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소설 연구의 방법적 지평 (양장본 Hardcover)

한국고전소설 연구의 방법적 지평 (양장본 Hardcover)

$33.00
Description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나의 공부길을 돌이켜 보면 나는 고전서사 연구로 학문의 기본을 다졌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 사회, 역사를 보는 눈을 기르고, 텍스트의 맥락을 정확히 읽어내는 훈련을 해 온 듯싶다. 이 힘이 바탕이 되어 통합인문학을 구상해 사상사 연구와 예술사 연구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책머리에」중에서
저자

박희병

서울대학교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한국고전인물전연구』,『조선후기전(傳)의소설적성향연구』,『한국전기소설(傳奇小說)의미학』,『한국한문소설교합구해(校合句解)』,『한국의생태사상』,『운화와근대』,『연암을읽는다』,『유교와한국문학의장르』,『저항과아만』,『나는골목길부처다』,『연암과선귤당의대화』,『범애와평등』,『능호관이인상서화평석』등이있으며,편역서로『증보조선소설사』,『베트남의신화와전설』,『베트남의기이한옛이야기』,『나의아버지박지원』,『고추장작은단지를보내니』,『능호집』,『절화기담』(공역),『포의교집』(공역)등이있다.고전서사연구에서출발해사상사연구와예술사연구로까지관심을확장함으로써통합인문학으로서의한국학연구를해오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총론
한국고전소설의발생
조선후기한문소설연구의전망
한국한문소설개관
판소리에나타난현실인식
북한학계고전소설사연구의성과와문제점
고전소설연구의방법론검토와새로운방향모색

제2부장르론적접근
한국고전문학에서전(傳)과소설의관계양상
한문소설과국문소설의관련양상
설화적상상력과도학자의소설적형상화-「김하서전」고(攷)

제3부문예사회학적접근
『청구야담』연구-한문단편소설을중심으로
『춘향전』의역사적성격분석-봉건사회해체기적특징을중심으로

제4부역사주의적접근
16·17세기동아시아의전란과가족이산-「최척전」고(攷)
17세기동아시아의전란과민중의삶-「김영철전」의분석
17세기초의화이론과부정적소설주인공의등장-「강로전」고(攷)

제5부비교문학적접근
한국·중국·베트남전기소설의미적특질연구-『금오신화』·『전등신화』·『전기만록』을대상으로

참고문헌
원게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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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책의저자박희병교수는국문학연구에서출발해한국사상사연구와예술사연구로까지연구영역을확장해‘통합인문학’으로서의한국학연구를해오고있는학자이다.
작년에간행된그의저서『능호관이인상서화평석』은요즘보기드문한국학의대작에속하며,석학으로서의그의면모를유감없이보여준다.이외에도그는『한국의생태사상』,『운화와근대:최한기사상에대한음미』,『범애와평등:홍대용의사회사상』등대단히독창적인저서를통해문학ㆍ역사ㆍ철학을가로지르며한국학연구자로서독보적인입지를굳혀왔다.『한국의생태사상』은이미생태주의방면의고전으로꼽히고있으며,『운화와근대』는‘동아아시아근대학술고전100선’의한책으로선정된바있다.
이책은박희병교수의학문도정에서주로청년기와중년기에쓴한국고전소설연구방면의글들을모아엮은것이다.박희병교수는한국고전소설연구로학문에입문한학자이다.소설연구에서정초된연구방법은그의사상사와예술사연구에서도관철되고있다.
이책은박희병교수의연구방법론이그의연구도정의초기에어떻게싹을틔우고,형성되며,뚜렷한자태를드러내갔는지를잘보여준다는점에서비단한국고전소설연구자들에게만이아니라한국학에종사하는학자들일반에게도흥미로울것으로생각된다.

이책에수록된글의의의를몇가지만짚어보면다음과같다.
첫째,실증주의의극복이다.저자는사실을근거로삼되텍스트의본질에다가가기위해서‘해석’의지평을적극적으로열어나가야한다는입장을견지하고있다.
둘째,텍스트의오의(奧義)를총체적으로해독하기위해변증법적방법론에기대고있다는점이다.
셋째,기존의연구와는다른전연새로운작품론을전개하거나,중요한새로운작품들을발굴해소개하고있다는점이다.
넷째,제국주의적비교문학연구에대한대안적방법론을모색하고있다는점이다.이는최근중국에대두되고있는‘신중화주의’에대한비판과극복을선구적으로시도한의의가있다.

