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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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머릿속에서 반짝이며 나타나는 영상을 순간순간 노래 불러야 할 그녀의 운명은 햇빛이 하얗게 쏟아지고 있는 뒷동산 소나무 숲에서 호랑이의 등에 올라타고 난 후부터인지 모른다. 그녀는 따사롭고도 세상에 쓰일 모가 있는 말을 찾아 노래 부르고 싶어 했다. 세상에 새로운 노래는 극히 드물다고 하였더니 그녀는 무엇이든 오래 묵은 가장 깊숙한 곳을 들추어 잊어버린 것을 찾아 헤매기도 하였다.
그녀의 꿈은 맑은 목소리로 새로운 노래를 찾아 부르는 것이었다. 거친 목소리로 형언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며 새로운 노래를 찾아 떠나고 싶어 하였다.
그런 그녀가 홀연히 사라졌다. 얼마 후 그녀가 살던 초가집 지붕이 뜯겨나가고 삐걱거리던 정지문 한쪽이 내려앉았다. 그녀가 사라진 집은 하루하루 삭아 내리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손 보아주는 이가 없었다. 비가 내려 천장에선 빗물이 방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부엌으로 커다란 구렁이가 찾아들기도 하였다.
문풍지가 겨울을 봉당 앞에 세워 놓고 윙윙거리며 울던 날, 바람이 스며드는 벽에 기대어 그녀가 사라지던 날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오늘처럼 문풍지를 울리던 바람이 모란꽃이 수놓인 횃댓보를 흔들다 구리 장식에 검정 옻칠 삼층장 밑바닥을 쓸어내고 밖으로 내달아 빈 은행 나뭇가지를 흔들어댈 때 그녀는 바람을 타고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떠났던 그녀가 돌아왔다. 30여 년 세월이 흐른 후였다. _ 권채영 시인
저자

권채영

본명은 權渼資. 경북 예천에서 출생하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2004년 《미네르바로》로 등단. 시집으로 『조르바를 모른다』 외, 동인시집 『밥먹는 소리』 등이 있다. 2022년 제24회 전국내방가사 경창대회 창작부 우수상 수상.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문학교류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문학계간지 《다시올》 편집위원, 예천내방가사보존회 회장, 안동 《삼보민속불교문예원》 대표로 일하면서 예천 산골에서 시인의 정원과 더불어 시정을 가꾸면서 작품 활동 중이다.

목차

1부

아버지의 등 19
선물 같은 날들 20
아버지의 6·25 칠십 돌 인생가 22
콩 타작 24
엄마가 있었다 25
머나먼 그리움 26
눈물샘 28
아들과 딸 30
지은 죄가 무거워 32
누구 탓을 하랴 34
내 맘에 물드는 단풍 36
기침 조심해라 38
만화경 40
만가 41
타임머신 42
밤낚시 44
씀바귀 꽃 45
시골길의 인사법 46
라일락이 피는 날이면 47



2부

신혼 허기 51
어떤 동화 52
하느님이 세 들어 사는 앞집 54
입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56
통일이 되길 빌며 58
모정 60
세대 차이에 대한 오해 62
트라우마 64
연민 1 66
바다 시인 67
시월 끝으로 기차 타고 간다 68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 잘 차려진 마시멜로 양식 70
절대적 사각 형태론 71
사랑은 깊어 가는데 72



3부

갈참나무 숲에서 77
강물을 일으켜 세우는 소리 78
달빛은 고요히 80
빗물 눈동자 82
하조대의 아침 83
내 목마른 편지가 그대에게 간다 84
인생, 그냥 춤이나 춰 85
양이 눈 86
마량리 동백정 88
안면도 사랑 빛에 취해서 90
바람의 눈빛 91
그녀는 강하다 92
겨울바람 94
계절 잊은 꽃 1 96
신호등 불빛 따라 97
안전 운전하시오 98
적막에 취하다 100
교류와 직류 사이에서 102
자자손손子子孫孫 104



4부

실루엣 109
시가 되는 것은 110
파랑새 112
청춘의 길목 114
국면과 관점 116
들꽃 피는 계절에 118
어느 시인의 고향 찾기 119
이제 그만 일어나거라 120
징후와 전망 122
목로주점 1 123
야, 단풍 봐라 124
목로주점 2 126
산에서 보내온 편지 127
채색하는 그림자 2 128
측백나무에 기대어 129


■ 발문 |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에 부쳐 131
-권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