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코로나19팬데믹이후,
시민이알아야할에코크라시의철학
집사로서,동료로서,참여자로서,생태시민이란무엇인가
알렙그린풋시리즈두번째이야기
생태위기시대를살아가는시민들에게필요한덕성은어떤것인가?정치학자로서생태주의를포함한다양한대안담론을연구해온이나미는방대한문헌연구와치밀한사색끝에가장최신의‘생태시민성’논의를종합해냈다.그것이바로이책,『생태시민으로살아가기:에코크라시를향하여』이다.지금까지한국사회공론장에‘시민성’,‘민주시민’,‘민주주의’를주제로한담론은적지않았으나,‘생태시민성’,‘생태시민’,‘생태민주주의’는여전히낯선개념들이다.저자는이러한개념들을알기쉽게소개하며,우리각자가‘생태시민’이되는것이생태위기와정치적·사회적위기를극복할수있는길(데모크라시에서에코크라시로)이라고이야기한다.
생태위기는기후위기와코로나19팬데믹을불러오고,이는정치적·사회적위기로까지이어지고있다.작금의중동난민사태,국제분쟁의증가도기후변화와무관하지않다.그러나각국정부,국제사회,미디어는이같은생태문제에무감각하다.그배경에는경제계의이권과로비가있다.그러나문제는,불을때는사람과불에타죽는사람이다르다는점이다.기후위기로인해희생당하는것은결국기후위기에아무책임이없는지역의사람들과우리의후손이다.즉,기후변화는‘정의의문제’,‘기후정의’문제를일으킨다.
기후변화는비단자연재해만불러오는것이아니다.그에따른사회적변화와위험이야기된다.저자는『위험사회』을쓴울리히벡을따라,개인주의화의증대,불평등의심화,민주주의의훼손과과학적·관료적권위주의의심화,사회적증오의발생에대한우려를밝힌다.특히,기후위기등의생태문제해결을위해생태권위주의가필요하다는주장에대한경계를표하는데,저자는독재와권위주의가위기에더욱취약하며,생태위기로인한민주주의의위기와인권침해는또다른재앙의원인이된다는점을지적한다.
따라서기후위기는민주주의의문제이자,인권의문제이기도하다.그럼에도기후변화와사회적위기에무관심한국가와기업의태도를볼때,우리는이를바라보고있을수만은없다.국가는관료제의경직성과기업의로비등으로진정한친환경정책을실행하기어렵다.또,기업은단기적인이익에급급해장기적이고윤리적인정책을지지할리만무하다.따라서희망은시민사회와시민에게있다.시민은상호협력과연대를통해국가와기업을견제하고생태위기를막기위해노력해야한다.이것이생태시민성이요구되는이유이다.
그렇다면생태시민으로살아간다는것,생태시민성이란무엇인가?저자는생태시민성에관한다양한이론을모색하는데에서부터출발하여,자연에대한집사,동료,참여자로서의태도라는대답을내놓는다.집사로서의생태시민성은‘스튜어드십’에기초한다.스튜어드십모델은인간이자연을지배하는것이아니라책임을지는것이다.즉,자원사용의지속가능성,다양한생태계들간의통합,자연의생존에대한책임을진다.그리고이러한책임에는양육과돌봄,사랑,공경이따른다.동료로서의생태시민성은다른존재를믿고의지하고협력하는‘파트너십’에기초한다.
자연은인간의아래나위가아닌‘옆’에존재하며,독립적이고고유한가치를가진다.상호작용과상호발전의역동적과정에서함께존재하고함께일하는파트너십모델에서핵심요소는‘등가성’과‘목적성’으로,이둘은인간과더불어자연의목적을실현하기위한것이다.마지막으로참여자로서의생태시민은인간이란존재가자연의일부로자연에소속되는것으로,인간을포함해자연에참여하는각생물들이가진고유한가치,각존재의고유성과차이가핵심적인중요성을가진다.이때참여자모델에는영성적내용도포함되는데,그것은자신의실존과대면하고‘자신됨’을회복하는것,다시말해우주와연결된자신을발견하는‘생태적영성’을의미한다.
그러나한편으로저자는이러한생태시민성의조건을지나치게가혹한조건으로내세워서는안된다고말한다.그렇게할경우도리어사람들이생태적실천을포기하게만들수있기때문이다.채식을예로든다면,한사람의완전한채식인보다열사람의불완전한채식인이생태의회복에기여하는바가더크다.따라서중요한것은‘완벽한’생태시민성을추구하는것이아닌,실천과대화의네트워크이다.그러한네트워크속에서비로소작은변화라도시도하자는상호간격려,그러한변화를지속하기위한조직적지원,그것을비난하고음해하는세력의약화가가능해진다.그리하여우리는각자의자리에서생태적변화를이룰동료를만나네트워크를만들며생태시민성을구현·확산시킬수있을것이다.
