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퀴어, 보살핌 : 뉴욕의 백인 게이 바이러스 학자가 써내려간 작은 존재에 관한 에세이

바이러스, 퀴어, 보살핌 : 뉴욕의 백인 게이 바이러스 학자가 써내려간 작은 존재에 관한 에세이

$23.00
Description
@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 《리터러리 허브》 선정 올해 가장 기대되는 책
인류의 종말? 좀비? 바이럴 타기?
문화 속 바이러스의 은유와 진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수백만 명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공포가 확산되면서 교류와 협력은 중단되고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멈춰 섰다. 무엇보다 삶과 죽음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짧게 끝날 줄 알았지만, 팬데믹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누군가는 가족이나 친구를 떠나보냈다. 이제는 회복되었다고 하지만 우리 삶은 팬데믹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는 이제 엔데믹(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뉴욕대학교에서 분자생물물리학을 연구하는 조지프 오스먼슨은 이 책 《바이러스, 퀴어, 보살핌》에서 헤르페스, 광견병, HIV, 코로나-19 등 현재까지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온 친숙한 바이러스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진실을 파헤친다.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어떤 생명체보다도 흔하게 또 오래 존재해온, 보이지 않는 존재다. 이들은 다른 세포(이를테면 우리 인간의 세포)에 부착해야만 생명체의 필수조건인 자기복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생명체는 아니지만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스스로를 복제해내는 놀라운 존재다. 한편 성격이 모두 제각각이라 한 가지 일반적인 속성으로 정의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기도 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가 바이러스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은유이다. 우리는 바이러스의 행성에 살고 있으며, 그들이 이 땅에 제일 먼저 발을 들였다. 우리는 손님이지 주인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전해져야 할 바이러스 이야기이다._100쪽

하지만 우리의 언어생활과 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바이러스를 인간은 어떻게 인식하는가? 인류를 몰살하는 치명적인 것(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바이러스는 극히 드물다),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 정신을 빼앗고 육체를 장악하는 것, ‘외부’에서 은밀하고 조용하게 우리 몸에 침입하는 것, 최근에는 ‘바이럴 타기’로 순식간에 유명세와 돈을 얻고자 하는 욕망까지……. 오스먼슨은 자신이 읽어낸 이러한 바이러스의 은유들이 사실과 무관한 공포를 자아내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것들을 단호히 끊어내라 주문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잡종’이라고, 바이러스와의 공존은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삶의 조건이라고 역설한다. 바이러스를 싸워 없애야 할 적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이 바이러스로 가득한 행성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생명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기며 서로를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투쟁하고 전투하고 고통받았는가’가 아니라 ‘역병 속에서도 어떻게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았는가’라는 틀로 이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 _265쪽
저자

조지프오스먼슨

(JosephOsmundson)
뉴욕에거주하는과학자이자작가.록펠러대학교에서분자생물물리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그의연구는미국암협회의지원을받아〈셀〉〈미국국립과학원회보〉등주요생물학학술지에게재되었으며,현재뉴욕대학교생물학과임상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뉴욕타임스〉〈애틀랜틱〉〈타임매거진〉〈빌리지보이스〉〈뉴욕리뷰오브북스〉〈가우커〉〈케니언리뷰〉〈럼퍼스〉〈람다문학리뷰〉〈페미니스트와이어〉등의다양한매체에과학과퀴어에관한글을기고하고있다.

목차

1위험에관하여…11
2복제에관하여…27
3바이러스의의미에관하여…61
4개인적글쓰기에관하여…109
5HIV와트루바다에관하여…207
6전쟁에관하여(패트릭네이선과공저)…23
7멘토에관하여…269
8백인성에관하여…289
9액티비즘과아카이브에관하여…339
10종식에관하여…407
11진화에관하여…451

감사의말…483

출판사 서평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논픽션부문최종후보작
@《리터러리허브》선정올해가장기대되는책

팬데믹으로드러난미국사회의차별
폭력적‘백인성’을해부하다

조지프오스먼슨은인간의DNA염기서열은인종에따른차이가전혀없으므로,바이러스는사람을가리지않는다고말한다.하지만미국에서코로나-19바이러스는‘백인보다흑인과라틴계사람들에게두배더치명적인’것으로판명됐다.이는무엇을말해주는가?바로팬데믹을통해미국사회의의료불평등과인종차별이적나라하게드러난것이다.이같은결과앞에서트럼프정부는오히려경제를활성화하고조속히미국을‘정상’으로돌려놓는다는명목으로셧다운을철회한다.급기야흑인과유색인에게마스크를쓰지않으면더빨리죽을것이라며좋아하는백인들까지등장하게된다.

