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독재의 정석 : 비교정치로 알아채는 수령제의 내구성

수령, 독재의 정석 : 비교정치로 알아채는 수령제의 내구성

$18.00
Description
북한이라는 정치 현상에 대한 비교정치의 해부학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 그렇기에 가장 많은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따라서 가장 위태로운 나라, 하지만 어느 나라보다 튼튼하고 안정적인 지배 체제를 구축한 나라. 바로 북한이다. 이런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정치학자 한병진은 북한이라는 정치 체제를 단일 행위자로 간주한 것에 기존 북한 연구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즉 북한을 수령과 엘리트로 분해해 비교정치적 도구를 사용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북한을 이해하려면 변동성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 특유의 “수령 체제”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무기는 비교정치학이다. 이 책은 정치학뿐 아니라 경제학, 심리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도구를 활용해 북한을 분석한다. 북한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조정의 법칙”을 통해 설명하고, “죄수의 딜레마”로 수령에 대한 엘리트의 충성 메커니즘을 파악하며, 미시경제학의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북한 권력의 작동 방식을 살펴본다.

북한은 어떻게 체제를 유지하는가?
- 사회심리학의 창을 통해 본 북한 체제의 안정성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는 비결은 조정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의 상황과 비슷하다. 승객들 서로 불안한 눈빛을 나누지만 애써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상대의 행동을 관찰한다. 하지만 그 상대방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서로의 서로에 대한 오해이다
북한의 수령제 아래서 민중은 살기 위해, 출세하기 위해 다수의 선택을 따라야 한다. 속마음과 무관하게 겉으로 드러나는 공개적 행동을 수령제의 철칙에 맞춘다. 그래서 모두가 속으로 수령 반대를 외쳐도 변하는 것은 없다.
다수의 선택에 자신의 선택을 맞출 이해가 강할 경우 개개인은 각자가 관찰하거나 예상하는 다수의 선택을 따른다. 이것이 조정이다. 북한이라는 체제에서 개인은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모두가 믿는 생각에 자신을 맞춘다. 공동 지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벗어날 용기를 낼 수 없기에, 벗어나는 순간 곧바로 숙청되기에, 다수의 선택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북한의 엘리트
- 김정은은 어떻게 ‘수령’이 되었는가
근대 이후 통치자의 3대 세습은 드문 일이 되었다. 수많은 독재자가 등장하지만 2대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도 힘들거니와 세계 정세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북한은 특수하다. 절대다수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데도 절대 권력은 튼튼하다. 무시무시한 공개 처형과 열광적인 군중 집회가 일상이다.
북한의 안정적인 체제는 절대권력의 수령과 순진한 만족자인 소수 엘리트의 관계를 통해 파악해야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수령의 절대권력은 내부 엘리트 간의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이어져왔다. 엘리트의 경쟁자는 수령이 아니다. 같은 엘리트다. 이들은 수령의 눈밖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 서로 치열한 눈치 게임을 벌인다. 자신이 누구보다 더 충성스러운 사람임을 강조하기 위해 안달한다. 수령의 연설이 끝나도 누구도 박수를 멈추지 않는다. 멈추라는 손짓에도 불구하고 박수는 끊어지지 않는다. 누구도 먼저 박수를 멈출 수 없다. 최소한 옆 사람보다 오래 쳐야 하고 크게 쳐야 한다. 그런데 수령이 말을 하는 동안 안경을 닦고, 다리를 꼰 채 앉고, 꾸벅꾸벅 존다? 그들은 바로 숙청 대상이다. 숙청의 사유는 “불경”이 아니다. 바로 “종파”였다. 수령 이외에 다른 충성의 대상이 생겨선 안 된다. 1956년 종파 사건 때부터 지금까지, 북한이 가장 금기시한 것은 바로 종파였다.

