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징비록 (역사가 던지는 뼈아픈 경고장)

대한민국 징비록 (역사가 던지는 뼈아픈 경고장)

$18.35
Description
실패의 역사를 되돌아보다!
류성룡의 《징비록》은 미래에 환난이 없도록 조심하기 위해 처참했던 임진왜란의 상처를 돌이켜보며 잘못을 징계하고자 쓴 책이다. 『대한민국 징비록』은 21세기의 징비록으로, 우리는 왜, 뼈아픈 과거를 겪었음에도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해 찬란한 역사, 자긍의 역사만을 배워온 우리에게 실패의 기록, 회한의 흔적을 보여주며 과거의 경고를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은 조선과 일본 두 나라의 미래가 엇갈린 1543년부터 대한제국이 멸망하기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1부 ‘운명의 1543년’에서는 전 재산을 들여 철포를 일본에 전파시킨 15세 영주, 제 발로 굴러들어온 총을 창고에 처박아버린 명종, 그리고 중국의 속국을 자처하며 성리학 서원을 설립한 조선의 선택 등 1543년에 일어난 일들을 살펴본다. 2부 ‘닫아버린 눈과 귀’에서는 일본은 어떻게 세상의 문을 통해 서구와 선진 문명을 받아들이며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나갔는지를 소개한다.

3부 ‘근대의 시작, 종말의 서막’에서는 조선과 일본이 근대화 시대에 대처한 선택의 결과를 다루며, 대한제국이 무기력하게 멸망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를 보유한 조선에는 왜 서점이 없었는지, 개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조선의 혁명가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즉위 기념행사에 나랏돈 13퍼센트를 써버린 고종의 이야기 등 그늘 속에 감춰져왔던 역사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된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써내려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각성한 국민만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공인되며 대항해 시대를 맞이한 1543년에 주목해 엇갈린 선택을 거듭하며 다른 미래를 향하기 시작한 조선과 일본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과 일본 전역은 물론 폴란드 현지를 취재하고, 온갖 사료와 서적들을 파헤친 후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의 이면을 고스란히 접하게 하며 정치 논리에 휩쓸려 실패한 역사의 반복을 지켜볼 것인지, 진실을 마주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것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전한다.
저자

박종인

서울대학교에서사회학,뉴질랜드UNITECSchoolofDesign에서현대사진학을전공했다.1992년이래조선일보기자다.〈조선일보〉에‘박종인의땅의역사’를연재중이며〈TV조선〉에같은제목의역사프로그램을진행했다.그공로로‘서재필언론문화상’,‘삼성언론상’을수상했다.칼럼,인터뷰,에세이등그가쓴다양한글들은소위글쟁이들과지식인들사이에베끼고싶은모델로통한다.현...

목차

프롤로그_미래를위한불쾌한반성
브리핑_1543년,세상의문이열리다

1부.운명의1543년
1장.탐욕의대륙유럽
-대항해시대
화기의탄생|유대인의추방과욕망의분열

2장.모든것은그해에시작되었다
-1543년코페르니쿠스,지구를움직이다
여호수아의명령|대항해의시대와코페르니쿠스|깜깜한세상,회전,혁명|지동설출판과반발|그가지구를움직인이유는|혁명가의나라,폴란드
-1543년일본,지구를돌아온철포두자루
상선의좌초와철포의전래|철포를따라들어온문명|조선을스쳐간철포|조총을만든선조,이를비난한사관|우주선하야부사의귀환
-1543년조선,서원을설립하다
신임군수의교육지표|토지신이선물한학교건립비용|소잡기를일삼다|‘빽’이난무한공무원조직|정치투쟁과연산군의폭정|백운동서원,소수서원이되다|서원,정치를개판으로만들다|지방대를위한특별고시|성리학에갇혀버린지식사회

2부.닫아버린눈과귀
3장.불길한징조
-실종된세종의과학시대
세종의신무기시스템구축|농업진흥,역법과천문기구|칠정산역법의탄생|앙부일구에서흠경각까지|성리학이질식시킨과학|멸종된과학|일본,조용히움직이다
-일본으로간조선의은
첨단은제련법,‘회취법’|대항해시대와이와미은광|조선인기술자종단과계수|세종의은광폐쇄령|잡아보지도못한기회들|은의역습
-로마로간아이들과히데요시의근거있는광기
신,일본에상륙하다|1591년3월3일히데요시저택|유럽으로떠난아이들|조선만몰랐던전쟁|소년들이떠날때이미망가진조선|문명사가충돌한임진왜란

