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 (이치은 장편소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 (이치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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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권태'에 포위당한 현실을 탐색하는 불경스러운 실험
이치은 문학의 시작, 첫 장편 20년 만의 재출간
‘권태’에 포위당한 현실을 탐색하는 불경스러운 실험!

이치은 작가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첫 번째 장편소설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가 복간·재출간되었다. 1998년 이 소설로 등단한 이치은 작가는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 후 20년 동안 장편소설 5편과 소설집 1편을 상재하였고, 곧 2편의 장편소설을 펴낼 예정이다.
저자

이치은

1971년서울에서출생하여서울대학교공과대학을졸업했다.1998년『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로제22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수상당시“고안력이뛰어난작품”,“상투적교훈을배격하는문장의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소설문체의매력”(조성기/소설가)등치밀한구성과독특한문체가높이평가받으며새로운세대를이끌어갈신예로기대를모았다.
2003년『유대리는어디에서,어디로사라졌는가?』,2009년『비밀경기자』,2014년『노예틈입자파괴자』(2014년세종도서문학부문선정),2015년『키브라,기억의원점』,2018년『보르헤스에대한알려지지않은논쟁』을발표하였다.

목차

작가의말

1장로캉탱,퇴장하다
2장소파씨,오리나무,등장하다
3장디노,퇴장하다
4장K,등장하다
5장아담폴로,등장하다
6장연심(蓮心)의남편,퇴장하다
7장무슈(Monseuir),등장하다
8장자크,퇴장하다
9장채칠리아,등장하다
10장아무도등장하지않다,아무도퇴장하지않다
11장K,퇴장하다
12장모두퇴장하고,소파씨만남다

이소설에인용된작품들
인터뷰(조형래):저는이렇게세상을만들어봤습니다.자유롭게생각해주세요

출판사 서평

이치은문학의시작,첫장편20년만의재출간
‘권태’에포위당한현실을탐색하는불경스러운실험!


“『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는어쩐지오랫동안잊고있었던그때그곳홍대거리를떠올리게하는소설이었다.80년대리얼리즘소설의잔영,동구권의몰락에의한운동권후일담,누구나자연스럽다고여기는인지의형식을근본적으로뒤흔드는다양한소설적글쓰기의실험,나르시시즘적자기연민에몰입한고백,백만부씩팔리던시대착오적내셔널리즘과가부장적이념으로점철된소설들이폭우처럼쏟아져내려그어떤단정도불가능했던시대.그러므로그러한규정불가능성자체를한시대의특성으로지목할수밖에없었던90년대소설의분위기전체가일제히소환된듯한느낌이었다.”―조형래(문학평론가)

이치은작가의<오늘의작가상>수상작이자첫번째장편소설인『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가복간·재출간되었다.1998년이소설로등단한이치은작가는수상당시“고안력이뛰어난작품”,“상투적교훈을배격하는문장의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소설문체의매력”(조성기/소설가)등치밀한구성과독특한문체가높이평가받으며새로운세대를이끌어갈신예로기대를모았었다.그후20년동안장편소설5편과소설집1편을상재하였고,곧2편의장편소설을펴낼예정이다.

작가이치은씨는1971년서울에서출생하였고서울대학교공과대학을졸업하였다.

이치은작가는1998년출간당시,위와같은단한문장만으로작가소개를했었다.평범한작가사진한장도선보일수없어서캐리커처스케치로대신하였다.작가는부끄러워숨는다(치은)는뜻의필명을쓰면서,굳이세상에자신을드러내지않았다.하지만그럼에도20년동안이치은작가는꾸준히작품들을써왔고꾸준히평단의주목을받아왔다.
『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는매력적인문체의소설이다.한편으로는현란한문체에현학적이라는비판도있었다.또“자본주의의한징후로서의권태”라는진지한주제를흥미롭게이끌어가는독창적인구성이돋보였다.이주제에대해당시IMF체제하에서신자유주의경제체제를받아들일수밖에없었던한국의현실에서는,다소버겁다고여겨지기도했다,문학과현실에대한치열한사유등으로<오늘의작가상>심사위원들의눈길을끈이작품은다음세대를이끌어갈대형신인의탄생을예고했었다.그렇지만,이예언아닌예언은결과적으로빗나가게되었던바,작가가작품의집필과출간이외에다른어떠한홍보/마케팅활동을하지않았던것이이유였다.이른바얼굴없는작가,숨은존재였던것이다.
하지만20년이라는시간이흐른지금,<이치은컬렉션>의출간을계기로이작품을포함,이치은문학의재조명을활발히하고있다.작가는자신이쓴옛글을다시읽어야하는끔찍한기억의고통을감내하면서,다시한번자신의소설들을들여다보았다.조형래(문학평론가)씨와만나진행된<인터뷰>를통해,20년만에덧붙인<작가의말>을통해,처음으로독자앞에서는<작가와의만남>을통해,블로그와페이스북을통해,작품과글을가지고독자와의교류와소통에나서고있다.