국가와기업을어떻게견제할수있을까?
국가와기업은생태문제에정직하게대면할수없다.국가는경제계로부터자유롭지못하고,경제계는단기적인이익이중요할뿐장기적이고윤리적인정책을외면하기때문이다.따라서시민사회와시민이중요하고,생태시민성이필요하다.그렇다면생태시민들은국가와기업을어떻게견제할수있을까?이에답하기위해저자는1장공해의탄생과시민의대응에서시민이어떻게연대하고협력하며생태문제에맞서왔는지,다양한실천의역사를보여준다.
민주시민이되는것만으로충분할까?
우리가‘민주시민’이되고,인간들의‘민주주의’를실현하는것만으로충분할까?저자는2장시민의역사와생태시민의대두를통해서구의역사를톺아보며근대적시민,시민성,시민권을성찰하고그에대한질문들을제기한다.생태위기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요구되는시민성이란무엇일까?그것은인간을넘어다른생물도포괄하는‘생태시민성’이다.
생태시민으로서의나는어떤실천을할수있을까?
그렇다면생태시민은어떻게생태위기에맞서는가?저자는3장생태시민성이론에서생태시민성에관한다양한이론과사상을소개하며생태시민의모습을구체화한다.특히저자는공적·사적영역의구분을거부한다.‘정의’에대한강조는일상에서의개인적실천도중요하지만환경문제를야기하는사회구조를조정하고재구성하기위한비판과노력이생태시민의덕성에서필수적이라는것을드러낸다.그러나사적영역도그에못지않게중요하다.생태시민의의무는곧다른사람들에게영향을미칠수있는모든개인적행위에대한책임을다하는것이기때문이다.중요한것은시민들간의관계성이며사적영역에서행해지는개인들의행위는다른이,나아가공적영역에영향을미친다.따라서사적인것은공적인것과연결된다.사적영역에서의일상적실천이중요한이유이다.
학교현장에서생태시민교육은어떻게행해지고있을까?
또한저자는‘생태시민’을길러내는학교,교육의모습을살핀다.5장동료로서의생태시민에서저자는‘동료적인토론방식’에대해다루고있다.특히,시민교육의부재에대한반성에서출발하여보이텔스바흐협약에기초한독일의민주시민교육사례를통해시민교육을재구성하고자한한국교육계의시도를살핀다.이를통해한국의학교현장에서행해진토론식수업의한계를짚고,초월적방식,정동적방식,구성적방식이라는세가지대안적모델을제시한다.
‘자연의권리’를어떻게제정할수있을까?
‘권리’는시민,시민권,시민성을논할때등장하는키워드가운데하나이다.저자는2장에서권리개념과시민성에대해다루는데,이로부터다른가치와마찬가지로권리역시완성형이아닌과정으로서계속재구성되고진화함을보여준다.즉,인간의생명과재산에부여된최초의권리는미미하고시시했으나,그것이점차공민적,정치적,사회적권리로발전해왔고,이제는자연에도권리가주어지는시대에이르렀다는것이다.5장에서심도있게다루는동물권논의도자연과비인간동물의권리문제를고민하는데많은도움을준다.
모든존재가정치주체가되는에코크라시는어떤모습일까?
생태시민성은인간과자연,인간과동물의경계를넘어선다.동물뿐아니라강의권리도인정하는오늘날,사람만을정치적주체로인정하는것은시대착오적이다.인구가줄고있는지방은결코‘소멸’되고있다고말할수없다.그곳은여전히다양하고풍부한생명이넘치는지역이다.그런의미에서이제는데모크라시가아닌에코크라시로나아가야한다.정치의주체는인간뿐아니라모든생명을포함한자연이되어야하는것이다.
생태시민으로살아간다는것
이책이목표하는바는,“생태시민과생태시민으로살아간다는것의의미를쫓는것”이다.저자는아직우리사회에서는생소한‘생태시민성’이라는주제를국내외의구체적인역사적·실천적사례와다양한이론및사상들에대한부단한탐구를통해구체화하고있다.그리하여우리는집사,동료,참여자로서의생태시민이라는,기후위기시대에요구되는인간의태도와덕성을이해하게된다.기후위기에맞서우리의이웃과지구의생명을살려낼수있는길은,우리각자가생태시민이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