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황홀한 옷의 기원 (백지영 장편소설)

내 황홀한 옷의 기원 (백지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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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줄거리]
배우 정현우는 권력자들이 얽힌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해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다. 하지만 수상 축하파티에서 그는 갑자기 사라졌고,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고 나타난다. 의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만다.
얼굴에 흉터가 생긴 후 그의 인생은 달라진다. 어렵게 캐스팅된 영화는 번번이 실패하고 연기력까지 의심을 받는 처지가 된다. 그의 후원자인 디자이너 줄리아와 재력가인 그의 아내 신애가 그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그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다큐멘터리 감독에게서 그와 그의 아버지를 다룬 프로를 만들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영화감독이었던 그의 아버지 정인호는 데뷔작이 인정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에로물을 주로 찍었으며, 감독으로의 삶보다는 여자들을 배우 시켜준다며 꾀어 데리고 다니는 한량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그런 아버지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의 말이 현우는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 윤신애는 다큐멘터리가 그를 재기시킬지도 모른다는 꿈에 부푼다. 다시 그의 인생에 끼어든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의 영화 인생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윤색되고 현우는 그런 상황이 혼란스럽다.
건달처럼 살아가던 아버지는 어느 날부터 방에 들어앉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며 돈을 끌어들이던 아버지는 엄마의 친정에까지 손을 벌리고 친정과 의절을 하고 살던 엄마는 분노했다. 엄마의 분노에 아버지는 일생일대의 걸작을 만들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다며 집을 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나간 아버지는 주검이 돼 돌아오고 집에는 아버지가 영화를 만든다며 진 빚 때문에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모든 걸 가져갔다.
현우가 사랑하는 엄마는 옷을 만드는 사람으로 재봉틀에 앉아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집안에 들이닥친 빚쟁이들은 엄마의 재봉틀까지 가져가고 재봉틀을 빼앗긴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갔다. 이후 고아가 된 현우는 가난과 수치만을 물려준 아버지를 원망하며 떠돌다가 지방의 한 술집에서 심부름을 하던 중 우연히 알 파치노의 영화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은 아버지와는 다른 영화인 즉 정말 좋은 작품을 남기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현우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 영화를 찍은 것도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늘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도와주던 후원자 줄리아는 그 영화를 찍는 것을 반대했다. 줄리아가 반대한다는 사실에 오히려 아내 신애는 자신이 자본을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영화를 완성하고 결국 현우에게 남우주연상이라는 쾌거를 안겼다. 하지만 그 영화로 인해 결국 상처를 입고 현우는 그렇게 경멸하던 아버지를 끌어들여 재기를 노리는 처지가 되었다.
드디어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현우는 뜻밖에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에 아버지가 개입돼 있음을 알게 된다. 아버지와는 다른 진정한 영화인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현우는 깨닫는다. 좋은 작품으로 아버지를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한 건 오만이었음을.
(작품의 말미에서, 현우의 얼굴에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를 실과 바늘로 꿰매 흉터를 남긴 이가 누구인지 밝혀진다. 또 현우의 영화 출연을 반대했던 후원자 줄리아의 과거 행적도. 또, 아버지 자신이 만들려 했던 영화가 실제 아버지의 일이었음도.)
저자

백지영

1973년서울에서태어나세종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7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곰탕」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1년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수혜했으며,세종대에서문학과영화등을강의했다.
작품집으로「피아노가있는방」,장편소설로「나의노열패밀리」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핏빛붕대
2.옷의기원
3.신애의옷
4.아버지의옷
5.옷의인연
6.아버지의시대
7.파란대문집아이
8.엄마의옷
9.꿈속의여인
10.분홍빛원피스
11.기억속의소년
12.줄리아의옷
13.현우의옷
14.위험한영화
15.위험한파티
16.드러난진실
에필로그:내황홀한옷의기원
또하나의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옷은욕망이다!
80년대부터2000년대를잇는옷의서사!

어느날얼굴에흉터가생긴한배우의이야기
혹은한여자의지독한사랑이야기

인간에게옷은무엇인가?
“알지?흉터는옷의기원이라는거.”

