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으로 읽는 선어록(하) (양장본 Hardcover)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하)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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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노장(老莊)사상과 선(禪)불교는 서로 통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와 관련한 서적은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족사가 펴낸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상·하)이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 종교담당 대기자로 활약하고, 한국불교 선학연구원장을 역임한 이은윤 선생의 역작으로, 중국선이 노장의 사상과 어떻게 통하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탐구하고 있다.
저자

이은윤

중앙일보에입사해문화부장·편집국국장·논설위원·종교전문위원을지냈다.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금강불교신문사장겸주필을역임,대중들에게선(禪)을알리기위한강연과저술활동을하였다.지은책으로는『혜능평전』,『선시』,『한국불교의현주소』,『중국선불교답사기』(전4권),『화두이야기』,『왜선문답은동문서답인가』,『너는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가』,『큰바위짊어지고어디들가시는가』,『격동하는라틴아메리카』등이있다.

목차

<하권>
들어가는말·4
제5장_선가3경(禪家三境)·11
제1경낙엽만가득쌓인텅빈산,
어디서발자국을찾으랴·14
-설니홍조(雪泥鴻爪)·26

제2경텅빈산사람없는데물흐르고꽃피네·30
-계곡물소리와산빛(溪聲山色)·36
-답화귀래마제향(踏花歸來馬蹄香)·48
-영운도화(靈雲桃花)·50
-향엄격죽(香嚴擊竹)·53

제3경만고의허공속하루아침의풍월·57
-호피족의시간·58
-불생불멸의찰나·61
-혼돈의이목구비를만들다(混沌七竅)·65
-산고요하고해가긴경계(山深日長)·66
-하루살이의일생·70
-시간의초월-득도의7단계·72
-뫼비우스의띠-순간과영원의통일·73
-0.01초·75
-지문연화(智門蓮花)·76
-마삼근(麻三斤)·82

제6장_경계·의상·의경(境界·意象·意境)·87

1.경계·90
-경계·97
2.의상(意象)·100
-의상(意象)·101
3.의경(意境)·109
-의경설의기원·127
-의경의정의·129
-의경의구성과특징·134

제7장_구지선사의한손가락선(俱?一指禪)·137
1.천지는손가락하나일뿐이다·141
-도는통하여하나가된다(道通爲一)·145
-다시도를통하여하나가된다(復通爲一)·147
2.하나가왜중요한가?·154
-일(一)·157
3.도와불성의본질은하나다·166
-선문답의전형·168
-대법(對法)·179
-출몰즉리양변(出沒卽離兩邊)·183
-촉배관(觸背關)·192
-덕산방·임제할(德山棒臨濟喝)·195
4.신체언어와침묵의웅변·212
-염화미소·221
-예수와구지선사·228
-깨달음이란무엇인가?·231
5.추사(秋史)의불이선란(不二禪蘭)·253
-예술적감상·255
-정치적감상·261
6.노자의포일사상과혜능의무상(無相)·268
-체용일여·275
-무상(無相)·280
-도생일일생이…(道生一一生二…)·283
-만법귀일(萬法歸一)화두·288
-석도의일화론·296
-좌망(坐忘)·301
-덕산성오(德山省悟)·304

제8장_불립문자(不立文字)·313
1.불립문자의연원·317
-마음공부·320
2.노장의언의론(言意論)·324
-장자의언의론·331
3.선의불립문자·342
-문자를빌리지않는다(不假文字)·342
-무사승(無事僧)·349
4.『주역』「계사전」의불립문자·360
5.도연명의불립문자·369
-왕유·376
6.선과시(서정시)의공통점·381
-선과시는어떻게같은가·383
7.선과노장의유사점과상이점·405
-선과노장의유사점·408
-선과노장의상이점·412

출판사 서평

노장과불교,어떻게통하고,어떤점이다를까?