미국의학은흑인을대상으로연구가이루어졌지만,정작연구가끝난뒤흑인들에게는,흑인몸을이용해‘우리’에게안전성이확인된약물에대한접근이차단되었다.미국인에게‘우리’란항상백인이었다._293쪽

코로나-19로흑인과갈색인종이더많이희생될것은불을보듯뻔한일이다.사람은먹어야산다.그러나줌(ZOOM)상에서긴하루를보내고로그오프한다음퇴근하면누가음식을배달하는가?‘우리’는결코갇혀있지않았다.그저위험을더가난한다른이들에게떠넘기면서집에머물러있었다.그들은흑인이거나갈색인종일가능성이크다.‘우리’―백인미국인과우리가건설한인프라―는특히눈에잘보이지않는곳에서언제나이런죽음을허용했고영속화해왔다._299쪽

오스먼슨은오늘날‘건강함’의개념이개인의바람직한정체성정도로간주되면서도,실제로는계급,인종,지리와깊이연관돼있다고말한다.가령,흑인들이더많은목숨을잃는것은차별적인의료시스템때문인데,오로지개인들에게죽음에대한책임을떠넘기는것처럼말이다.더군다나역사적으로흑인의신체는미국의의학발전을위해줄곧연구대상으로쓰여왔지만,정작그렇게발전된의학에대한혜택이흑인에게는제한돼왔다.오스먼슨은일부백인들이주장하는,백신을맞지않고마스크를쓰지않을‘(개인의)자유’란그들이지금껏누려온‘(남을)해칠권리’에다름아니라고일갈한다.
이와같은‘백인성(whiteness)’의표출을생명보다돈을우위에두는도덕적열등,고통을회피하기위한감정적미니멀리즘,백인우월주의,무엇보다(해칠)자유를마구휘두르는폭력성으로규정하는오스먼슨은한편으론자신이감정의표현을죄악시하는백인남성성의피해자였지만,본인역시백인으로서인종차별문제에서는많은오류를범해왔으며어디까지나직접적인경험이부족한학생일수밖에없다고말하기도한다.

백인성,인종차별적가부장제,동성애혐오와트랜스젠더혐오,그리고이모든것의근간에있는자본주의라는힘은우리가지구에서살아갈능력을소멸시키고있다.여기서말한우리는인간종을말한다.자본가계급은화성이나뉴질랜드를탈출구로생각할지도모른다.나는화성에내자리가없다는것쯤은알고있다.어차피그여행에별다른환상도없고.차라리여기남아침몰하고말겠다.지구가살거나,아니면우리다함께죽거나.
백인이아닌몸으로살았다면내삶은아주많은부분에서극적으로달랐을거라는걸잘안다.크고작은트라우마가내일과몸과영혼에미쳤을영향은감히상상조차할수없다.공감은여기까지만가능하다.함께듣고읽고쓰고조직할수는있지만인종문제에서백인은언제나학생이다.왜냐하면인종차별을직접경험한적이없기때문이다.지금내가말하는인종차별은단순히심한편견―정체성의특성때문에누군가를싫어하는것―으로정의되는것이아닌,구조적힘을뜻한다._312~313쪽


