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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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치은 컬렉션>(전7권)의 완성!
빠른 속도의 이야기 전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섬세하고 정교한 구성,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덧없는 인간과 세계와 또한 말.
저자

이치은

‘인생은금물’이라는가르침을듣지않고1971년서울출생.
서울대학교공업화학과졸업.같은곳에서석사학위획득.1998년『권태로운자들,소파씨의아파트에모이다』로제22회오늘의작가상수상.그닥별스런꿈때문에새벽잠을설치는일도없이아직마루가꺼지지않은은신처에서가족들과함께‘정신은그어떤결심에의지하지않았을때비로소자유로울수있다’라는엉터리선인의말만을붙들고오늘도매일매일하루하루별일없이산다.

2003년『유대리는어디에서,어디로사라졌는가?』,2009년『비밀경기자』,2014년『노예틈입자파괴자』(2014년세종도서문학부문선정),2015년『키브라,기억의원점』,2018년『보르헤스에대한알려지지않은논쟁』,『마루가꺼진은신처』를발표하였다.

목차

1상복의주차요원
2MP5vs.SA80
3밀실살인사건
4한낮의잠입
5Q336-A83건과관련된최종보고서
6대화의숲
7세계반도체산업재도약비사
8두명의매장인

인터뷰:이치은은언제,어디에서,어디로,어떻게‘살아져왔는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하드보일드추리소설,1인칭총격게임,
르포르타주등으로직조된다양한장르의조각


“각각의장에서어떤형식적인실험을하려했는지,그리고그런부분들이어떤구체적인문법-표현-장치들을통해표현되었는지,그리고다른형식들에의해나누어진다른장들에서이야기들이어떻게분절되고-이어지고-말소되고-재생되는지이런부분에관심을가지고봐주시면조금은더재미있게볼수있지않을까생각합니다.”―이치은

이치은의두번째소설『유대리는어디에서,어디로사라졌는가?』가산뜻한장정과새판형으로재출간되었다.세번째소설인『비밀경기자』의재출간과함께<이치은컬렉션>(전7권,현재까지)의출간이1차마무리되었다.이작품은추리소설,롤플레잉게임,온갖공문서양식으로채워진보고서등다양한기법으로소설의장을꾸며,기존소설형식을대담하게파괴하고새로운소설형식을선보인다.한챕터가끝나다음챕터로넘어가면,시점과화자가달라지기도한다.이치은소설작품들은대체로문학적알레고리가‘센’것으로이름나지만,이작품만은유독소재-모티프그자체에착목한소설이다.다시말해,‘유대리가어디에서,어디로,어떻게,왜사라졌는가?’를다양한글쓰기형식을통해말하고자하는것이다.물론,개인정체성에대한물음,견고한커넥션-국가에대한한개인의대책없는저항이담겨있기도하다.
이치은작가는,데뷔후5년만에침묵을깨고,두번째소설을하드보일드추리소설과1인칭총격게임과르포르타주등으로다양하게직조된장르소설을선보이게되는데,이는사뭇놀라운문학적변신이라할수있다.

이치은의새로운소설은기존소설의하위장르를뒤섞어가며새로운형식을선보이고있다.빠른속도의이야기전개,퍼즐을맞추는듯한섬세하고정교한구성,그것을통해드러나는덧없는인간의세계와또한말.그럼에도불구하고참을수없이쏟아져나오는질문들.그질문들을만드는빈공간의공명을통해오래간만에현실과말사이의역동적긴장이라는소설의존재이유가밝혀진다.
―초판당시,박철화·문학평론가,『유대리는어디에서,어디로사라졌는가?』추천의글


추리소설적구성으로보는흥미진진한진실찾기
허위-은폐-조작을위한프로그램을가동하는지배메커니즘과의게임

플롯-줄거리로치자면,이작품은아주단순한이야기구조를갖고있다.유지형대리는우연히거대한커넥션이연루된사건에휘말리게되어,살인사건의피의자로체포되는어이없는일을겪게된다.그사건을해결하려는서울경시청미궁과의민형사는점차사건의내막에접근한다.사건을은폐하려는국가-조직의커넥션에의해,유대리와민형사는각각경시청의말소/재생프로그램을제안받는다.그리고새로운인물로재탄생된다는후일담(세계반도체산업재도약비사)이있다.플롯-줄거리는단순하지만,은밀하고거대한커넥션에맞서비루하고미천한존재-개인이진실을찾아나가려는무모함을펼치는데서,사건은소용돌이친다.음지에있어드러나지않아야할비밀이파헤쳐진것이다.진실을알아버린존재들은,할리우드영화에자주등장하는증인보호프로그램같은방식으로,말소/재생된다.그과정에서,유대리는‘나는무엇이될수있을까’라는물음을되풀이한다.
유지형대리가말소된후재생된존재는이치은이다.이치은은삼진엔터프라이즈마케팅본부장이되어,세계반도체재도약/부흥을일으킨전설적인존재로재탄생되는데,이대목은가히픽션이아니라,논픽션이라할정도로한인물에대한전기적서술로이루어져있다.이렇게자기자신의이름을작품속에넣은이유에대해작가는또다른자아,즉현재의‘나’가아니라다른‘정체성’을가진나를그려보고자하는것이아닐까?작가역시,“‘이치은’이란이름은작가의두번째이름,두개의삶을의미한다”고밝힌다.