2.‘방법론’의문제

저자는어느특정한연구방법론만이유효하다는입장을배격하며,사고의유연성을확보하려는노력을해야한다고말한다.방법론은일종의도구이기때문이다.
고전소설연구자가소설을연구함에있어어떤방법론을취할것인가?이문제에있어중요한것은우리가‘어떤’문제의해명에일차적인관심을둘것인가하는점이다.즉연구자의관심과연구의목적이방법론에대한우선적규정요인이된다.연구를통해공동체적삶과의접맥,더나아가말의넓은의미에서학문의사회적실천성을담보하려는연구자라면,적어도자기가하고자하는,또자기가수행하고있는,작업의성격이갖는의미를부단히‘객관화’시킬수있어야한다.그것은외부를향해서가아니라먼저연구자스스로의‘내부’를향해끊임없이던지지않으면안되는질문이다:“이러한연구는대체어떤의의와함축(현실연관)을갖는가?”방법론이진정으로문제되는것은바로이러한‘재귀적(再歸的)질문’이생생하고절실한의미를가질때에한해서이다.그렇지않다면방법론의선택문제는자칫맹목적이거나현학적인것이될수있으며,연구자의‘존재론적무게’가실리지는못할것이다.

3.책의구성과내용

이책은총5부로이루어져있다.제1부에는한국고전소설에관한총론적성격의글이실려있다.그중「한국한문소설개관」은,나말여초이래조선후기까지천년의시간에걸쳐이루어진한국한문소설의성립과발달을통시적으로고찰하고그양식사적전개를밝힌글이다.「한국고전소설의발생」과함께읽으면좋다.한편「조선후기한문소설연구의전망」외3편은,저자가1980~90년대에쓴한국고전소설연구현황에대한논쟁적글이다.그중에서도「판소리에나타난현실인식―연구사에대한방법론적검토」는저자가30대초반에쓴글로,당시의주요선행연구자인김동욱,조동일,임형택,김흥규교수등이취한연구방법의의의와한계를냉철하게논했다.
제2부에는장르론적접근을취한논문이실려있다.그중「한국고전문학에서전(傳)과소설의관계양상」은‘사전(私傳)’과‘전계소설(傳係小說)’장르의관계양상을이론적으로다룬시론적글이다.이글에서개진된한국고전소설의‘장르운동’에관한저자의주장은,후에저자의『조선후기전(傳)의소설적성향연구』(1993년)에서좀더정치하게정립된다.「한문소설과국문소설의관련양상」은,한문소설의일종인전기소설(傳奇小說)과국문소설의관련양상을논한글이다.대개한문소설과국문소설장르는개별적으로다루는경향이일반적이었는데,이논문을통해조선후기서사문학내장르교섭의실상이종합적인틀에서고찰될수있었다.
제3부에는문예사회학적접근을취한논문이실려있다.저자가본서에서가장마음이가는논문으로꼽은두편이모두여기에수록되어있다.「『춘향전』의역사적성격분석」은,문예사회학적고찰을통해『춘향전』이조선후기민중의최고의세계관을담아낸문제작임을밝힌논문이다.특히‘기생’신분춘향의사회역사적의미는오늘날여전히주목되는새로운해석으로서,국문학을넘어여러학문분야후속연구들의입론에영향을끼쳤다.「『청구야담』연구」는,저자의석사학위논문으로조선후기서사문학(敍事文學)의보고(寶庫)라고할『청구야담』을종합적으로고찰한최초의연구이다.이논문에서역사적격변기에민중적세계관에기반해탄생한‘야담계소설(野談系小說)’장르에대한이론이정초되었다.저자는‘전계소설(傳係小說)’을연구하여『한국고전인물전연구』(1992년)와『조선후기전의소설적성향연구』(1993년)을,‘전기소설(傳奇小說)’을연구하여『한국전기소설의미학』(1997년)을출간한바있다.본서에이논문이수록됨으로써,한국한문단편소설주요세장르에대한저자의이론적저작이모두출간된셈이다.
제4부에는역사주의적접근을취한논문이실려있다.「최척전」,「김영철전」,「강로전」은모두16세기말~17세기조선의역사를토대로창작된문제적소설이다.저자는특히‘전쟁’이라는극한적현실에처한인간의비극적실존에유의하여세작품의한국문학사상의의를새롭게밝힌작품론을펼쳤다.그중「16?17세기동아시아의전란과가족이산―「최척전」고(攷)」는,그전까지주목받지못했던「최척전」의문예적성취와소설사상의미를밝힌논문이다.일제강점기와남북분단이래의‘가족이산’의문제를염두에두고수행된이연구이후「최척전」이그시기한국고전소설대표작의하나로손꼽히게되었다.「17세기동아시아의전란과민중의삶―「김영철전」의분석」은,홍세태작「김영철전」을처음발굴해학계에소개한논문이다.이글을통해‘역사소설’로서의「김영철전」의의의가규명되었다.
제5부에실려있는「한국?중국?베트남전기소설의미적특질연구」는비교문학적접근을취한논문이다.15세기한국의『금오신화』,14세기중국의『전등신화』,16세기베트남의『전기만록』,이세소설을대상으로그미적특질을비교·고찰하였다.그결과동아시아세나라에서공유한역사적장르의하나인전기소설의미적특질이원리적차원에서논의될수있었다.무엇보다이논문에서주목되는것은방법론인데,균형잡힌시좌를취함으로써비교문학연구방법을갱신하고자한의의가있다.

