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산문집)

다정한 구원 (임경선 산문집)

$15.00
Description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이자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
임경선의 산문집 『다정한 구원』.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낸 산문집으로, 몇 번의 통과의례를 거치며 한층 깊어진 감수성으로 그간 펴낸 산문 중 단연 우아한 결을 선보인다. 지난 늦여름, 아버지를 어머니 곁으로 보내드리고 상실의 슬픔과 사후의 현실적인 문제들로 마음이 깊이 지쳐갔던 저자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1년간 포르투갈 리스본에 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열 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열 살인 딸과 함께 리스본으로 떠났다.

당시 같이 살았던 유일한 자식으로서, 부모님에 관한 가장 농축된 기억이 서려 있는 그곳에서 그들을 기억하고 싶었던 저자는 그곳에서 환하게 웃던, 갓 마흔 살 눈부신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영원히 그들을 각인하고자 했고, 딸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일 때마다 아이를 품에 안아주고, 그렇게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 저자는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 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이번 책에서 저자는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리고 있다. 저자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

임경선

서울에서태어나요코하마,리스본,상파울루,오사카,뉴욕,도쿄에서성장했다.2005년부터글을쓴이래,산문『엄마와연애할때』『나라는여자』『태도에관하여』『어디까지나개인적인』『자유로울것』『교토에다녀왔습니다』,소설『어떤날그녀들이』『기억해줘』『나의남자』『곁에남아있는사람』등을펴냈다.네이버오디오클립‘요조와임경선의교환일기’를진행중이다.

목차

Prologue리스본으로돌아가기전에

DAY1도착
DAY2저마다의여행법
DAY3리스본의색깔
DAY4올리브나무와이방인들
DAY5우리가빛났던계절
DAY6섬세하고아름다운생각
DAY7깊은고요
DAY8쉼
DAY9사우다지의시간
DAY10도시의민낯
DAY11마지막노을
DAY12출발

Epilogue이제내게남은것들

출판사 서평

“인생의모든눈부신것”
우리가사랑하는작가임경선
그빛나는감수성이시작된곳

나는바다의쌉싸름한공기를깊게들이마시면서나라는인간이만들어지는데일부분을담당한이곳의파도와바람을생각한다.나에게얼마간의낙천성이라는게남아있다면그것은모두리스본의햇살과바다에게신세진것이겠다._123면

『태도에관하여』『자유로울것』등으로독자들의한결같은지지를받아온작가임경선의신작『다정한구원』이㈜미디어창비에서출간되었다.『교토에다녀왔습니다』이후2년여만에펴내는이번산문집에서작가는열살무렵,외교관인아버지를따라포르투갈리스본에서보낸행복했던유년의시공간을호출한다.
30여년의세월이지나돌아간리스본행은세상을떠난아버지에대한애도의여정일뿐아니라모든것이아름답기만했던어린날로의귀향이기도하다.그는아버지의청춘이서린도시리스본에도착해서야비로소지난날에진정한작별을고할수있게된다.그곳의눈부신햇살속에녹아있는‘조건없이사랑받은기억’이야말로아버지가남긴사라지지않는유산(legacy)이라는사실또한깨닫는다.

지금딸의나이,그러니까정확히열살때나는리스본에서1년간살았다.돌이켜보면리스본에서보낸그1년만큼아무런유보없이평온하고행복했던적이내인생에있었을까?(…)지난늦여름,아빠를엄마곁으로보내드리고나는상실의슬픔과사후의현실적인문제들로마음이깊이지쳐갔다.(…)그들이가장생생하게삶을살았던공간에서그들을기억하고싶은마음이들었다.그곳에서환하게웃던,갓마흔살눈부신젊은시절의모습으로영원히각인하고싶었다._10-11면

슬픔을돌보는견고한위로

리스본에서보낸시간들은통제할수없는그당연한사실을우아하게직시하고받아들이기위함이었다.그래야만나는그들을마음껏그리워할수가있고,그래야만내가그들을놓아주고인생의다음단계로넘어갈수가있을테니까.소멸과생성,끝과시작은하나의몸이고,끝이있기에우리는순간순간의찬란함을한껏껴안을수있다._256면

『다정한구원』에는자기몫의슬픔을받아들인채묵묵히인생의다음단계로나아가는한인간의성장을지켜보는순정한감격이있다.아버지를애도하면서도고통에침잠하기보다는찬란했던그의존재를소환함으로써그의부재를극복한다.때로는슬픔이없으면위로역시허락될수없다는사실이슬픔을견딜만한것으로만들어주는지모른다.슬픔을외면하지않고,기꺼이끌어안기에이위로는견고하다.작가는상실의아픔을충분히돌본후에야생(生)에대한감사를인정할수있게된다.끝에서다시시작되는자연의섭리처럼아버지를향한그리움은딸에대한사랑으로이어진다.대륙의끝이자바다의시작인리스본은작품을관통하는이러한정서의무대로더없이어울린다.삶이그러하듯,자신역시“인생의모든눈부신것”을아무런대가없이다음세대에게물려주겠노라는마지막다짐은각별한여운을남긴다.

삶이라는여행이우리에게베푸는선물

이렇게마음이이끄는대로하길잘했다.이곳에다시찾아오기를잘했다.변함없이그자리에남아있어주는그무언가를만난일은내게고요한위안을선물로안겨주었다._188면

작가가전작들에서펼쳤던사랑한다는말없이사랑을고백해야한다는연애론처럼,『다정한구원』은죽음을드러내지않고도충분히애도를그린다.그런가하면다시찾은리스본에서우연히만난이들의수줍은선의에살아갈힘을얻기도한다.낯선곳에서마주치는뜻밖의온기는여행이우리에게베푸는선물이다.이책은삶이긴여행과여수(旅愁)에비유되는까닭을임경선만의고유한어법으로살핀다.
독자들의변함없는사랑을받아온작가임경선은이번작품에서몇번의통과의례를거치며한층깊어진감수성으로,그간펴낸산문중단연우아한결을선보인다.2005년부터쉬지않고성실하게써온작가에게여전히자기갱신의가능성이남아있다는것은축복이다.자신의기원으로돌아가오히려새로운전환을맞이했다는점에서앞으로의행보또한기대를품게한다.이책은삶속에숨겨진각자의‘다정한구원’을발견할수있도록싱그러운그해,그바다로독자를초대한다.작가의사유를가만히따라가다보면그끝엔저마다자신의가장빛났던시절과조우하는작은기적이우리를기다리고있다.

그런책이있다.이건누가뭐래도나자신을스스로살려내기위해쓴이야기구나,싶은책이.이글을쓰지않고서는도저히인생의다음단계로나아갈수없겠다는절박함이드는책이.말하자면『다정한구원』이그런책이다.그렇다보니나외에다른사람이읽어주는것하나하나가그자체로여분의기쁨처럼느껴진다.참행복하다._임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