뉴욕의백인게이바이러스학자의
퀴어성장담이자연애담,그리고코로나일기

저자조지프오스먼슨은미국워싱턴주의가난한백인중심의마을에서유독(流毒)한백인남성성에둘러싸여성장했다.책과클래식,요리를좋아하고자주울음을터뜨리던소년오스먼슨은‘기집애같다’는소리를듣기일쑤였고학교에서는괴롭힘을당했다.오직고향을떠나겠다는희망으로청소년기를버텼지만,대학에서도부유한백인문화에동화하지못했다고한다.그러다글쓰기를매개로게이작가들과교류하고,HIV/AIDS위기에치료제개발을압박하며정부의무책임에항의하는,액티비즘그룹인액트업에대한다큐멘터리와아카이브를접하면서잃어버렸던고리를찾기에이른다.
오스먼슨은대학을졸업할때까지도남성들간의성관계와친밀성에대해무지했을뿐아니라,게이들이치료제없이에이즈로죽어가던시기에성장한탓에,섹스는언제나HIV를포함한공포스러운쓰리섬이었다고술회한다.이후오스먼슨은남성들과연애하고또실연의참담한아픔을통해‘진화’를겪는다.그리고최근뉴욕게이커뮤니티에서상용화되고있는정식승인된HIV노출전예방약트루바다를복용하면서HIV에대한두려움없이낯선남성과콘돔없는섹스를즐기게되기까지자신의연애와성적모험을특유의섬세한감각으로허심탄회하게들려준다.

1989년에처음샌프란시스코에도착한지(Ghee)는“우리와같은사람이전에존재한적없다는잘못된인상을받았다.내가도착했을때우리를맞아줬을사람들이이미죽어버렸기때문이다.”
지는이렇게썼다.“우리에게는용맹함의모델이부족했다.그래서사랑과사회운동의모델을창조해야했을때처럼용맹함의모델도직접만들어야했다.”
나도2006년에뉴욕에도착했을때아주비슷한기분이었다.나를맞아줄연륜있는퀴어들이10년전에세상을떠났다는기분…….내친구들도나와같은인상을받았다고했다.우리는살아갈방법을스스로창조해야했다.삶은우리가배워온것과는아주달랐으니까._274쪽
”자기야,”한손은엉덩이에척얹고다른손은나무숟가락을들고파스타소스를천천히저으면서내가말한다.그사람들이지금의나를볼수있다면…….내가얼마나달라졌는지…….내어린자아는절대로내가이런식의자세를하거나하이힐을신거나남자를“자기야”같은간지러운호칭으로부르게두지않았을것이다.
“자기야?”그가되묻는다.
“같이춤추자.”
“이런곡에어떻게춤을춰!”그는나를이상하다는듯이쳐다본다.
나는과거의나와얼마나같을까?
“내사랑,당신은어느곡에든춤출수있어.”_475쪽

이책은바이러스를통해미국사회의민감하고논쟁적인이슈들에대한날카로운통찰을보여주는동시에,팬데믹을온몸으로겪은저자의일종의코로나일기가함께실려있어한층생생하고내밀한독서경험을선사한다.그는셧다운동안실직한애인과동거를시작하고,격리팟(quarantinepod)친구들과함께음식을만들어먹고,센트럴파크에서거리두기를지키면서봄맞이소풍을즐기고,코로나로가족을잃은친구를온마음으로위로한다.소소해서애틋한이일상의기록은우정과보살핌을바탕으로한새로운퀴어가족의형성과정을뭉클하게보여준다.아울러섬세하면서도삶을향한뜨거운사랑으로흘러넘치는그의문장은또다른즐거움을선사한다.독자들은《바이러스,퀴어,보살핌》에서반짝이는지성과퀴어하기이를데없는욕망,미국사회에대한엄준한비판의식과속수무책의나약함이한데어우러진매력적인목소리를발견하게될것이다.