저자는서사란“본질적으로인간의삶,이념,역사와관련된”것이라말한다.그래서인지이책에실린연구논문들은공통적으로전근대시기한국의사회역사적현실과의긴밀한조응속에탄생한소설작품과소설장르에각별한관심을기울였다.그러한가운데한국고전소설의보편성과특수성을밝히는서사이론의정립을꾀하고,다채로운연구방법을실험하였다.한국고전소설연구의새방향을고민하고연구방법의갱신을모색하는오늘날의신진연구자들이눈여겨볼지점이아닌가싶다.

4.저자가읽어낸『춘향전』

‘춘향’은창녀일까?
한국고전의대표작으로『춘향전』을빼놓을사람은없을것이다.『춘향전』은조선후기에창작된이래오랫동안사랑받은작품으로,현대소설·영화에이르기까지다양한방식으로재창작된작품이다.『춘향전』이이토록사랑받으며향유되었던까닭은무엇일까?
일각에서는『춘향전』의‘춘향’이신분상승을꾀하는창녀라말한다.그러나『춘향전』이단순히신분상승을꾀하는춘향의이야기라한다면,오랜시간동안수많은민중과대중들로부터열렬한지지를받은까닭을어떻게설명할수있을까?조선후기이래암울한일제강점기를거쳐해방이후에도향유된『춘향전』의힘을그렇게평가하는것이과연온당하다할수있을까?

“춘향의이도령에대한사랑에는이미그자체속에현실부정,현실에대한반항의계기가확고히자리하고있음을간과해서는안된다.”(본서,423면)

본서에실린「『춘향전』의역사적성격분석」에는한국고전소설연구를어떻게할것인가에대한저자의지적분투가고스란히녹아있다.
저자는한국고전소설을온당하게이해하기위해서는작품의본질에다가갈수있는‘방법론’적모색에대한고심이절실히필요하다고말한다.저자의이러한문제의식은매연구마다방법론에대한고찰과작품에즉한치열한논증으로써표출된다.연구자의치열한지적열정,고투와분투가이책을관통하고있는것이다.그리고이러한연구자의태도에는이시대를살아가는지식인으로서의책임감이자리하고있다.그시대를살아갔던이들의열망과희구를드러냄으로써작품의가치를온당히보여주려는시도에는‘과거’속에서‘현재’를읽고‘현재’속에서‘과거’를읽고자하는저자의역사철학이스며있다.
사실한국고전소설은현대인의시각으로보면퍽낯설며,여백이많아이해하기어렵다.그러나그렇기에그것을‘어떻게’해명해야할것인가가문제가된다고저자는지적한다.최선의방법이없고선최선의답이도출되지않는다.
자,‘춘향’은정말창녀일까?
이와같은물음에대한온당한대답을어떻게모색할수있는지,그리고그대답은무엇인지,나아가현재를살아가는이들에게이러한과정이대체어떠한의미를갖는지,이책을읽으면서저자와함께고심해나간다면어떨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