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예배당 건축 기행)

한국교회,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예배당 건축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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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교회 건축(예배당)으로 보는
한국 종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유럽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교회와 성당이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종교(기독교)가 차지하는 역사적ㆍ문화적 배경을 이해한다면, 서양의 교회 건축이 왜 그렇게 다채롭고 웅장하게 발달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장엄한 종교 건축물 앞에 섰을 때, 우리는 공간이 주는 위엄과 엄숙함에 절로 마음이 숙연해지고 고요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회 건축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예배당에 들어서면 오래된 책 냄새와 장의자에서 풍겨 나오는 고풍의 향기, 해질녘까지 교회 앞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이미지가 가슴 한 구석에 아로새겨져 있는가, 아니면 주변 지역의 재개발과 함께 교회 건물 또한 크고 거대하며 제법 화려한 위용을 갖춘 현대화된 교회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가. 두 가지 이미지 모두 ‘한국교회’ 하면 떠오르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내일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이 책은 이 질문에서 뻗어나간다. 1900년대 초기부터 세상과 민족, 민주화와 함께 발맞추며 호흡해온 교회, 그 교회 공간에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그 과정에서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회 건축을 탐구하면서 내일의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교회 건축과 예배당은 그 교회가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비록 그 길이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을 모두 드러낸다 해도 쉼 없이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자세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건축 문화를 대표하는 건물 유형 중 하나인 교회라는 공간에 대해, 우리는 그 본령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보기 이전에 독특한 외관이나 주변을 압도하는 규모만을 숭상해온 건 아닌지 이제라도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할 때다.
저자

주원규

서울에서태어나2009년목사가되었다.성공회대학교대학원에서신학을공부했으며,본질의의미에집중하는렉시오디비나LectioDivina를추구하는동서말씀교회를섬기고있다.성경해석과관련한책외에도소설,에세이,동화,평론등다양한글쓰기를실천하고있다.건축평론도오랫동안써왔으며2000년‘심판의기능으로서의건축’이란작품으로건축잡지『포아Poar』에서공모한간향건축문학상을수상했다.
지은책으로제14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인《열외인종잔혹사》를비롯해《반인간선언》《메이드인강남》《크리스마스캐럴》《주유천하탐정기》《진보의예수,보수의예수》《성역과바벨》,번역서로《원전으로읽는탈무드》등이있다.2017년tvN드라마〈아르곤〉을공동집필했으며2019년OCN드라마〈모두의거짓말〉의원작자로기획집필에참여했다.JTBC,연합뉴스,MBN등에패널로출연,종교와세상의교감에도힘을보태고있다.

목차

서문:예배당은교회가걸어온길을담고있다

1장역사속의종교,종교속의역사
역사속의종교,종교속의역사_경동교회
역사,저항,그리고교회_향린교회
역사를견디는교회,생명을갈구하는교회_안동교회
상투성을넘어선특수적보편성회복을위해_종교개혁500주년기념교회
시대를넘어시대의중심으로파고들다_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
통일,복음,그리고교회_영락교회

2장부르짖거나,무너지거나
부르짖거나,무너지거나_사랑의교회
성전(聖殿)에서성전(聖戰)으로_명성교회
히브리정신과자본주의교양의충돌사이에서_소망교회
욕망과성스러움,그경계에서_충현교회
신과인간의자리,그경계를넘어_성락교회

3장위가아닌아래를향하는교회
미니멀리즘을지향하는교회_이화여자대학교대학교회
비전과리얼리즘사이에서_아트교회
길위에선공동체_모새골공동체교회
교파없이하나님앞에선교회_한길교회
무채색,노출콘크리트,그리고교회_제주강정교회
위가아닌아래를향하는교회_경산하양무학로교회

4장보존과변화사이에서
전통과혁신의갈림길에서_정동제일교회
지방,토착화,그리고교회_김천서부성결교회
보존과변화사이에서_체부동성결교회
너무나한국적인,너무나본질적인_대한성공회강화성당
조화와무게,그사이에서_새문안교회

도움받은자료
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세상과보폭을맞추어나가는
공간으로서의교회