4장.요동치는천하
-일본의비상구데지마
명의몰락과청의등장|기이하고어이없는하멜표류기|해적의시대,쇄국의시대|영국인사무라이,미우라안진|쇄국,그리고데지마의개항|란가쿠와열린지성|‘요임금창자나폭군걸창자나’|근대화의서막,해체신서|개혁군주정조의지식독점
-비상구없는조선과일본의역전
조선통신사와란가쿠|조선중화와쇄국|일본의정보원데지마풍설서|“왜명나라옷을입었는가”|“공자를죽인다”“교화가필요”|란가쿠의사와조선의사|“부귀영화를어찌하여오랑캐가누린다는말인가!”

5장.뒷걸음친천하
-폐기된이데올로기,성리학
조선을암흑으로내몬,성리학|하루세번공부한조선국왕|명청교체기와주변국가
-외교:망해버린명나라에사대하다
1637년남한산성|송시열과만동묘|북벌군주효종이송시열을만난이유|북벌을거부한송시열|정치논리에실종된북벌|만동묘,북벌론의종언|대보단과정신승리|비겁한대보단|‘개혁군주’정조,그리고대보단
-정치:지식독재와사문난적
지식권력과지식독재|송시열의시작과끝,주자|사문난적윤휴|송시열,벗을버리다|이경석신도비와삼전도비|이경석장수축하파티와송시열|노론과소론갈라지다|사문난적과박세당
-학문:억압된자유
‘이학의금’과코페르니쿠스|만천명월주인옹|주자말씀담은책|바티칸도놀랄금서정책|지식권력의완성체,정조|‘거중기’는기록에남기지말라|빛보지못한실학

3부.근대의시작,종말의서막
6장.아편전쟁과실종된조선도공
-1840년아편전쟁
네덜란드그리고아편전쟁|아편전쟁과천하의붕괴|나가사키와막부의정보력|적에게서배운다|“문자는같은줄알았네”
-일본의부국강병과히젠의요괴
히젠의요괴나베시마나오마사|난벽영주시마즈나리아키라의개혁|또적에게서배운다
-요괴들의돈보따리,조선백자
혼마루역사관의대포와대은인|끌려간조선도공|3만8,717명의귀,산사람80명|신이된조선의도공|일본자기의혁신|군함을만든조선도공의기술
-돌아오지않은도공들
황제의하사품,청화백자|퇴화하는백자기술|영조의검약정치|무본억말과굶어죽은도공들|지식권력의위선_책가도와송절차와노비|일본으로돌아간도공들

7장.일어서는일본
-근대에대처했던두나라의자세
-목숨을건개국,목숨을건쇄국
척화비와이와쿠라사절단|“본디우리는외교가없으니”|권력유지를위한천주교탄압|매국,망국,위국|“일본이여조심하시게”|장엄하고처참했던신미양요|근대국가의문,이와쿠라사절단|사활을건근대화
-메이지유신과목숨을건혁명가들
시골서당쇼카손주쿠동창생들|260년을기다린복수극|조슈번의큰그림,존왕양이와국가주의|다카스기의각성|조슈5걸의밀항|쇼카손주쿠의사내들과조선|다카스기의헌신과회천거병|목숨을건혁명가들|풍운아사카모토료마|료마와사쓰마-조슈의연합|선공후사의희생,가쓰가이슈
-유학생들의대결투,청일전쟁
영국의조공과건륭제의거부|1876년이홍장과모리의대화|조기유학프로젝트‘유미유동’|써먹지도못한기술|유학생의전쟁1편_청일전쟁|유학생의전쟁2편_시모노세키|죽어서끝난다카스기신사쿠의회천