포스트모더니즘소설의다양한기법들:
시간의지연과단절,장광설과독백,다양한텍스트의돌연한끼어듦과브리콜라주적교착

총12장으로구성된이소설에는황지우씨의시?살찐소파에대한일기?에나오는소파를비롯,?구토?(사르트르)의로캉탱,?경마장의오리나무?(하일지)에나오는오리나무,?날개?(이상)에나오는연심의남편(즉<나>)등소설속에나오는권태로운인물들과,그들을죽이려하는성(城)과기사(騎士)가나온다.기사는자본주의사회의잘짜여지고치밀하게관리되는삶을갉아먹는존재들인권태로운인물들을제거하려고성(城)이보낸암살자이다.권태로운인물들이한둘살해당하기시작하자위협을느낀인물들이소파씨의아파트에모여든다.
어찌보면단순한플롯이며,추리소설적요소나연극적요소를이해하면,쉽게줄거리를알수있는소설이다.하지만,이소설은쉽게완독이가능하지않을정도로,독자들에게도전의욕을불러일으키는소설로이름났다.기존소설들의주인공들이나작가를대변하는인물들을등장시킨것때문에,카프카,르클레지오,이상,하일지,알랭로브그리예등의작품들에대한선이해가필요했다.또현란하다고까지이야기되는문체또한독서의몰입을방해한다고지적되었었다.그외에온갖실험적인요소들이등장하여쉽게페이지를넘기는소설은아니었다.

『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이하『권태』)는참거대한규모의소설이라는것이첫인상입니다.상호텍스트적으로참조하고따라서연결되어생성되는소설속세계의규모가그렇다는것입니다.―조형래,인터뷰중에서

조형래씨가분석하는이소설은,“시간의지연과단절,장광설과독백,다양한텍스트의돌연한끼어듦과브리콜라주적교착등의소위모더니즘소설의주요장치를적극적으로활용”하고있다.또“독자를어떤정연한서사속에포섭하여시각-내면에비치는리얼리즘적환상에몰입시키기보다부단히독자의몰입을방해하고그로부터일어나는독서/인지의단절을통해독자를어떻게든더지루하게만들려는,그렇게하여주요인물들이사로잡혀있는권태의상태를독자에게까지전이시키는의도로쓰인것같다”고도평한다.
물론작가는이를정확히글쓰기의“전략이라고생각하지는않았”다고하지만,이러한방식의글쓰기가원래부터체화되어있었다는점도부인하지는않는다.조형래씨는사실“『권태』에서도오마주되고있는하일지의소설을비롯하여1990년대초중반에이런종류의(흔히포스트모더니즘으로서단순히통칭되었던)글쓰기적실험이왕성하게이루어졌던것도사실이어서1998년의『권태』는다소뒤늦게도착했던소설이아니었겠는가하는생각도들었”다고한다.

권태에서욕망으로:
사회체제를갉아먹는존재인가,시대에대한소극적인저항인가,
아니면헛된망상으로욕망하는존재인가

조형래씨는그러면서도너무일찍도착한소설이라고도느낌을전한다.IMF구제금융사태로신자유주의-세계화체제로급격히이행해가는한국사회에서‘조직화된자본주의’의문제를제기할수있다고보기때문이다.후기자본주의체제에서어차피발생할수밖에없는사회의잉여로운인간들,그들사이에이루어지는권태의전이혹은전유의방식은지금의시점에서시사하는바가많다고본다.

하지만동시에너무일찍도착한소설이라는느낌이들기도합니다.카프카적구도에입각해설정된‘성(城)’은그리고그의지시에따라권태로운자들을살해하는기사의독백은출간당시인터뷰에서제기하신“조직화된자본주의”의문제와관련하여흥미롭습니다.알다시피IMF구제금융사태로인해한국은국가주도의개발경제체제에서신자유주의-세계화체제로급격히이행합니다.그런데권태로운자들을용납하지않고살해하고자하는성과기사는어쩐지관료제로대표되는전자의시스템을연상하게합니다.도리어제생각에고도로발전한후기자본주의체제는어차피발생할수밖에없는사회의잉여로운인간들을방임하거나심지어용인하는방식으로치워버리죠.그게가장비용이적게드는방식이니까요.그런데소파씨를둘러싸고있는권태로운자들,그리고그들사이에이루어지는권태의전이는사실무한경쟁과각자도생의경로에서낙오한이들이스스로를용납하고보존하는전유의방식이라는점에서사실지금의시점에서시사하는바가많은문제라고할수있다는것입니다.