탈북민은 과연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될까?
- 탈북민을 통해 보는 ‘저항’과 ‘탈주’의 메커니즘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 99도까지는 끓지 않는다. 물이 끓어 주전자에서 넘치지 않게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불을 끄는 것과 뚜껑을 여는 것이다.
흔히들 탈북민이 늘어나는 것이 북한의 체제가 불안정한 증거이며, 체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한병진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북한의 수령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업은 안전 자산인 묵종하는 수동적 신민과 태생적 반항아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미 99도에 이른 북한 인민들에게 타고난 반항아의 존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반항아는 위험한 존재다. 이들은 북한 체제에 불만이 가득하며 그에 목숨을 걸고 저항한다. 다만 이들의 저항은 개인적인 저항이다. 탈북민의 영웅적 저항은 “탈출”이다. 체제의 변화와 전복이 아니라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주체적이고 용감한 자는 혁명의 심지가 되고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하지만 탈북은 그런 용감한 자가 떠난다는 것이고 혁명의 연쇄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가 제시하는 가설은 “고난의 행군처럼 북한 내부의 어려움이 깊어질 경우 국경수비대의 간격을 예전보다 늘려 탈북을 더 쉽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어느 때보다 탈북을 봉쇄하고 있다. 2021년 10월 탈북 가족을 끝까지 추적해서 처단하라는 김정은의 담화가 있은 후 국경경비 초소의 간격을 좁히고 수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직 주전자의 뚜껑을 열어야 할 만큼 북한 사회에 불만이 쌓이지 않았거나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는 방법
- 공산주의와 수령제를 주제로 한 사회과학 콘서트
이 책은 먼저 북한 정치를 관통하는 여러 정치적 이론들을 살펴본다. 특히 1장에서는 독재의 원리, 권력투쟁, 공산주의 제도의 인센티브, 집단행동의 어려움, 국가 건설, 전체주의의 퇴행, 정치 변동, 시장개혁 등에 관한 이론들을 다룬다. 2장에서는 북한 정치의 여러 수수께끼를 풀어본다. 논의의 큰 줄기는, 수령은 인민 생활을 개선할 통치는 (고의로) 몰라도 어떤 어려움에도 권력을 지키는 지배 원리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주체사상의 위력, 순차적 숙청, 가난한 국가의 흔들리지 않는 지배, 탈북의 미학, 수령의 고의적 무위無爲인 시장개혁과 테러의 부재 등을 포함한다,
3장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은의 지배 기술을 비교한다. 여기서 독재의 일반적인 원리를 관통하면서도 신생 수령과 세습 수령이 만들어내는 차이를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북한 소식을 접할 때 주목해야 할 지점을 다룬다. 이를 통해 북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의 중국 식민지화, 통일 헌법 등을 검토하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남한 주체사상파(이하 주사파)의 잘못을 되짚어보면서 지금 우리의 모습을 살핀다.
저자

한병진

여전히정치가사회의근본문제이자해결책이라믿는정치학자이다.‘독재권력은어디에서오는가?무자비한독재자는왜침상에서편안히죽음을맞이하는가?민주화이후민주주의를어떻게지킬것인가?정치적인것들의특징은무엇인가?’오랫동안품어온질문에대해서는다수의사회과학모델과이론을통섭,종합할때답할수있다는판단에따라정치학,경제학,심리학등주요사회과학분야를열심히공부하고있다.현재계명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서울대학교외교학과및대학원을졸업하고,미국버펄로뉴욕주립대학교에서러시아의옐친과푸틴의시장개혁을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빈곤의정치경제,사회주의시장개혁,독재정권의내구성,혁명등정치변동의양상등에관한논문을발표했다.지은책으로『광장의법칙:머리띠두르고백전백승을거두는정치의기술』(2019),『나는네가어제한행동을알고있다:행동과학으로눈치채는인간의속사정』(2018)이있다.?

목차

프롤로그:북한적인너무나북한적인

1장이상한수령제,이상하지않은설명
한번수령은영원한수령
수령과엘리트는생각하는방식이다르다
엘리트,죄수의딜레마에빠지다
설마가엘리트를잡는다
“친구야,세뇌가아니야”
그래도북한은인민을생각하지않을까?
왜공산주의는서서히죽어가는가?
만연한공유지의비극과자발적사유화
주체형의새인간은아부하는인간
인민,한국독재에는있고북한독재에는없는
재산권은공산주의시장개혁의핵심

2장수령,통치는몰라도지배는너무잘안다
주체사상,지배의본질을꿰뚫다
우리식사회주의는필승불패:혁명적낙관주의에대하여
수령의숙청과대중당노선:3대혁명소조운동의미학
수령과엘리트는일심동체?
가난한경제,넘치는지배:평양이상무
탈북은붕괴의전조?
북한은연좌제를포기할수없다
선수자수령의현상유지편향
수령이할수없는것,시장개혁
수령은춥지도옷깃을세우지도않는다

3장신생수령김일성과세습수령김정은
김일성의위장술과엘리트의오만한순진성
세습수령김정은의선당
장성택,김일성시대의오만과오판을반복하다
세습수령김정은은자주바꾼다

4장전망과계획
은밀한나라의관찰할수있는것들에대하여
과연중국은북한을원할까?
통일헌법을제안한다

에필로그:주사파,당파성의위험을증명하다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북한은어떻게체제를유지하는가?
-사회심리학의창을통해본북한체제의안정성

북한이체제를유지하는비결은조정의법칙으로설명할수있다.대구지하철참사당시의상황과비슷하다.승객들서로불안한눈빛을나누지만애써불안한마음을억누르며상대의행동을관찰한다.하지만그상대방도똑같은상황에서똑같은행동을하고있다.서로의서로에대한오해이다북한의수령제아래서민중은살기위해,출세하기위해다수의선택을따라야한다.속마음과무관하게겉으로드러나는공개적행동을수령제의철칙에맞춘다.그래서모두가속으로수령반대를외쳐도변하는것은없다.다수의선택에자신의선택을맞출이해가강할경우개개인은각자가관찰하거나예상하는다수의선택을따른다.이것이조정이다.북한이라는체제에서개인은모두가그렇게생각한다고모두가믿는생각에자신을맞춘다.공동지식의틀에서벗어나지못하기에,벗어날용기를낼수없기에,벗어나는순간곧바로숙청되기에,다수의선택에자신을맞추는것이다.