8장.붕괴되는조선
-서점없는나라조선
훈민정음의탄생|훈민정음으로낸책들|국가가독점한출판과유통|책쾌들의대학살|부활한책쾌와책대여점|서점있는나라와문명의진보|서점없는나라와무서운백성
-갑신년겨울의녹슨총,조선혁명가들의최후
민란과이양선의시대|동래난출-왜관을뛰쳐나온외교관|고종친정과운요호사건|초점빗나간근대화|왕십리의반란,임오군란|반동의역사,식민조선|목숨을건조선의혁명가들|5년을앞당긴약속|무기고속의녹슨총|혁명가들의최후|도해포적사지운영
-껍데기대한제국
절멸된개화파,멸종된인재|살해된민비와아관에서의1년|대한제국선포와원구단|폭풍속조선,천제를올리다|“군복은외제로“|가난한제국,갑부황제|독립협회의붕괴와좌절된대중의각성|황제의,오직황제를위한|강제중단된연명치료
-명품고물군함양무호와허세의군주
황태자,생일잔치를청하다|황제,즉위기념식을명하다|파티메들리|평양행궁과기념비각|칭경40주년기념식|창궐한콜레라,나랏돈100만원|군함양무호|명품으로치장한군함

9장.옹졸한멸망

에필로그_개방과각성
주석

출판사 서평

진정한미래로나아가기위한불쾌한반성!
저자박종인기자는우리는왜,뼈아픈과거를겪었음에도똑같은역사를반복하는지에대한답을찾고자했다.한국과일본전역은물론폴란드현지를취재하고,온갖사료와서적들을파헤친끝에그는우리가믿어왔던것과상반된진실을마주했다.그렇게완성된책《대한민국징비록》은과거를겸허히인정하고미래를바로잡기위한여정의시작이다.
그가주목한것은바로‘1543년’이다.이해에유럽은코페르니쿠스의지동설이공인되며대항해시대를맞이한다.그결과같은해,세상을향한문을연일본에철포가전래된다.그철포를거액에사들여일본식조총으로개량해낸것은불과15세의영주였다.그리고같은해,조선은성리학서원을설립하며세상을향한문을더굳게닫아걸었다.1543년을기점으로두나라는엇갈린선택을거듭하며확연히다른미래를향하기시작했다.조선이폐기한혁신적인은제련술이어떻게일본의군사력을만들어냈는지,조선의천민이었던도공들이어떻게일본의사무라이로거듭났는지,찬란했던세종시대의과학과무기들은어디로사라졌는지등등.우리는이책을통해미처알지못했던역사의이면을고스란히접하게될것이다.

각성한대중만이비극을막을수있다!
《대한민국징비록》은조선과일본두나라의미래가엇갈린1543년부터대한제국이멸망하기까지의기록이다.1부<운명의1543년>에서는전재산을들여철포를일본에전파시킨15세영주,제발로굴러들어온총을창고에처박아버린명종,그리고중국의속국을자처하며성리학서원을설립한조선의선택등1543년에일어난일들을살펴본다.2부<닫아버린눈과귀>에서는일본은어떻게세상의문을통해서구와선진문명을받아들이며자신들의것으로만들어나갔는지를소개한다.또한성리학이주도한조선에서는어떻게상업과공업이억압되고과학시대가소멸되었는지를냉철하게파헤친다.3부<근대의시작,종말의서막>에서는조선과일본이근대화시대에대처한선택의결과를다루며,대한제국이무기력하게멸망해가는모습을상세히보여준다.세계에서가장과학적인문자를보유한조선에는왜서점이없었는지,개화를위해목숨을바쳤던조선의혁명가들은어떤결말을맞이했는지,그리고자신의즉위기념행사에나랏돈13퍼센트를써버린고종의이야기등그늘속에감춰져왔던역사의실체를들여다보게된다.
저자가이책을집필한목적은결코우리의역사를비하하기위함이아니다.뼈를깎는심정으로써내려간이책을통해저자는역사의진실을깨닫고각성한국민만이반복되는비극을막을수있음을역설하고있다.이제우리는선택을해야한다.정치논리에휩쓸려실패한역사의반복을지켜볼것인지,진실을마주하고악순환의고리를끊어낼것인지말이다.


