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에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 우주와 신들 그리고 인간들

장 피에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 우주와 신들 그리고 인간들

$19.00
Description
무한한 우주 속 인간 같은 신과
신 같은 인간이 펼치는 대서사시
그리스 신화 연구의 거장 장 피에르 베르낭은 당대 최고의 그리스학 학자이자 고대 그리스 언어와 신화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의 개척자다. 그가 그리스 신화에 대해 남긴 저서만 20여 권이 넘을 정도다. 역사학자이자 인류학자이며 사회학자인 동시에 철학자인 그는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으로 고대 그리스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한 인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장 피에르 베르낭은 고대 그리스의 문화와 역사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신화 속 이야기들을 색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신들의 전쟁과 인간의 비극 이면에 내재한 또 다른 요인들을 탐구함으로써 그리스 문화가 갖고 있는 정신적 가치들을 밝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피에르 베르낭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책 《장 피에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는 스스로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저자가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전 세계 독자에게 그리스 신화를 ‘들려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나 초판의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을 보충하고, 다시금 최대한 원문에 가깝게 본문을 수정해 재출간했다. 또한 새로운 개정판에는 그리스 신화의 장면을 담은 17컷의 명화를 수록하여 읽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도 더했다.
저자

장피에르베르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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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우주의탄생
땅속깊은곳의혼돈/자식에게거세당한우라노스/하늘과땅사이에공간이생기다/사랑과불화를상징하는에로스와에리스

신들의전쟁
권력을잃을까두려워자식들을삼켜버린크로노스/티탄신족의몰락/세상의주인이된제우스/지략으로최고유일신이되다/혼돈의괴물티폰의탄생/최고권력을위협하는티폰과의전투/거인족기간테스와의전쟁/소멸의열매/올림포스신들의재판/구제불능의절대악티폰/신과인간이어울려지내던황금시대

인간들의세상이열리다
명민한반항아프로메테우스/제우스와프로메테우스의게임이시작되다/천상의불씨로살린소멸하는불/최초의여인판도라의탄생/불멸과필멸사이에위치하는프로메테우스의간

트로이전쟁
펠레우스와테티스의결혼에숨은의미/인간파리스의선택을기다리는세여신/헬레네는유죄인가무죄인가/짧은인생,불멸의영광을택하다

오디세우스또는인간의모험
망각의나라로/키클롭스를암흑속에빠뜨려저주를부르다/아름다운마녀키르케와의사랑/이름도얼굴도없는존재들이주는교훈/시간도멈춘칼립소의섬에서/작은천국에감춰지다/익명의불멸보다인간오디세우스로죽기를원하다/보이지않는자가되다/걸인의모습으로고향에돌아오다/오디세우스를증명해주는흉터/오디세우스만이그활을당길수있다/뿌리깊은침대의비밀/시간을되돌리다

테베로돌아온디오니소스
에우로페를찾아방랑을떠난카드모스/이방인과토착민의결합으로태어난도시/두번태어난아이/방랑사제를따르는무질서한여인들/내모습에서신을보다/타인을배척하다가정체성을상실하다

오이디푸스의저주받은운명
저주받은혈통/“주워온자식”/스핑크스의수수께끼/네부모는네부모가아니었다/세가지모습을동시에지닌인간,오이디푸스/저주는또다시아버지에게서아들에게로이어지고/떠돌이이방인으로생을마치다

페르세우스의모험
제우스의아들로태어나다/고르곤들과의대결/미모의안드로메다를구출하다

옮긴이의글
주요신과인물

출판사 서평

전세계32개언어로번역된세계적인베스트셀러
이야기꾼이자학자가들려주는살아숨쉬는그리스신화

“신화는이야기꾼이서술을시도하기도전에이미존재하는,세월의깊이를지닌이야기다.”
장피에르베르낭은이책을쓸때오래전손자에게옛날이야기를들려주는기분으로썼다고밝혔다.신화의이야기는전달과기억의영역에가깝고,따라서이야기꾼의선택에따라고대그리스의세계관을흥미로우면서도긴장감있게재구성할수있기를바랐기때문이다.

신화를이야기로바라보는이러한시각덕에이책은기존의그리스신화책들과는사뭇다른방식으로전개된다.시간의순서,사건의자초지종을지루하게따라가지않고,자신이특히애착을갖는일화들을중심으로풀어가되그안에서인간의삶과운명에대한비유를끌어들인다.우주의탄생부터제우스를둘러싼올림포스신족과티탄족의싸움에서는인간의유한함과관련된시간성의문제를보여주고,불을훔쳐인간에게준프로메테우스와인간들에게복수하기위해창조되어인간세계에보내진판도라의이야기에서는인간삶의이중성을이야기한다.즉탄생과죽음,행복과불행,고된노동과풍요라는인간삶의두가지측면을그이야기를통해보여준다.후반부의상당부분을할애한오디세우스의방랑이야기에서는,칼립소가제안한불멸을거부하고끝내필멸의운명을지닌인간이기를택한오디세우스의선택을통해인간답게살고인간답게죽는다는것의의미를이야기한다.

