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 (윤재성 장편소설)

화곡 (윤재성 장편소설)

$13.29
Description
흔적도 없이 사라진 희대의 방화범
놈을 잡을 것인가, 또 다른 놈이 될 것인가
희대의 방화범 VS 얼굴 잃은 알코올중독자.
당신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스릴러.
'추방당한 삶'을 그린 신인작가의 야심작!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속 ‘외로움’을 청부살해하는 회사를 그려낸 작품, 『외로움살해자』(2016)로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던 신인작가 윤재성이 두 번째 장편소설 『화곡』으로 다시 찾아왔다.
『화곡』은 정체모를 방화범에 의해 가족과 얼굴을 잃은 한 남자가 집요하게 범인을 뒤쫓는 이야기다. 작은 단서조차 남기지 않고 거대한 불을 지르는 가공할 방화범과, 도시의 재앙을 이용하려는 정치인까지 엮여 긴박하고도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거기다 특종을 잡으려는 사회부 기자, 눈 하나 깜짝 않고 채무자의 장기를 떼어 팔아치우는 깡패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과 도심 속 추격전은 느와르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구원받지 못한 자들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고 처절하다. ‘추방당한 삶’에 천착해 온 작가가 내놓는 첫 스릴러이자, 장르적 즐거움에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놈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동네 백수 형진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던 밤, 화곡(禾谷)동 원룸촌에서 수상한 사내와 마주친다. 사내는 느닷없이 형진의 얼굴에 불을 뿜고, 형진의 여동생이 있던 원룸 건물까지 송두리째 태우고는 사라진다.
흉측한 몰골이 된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형진은 경찰과 언론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누구 하나 ‘입에서 불을 뿜는’ 방화범의 존재를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형진은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홀로 범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서울 시내 화재현장 어디에도 범인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그러는 동안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작열통과, 가는 곳마다 쏟아지는 혐오의 시선들은 형진을 알코올중독자, 빈털터리, 노숙자, 전과자로 전락시키는데….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쓰레기처럼 굴러다니던 형진의 귓가에, 마침내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참을 거야? 널 멸시하고 쫓아낸 저것들, 너랑 똑같이 만들어줘. 싸그리 태워버리라고!’
발화의 순간까지, 남은 온도 1℃. 갈림길 앞에 선 남자의 선택은 무엇인가?
저자

윤재성

어릴때부터글을썼다.꾸준히썼다.두세편의전자책을펴낸적이있으나시원하게망했다.2016년십수군데출판사에서거절당했던원고가데뷔작『외로움살해자』로출간되었다.‘이젠지긋지긋한무명생활을청산할수있겠구나’싶었지만그렇지는않았다.그로부터3년.쓰고싶었던것과써야만했던것을갈고닦았다.그첫이야기가『화곡』이다.

‘극단복싱’소속.
글쓰기모임‘윤문하다’운영.

목차

PROLOGUE
STORY
EPILOGUE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운명에저항하는인간의이야기,『화곡』

경계위에선자는언제나분열의가능성을안고있다.선택을미룰수록분열된자아는자라나고,점차자기목소리를내기시작한다.
여기,증오를양분으로또다른자신을키워온한사내가있다.

〔“그친구눈빛이참……무슨멸종직전야생동물같더라고.”〕

형진은가족과얼굴을잃게만든방화범을8년동안뒤쫓아왔다.그러나그가방화범과마주한시간은평생을통틀어반나절도되지않는다.형진에게복수의수갑을채워다놓은것은물론방화범이지만,8년의시간동안원한이자라게만든것은다른무엇이다.
형진이어느때보다도절망을느낀순간은자신이사회로부터추방된존재임을깨달았을때다.공권력과언론을향한호소가무시당하고흉측한몰골을혐오스러워하는사람들의시선에꿰뚫렸을때,형진은자신이인간이라는존재의가장자리까지내몰렸음을인지한다.그순간부터형진은누군가의목소리를듣는다.

〔‘해.그냥질러버려.네가그꼴이됐으면똑같이만들어줘야지.’〕

〔몸이수십갈래로찢기는기분이었다.한쪽에는철없이선량했던예전의그가있었다.다른한쪽에는증오로활활타는방화광이있었다.그리고지금,또다시갈등하는자신이있었다.산몸도죽은시체도아닌채로.8년전의적과8년동안의적중누구를태워야할지고뇌하면서.〕

불탄자의곡소리(火哭)는형진을광기의불꽃속으로끌어들인다.그를멸시하고핍박한사람들과이도시를‘똑같이’활활타게만들어주라고속삭인다.8년전의적과8년동안의적.형진이힘겹게싸워온것은방화범만이아니라증오로자라난괴물,곧또다른자신이었다.
이렇게보면형진의악에받친추적은단지원한에사무친복수가아니라다시인간으로돌아가고싶은추방자의애처로운발버둥으로읽힌다.그가쓰레기취급을받으며불을뒤집어쓰고온몸이부서져도포기할수없었던단한가지는‘인간의자격’이었다.
결국이작품은사람을산채로불태우는악마의이야기도,그악마를잡으려는복수귀의이야기도아니다.『화곡』은나락에걸린운명에저항하는인간의이야기다.이렇게바라볼때주제는형진과함께방화범을쫓는기자정혜와형진의노숙자동료인최전무일행,심지어부패한정치인장무택과깡패박창우의삶에까지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