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상실 : 좋은 일자리라는 거짓말 - 전환 시리즈 2 (양장)

노동의 상실 : 좋은 일자리라는 거짓말 - 전환 시리즈 2 (양장)

$17.00
Description
소설가 장강명 강력 추천!
피 땀 눈물로 얼룩진 일터의 미생들을 위로할 올해의 문제작
이콘의 전환 시리즈 두번째 ‘일’ 편을 출간한다. 전작 『머니』에서 화폐의 역사를 사회학자의 새로운 시각으로 되돌아봄으로써 다가올 경제위기의 대안을 모색했다면, 이번 신간 『노동의 상실』은 현대 사회 곳곳에서 포착된 노동착취의 문제를 낱낱이 파헤친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여전히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암묵적인 공식은, 실은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돌아가게끔 만든 기득권의 술수이자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이라는 밀레니얼 저자의 뜨거운 고발로 인해 처참히 무너진다. 매해 물가 상승과 함께 최저 시급을 높이려는 노동조합의 노력이 무색하게, 이제는 주 69시간 근무제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굳게 믿는 순진한 얼굴에 대고 세상이 온 힘을 다해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좋은 일자리, 평생직장, 점점 늘어나는 연봉과 복지혜택 같은 건 없다”고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나 일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리가 더 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몇 년간 축적한 근로소득과 복지수당이 없다면 아파도 쉴 수 없다. 직장에서 비롯된 건강 악화를 토로하는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이직률은 갈수록 높아진다. 저임금 노동자일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그 비율은 더 높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그 일자리가 유독 나쁘기 때문도, MZ 세대의 게으름 때문도 아니다. 더 안정적이고, 고임금을 받는 직장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고통받는다. 일에서 생기는 문제를 단체로 조직화하지 않는 한, 사회에 변혁을 일으키지 않는 한,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것은 단지 다음 일자리가 조금 덜 나쁘리라는 것이 전부다. 『노동의 상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사무실을 넘어 학교에서, 식당에서, 공장에서,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집 밖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을 대변할 이야기다.

저자

어밀리아호건

작가이자연구자.현재에식스대학교에서철학박사과정을밟고있다.『트리뷴』,『가디언』,『바이스』를비롯하여다수의온라인출판물에글을기고했다.

목차

추천사_005
감사의말_010

서문:일의환상_015

1장일,자본주의그리고자본주의적일_030
2장‘일’에맞서기_052
3장새로운일의역설_071
4장일은우리개인에게무엇을하는가?_092
5장직업화의국가:놀이가진지한일이될때_110
6장일은사회에게무엇을하는가?_129
7장유령과게으름뱅이:일터에서의저항_147
8장힘을합치기:조직된노동과노동자들의꿈_162
9장쉬는시간:일에대한저항_182

결론:일을하기위해서_200

미주_207

출판사 서평

가짜자영업,코워킹스페이스……
신자유주의와함께부상한새로운형태의일이숨겨놓은함정은?
사각지대에몰린노동과노동자를포착하다

일은점점양극화되어가고있다.우리나라만노동조건이각박하지,다른곳은사정이다를거라생각할지도모르겠다.하지만영국인저자가제시하는수많은사례를보고있으면,오늘날가시화되는노동착취는,2008년경제위기이후계속된스태그네이션과신자유주의경제정책으로인한,전세계적으로고도화된현상임을깨닫게될것이다.대표적으로긱경제(정규직보다필요에따라임시직,계약직으로사람을쓰는경향이큰경제)에따른가짜자영업(법적으로는직원으로간주되며직원에준하는권리와혜택을누리지만,사측에서자영업으로등록하도록권유한경우)의등장을예로들수있다.아마존창고처럼인력교체가쉽고,직원들을결속시키는노동조합이이리저리쪼개져있는곳에서는일때문에부상을당한직원들에대한책임을방기하기쉽고그만큼업무강도를높이는일에대범하다.

코로나19가창궐했던시점을생각해보라.의료진,택배기사,슈퍼마켓관리자가없었다면우리가집안에틀어박혀안전한일상을영위할수는없었을것이다.또한정부의방역지침에도불구하고대면근무를강행하고,여성의집안일을줄이기위해또다른여성에게노동을전가하는행태는모순적이다.현시대경제의전형을보여주는‘코워킹스페이스’를거처로삼고즐기며일하는스타트업직원또한소수에게만해당되는특전을누린다.그들이재미있는일을도모하는동안대부분의노동자는그들의공간을청소하고간식을채워넣어야한다.최근에는일하면서쉰다는‘워케이션’개념을발전시켜숙소패키지상품으로내걸고있으니,이보다더일과삶이밀접하게연결된시대는없었던것이다.일의퓨즈를끄지못한채늘과부하상태로살아가기에덤으로따라오는잔잔한번아웃증상은친구로삼을만큼익숙하다.

투쟁을통해얻은노동권이라는훈장
우리의싸움은계속되어야한다

그렇다면정녕우리가느끼는이끝없는무력감과분노를해결할방법은없는걸까?일터에서생기는스트레스의가장큰원인은,우리가일하는조건을스스로통제할수없기때문이다.오직고용주들만이우리의다음주스케줄을알고있으며,우리가쓸장비를고를수있다.그래서혹자는직장에서할수있는합법적인농땡이를피움으로써일에저항한다.업무시간에인터넷쇼핑하기,흡연을핑계로나가기,심지어는다른일자리찾기까지.하지만이런소소한업무방해행위가실질적으로바꿀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다.일터에서의문제점을인지하고불합리함을개선하고싶다면이를‘정치화’하는것이급선무다.