치밀하게구성된밀실살인사건
그보다더치밀한말소/재생프로그램

『유대리』의전체적인틀은추리소설의구성을따르고있다.의문의사건은구체적으로밀실살인사건으로제시된다.작가는추리소설마니아인만큼,독창적인‘밀실살인사건’을만들어낸다.(또한소설속의건물그림또한직접그린것이다.)의문의사건을풀어보려는서울경시청미궁과의민형사역시마치셜록홈즈시리즈의셜록혹은왓슨과같은방식으로사건에접근한다.민형사와유대리의시점을통해독자들도또한점차사건의진실에접근해간다.여기까지는일반추리소설의접근과같다.하지만작가는결정적인사건의해결장면에서이를더전개시키지않고,화자의톤을바꾸어버린다.즉,사건과관련한<최종보고서>문서들을배치함으로써,민형사와유대리에대한‘처리’즉말소/재생프로그램의가동을시작한다.이는,사건의진실이밝혀지길원치않는,국가-재벌커넥션에의한은밀한거래이다.<최종보고서>를통해,그리고관련인물들의진술을통해,유대리가엮인살인사건의전모가독자들에게서서히드러난다.이제유대리와민형사는국가-재벌커넥션에의해서말소/삭제되느냐말소/재생되느냐의선택을강요받는다.

출구없는미로에빠진삶
개인의실존을위협하는끔찍한디스토피아

이야기가진행되면서작품에나오는모든진실/거짓,현실/환상이모두경시청이라는권력기관에의해조작된것임이드러난다.(실은경시청내에서도비밀스럽게움직이는조직이다.)경시청은심지어각개인의존재를제거하거나,전혀다른삶으로재생할수도있다.개인의육체를가두고사상의전향을강요하는외적인억압뿐아니라개인의실존자체를지배하는끔찍한디스토피아가존재한다는설정은작품속인물들이현실로부터탈출하거나그것에저항하는일을만만치않게만든다.경시청은그러한억압의총체,지배의시스템의상징이다.
유지형대리는자신의실존이무엇인지,자신은어떤존재가되고싶은지묻는다.이는,인간적삶의욕망이라할수있지만,이것이체제의위협이되었을때에는과감히말소/삭제할수있다는것이,지배메커니즘이다.유대리는말소/재생된다.그리고이치은이되었고,영광의그늘에서숨어세상에나오려하지않는존재가된다.하지만이치은은세계반도체산업의재도약을일으킨엄청난업적을이루게되고,그존재는어쩔수없이드러나게되었다.결국드러나지말았어야할존재가드러나게됨으로써,암울한디스토피아적결말을맞게된다.

문학의다양한하위장르를결합하는실험

이치은은이작품에서문학의다양한하위장르를결합하는실험을한다.모든장마다시점과화자,스토리전개방식이다다르다.물론전체적인골격은추리소설의구성이다.드라마나영화의신scene(1장),컴퓨터롤플레잉게임의매뉴얼과같은정밀한총격전소묘(2장),밀실살인사건을파헤치는고도의지적추리(3장),누보로망을연상시키는치밀한객관적묘사(4장),사건의전말을간접적으로보여주는온갖공문서양식(5장),전혀딴사람이되어살아가는주인공의행적을추적하는르포르타주(7장)등장별로다른스타일이번갈아구사되고있다.
이렇게직조된다양한장르의조각들은작품의복잡한플롯을입체적으로드러낸다.주인공유지형이얽혀든음모의이모저모와거기에가담한자들의내면까지두루비추는이이중삼중의장치는작품의세계를보다치밀하게만들고독자의시선을이곳으로부터쉽게빠져나오지못하게가둔다.그와동시에현란한문학적형식실험은역설적으로이치밀한세계의허구성을엿보게만든다.이야기의구조가복잡하고,그것을엮기위한논리가치밀할수록오히려이진짜같은이야기가본질적으로는가짜임을깨닫게만드는것이다.
결국진짜현실,가짜현실,진짜허구,가짜허구의미로를헤매던유지형이어느순간이면에숨은조종자의정체를깨닫듯,작가에의해꾸며진복잡다단한이야기속을헤쳐나가던독자는문득현실의저뒤편을응시하게되는자신의눈을자각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