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엄마가 된다는 것 : 노인 조현증 엄마를 응시하고 마주보고 살아가는 용기

엄마의 엄마가 된다는 것 : 노인 조현증 엄마를 응시하고 마주보고 살아가는 용기

$15.00
Description
분열적 노화를 겪는 어머니와의 돌봄 이야기
현실과 망상,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분열하는 엄마의 위태로운 노년

어느 날 엄마에게 들이닥친 조현증,
그로 인한 변화와 갈등으로 딸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퇴행하는 엄마의 곁을 지키며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가는 딸.
엄마의 나이듦을 오롯이 마주하고 껴안기 위한 몸부림의 기록.

저자는 조현증을 앓는 엄마를 돌보았던 혼란스럽고 두려웠던 시간을 다시 “천천히, 자세히, 때로는 아프게 파고들면서 (…) 읽어 내려”간다. 그리하여 저자는 철학적, 사회학적, 심리학적, 의학적 개념들을 넘나드는 치열한 사유 끝에 나이듦과 노년, 돌봄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길어 올린다. 이 책은 그렇게 쓰인, 노인 조현증을 다룬 국내 최초의 “생활 철학 인문서”이다. 우리 모두는 부모의 나이듦과 마주한다. 그리고 약해진 부모를 보살피며 ‘엄마의 엄마’가 되어 간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다. 불현듯 다가온 부모의 나이듦에 당혹스러워하고, 갈팡질팡한다. 저자는, 자신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돌본 경험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읽어 내기 위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놓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의 노마드적 탐색을 돌봄과 유대의 실천으로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자신이 ‘엄마의 엄마’가 된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빚어냈다. 저자의 이야기와 성찰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부모의 나이듦을 응시하고 마주 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준다.

저자

유혜진

20개가넘는명함을부끄러워하며프리랜서에서대기업까지다양한직종을경험하고탐색했다.10개가넘는도서관증을부담스러워하면서다양한장르의책을섭렵했다.그리고이제는한아이의엄마가되어영등포지역공동체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사람들과배우고소통하고때로는가르치면서노마드적탐색을돌봄과유대의실천으로이어가고있다.

목차

머리말엄마와함께한글쓰기,삶을치유하다

제1장미열처럼계속되는분열:다시찾아가는흔들림의자취
¶노화도성장이다¶젊음신화시대의이면¶노화에저항하는문화에저항하기

제2장엄마가미친것같아:일상을뒤흔든분열의서막
¶치매가전부가아니다¶나이듦에대한공포와분열적반응¶부정성에대한은밀한공조¶노년과긍정성

제3장다른사람이되어버린엄마:풀리지않는암호같은증상
¶증상이보내는신호¶나에게나를가두기¶나이에기대하는것들¶시기가따로없는성장통

제4장잃어버려야찾을수있는것들:자기부정의자기방어라는모순
¶흔들리는노년의좌표¶사회가정해놓은인간상¶길을잃어야보이는것들

제5장나는나를모른다:억눌린정서,왜곡된기억
¶이기적인기억과집착¶마음이흐르는경로¶사건은해석일뿐

제6장가깝고도오랜외로움:스스로를가두는감옥
¶위험한정체성¶원래그런것은없다¶나는그런사람이아니다

제7장혹시나때문은아닌지:단절과자책을넘어
¶분열증과마음의호소¶순수한감정은없다¶원인과결과의사잇길

제8장어디서부터잘못된건지:나를찾아가는여행
¶분열의시공간적속성¶개념적언어의탈주¶삶과죽음의역설

제9장엄마의엄마가되다:돌봄의순환고리
¶대상을찾아나선감정¶치유를꿈꾸는상처¶존재가곧차이다

제10장그에게서내모습을보다:네안의나,내안의너
¶노년은삶에부여된기회¶응시하는힘,마주보는용기¶평범함과특별함¶목적이냐관계냐

제11장유한하고소중한삶:불안을딛고나아가기
¶불안에대처하는자세¶변화를위한작은움직임¶마음을정리하는지혜¶생성과소멸의사유

출판사 서평

전인구1%에달하는조현증,그중에서도노인조현증가족의이야기
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부모의나이듦을마주볼수있는용기이다

조현증은흔히사회적낙인으로인해감춰지고,특히노인조현증은‘노망’이나‘치매’로오인되어명확하게포착되지못한다.그러나조현증은전인구의1%,100명중1명이걸리는비교적흔한정신질환이다.『엄마의엄마가된다는것』은그중에서도노인조현증을앓은어머니와그를돌보는딸의이야기를담은책이다.저자는현실과망상,과거와현재사이에서분열하는엄마의위태로운노년을가감없이드러내며,그과정에서맞닥뜨린당혹스러움,불안,갈등,혼란등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그리고마침내저자는자신이받았던돌봄을,분열적노화를겪는엄마에게돌려주며‘엄마의엄마’가되는돌봄의순환을그려낸다.