지금한국교회는‘이미’와‘아직’사이에형성된긴장속에서치열한역사를전개해나가고있다.신의축복과임현,그가치의온전함은이미교회예배당을가득채우고도남지만,신을발견한기쁨을우리삶과사회,공동체에실천해가는길은여전히요원하기만하다.
한국교회의명과암을최대한객관적으로들여다볼수있는역사적매개가‘공간’임에도불구하고,공간과그공간을점유한교회예배당이걸어온변천과정을들여다보는것은결코가벼운일이아니다.경이로운순간들과함께안타까운한국교회의현주소를들여다봐야하는쓰라림도동반되기때문이다.
그런점에서“지금한국교회는세상에서빛의역할을주도하고있는가”라는명제에대한재고가필요한시점에이르렀다.이물음에대해저자는오늘날한국교회의현실을비관적으로생각하지도않을뿐더러,섣부르게교회만이이사회의희망이라고낭만화하지도않는다.이미이루어진신의축복을아직은더갈급하고발빠른보폭으로채워나가는데집중하면서한국교회가풀어나가야할숙제를탐구한다.그리하여교회가,그리고교회라는공간이세상을선도할게아니라세상이말하는상식과보폭을맞추며지금까지학대받아온낮은자들의신음소리를듣는데주력하는방법을저마다특색있는22개의한국교회를통해살펴볼것이다.

부르짖거나무너지거나
역사속의종교,종교속의역사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한국역사이자한국교회역사에서빼놓을수없는교회들을소개한다.우리가발딛고선이땅의역사와종교,그얼룩진아이러니를함께들여다보고(경동교회),민중의움직임을가장활발하고역동적인저항의지로담아낸순간들을포착하며(향린교회),격동하는한반도역사에서교회안팎으로어떻게개혁적의미들을추진해나가고있는지(안동교회),상투성을넘어특수적보편성으로의회복은가능한지(종교개혁500주년기념교회),6월민주항쟁이후그리스도인에게요구되는인간다움을어떻게돌파할것인지(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분단이후민족복음화와통일을외친구호가어떻게빛과그림자라는양면을드러냈는지(영락교회)살펴볼것이다.

2부에서는1980년대이후교인수의폭발적인증가로교회조직은양적으로비대해졌으나그에비례해서영적성숙이따르지못한다는데대한고민과도전이목회자들사이에서어떻게발화되는지를살펴본다.이를테면‘강남’이라는욕망의한복판에서복음을부르짖는것은가능한지(사랑의교회),어쩌다가교회는성전(聖殿)에서성전(聖戰)이되었는지(명성교회),자본주의교양의늪에빠져허우적대는치유의메시지(소망교회)와그리스도의정신에위배되는세속적인교회건축(충현교회),신과인간의자리에서그경계를무모하게넘나드는1인카리스마의서글픈쇠퇴(성락교회)등한국교회가준엄하게받아들여야하는문제들을다룬다.

보존과변화사이에서
위가아닌아래를향하는교회

한국교회를규모의측면에서구분했을때2부에서살펴본교회들이모두대형교회라면,3부에서다루는교회들은작은교회에해당된다.낮은자리에선예수의마음,바닥도모자라바닥밑의바닥까지내려앉은인간의비탄을자비의절정인십자가로채우는것이교회의본질이라면,교회는필연적으로위가아닌아래를향해야할것이다.그렇다면예배당이가장낮은자리에섰던예수를맞이할수있는자연스러운공간,언제라도예수정신을배신하지않는최후의보루가되기위해교회공간은어떠해야할까.
오직진리와본질에집중하기위해색채나장식을철저히배제하는가하면(이화여자대학교회),정착프레임을넘어떠돌이상태의지속을강조하는노마디즘을추구하고(아트교회),길위의공동체를모색하며(모새골공동체교회),예배당미학의궁극에무교회주의를두고(한길교회),세상에흔적을남기지않으면서자연의일부처럼세상과소통하며(제주강정교회),결국본질만남겨두고아무것도남기지않겠다(경산하양무학로교회)는철학을한국개신교모두가고민해야하는화두가아닐까싶다.

마지막4부에서는보존과변화,그갈림길에선교회들을살펴본다.전통과혁신의길항작용에서종교문화의기능은지속가능한지(정동제일교회),지방도시에오래뿌린내린교회가선택할수밖에없었던옛것과새것이공존하는부조화적조화(김천서부성결교회),급변하는주변환경에도불구하고교회의보존가치를선택하는것은과연최선인지(체부동성결교회),본질에어긋나지않는한현지문화에맞게녹여내는것도선교가되는지(대한성공회강화성당),한국최초의조직교회라는상징성에걸맞은역할을선도하겠다며나선새로운시도는세상에빛을전할수있을지(새문안교회)등오늘날한국교회가직면한문제들에대해모두가진지하게고민해봐야하는물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