작가는『권태』를쓸당시의문제의식에대해말한다.

당시에저는이미자본주의가고도로발전되어있었다는문제의식을갖고있었고특히소비지상주의에대해염증을느끼고있었던것같습니다.하지만이미20세기초그러니까1930년대에이미이상같은작가에의해권태의문제가중요하게제기된적이있었죠.한편으로사회에서전반적으로이데올로기라든지구체제를변혁하려는운동이발생했다가좌절했을때나극적으로다이내믹하게발전한시대의끄트머리에나타난징후로서권태의문제를생각할수있지않을까합니다.고도로발전한자본주의시대에만나타나는것은아니라고생각합니다.
둘째로자본주의와기사의문제에대해서는다음과같이말씀드릴수있을것같습니다.기사는자본주의내지는그것의폐해를빌런으로서형식화한것이아닙니다.말씀하신대로자본주의의통제방식은상상이상으로다양할뿐만아니라서로서로알아서,구성원들의자율적관계에입각하여방임적으로이루어지죠.하지만기사는자본주의의악한면모나억압방식을비유한것이아니라제가쓰고싶었던인물이었을뿐입니다.

권태에대하여,조형래씨는장기하의얼굴들의「싸구려커피」에나타난그야말로권태로운상황을청년세대의좌절과관련하여시대에대한저항으로읽고자하는지배적인담론이있었다고제기한다.이치은작가는이에대해권태를,“시대에대한적극적인적극적인저항이나반동이라기보다는선택받지못한자들,비자발적으로내쳐진자들이수동적으로처해있는상황내지는정신상태같은것”으로보았다.권태로운자들이연대한다고어떤변화를불러올수있다는생각에대해회의적인것이다.그러면서도“욕망이라는것에대해서다시한번이야기해보고싶었”다고말한다.권태는하나의징후이고상징이지만동시에사람들이시스템에적극적으로편입되고자하는욕망도있을수있음을보여주고한것이다.이는등장인물이소파씨가영화즉창조,글쓰기에관한망상을품는것으로도나타난다.
이치은작가는자신도“복잡한마음”에서그렇게쓰게되었음을고백한다.권태는일종의애증상태이다.권태는징후이고누구나처할수있는상태이지만,그상태로부터벗어나고싶어하는것이일반적이고,그럼에도어떻게해야될지쉽게확정할수없다는복잡한마음이작품에나타났다고말한다.
이치은작가는책을읽으면서하나의세상이만들어지고제시되는것자체에흥미를느끼는편이라고한다.소설을쓸때에도마찬가지다.“저는이렇게세상을만들어봤습니다.자유롭게생각해주세요.”라는태도이다.“이텍스트를이렇게해석해야된다든가명확한의미로치환할수있다든가하는관념에구애되지말고소설의이해할수없는부분을그자체로내버려두고,소설이라는미지의미로속에서기꺼이길을잃으셨으면좋겠다”고한다.

저도그안에들어가길잃는것을무척좋아하거든요.물론제소설이그렇게길을잃을만한텍스트인가에대해서는말씀드리기조심스럽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전혀새로운텍스트가나왔을때그것을기성의관념이나범주에끼워맞추거나정답을찾으려고하기보다그러한낯설고새로운미지의책이출현했을때그속에서길잃기자체를즐기시기를바랄뿐입니다.한국사회에서그런길잃기의문화가더욱저변을확대했으면좋겠습니다.

이치은작가의말처럼,『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는1998년에도,그리고2018년현재에도낯설고새로운미지의책이다.그미지의책속에서길잃기를즐기는것이,작가가권하는바이며,한국사회에말하고자하는바이다.


줄거리

이글에등장하는인물들은,모두다른작가가쓴소설이나시에서이미등장했던인물들이다.기사(騎士)의경우만제외하고.이소설의주인공인소파씨는황지우의시「살찐소파에대한일기」의화자에이름을붙인것이다.이처럼이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기사(騎士)를제외하고모두다른소설이나시에서따온인물들이다.
이글의중간에서볼수있는고딕체의글씨는모두등장인물과연관이있는소설이나시혹은그원작자의다른작품에서인용한부분이다.각장에서인용된원전들의목록은책뒷부분에따로실었다.
이글은‘4장K,등장하다’와같이인물들이등장하는장과,‘1장로캉탱,퇴장하다’와같이인물들이퇴장하는장으로나눌수있다.인물들이등장하는장에서는새로운인물들이소파씨의아파트로하나둘씩모여들고,인물들이퇴장하는장에서는새로운인물들이기사(騎士)에의해차례로죽어간다.

1장로캉탱,퇴장하다
성(城)의명령에의해기사(騎士)는사르트르의?구토?에등장했던권태로운인물인,로캉탱을죽인다.성은권태로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