★★★이책에대한찬사★★★

《바이러스,퀴어,보살핌》은장난기와진지함이모두들어있는놀라운책이다.바이러스가우리와어떻게함께사는지를모두에게보여준다.퀴어이론을바탕으로조지프오스먼슨은욕망과소망,고통과불안의한복판에서‘보살핌’을이해의방법으로제시한다.바이러스가지배하는세상은삶과죽음의평범한세상이자,서로가서로의취약성과존속성안에서함께돌보는보통의세상이다.이책은우리시대의바이러스과학을명쾌하게설명하는한편,팬데믹시대에길을잃고혼란스러운사람들에게돌봄의참의미를제공한다.아울러이책은최고의퀴어교육학책이기도하다.함부로가르치려들지않고,완벽하게지적이며,신중함과열정으로다시금서로가까워지게배려하는,긴급한지식들로가득차있다._주디스버틀러

오스먼슨은과학을쿨하고심지어급진적으로느껴지게만드는선생님특유의매력적인목소리로글을써내려간다.그의사유는다방면에걸쳐있고,질문은계속해서다른질문을부른다.그의책은다양한이야기를담았고다룬다.‘어떻게백인은백인성이라는치명적인질병을퍼트리기를멈출것인가?어떻게자본주의는우리의상상력을제한하는가?진화가본질적으로퀴어한가?종종까다롭기도한그의도약과선회를따라가는과정은기민히작동하는정신과협업하는기회를제공하여그자체로값진경험이다._〈뉴욕타임스〉

조지프오스먼슨의《바이러스,퀴어,보살핌》은나를바이러스성애자로만들었다.진심이다.이책은퀴어이론을이용해바이러스과학을가르쳐주는역작이며,그과정에서,바이러스가악랄한작은피조물과는거리가멀고실은매혹적인‘거의생명체(almost-lifeform)’라는현실을받아들이지않을수없게만든다.《바이러스,퀴어,보살핌》은우리가바이러스로가득한세계에서의삶에대해이야기할때사용하는사고틀을교정하고우리가과학및과학적현상과맺는관계가언제나사회적이라는것을일깨워준다._찬다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나의사랑스럽고불평등한코스모스》의저자

조지프오스먼슨의《바이러스,퀴어,보살핌》은우리가지구에서가장수가않은생명형태와맺는관계―우리가바이러스와어떻게살아가는가,바이러스는어떻게우리안에서그리고우리를통해서살아가는가―를예리하게관찰한다.하지만이에그치지않고,회피와노출,안전과위험,자아의보존과,진화및변화를향한개방성사이의긴장을매혹적으로고찰한다.이책은우리시대를위한극약처방이다._레이시M.존슨,《레커닝스(TheReckonings)》의저자

《바이러스,퀴어,보살핌》에실린에세이들은감동적인것이상이다.고도로숙련된작가의노련한손길로완성된,날이서있으면서도사려깊은,정밀한작품이다.조지프오스먼슨은우리에게이탁월한저작과더불어소중한무언가를건네주었다.그것은인간성에대한존경이며,생명에대한예찬이다._크리스틴아넷,《이로(WithTeeth)》의저자

오스먼슨은눈부시게아름다우면서도중요한책을써냈다._사라닐슨,《숀다랜드》의저자

우리에게HIV/AIDS액티비즘의유산,변종코로나의장기적여파,길어진팬데믹이권력시스템에미치는영향같은주제를종횡무진하며,현실과은유의교차에대해우아함과통찰력을갖고쓸수있는현역바이러스학자가있다는것은행운이아닐수없다.과연우리시대의걸작이다._〈리터러리허브〉

폭넓은주제를아우르는이에세이집은사회가바이러스와맺는복잡한관계에대한성찰을담고있다.오스먼슨은코로나-19바이러스와HIV등에대해숙고하며보다공정한의료접근을요구한다._〈사이언스뉴스〉(2022년최고의책)

팬데믹이드러낸사각지대에대한친절하고박식하고퀴어-포지티브한탐구_〈커커스〉

독창적이며호기심으로들끓는노련한역작_〈퍼블리셔스위클리〉

《바이러스,퀴어,보살핌》은문화비평의전범으로서수전손택의《은유로서의질병》과오드리로드의《암일지(TheCancerJournals)》와나란히평가받을것이다.재기넘치는산문,반짝거리는통찰,명징한사고,일부어려운주제들을다가가기쉽게풀어쓴문장들은《바이러스,퀴어,보살핌》을필독서로자리매김한다.올해최고의과학·의료도서다._〈북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