‘죄수의딜레마’에빠진북한의엘리트
-김정은은어떻게‘수령’이되었는가

근대이후통치자의3대세습은드문일이되었다.수많은독재자가등장하지만2대이상이어지지않는다.내부의불만을잠재우는것도힘들거니와세계정세가이를허락하지않는다.북한은특수하다.절대다수가극심한가난에시달리는데도절대권력은튼튼하다.무시무시한공개처형과열광적인군중집회가일상이다.

북한의안정적인체제는절대권력의수령과순진한만족자인소수엘리트의관계를통해파악해야한다고이책은주장한다.김일성부터김정은까지수령의절대권력은내부엘리트간의“죄수의딜레마”를통해이어져왔다.엘리트의경쟁자는수령이아니다.같은엘리트다.이들은수령의눈밖에벗어나지않기위해서로치열한눈치게임을벌인다.자신이누구보다더충성스러운사람임을강조하기위해안달한다.수령의연설이끝나도누구도박수를멈추지않는다.멈추라는손짓에도불구하고박수는끊어지지않는다.누구도먼저박수를멈출수없다.최소한옆사람보다오래쳐야하고크게쳐야한다.그런데수령이말을하는동안안경을닦고,다리를꼰채앉고,꾸벅꾸벅존다?그들은바로숙청대상이다.숙청의사유는“불경”이아니다.바로“종파”였다.수령이외에다른충성의대상이생겨선안된다.1956년종파사건때부터지금까지,북한이가장금기시한것은바로종파였다.

탈북민은과연북한체제에위협이될까?
-탈북민을통해보는‘저항’과‘탈주’의메커니즘

물은섭씨100도에서끓는다.99도까지는끓지않는다.물이끓어주전자에서넘치지않게하는데는두가지방법이있다.불을끄는것과뚜껑을여는것이다.흔히들탈북민이늘어나는것이북한의체제가불안정한증거이며,체제에위협이될것이라고생각한다.하지만이책의저자한병진은전혀그렇지않다고말한다.북한의수령에게주어진가장큰과업은안전자산인묵종하는수동적신민과태생적반항아를분리하는것이다.이미99도에이른북한인민들에게타고난반항아의존재는기폭제가될수있다.반항아는위험한존재다.이들은북한체제에불만이가득하며그에목숨을걸고저항한다.다만이들의저항은개인적인저항이다.탈북민의영웅적저항은“탈출”이다.체제의변화와전복이아니라체제에서벗어나는것이다.저자의말마따나“주체적이고용감한자는혁명의심지가되고사람들을이어주는다리가된다.”하지만탈북은그런용감한자가떠난다는것이고혁명의연쇄도사라진다는것이다.이에저자가제시하는가설은“고난의행군처럼북한내부의어려움이깊어질경우국경수비대의간격을예전보다늘려탈북을더쉽게한다”는것이다.현재북한은어느때보다탈북을봉쇄하고있다.2021년10월탈북가족을끝까지추적해서처단하라는김정은의담화가있은후국경경비초소의간격을좁히고수비를강화하고있다.이는아직주전자의뚜껑을열어야할만큼북한사회에불만이쌓이지않았거나체제의안정성에대한자신감이있음을알려준다.

이책을읽는방법
-공산주의와수령제를주제로한사회과학콘서트

이책은먼저북한정치를관통하는여러정치적이론들을살펴본다.특히1장에서는독재의원리,권력투쟁,공산주의제도의인센티브,집단행동의어려움,국가건설,전체주의의퇴행,정치변동,시장개혁등에관한이론들을다룬다.2장에서는북한정치의여러수수께끼를풀어본다.논의의큰줄기는,수령은인민생활을개선할통치는(고의로)몰라도어떤어려움에도권력을지키는지배원리는잘알고있다는것이다.주체사상의위력,순차적숙청,가난한국가의흔들리지않는지배,탈북의미학,수령의고의적무위無爲인시장개혁과테러의부재등을포함한다,3장에서는김일성과김정은의지배기술을비교한다.여기서독재의일반적인원리를관통하면서도신생수령과세습수령이만들어내는차이를볼수있다.4장에서는북한소식을접할때주목해야할지점을다룬다.이를통해북한의현재와미래에대한힌트를얻을수있다.또한통일문제와관련하여북한의중국식민지화,통일헌법등을검토하고평가한다.마지막으로에필로그에서는남한주체사상파(이하주사파)의잘못을되짚어보면서지금우리의모습을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