본문속으로

2019년의대한민국은200년전조선국제관계와소름끼칠정도로똑같다.지도자들은어떤가.깨어있는가.힘은센가.200년전눈감고있던조선은각성한일본에게망했다.지금대한민국지도자들은200년,아니400년전과똑같이세상을외면하고자만하며무사안일하게나라를이끌고있지는않은가.
조선왕조500년동안지도자들이한행태를저들대한민국지도자들이버리지않는한대한민국은망한다.찬란한문화전통과애민정신으로무장한성리철학과슬기로운성왕이조선을지배했는데,그조선이망했다.틀림없이이유가있을것이다.조선은,1밀리미터도오차가없는인과의법칙에따라망한것이다.두번망하지않기위해,200년아니500년전부터이나라지도자들이헛디딘땅들을찾아징비를해볼작정이다.미래를위해서,불쾌하기짝이없지만.
-프롤로그「미래를위한불쾌한반성」중에서

1543년9월23일일본다네가시마에큰배한척이들어왔다.선원만100명이넘었다.생김새도기이했고말도통하지않았다.동승했던명나라유생오봉은이들이서남만인상인들이라했다.이틀뒤도주다네가시마도키타카가이들을만났다.…이들손에는두세자짜리작대기가들려있었다.작대기는가운데가뚫려있었다.바위위에술잔을놓고그작대기에눈을대고겨누니번개가번쩍이고천둥소리가나며잔이박살났다.은으로만든산도무너뜨리고쇠로만든벽도뚫을것같았다.도키타카는“보기드문보물이로다”라며거금을주고두자루를사고화약제조법도배워가보로삼았다.열다섯살이던도키타카는“모든이가원하는것이니내어찌이를혼자숨겨두겠는가”라며기슈에있는승병장군스노기노보에게보냈다.한자루는대장장이인야이타킨베에게하사해역설계를명했다.
-2장「모든것은그해에시작되었다」중에서

일본이철포를얻은지12년이지난1555년5월21일,비변사가명종에게보고했다.…대마도사람평장친은그때동래에와서자기를조선이받아주면총통만드는법을전수하겠다고했다.…다음날사간원이명종에게“총통을주조해야하는데철재가없으므로버려둔큰종으로총통을주조하게해달라”고건의했다.…명종이딱부러지게답했다.“오래된물건은신령스러우니예로부터전해내려오는물건을부수어서쓰는것은옳지못하다.”
1589년7월1일,대마도사람들이조선경복궁을방문해선조에게조총을바쳤다.‘대마도주평의지등이조총수삼정을바친것이다.우리나라가조총이있게된것은이때부터다.’…그날평의지는공작새한마리도선물했다.조선정부는공작새는남쪽바다섬에풀어주고조총은무기고에집어넣었다.그총으로사격을했고분해를했고청소를했다는기록은없다.그냥,아무도모르게무기고에집어넣었다.…3년뒤인1592년임진년,도요토미의조총부대가조선을짓밟았다.
-2장「모든것은그해에시작되었다」중에서

1852년이다.세종때설치했던앙부일구2개는흔적없이사라졌다.대신“종묘문앞에네모난돌이있는데전하기로앙부일구를안치하던대석”이라했다.1930년6월초경성종로4정목45번지국수집앞인도지하에서바로그네모난대석이발굴됐다.1889년종로에전차궤도를부설하면서땅에묻어버린것이었다.…앙부일구에담긴과학정신과대중화정책은단순히역사로묻혀서는아니될물건이었다.…조선은세계최초로측우기를발명해실용적으로사용한나라였고,역시세계최초로금속활자를개발해서적을대량으로인쇄한국가였다.그조선에서자기가만든과학기술사용법을다까먹어버리는참극이벌어지는동안이웃나라일본은조선을추월했다.성리학프레임에매몰된조선학자들은성리학이외일체학문을그저성인들이‘권계하던기구’로쓰고치워버렸다.
-3장「불길한징조」중에서


