉구한다.
②‘가만히지켜보기(bearingwitness)’
삶에서죽음으로가는문턱을넘어설때의지침이다.
이때까지버팀목이되어주던것들이아무것도아닌것이되어버리는이단계에서유일하게할수있는것은마음을내려놓는것,변화를가만히지켜보는것이다.
이것은저항하지않고있는그대로의것과함께하고,죽음의과정이자유롭게일어나는불가피한과정을받아들이는것이다.
자신을현실에맡기고,죽음의과정을조용히지켜보면서,잘죽어야된다는생각조차포기하고,지금이순간을충분히알아차리면서가만히지켜보는일.이과정에서우리는‘자기’를넘어서는힘을얻는다.
요컨대두번째지침은우리가결과에대해가치판단을내리거나집착하지않고,이세상의괴로움과즐거움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면서함께하도록한다.
③‘연민에가득찬행동(compassionateaction)’
임종의세번째단계이자최종단계는죽음과직접맞닥뜨리는경험이다.
죽음으로가는사람과그사람을보살피고떠나보낸후애도의과정에있는사람의이야기.이는치유경험이다.죽음을맞이하는이는심신모두의걱정거리와무거운짐에서벗어나는자유를얻음으로써치유를경험하고,또사랑하는이를떠나보낸이들은상실과변화를받아들이는법을배우고성숙해짐으로써치유를경험한다.
우리는상실의슬픔을통해연민과인내심을배운다.
요컨대세번째지침은우리가타자와자기자신을괴로움에서구하기위해헌신적인태도로이세상과함께하기를요청한다.
시간과장소에구애되지않고
편안하고자연스럽게행할수있는
유용한명상법제시!
명상수행은특별한정신상태를만드는것이아니다.그것은피곤하고,화나고,무섭고,슬프고,또한단순한저항감과하고싶지않은기분등이모든것과함께있는것이다.어떤감정이일어나도상관없다.다만정직하게,있는그대로관찰하고,받아들이고,내려놓을뿐이다.
열린마음으로모든것을받아들이는자세는임종,사망,돌봄,애도에대처하는필수적인토대라고저자는말한다.상황을있는그대로,열린마음으로받아들이는힘을키우기위한유일한방법은명상수행이다.
무상의진실을온몸으로받아들일수있는힘을얻기위해,우리에게필요한것은죽음에대한명상,다른말로삶에대한명상이다.이를통해지금여기서,있는그대로완벽한이순간을생생하게살아갈수있게된다.
“불쾌한것이아무리참기어려워도,우리가경험하는모든것은결국일시적인것에불과합니다.모든순간,이순간에당신의삶이있는그대로드러날수있도록멋지게노력하면됩니다?왜냐하면있는그대로이순간이완벽하기때문입니다.”
-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