“흉터가옷의기원이라고요?”
“맞아.인류학자들에의하면인류최초의옷은핏자국이야.원시인들은싸움에이긴자만이살아남을수있었고핏자국은승자임을나타냈으니까.(……)그런그들에게흉터는어땠을까.역시존경의대상이었지.흉터또한승자이자용기를증명하는것이었으니까.하지만문신이나흉터를갖기위해선고통이뒤따랐어.바디페인팅은영구적이지못했을테고.그래서사람들은영구적이면서도고통없이용기를증명할방법을찾았지.”(본문,42쪽)

백지영의신작『내황홀한옷의기원』은인간의옷에대한욕망의세계를다룬소설이다.간결하고정감있는문체로,한영화배우의가족사와1980년대정치적상황을결합해옷이란무엇인가라는근본문제를스릴러적형식으로그려내고있다.

백지영은대학에서강의를하면서틈틈이소설을발표해오고있는신예작가이다.2007년강원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고,2011년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수혜했다.첫작품집『피아노가있는방』을통해“가장가까운이들에게버림받은사람들의고통스러운내면을집요하게탐색”(고인환/평론가)하여,이른바‘착한소설’의역습이라는평을받았다.2018년에는장편소설『나의노열패밀리』을통해“가족소설의문법을바꾸며”“어떻게살아야할지아무도가르쳐주지않고질주하는사회,그속에놓여갈길을암중모색하는사람들의이야기”(서경석/평론가)를썼다.

신작『나의황홀한옷의기원』은전작처럼,인간의가장기본적인욕망인의·식·주의문제를다룬다.전작에서는‘음식’을다루었고,신작에서는‘옷’을다룬다.옷은욕망을표현하는데적합한소재이다.소설에서는옷을만들고,옷을입고,옷을통해욕망을나타내고실현하려는다양한인간군상들의면면이교직된다.중심서사는,한배우의사고에서시작된다.한배우가해외영화제에서남우주연상을받았다.그런데,수상을축하하는파티에서갑자기사라진그는얼굴에심한상처를입고나타나고의사들의노력에도불구하고결국얼굴에흉터가생기고만다.실종과상처자체도미스터리하지만,상처를입힌후실과바늘로상처를꿰매놓은엽기적인사건이었다.누가,무슨이유로,한배우의생명줄과같은얼굴에흉터를남겼을까.
작품은속도감있는사건전개와강렬한시각적이미지에바탕을두고서사가전개되고있다는점에서젊은독자들과도잘맞는감각적인소설이다.실제사실과작가의상상력이교묘하게섞이면서1980년대를넘어지금우리가사는현실에육박하는긴장감을유발한다.(김승구/세종대교수)
주된서사는배우(나중에얼굴에흉터를갖게된)를중심으로이루어지지만,또다른인물의서사는말미에드러나는이름없는여자(어려서부터얼굴에흉터를가진)이다.얼굴에흉터를갖고있어늘고개도들지못하고살지만,어린시절현우가잡아준따뜻한손을기억해결국그를자신의것으로만들고자했던여자의사랑이야기.따라서,이작품은한배우가아버지를뛰어넘고자하는이야기가아닌,슬픈상처를가진한여자의지독한사랑이야기일지모른다.

미스터리장르의정통규칙에
80년부터2000년대를잇는옷의서사를입히다.

백지영작가는〈작가의말〉에서소설구상의계기가된경험을들려준다.중학교때당시는물론지금도한국에로영화의대표작으로꼽히는영화를만든감독을아빠로둔학생이있었다.어느날그감독이학부형자격으로일일교사로초빙됐다.유명감독을코앞에서본다는설렘과기대가있었지만,한편으로생각하면중학교에에로영화감독이라니.
그때의일일강의는백지영작가에게그시대의모순적상황을상징하는장면처럼각인되어있었다한다.하지만,작가에게는신기하고재미있는체험이라도,그런상황에반감을가진사람이있을수있다.부조리하고모순된아버지의시대에반감을가진소년.
백지영작가는요즘의세대간의불신을보며이작품을구상하였다.아버지의세대를부정하고뛰어넘으려하지만,현세대가전세대와무관할수없지않을까하는생각에서쓰였다.
의·식·주중에서,옷은다른것과는다른특성이있다.배부르면음식은더이상먹지않고,집도여러채를가지고있는사람은드물지만,옷은있어도또갖고싶어하고딱히필요없어도동경한다.따라서인간의욕망이라는감정을무엇보다도잘드러내는것이바로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