1796년수원화성이완공됐다.신하들이그기록을남기자고청했다.특히공기단축과비용절감을이룬획기적인기술,‘거중기’를왕의문집《홍재전서》에싣자고했다.
거중기는정조가청나라에서은화2,150냥을들여사온《고금도서집성》에소개된기계였다.정조는이책에서도르래원리를적은‘기기도설’을직접골라정약용에게알려주며화성건설감독을맡긴것이다.총감독인정조의성과를정조의문집에수록하자고한건의는지극히당연했다.이당연하고합리적인건의를정조는불허했다.이유는단순하고,뜻밖이었다.“공예의말단에불과하니,어찌후세에남겨줄만한것이겠는가.”…성리학적공론외에실용적학문과기술은정조에게기록으로남길가치가없었다.…정조를제외한모두가찬양했던거중기는다시홍문관에처박혀버렸고학자들은왕과함께또성리학책을꺼내들었다.
-5장「뒷걸음친천하」중에서

사가번번주나베시마나오시게는‘일본의보물을만들기위해’도공을끌고왔다.보물은백자다.자기기술자는납치해왔는데자기를만들흙이없었다.1,300도고온에부서지지않고녹아서결합할수있는,철분없는순백의자석이필요했다.1616년조선인이삼평이다른도공18명과함께이즈미야마에서백자토를발견했다.나오시게는그에게가네가에라는성을주고하녀와결혼시켰다.…1917년아리타주민들은신사위렌게이시산정상에‘도조이삼평비’를세웠다.…조선왕조는개국이후상업을병리학적인이상현상으로취급했다.이윤을추구하는상업은성리학이추구하는도덕사회에악이라는논리다.…이런국가에서,기껏개발해놓은첨단기술인백자제조기술은자멸할수밖에없었다.…국내시장은정책적으로억제됐다.천시된생산은천민이맡았다.천대속에굶어죽을것인가,아니면무사로서인생을향유하며전문가로살것인가.답은명백했다.도공이작광은조선으로돌아와동생이경을데리고일본으로돌아갔다.또다른도공존계는제자들을이끌고다시일본으로가그곳에서생을마쳤다.무명도공이삼평은신이되었다.
-6장「아편전쟁과실종된도공들」중에서

그달30일아침경운궁함녕전에서잔치가벌어졌다.다음날아침또잔치가,밤에또잔치가,6월1일아침과밤또잔치가열렸다.잔치는6일,18일에또열렸다.19일밤에는제국영빈관인대관정(현프라자호텔뒤편)에서‘각공사,영사와신사를청하여기악으로잔치를벌였다.’궁궐잔치에는평양,선천,진주와서울에서무용과음악을맡은기생80명이동원됐다.매천황현에따르면궁내부에서는잔치를위해프랑스제촛대와밥그릇을구입했다.
그해굶주린경기도민들이파주에있는인조릉장릉송림을침범해나무껍질을모두벗겼다.능병들은이를막지못했다.송림밑에서쭈그리고앉아죽은사람이줄을잇고있었다.…1902년8월10일,칭경예식사무소가의정부에보낸공문에는칭경행사비용이100만원으로나와있다.1902년대한제국총예산은758만5,877원(세출기준)이었다.나랏돈13.2%가허공으로사라졌다.
-8장「붕괴되는조선」중에서

임진왜란,인조반정,정조의개혁,아편전쟁,고종친정과두차례양요와강화도조약,그리고갑신정변과독립협회….결정적인기회가여러차례찾아왔다.그때마다조선권력자들은그기회를발로차버렸다.위기가찾아왔을때뭐가위기인지인지할능력이없었다.그기회를일본권력자들은하나도빼놓지않고주워서주머니에넣었다.위기가찾아왔을때일본은위기임을알았고,신속하게대처했다.기회와위기에대한대처방식은똑같은패턴으로반복됐다.…개방과교류,다양성과대중의각성.이네가지단어에임하는지도자의자세가한나라백성을고난으로이끌었고한나라백성을부강한나라로이끌었다.유럽은말할필요도없다.이게서기1543년에벌어진세가지사건과21세기대한민국을연결하는‘징비懲毖의열쇠’다.…우리는원래용맹했고,우리네훌륭한예술가와장인들은좋은물건을만들었다.우리는원래바람과추위와눈보라를굴복시킨끈기와불굴의용기를가진사람들이었다.멈춰있는고대일본역사에숨결을불어넣어준찬란한문명국이었다.이제다시한번‘각성’을통해그상실했던모든것들을부활시킬일만남았다.무능한권력자들이초래한식민과전쟁의역사를딛고,각성한호민이만든대한민국을이어가자.
-에필로그「개방과각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