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산문집)

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산문집)

$13.00
Description
런던 도서전 ‘오늘의 작가’,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 작가 황선미 신작 산문집

누구보다 외로움을 섬세하게 감각하는 작가,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 외롭기를 주저하지 않는
한 개인의 기록
한국 창작동화 사상 첫 밀리언셀러이자, 한국 작품 최초로 영국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 그가 세계적인 작가가 아닌 단지 한 사람의 “서울에 사는 중년 여성, 희생을 강요받았던 장녀, 강한 척하지만 사실은 허점투성이, 잘 나서지 않으나 주목받고자 하는 욕망이 큰 여자, 콤플렉스 덩어리”로 자신을 온전히 기록한 산문집 『익숙한 길의 왼쪽』(미디어창비)을 출간했다. 글쓰기가 전부인 한 외로운 어른 아이의 일기장을 고스란히 옮긴 산문에서 우리는 작가 자신의 몸을 둘러싼 고백, 환희와 고통 그 사이를 오갔던 어린 시절, 이방인으로 보낸 고독한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 나를 다치게 했던 일, 내 목소리에서 엄마가 느껴진다는 오빠에게 버럭 화를 냈던 기억, 자꾸만 도지는 입병과 완전히 망가진 오른쪽 몸 때문에 웃을 때조차 감정 밑바닥의 우울감이 건드려지던 하루, 꽃 같은 시절부터 생선 함지를 이고 시장을 떠돌던 엄마와 겹치는 조기 비늘과 4월의 꽃잎, 평생을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으나 사회에서 내린 신용 부적격자라는 결론,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어른의 말 때문에 늘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어린 날들, 모든 일이 꼬이기만 하던 해외 취재 현장에서 뜻밖에 발견한 동화의 마법까지··· 익숙한 안정감을 깨고 불편하기로 작정한 길에서 건져 올린 깊은 사유들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나는 내 속에 어떤 응어리가 있는지, 내 그물에 걸린 게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시간. 이 시간을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참 고맙다.”
- 작가의 말
저자

황선미

충남홍성에서태어나경기도평택에서자랐다.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1995년단편「구슬아,구슬아」,중편「마음에심는꽃」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마당을나온암탉』『나쁜어린이표』『샘마을몽당깨비』등의동화를펴냈다.대표작『마당을나온암탉』은한국창작동화첫밀리언셀러를기록하고,영화화되어한국애니메이션역사상최다관객인220만명을동원했다.2014년에는영어로번역되어한국작품최초로영국서점베스트셀러1위에올랐으며,작가는같은해런던도서전에서‘오늘의작가’(AuthoroftheDay)로선정되는등세계에서널리사랑받고있다.

목차

작가의말-내가나일수있는것들

1부오래된통증
새끼손가락
옴망눈
못난이손톱
잔인한등
흉터-왜그랬을까
엿듣다
아파하라
또다른엄마
찬란한다리
목소리
손가락
흔들리다

2부오래된조각들
황금빛시절
나는아이러니다
꼭그런날이있다
혹시그는베토벤이었을까
책에대하여
꽃그늘
밑반찬
그아이는때때로
어떤영화
봄비오십니다
윗집소리
신용부적격자
그때처음비로소나는기뻤다

3부이방인일때다가오는것들
지금나는-고요하다이상할만큼
익숙한길의왼쪽
아이셰
빈집
낯선도시에서-부쿠레슈티
소피아학교에서
어떤발걸음-베를린애니메이션영화제
옥스퍼드에서
알프스하이킹
늘서툰사람이라서
동화에는마법의힘이있는것같다

출판사 서평

익숙한길의왼쪽모퉁이를돌면
거기엔어떤세상이펼쳐질까?

