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바라보느냐가
바로나의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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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장춘익은하버마스의의사소통행위이론과루만의거대이론을오랜시간연구한사회철학자다.자신의연구주제를실제로확인하고싶은욕심이었을까?그는90년대중반부터온라인상에소통의공간을만들어학생들과자유롭게교류한다.살다보면누구나한번쯤우정이나사랑,고독,신념과같은문제로고민할때가있다.철없는한때의이야기라고흘려버릴수도있지만이것들을어떻게바라보느냐가바로나의정체성을말해준다.즉이것이‘나의철학’이다.저자는제자들의이러한고민에귀를기울여자신의사적인이야기는물론,다른철학자들은비슷한주제들에어떻게답했는지함께이야기하면서저마다의‘작은철학’을구축할수있도록돕는다.
감사한마음은무엇이고어떻게표현해야하는지,저항과용기는어디서겹치며어떻게어긋나는지,수치심,수줍음,죄책감의차이는무엇인지,정당한분노는어떤것이며그것을어떻게표출해야하는지등을객관화하여생각해보는것은그런과정없이그것을맞닥뜨리는것과는엄청난차이가있다.사유는삶의틈과균열자체를없앨수는없지만,그것을바라보는시선을바꾸고현실에서행위의방향을재조정하는힘을줄수있기때문이다.
조심하자.무엇은화낼만하고무엇은그렇지않은지에대한당신의판단에성숙의정도가고스란히응축되어드러난다.작은물음이작은답을얻게하고큰물음이큰답을얻게한다는것은공자님의말씀이었던가.아마사소한일에대한분노가작은인품을만들고,큰일에대한분노가큰인품을만든다고해도틀리지않으리라.나는당신이작은편익과사소한자존심싸움에는넉넉한마음이기를희망한다.그렇지만권위주의와사회적차별,세계의기아,외국인근로자에대한부당한대우,여성의좌절,맹목적인자연의파괴에대해서는분노할수있기를희망한다.
저자는이처럼우리가일상에서만나게되는다양한문제들을하나하나소환한다.개성과성숙,사랑,예의,명예,관용,분노,수양,양심에관해서그리고나아가자본과이사회의권력,정치문제까지.작은감정에서시작해사회전체를움직이는정치경제논리까지이야기를확장한다.저자는본질을파고드는데천부적인소질을타고났다.문제의핵심에독자를최단거리로데려다준다.그리고주저없이정곡을찌른다.명료하고분명하다.그러면서도따뜻한시선과유머를잃지않는다.그사이를종횡무진우아하게건너다니는저자를가리켜동료철학자는“철학적·사회적·일상적문제를가장빨리그리고깊게그핵심으로접근하는사람이고,난제앞에서그것을해결하는아이디어를제안하는사람이며,동시에분위기를반전시키는특별한유머감각을발휘하는사람”이라고평가한다.이책에대한평가도그와다르지않으리라.
오랜소통의흔적,
20년시간을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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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작은철학》에실린80편의글가운데책의뼈대를이루고있는꼭지들은저자가1999년부터10여년간운영했던개인홈페이지〈날개통신〉에게시했던글이다.이는강의실에서진행되는딱딱한커리큘럼과무관하게일상에서마주하는다양한문제들을관찰하면서출발한철학적글쓰기였다.이글에학생들의개인적인경험과생각이댓글형식으로달리면서역동적인공동의사유로확장되었다.2021년저자의갑작스러운죽음이후,제자들이나서〈날개통신〉에서나누었던철학적대화들을단행본으로엮어내자는목소리가터져나왔다.그리고최종적으로가장가까운사이이자학문적동료였던탁선미교수가저자의전체유고원고를확인하고엮는역할을맡았다.
《나의작은철학》은독자들에게일상의난제를마주하는길목마다침묵을깨고새로운사유로나아가는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이제글이품고있는따뜻한사유의초대장을펼쳐보기바란다.장춘익의‘작은철학’이독자마다의‘작은철학’으로커나가는것을경험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