지금-여기,다시그리스신화에주목해야할이유

그리스신화에등장하는신들은당연히인간을초월하는존재다.또마치인간에게직업이있듯이신들마다특유의직능과지혜,능력이있다.바다의신,숲의신,바람의신,하늘의신등자신만의영역을가진신들도있다.그들은영원한삶을살고시공을초월하며자연과우주를마음대로부린다.그럼에도그많은신들의모습에서보이는것은지극히인간적인모습이다.자식을두려워하는아비,서로의능력을질투하는형제,의심하고반목하는부부,겉으로는잘어울리나속으로는뼛속까지시기하는친구등신들의면면과행동은인간사에서도똑같이볼수있다.

이책을우리말로옮긴문신원은그리스신화에는“자연스럽게세상과인간의조건에대한통찰이담겨있어서시간과존재의유한함속에서우리가어떤삶을선택해야할지생각해보게만든다”고강조한다.즉신들의이야기를통해인간의조건과삶의방식에대한고민을제공한다는것이다.오래전그리스인들의세계관과사상을담은이야기임에도그리스신화가지금도여전히유효한이유는신화안에시공간을뛰어넘는,인간의존재가치에대한사상이담겨있기때문일것이다.

책속에서

신화속이야기는시적인텍스트처럼단지의미의다양한구성을통해서만다의성을띠지않는다.신화속이야기는한가지결정적인형태로고정되지않는다.언제나이야기꾼이기분내키는대로약간씩변형할수있는다양한변이형과해설이존재하고,이야기꾼은상황이나듣는사람에따라또는자신의취향에따라그중하나를선택하여좋다고판단되면삭제하기도하고첨가하거나변형하기도한다.전설들이구전되며살아있는한,그리하여한집단의사고방식이나풍습과관련되는한,신화는생생하게살아움직인다.그래서신화속이야기는어느정도혁신적이기도하다._머리말10-11쪽

프로메테우스가인간에게불을가져다주기위해불씨를감추어야했던것과마찬가지로이제가엾은인간들은밀의씨앗과보리낟알들을대지의배속에감추어야했다.싹을틔워이삭이여물수있도록땅에고랑을파고그속에씨앗을숨겨야했다.간단히말해서갑자기농업이필요해졌다.이마에흐르는땀을닦아내며고랑에씨앗을심어야만빵을먹을수있게되었다.게다가1년동안씨앗을잘보살펴야했고,생산해낸농작물을한꺼번에모조리먹어치우지않도록조심해야했다.농부의집에서는수확물들을저장해놓을항아리가꼭필요해졌다.겨울부터춘궁기까지식량이떨어지는일이없도록창고도지어야했다.인간들은이제부터일을하면서살아가야만했다.
_인간들의세상이열리다/104쪽

신이되지못한아킬레우스는평범한인간으로살아갈수도죽을수도없었다.하지만아킬레우스가비범한인물이라고해서불멸이보장되는것또한아니었다.그시대의모든전사와그리스인에게귀감이되는가치를지니고있었던아킬레우스의운명은여전히현재의우리에게도매혹적이다.아킬레우스는빛과어둠,기쁨과고통,삶과죽음이굳게얽혀있는비극적인인간존재의유한함을일깨운다.태생부터절반은인간이고절반은신인아킬레우스는온전히어느한쪽에속하지못하는모호한존재였다.
_트로이전쟁153쪽

물론그침대다리는여러가지의미를띤다.그의미는확고부동함이다.그리고그확고부동함은두사람이공유하고있는비밀이불변함을표현한다.즉페넬로페의정절과오디세우스의정체성을표현한다.동시에페넬로페와오디세우스가다시합쳐지는그침대는영웅오디세우스에게이타케의왕이라는확고한지위를주고영원하게하는것이기도하다.왕과왕비가자는침대는이타케땅의가장깊숙한곳에뿌리를내리고있다.그것은그땅을다스릴부부,그땅의번식력과관계가있는왕과왕비의합법적인권리를표현한다.또한오랜시간이지났어도그들을여전히이어주는것,두사람을부부로만드는것은생각의공유임을일깨운다.
_오디세우스또는인간의모험/238쪽

다시평범한인간으로돌아온영웅,그무공으로오랫동안‘불사신의영웅’으로불렸던페르세우스역시때가되자누구나그렇듯이삶을마쳤다.그러나모든것을돌로만드는눈빛을가진고르곤과용감히싸운젊은영웅을기리기위해,제우스는페르세우스를하늘로보내그곳에서별이되게하였다.그리하여그는어두운밤하늘에서영원히모든사람이볼수있는빛나는별이되었다.
_페르세우스의모험/3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