“늘다니던익숙한길의왼쪽에이런세상이있었구나.
왜나는한가지길밖에몰랐을까.
익숙하고편리한게전부가아닌줄그때이미알았으면서
나의오른쪽이무너지고있는줄은이렇게몰랐다니.“-본문중에서

오십대.무너져가는몸을긍정하기어렵고믿기힘든나이앞에서작가는말한다.담담하게이게내나이란다,하고.몸의불균형은진작부터시작되었건만,오른쪽몸이쓸수없을만큼망가지고나서야몸이내지르는비명을비로소마주한다.똑바로걸어도늘다른모양으로닳는신발축처럼내뜻대로제어할수없는몸의휘청거림들을.
그럼에도그는끊임없이자신을고독의시간안에던져놓는다.다시는이런외로움을겪지않으리라,다짐하고는또다시스스로를유배하는길로떠난다.어느날낯선타지에서조차늘익숙한길로향하던자신을발견하곤편리하고익숙하던오른쪽길을버리고왼쪽길의생경한풍경쪽으로향한다.익숙하지않은것들이주는두려움은도리어온몸의감각을깨우고,작가의사유를빛나게한다.낯선길의경계심은마치어린아이처럼작은것도기쁘게받아들이게해주었다.그리고마침내익숙한길의왼쪽모퉁이를돌아펼쳐질세상앞으로한걸음더내디딘다.

“오른손잡이로너무오래살았다.이제부터는왼쪽의삶에무엇이있는지봐야겠다.서툴고느리고두렵고어색할테지만왼쪽길에도역시도전할만한뭔가가있지않겠나.”-본문중에서

엄마를긍정하지않고도
쌓아올릴수있었던자존의시간들

“정말왜그랬을까.
엄마가나를사랑한다고느낀적이없다.
징글징글하게말안듣는년.고집센년.지애비닮은년.
심지어‘넌친구도없지?’까지.
엄마에게나는이런애였다.”-본문중에서

총맞은심장처럼무너지던,한겨울들판에벌거숭이로홀로서있는것처럼평생가슴이아리고슬픈상처였던엄마와의불화.지독하게혼자였던그때그상처를다시금헤집으며,작가는우리를자신의심장한가운데까지끌고들어간다.늘내면의자아를웅크리게하고외롭게만든원인은바로엄마.자식을보듬는품이넉넉한사람이아닌,기어코가족을지켜내려싸워야했기에아픈손가락이던장녀를제일먼저외면했던엄마.그의솔직한이야기와아픈경험을따라가다보면슬픈내면을보호하고자벽을쳤던,한개인의가장깊숙한속마음을읽어내게된다.어머니에대한날카로운기록들이하나씩풀릴때마다,허구속으로도망치며자신을위로했던작은아이를만난다.

“나는엄마가나를사랑했다고생각하지않는다.우리관계는잘못꿰어진단추처럼어색했다.그러나그날만큼은내가엄마의새끼였다는걸인정할수밖에없다.그래서엄마의나이가되어갈수록이토록가슴이저미는모양이다.내살과뼈가엄마의것이라서.혹시하필이면내가엄마를가장아프게한상처라서엄마가평생그흉터를확인하며살게만들었던건아닐까.“-본문중에서

이방인일때다가오는것들

스웨덴레지던스,베를린애니메이션영화제,한국·터키수교60주년기념행사등작가는세계곳곳으로발걸음을옮기고사람들을만났다.터키에서한글편지를건넨한명민한젊은여성과의인연은지금까지이어오고있다.낯선도시부쿠레슈티의호텔방TV에서한국드라마가방송되고,곳곳의해외젊은이들에게서한류를실감한다.스웨덴소피아학교에서는그의요청으로미리한국작품을읽은아이들과의특별한만남도있었다.여느아이들과다르지않은장난기어린눈으로“어떤동물을가장좋아하세요?”라고묻는모습에절로미소가지어진다.조금은불순한요청이섞인초대로홀로힘들게알프스에오르기까지,작가는만나는모든풍경을낯설게마주한다.두고두고다시만나고싶은인연은남았고,어디론가다시떠나길을걷고싶은마음은되살아난다.이렇게가장오래된통증이었던유년의조각과낯선체험은그의뼈와살이되어몸어딘가에남았다가모두가깊이공감할수있는글이되었다.『익숙한길의왼쪽』에서작가황선미는우리모두에게아직가지않은길을나와함께걸어보자고뜨거운손을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