우리는누구나부모의나이듦을마주하고,부모의돌봄을고민하게된다.그리고시간이흘러이번에는자기자신의나이듦을마주하게된다.이처럼노화의과정에서생기는질병과그상황을마주하는당사자,그리고그를돌보는이들이겪는변화와갈등의이야기는인생이라는여정을걸어가는모든인간이직면하는지극히평범한‘보통’의과정이다.따라서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다가오는나이듦과노년을응시하고마주볼수있는마음과태도를준비하는일이다.저자자신의구체적인경험과인문학적성찰로빚은이돌봄이야기는나이듦이라는피할수없는과정을맞이했던,맞고있는,맞이할모든이들에게“너안의나,내안의너를기꺼이만날수있도록용기낼수있게끔우리를초대”한다.

엄마를돌보며나이듦과노년의의미를묻다
엄마에게찾아온혹독한노년의한때,그시간이나에게가르쳐준것들

이책에는두가지흐름이상호교차하며흐른다.하나는저자자신의이야기,즉조현증을앓는어머니를돌본경험을풀어낸스토리텔링이다.다른하나는저자가자신의경험속에서나이듦,노년,돌봄,죽음등의문제를정면으로응시하며얻은인문학적성찰들이다.저자는어머니를돌본시간을반추하며나이듦과노년,그리고이를대하는우리의사회·문화에대한질문을제기하고인생의노년을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에대한답을찾아나간다.그리하여저자는노화의의미를쇠퇴와하락이아닌‘성장’의관점으로재해석하며,노년을맞는이들과그곁을지키고있는모든이에게위로와희망의메시지를전달한다.

노화도성장이다

나이듦,노화는흔히손실과퇴행을의미하는것으로여겨진다.그러나저자는나이듦의의미를구하며오히려‘성장’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출발한다.계속해서늘어나고많아지는것을성장이라고본다면신체적측면에서는일정시기가되면성장이다했다는말이맞을것이다.그러나저자는이렇게이해한다면성장과관련해서중요한것,바로‘깊이’와‘농도’를간과하는것이라고지적한다.깊이와강렬도는길이와무게의한계를넘어서는까닭에,양적이고물질적인성장이다해도우리는깊어지고축적되는굴곡의성장기를여전히유지한다.저자는이와같이‘성숙’으로대변되는깊이의성장에는끝이없고,이성장기의마지막을가리키는시기가있다면그것은아마죽음일것이라고말한다.그리하여저자는노화는우리의신체가서서히죽음을맞이하려고준비하는작용속에서,어떻게하면그런현상들과어우러져자연스럽게상호작용할수있는지다시한번시험대에오르는과정으로볼수있다고이야기한다.즉,노화를미처못다이룬내적성장을추구할수있는제2의성장기로,삶에부여된기회로생각할수있다는것이다.

노화에저항하는문화에저항하기

우리는나이듦을실제현상과는달리갑작스럽게불현듯다가오는것처럼,마치일종의‘발견’처럼느낀다.현상과발맞추어제때노화를발견하지못하는것은노화를애써바라보려하지않았던습관들의축적물이다.저자는이것이‘나이듦이라는필수적인과정의수긍’을방해하는구조가너무견고하고광범위해서의식조차하지못할정도로산재해있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우리사회에서노화는자연스러운현상이라기보다는방지되어야할현상으로치부된다.그리하여노화방지(안티에이징)산업이해마다성장하며,제나이보다젊어보인다는말이칭찬으로통용된다.또,생산성이떨어지는존재로서의노인됨을지칭하는것으로여겨지며,이로인해세대갈등이나노인소외현상이나타나기도한다.저자는이같은사회와문화에맞서,‘반노화에저항하는주체성’을만들어가자고말한다.그렇게한다면피할수없는노화를거부하는모순적인상황에서비롯되는불안과갈등을덜어내고소외된마음의소리에도귀기울일수있을것이라고말이다.

삶과죽음의분리를넘어

우리는누구나조금씩,매일변화를겪으며조금씩나이들어간다.그리고그방향은누구나알고있듯이죽음을향해있다.그렇기때문에저자는나이들어간다는것,산다는것은곧죽음을향해나아가는것이라고말한다.그러나우리눈앞도처에는삶만있을뿐죽음은보이지않는다.도시화와현대화가진행될수록죽음은더욱더매끈하게보이지않는곳으로숨어버리기때문이다.저자는이렇게죽음이옮겨진자리를영속성이라는환상이차지한다고말한다.나아가이러한삶과죽음의분리를자연과인간의분리와유사한형태로인식한다.즉,자연을마음대로지배할수있다는착각과죽음의질서를조절할수있다는착각은서로비슷하게구조화된다는것이다.저자에의하면나이듦은이러한분리의독단과오만에서벗어날수있는자연스러운과정이자소중한기회가될수있다.그래서저자는죽음을사장시킨삶을유지하는것이아니라,삶의틈새마다스며있는‘죽음감수성’을되살려내자고말한다.소유와축적을허용하지않는유한성의직시야말로삶자체에대한애착을있는그대로살려낼수있을것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