노장(老莊)사상과선(禪)불교는서로통한다고들하지만한국에서이와관련한서적은전무한상황이다.이러한실정에서민족사가펴낸『노장으로읽는선어록』(상·하)이독자들의관심을집중시키고있다.이책은중앙일보종교담당대기자로활약하고,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을역임한이은윤선생의역작으로,중국선이노장의사상과어떻게통하며,어떤차이가있는지자세히탐구하고있다.특히이책은오랜종교담장대기자의선과노장사상에대한안목이두드러진다.
“나이70이훨씬넘어한가로움을얻어젊은날읽고싶었던『노자』·『장자』를숙독했다.덕분에오랜종교기자경력에서소경벽더듬은식으로익혔던‘산은산이요,물은물이로다’같은선구들을새삼이해할수있었다.그리고선과노장이아주가깝게이웃하고있음도확인했다.이책은본격적인학문적천착이아니라선어록을『노자』·『장자』와함께읽은독후감같은것이다.”라는저자의말은단지지극한겸사(謙辭)에불과하다는것을차례를훑어보고,책몇쪽만읽어보아도알수있다.

막연한깨달음의세계,
노장과연결해읽으면분명해져

이책의가장큰매력은어렵고모호하게만느껴지는노장과선의세계가아주쉽게다가온다는것이다.특히막연한깨달음의세계,감히일반인들은쳐다볼수도없을정도로멀게느껴지던선의세계가노장과연결해읽을때아주분명해진다는사실이다.본문을살펴보자.

“노장(老莊)은저멀리설정해놓은이상을향하지말고가까이에서접촉하고있는자연적·일상적직접성에충실할것을강조한다.이같은설법속에는본체의작용으로나타나는차이와다양성,즉‘현상계의삼라만상’을체용일여(體用一如)의세계관으로인정하고수용하자는깊은철학이들어있다.선사상도같은입장이다.‘산은산이고,물은물’이며,‘푸른대나무’와‘계곡물소리’가부처의법신이고설법이되는도리도바로이것이다.선가(禪家)의현성공안(現成公案)은공(空)과색(色),유(有)와무(無)양쪽둘다를초월한절대긍정의존재론으로두두물물의실존을기꺼이수용한것이다.”
(상권51쪽)

노장과선불교가서로통하는점가운데가장중요한지점은바로이러한삶의실존적통찰이다.도와불법진리는어디에나다흩어져있다.선어록에자주등장하는공안들,‘뜰앞의잣나무’,‘간시궐(똥젓는마른막대기)’에서엿볼수있듯삼라만상두두물물,심지어오줌·똥속에도진리가들어있다는것이선과노장의공통된진리관이라할수있다.
또노장과선불교는절대평등,절대긍정을설파함으로써권력에서소외된민중들을위로하고,삶의희망을갖게한다.명예,부귀영화같은뜬구름같은욕망에휘둘리지않는,바로지금이자리에서의진정한행복,대자유를보여주는것이다.

선과노장의유사점

저자가밝힌선과노장의유사점을정리해보면다음과같다.


①선사상과노장사상의도는일치한다.

선과노장은결코세속을떠나거나버리지않는다.노장사상은중국고대사상이모두그렇듯이세속을떠난세계에대한언급이없다.선도그렇다.도가이루어지는영역도시간(天)과공간(地)안의세계이고그것을체득한성인·대종사로신이아닌신적인인간일뿐이다.

②분별심을금기시한다.

선림의사유에서는‘분별심을버리라’는한마디로수행해탈의관문을제시한다.세속의시비분쟁,모든번뇌가만사를대립적으로분별해선-악·귀-천의한쪽만을일방적으로간택하는데서비롯된다고보기때문이다.노장도이같은사유에철저하다.

지극한도에이르는것은어렵지않다.다만분별하여한쪽만을선택하는것을삼가면된다(至道無難唯嫌揀擇)-3조승찬,『신심명』

빛과도조화하고먼지와도같이한다(和其光同其塵)-『노자』56장

노자의화광동진에서‘화(和)’는자아의억제,‘동(同)’은만물의존재방식을따름을뜻한다.노자는분별심을버리고출-입·내-외의경계를넘어둘다를동시에포용하는이중적동거양식을취하는것을일러‘현동(玄同:현묘한하나됨)’이라했다.3조승찬의법문도노자의이같은사유와같은맥락이다.성인의도(노장·선)는좋고선한것만을찬양하는택일주의를선호하지않는다.노장은현동을,선은대대법(對待法)을통해이러한택일주의를극복하고자한다.