저자는다시금노동자들이힘을합칠것을당부한다.일에서생기는급여미지급,성희롱같은문제를마주했을때노동자개인이대처할수있는것은거의없으므로노동조합으로노동자들의힘을키우자는것이다.현재노동자들의복지를책임지고법적보호장치의역할을하는유급병가,유급연차,유급육아휴직,부당해고와계약위반에대한싸움,심지어는주말에쉴권리까지모두노동조합이싸워서이루어낸성취다.2016년우버운전자들이자영업자가아닌노동자로인정받고,2020년위탁양육자들이지역의회를통해정식으로고용된피고용인으로서권리를얻어낸것처럼여전히노동자들이치르는고군분투가선례를만들어낸다.우리가해야할일은서로에게총을겨누는제로섬게임이아닌아래로부터의혁명이다.일을구하는것은곧삶을구하는것이기에.

이책을읽어야할사람들

1.일과삶의분리가어려운사람들
2.직장내에서의문제로번아웃에빠진사람들
3.최저임금,휴식시간보장등노동권이슈에관심이있는사람들
4.가사노동,돌봄노동,서비스노동등주로여성들의영역이라취급받는노동에대해제대로알고자하는사람들
5.노동조합을통한사회변혁의필요성을절실히느끼는사람들

추천사

노동은원래그런걸까?원래힘들고재미없지만밥을벌어먹으려면어쩔수없이해야하는것일까?그런데힘들고재미없고어쩔수없이해야하는일중에서가사와육아같은활동이소득으로이어지지않는이유는무엇일까?그것도‘원래그런’걸까,아니면우리가사는사회의기본설계어딘가가잘못된것일까.혹시우리가회사에서느끼는숱한고단함,지루함,모욕감,소외감도그런설계에서비롯된건아닐까.이책은노동을둘러싼고정관념들에도발적인질문을던지고,우리가당연하게여겼던설계의근본을파헤친다.읽다보면점점그위험한의심에동조하게되고,더담대한그림을상상하게된다.‘누구나필요한소득을보장받는나라’에서부터‘모두가즐겁게일을하며,그일을통해삶의의미를찾는세상’까지.
_장강명(소설가)

책속에서

일이점점나아지리라는마음편한진보의서사가있다.끔찍한일자리가존재했던나빴던과거는―아이들이탄광에서일하고,노동자들이면직공장에서착취당하고,일터에서부상을당하고,상사가잔인하게굴던과거는―끝났다는서사다._015

코로나19위기로우리는일터에서건강을잃을위험성이누구에게나같지않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국민보건서비스(NationalHealthService:NHS)의노동자들이개인보호장비부족,긴근무시간,무례할정도의저임금에시달리고있다는사실에대해서는응당한비난이쏟아졌지만,별로보호받지못하는서비스부문의저임금노동자들이처한위기는덜이야기되었다._016

자본주의체제에서의일의문제는단지형편없는일자리와더나은일자리에대한접근권이불공평하게분배되었다는것이아니다.더안정적이고,영구적이고,임금이높은일에서도노동자들은갖가지문제에시달린다.그이유는우리가대체로우리가일하는방식을선택할수없기때문이다._025

소비자의수요를만들어내는일에는거의상상할수없을정도의총체적노력이들어간다.새옷을살필요를불러일으키려면그만한노력이필요한것이다.인플루언서가올린포스트는무심한듯진정성있어보이지만,그뒤에는다른어딘가에서생산된상품을팔기위해감정과물류의전제조건을만들어내는대대적인작업이숨겨져있다._039-040

가사노동은거의전적으로여성들이하는일이자그러면서도거의인정받지못하는일이었다.가사는사람을고립시킨다―하루종일혼자집에서하는일이므로.그리고특유의일시성은―몇시간이면더러워질물건들을닦는다―특히사람을무기력하게만든다._058

과거에번아웃이일어나는일터는감정적노력및돌봄과관련되었으나,요즘번아웃의현장은압박이심한일류기업으로옮겨가고있다.우울증에걸린사람들은의지부족이나자기돌봄부족으로인해우울증에빠졌다는(잘못된)사회적눈총을받는반면,번아웃에빠진사람들은지나치게일을돌본탓에번아웃에빠졌다고이해받는다._113-114

특히젊고야심있는이들에게소셜미디어는정체성을일구는방법이다.소셜미디어를일이나일을위한훈련,브랜드구축처럼느껴지는용도로사용하지않는사람도있지만,소셜미디어에서우리의모든활동은그자체로일의대상이되어데이터수집을통해거대플랫폼에수익을안겨준다._119

오늘날대학은수준높은공부와는큰관련이없다.직관에반하는사실일테다―사람들이대학에가는건,특정한분야를공부하기위해서가아니던가?하지만학위과정은날이갈수록취직을위한연습으로취급받고있다.실로대학신입생들은첫날부터고용가능성을제고시키는것의중요성과갓입학한대학이제공할수있는커리어의기회에대해듣는다._125

2015년여름에구글은야간식별,소리및소음알림,애플리케이션을통해원격으로시청가능한동영상기능이탑재된1080p실내용보안카메라네스트캠(NestCam)을출시했다.이작은카메라는일반가정의보안뿐아니라보모및다른가정내노동자들을감시하는용도로사용된다.고용주가소유하고통제하는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통해노동자의성과를디지털로감시하는,기술적염탐이라는형태로사회전체에과잉간섭트렌드가퍼져나가고있는것이다._134

자본주의경제내에서일을개선시키고일에도전하는유망한방법하나는자기시간의통제권을급진적으로요구하는것이다.지나친간섭과0시간계약에딸려오는근무스케줄에대한독재와가짜자영업에서벗어나일할때에도우리의시간은우리의것이라고요구하는것이다._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