③존재론의인식사유체계가동일하다.

노장은관계와변화,선은연기론과제행무상이존재론의기본인식사유인데단어가다를뿐그내용은거의동일하다.선불교의세계관은만물의상의상관성(相依相關性)을전제로한입체론적세계관,즉일체는다양한관계를기초로하여성립되어있는유의존재다.불교는모든사물이자성이없이연기에의해서만존재한다고말한다.실체로서존재하지않아가유이지만모든존재가서로의존하면서상호작용하기때문에없다고할수도없다.이같은존재인식은노장과전적으로같은맥락이다.
선에서는극과극이하나이며사물이사물이면서사물이아님을아는것이깨달음의본질이며해탈로가는길이다.『노자』58장은“복속에화가깃들어있고화속에복이숨어있다”는설법으로양극이하나임을일깨운다.

④낙관주의

장자는도(자연)와더불어하나가되는체험을적극추구하면서광활한우주와함께하는데로나아가고자했다.그는생사의구별을꿰뚫어보고,영욕의득실을잊으며,초연히스스로즐거워하고한가하게마음대로할것을주장했다.이러한낙관주의는사람들에게신기하고차분하며즐겁고자유분방한일종의미적감정을제공하며사람들로하여금현실속의모순투쟁을잊고정신상의쾌락을얻어향유할수있게한다.이런낙관주의야말로장자철학이끼친큰영향이며많은찬사를받게된중요원인의하나다.선수행의내용과목표도이와같은맥락의정신적자유와무소유의쾌락을향유하고자한다.운문선사의화두‘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날마다좋은날이다)’이바로이런낙관주의를대표한다.견성한사람은현재의삶에충실하다.결코세상을혐오하거나포기하지않는다.
선자(禪者)는시끄러움속에서정적을즐기고고요속에서움직임을보는지혜로날마다를소중하게살아간다.수행자가지향하는세외지심(世外之心)또한이세상속의삶에있는것이며지구밖이나바다끝에있는것이아니다.

⑤무심이곧도다.

『장자』「달생」편에다음과같은목계(木鷄)이야기가나온다.

주나라선왕을위해싸움닭을키우며훈련시키는기성자(紀?子)라는사람이있었다.임금이40일이지나훈련이다됐느냐고묻자그는자신있게대답했다.“이젠됐습니다.상대가나타나도미동도하지않습니다.태도에아무런변화가없습니다.멀리서바라보면마치나무로만든닭처럼보입니다.(望以似木鷄)그의정신이온전해진것입니다.다른닭들이감히상대하지도못하고도망칩니다.”

나무닭은자신을흔드는욕망과집착에서벗어났다.마음을비우고싸운다는의식에서조차자유로워졌다.닭이마음을비우고그빈마음이천지의기운을싣고고요해지자상대닭들은싸우기도전에도망쳤다.텅비우고무위에들어가면자연의도와하나가되어이루지못함이없다.이른바노자가말하는‘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다.무릇도에이른다는것은저높은경지에서도들뜨지않고고요해지는것을말한다.이는승패에집착하지않는자야말로무적의강자요,‘무심’만이최대의무기라는것을일깨워준다.
수행이최고의경지에이르면선과악양면이평정(平靜)해지면서선을생각하지도악을생각하지도않는다.6조혜능이자신을추격해온혜명상좌에게“선도악도생각하지않았을때(不思善不思惡)너의본래면목을바라보라”고한유명한법문도바로이런경계다.
선어록들에목마(木馬)·목계·석녀(石女)·석인등이자주등장하고“목마가울며내달리고”“석녀가아이를밴다”고한다.이때의목마·석인등은무심도인의상징이다.목계·석녀는바로마음을비운도인이다.조사선이누누이강조하는‘무심이곧도(無心是道)’라는법문또한장자의나무닭우화와같은맥락이다.

이렇게이은윤선생은일목요연하게노장과선불교가궁극의지점에서만난다는것을거듭강조하고있다.

선과노장의상이점

그렇다면노장과불교의다른점은무엇인가?

“양쪽다근본적인도(道)를깨달은수준에서는사실상같지만노장이그도를표면적으로정치철학화한점은선사상과의현격한차이점이다.노자·장자가설법의우선대상으로삼는자는일반백성이아니라정치지도자다.또하나의차이점은선가의도가번뇌를벗어나는길을제시,자기해탈에중점을두는데비해노장의도는만물과하나되는길을제시해‘우주해방’을강조한다는점이다.노장의‘무위’는질서의부정이나해체가아니라더높은차원의질서를의미한다.”(하권412~413쪽)

저자는이책의결론부분이라할수있는하권끝자락에서약간의지면을빌어위와같이노장과선불교의상이점에대해밝혔다.
노장사상과선불교의상이점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①노장사상은도를정치철학에과감히접목시켜그설법이주로정치지도자(성인)를대상으로하고있다는점이다.
선사상도부처의세계와중생의세계를이원화하지않고범성(凡聖)의분별을떠난만민평등을강조해당초(當初)이후보잘것없는소농지주가문,즉한문(寒門)출신으로과거제도를통해진출한신진사대부들이그같은선사상을배경으로문벌귀족에대항하는배경의하나가됐다는분석도있긴하다.그러나돈오남종선은적어도표면적으로적극적인정치·사회철학을표방하진않았다.
선사상과노장사상의도는일치한다.그러나양쪽다근본적인도를깨달은수준에서는사상같지만노장이그도를표면적으로정치철학화한점은선사상과의현격한차이점이다.노자·장자가설법의우선대상으로삼는자는일반백성이아니라정치지도자다.

②선가의도가번뇌를벗어나는길을제시,자기해탈에중점을두는데비해노장의도는만물과하나되는길을제시해‘우주해방’을강조한다.
노장의‘무위’는질서의부정이나해체가아니라더높은차원의질서를의미한다.즉본연의상태로귀환하는우주적해방을뜻한다.선사상도이러한측면이없는것은아니지만그강도가노장에비해약하다.
선과노장은‘무아의실천’을거듭강조한다.이는『주역』이말한‘영허(盈虛)의소식’이기도하다.소멸하고태어나며,가득찼다텅비는현상을자연법칙또는우주질서라한다.‘영허’란바로이를말한다.선과노장은이를도라고말한다.불교는생로병사,노장은정동(靜動)으로영허의소식을설명하기도한다.
도는구한다고해서얻을수있는것도아니며절대로밖에서찾는것도아니다.각자가도(불성·본래면목)를지니고있기때문에스스로깨달아야한다.쉽게말해자기자신이도이고법이고진리다.그래서도는천하에서가장귀한것이고내가곧‘천상천하에서지극히귀하고높은존재(天上天下唯我獨尊)’인것이다.

선불교는중국에서이루어진불교다.불교가중국문화를만나서이루어진‘중국화된불교’다.그속에는중국문화가배어있을수밖에없다.이것은어느나라나마찬가지다.인도불교에는우파니샤드,바가바드기타등힌두이즘과인도문화가,일본불교에는신도(神道)와무사문화가,중국선불교에는도가사상과도가문화그리고유가문화가들어있다.저자는이렇게그나라와그지역의문화적영향을받지않는종교나철학은없지만,그점을제대로알고장점을활용한다면이시대의유용한종교,철학으로서거듭나게될것이라고강조한다.

또저자이은윤선생은선시(禪詩)의세계또한노장의시선으로읽는다.평생을갈고닦은언론인의명쾌하면서도유려한필치는이책의또다른묘미다.

4차산업혁명이새로운화두로떠오르고있다.모든산업의융합뿐만아니라사람과사람,국가와국가간의소통이그어느때보다절실한시대다.“선(禪)과노장(老莊)은‘무용지용(無用之用)’을통해새로운가치창조(valueorientation)를이끈다.선가의해탈과노장의초월은실용적측면에서는별쓸모가없는것같지만그‘쓸모없음의큰쓸모’가정신적양식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