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책을 붙들고, 사유를 담금질하고, 치열하게 써 내려간 최전선의 책 읽기
재난의 시대,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바야흐로 ‘재난의 시대’이다. 기후위기, 팬데믹, 지정학적 충돌, 불평등의 심화, 정치적 불안 등 위기와 위협의 목록을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위기의식은 날로 선명해지고 있다. 사회, 정치, 경제, 문화, 환경 전 분야에 걸쳐 재난이 일상화되고, 해결은 난망하다. 우리는 이 재난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해답을 책에서 찾기 위해 치열하게 읽고 써왔다. 브뤼노 라투르의 『녹색 계급의 출현』을 통해 생태적 전환의 가능성을, 드라마 〈체르노빌〉을 통해 인류세의 감각을, 『클라라와 태양』을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를 고민해왔다. ‘읽기의 최전선’에서 재난의 시대를 헤쳐나갈 최량의 지혜를 모색하기 위해 책을 붙들고, 사유를 담금질하고, 치열하게 써 내려간 지난 3년의 결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

홍성욱,이두갑,조문영,김홍중,권보드래,송지우,박진호,심채경,정우현,박상현,

저자:홍성욱

《서울리뷰오브북스》첫편집장.과학기술과사회의관계를연구하는과학기술학자.가습기살균제나세월호참사같은과학기술과재난관련주제들,그리고이와는상당히다르지만1960-1980년대산업화와기술발전에대해서연구하고있다.



저자:이두갑

서울대학교과학학과에서가르친다.과학기술과자본주의,과학기술과법의관계에관심이있다.저서로『재조합대학(TheRecombinantUniversity)』이있으며편저로『아는것이돈이다』,함께옮긴책으로『자연기계』가있다.



저자:조문영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연세대학교문화인류학과교수.저서로『빈곤과정』,『‘인민’의유령(THESPECTEROF“THEPEOPLE”)』,엮은책으로『우리는가난을어떻게외면해왔는가』,『민간중국』,『문턱의청년들』,『동자동,당신이살권리』,옮긴책으로『분배정치의시대』가있다.



저자:김홍중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사회학자.사회이론과문화사회학을전공했으며,현재서울대학교사회학과에서가르친다.최근관심은물성(物性),인성(人性),생명,영성(靈性)의얽힘과배치이다.저서로『은둔기계』,『마음의사회학』과『사회학적파상력』이있다.



저자:권보드래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한국근현대문학전공자.현재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공부하고가르치고있다.저서로『한국근대소설의기원』,『연애의시대』,『1960년을묻다』(공저),『3월1일의밤』등이있다.



저자:송지우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정치철학,법철학,인권학의교집합에있는문제를주로연구한다.



저자:박진호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언어학자.서울대학교에서가르치고있다.공저로『한국어통사론의현상과이론』,『현대한국어동사구문사전』,『인문학을위한컴퓨터』,『디지털로읽고데이터로쓰다』등이있다.



저자:심채경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태양계천체를연구하는행성과학자.현재한국천문연구원에재직하며달탐사프로젝트에참여하고있다.저서로『천문학자는별을보지않는다』,옮긴책으로『우아한우주』등이있다.



저자:정우현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덕성여자대학교약학과교수이자분자생물학자.생화학,분자생물학,신경과학등을가르치고있으며,유전체손상과불안정성을일으키는여러요인과생명의다양한대응기전을연구한다.저서로『생명을묻다』가있다.



저자:박상현

전《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미디어스피어공동창업자,《오터레터》발행인으로《중앙일보》등에디지털미디어와시각문화,미국정치에관해쓰고있다.저서로『도시는다정한미술관』,『나의팬데믹일기』가있고,함께옮긴책으로『아날로그의반격』,『생각을빼앗긴세계』,『우크라이나에서온메시지』등이있다.



저자:김두얼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장.명지대학교에서경제사,제도경제학,경제학등을연구하고강의한다.저서로『경제성장과사법정책』,『한국경제사의재해석』,『사라지는것은아쉬움을남긴다』,『살면서한번은경제학공부』가있다.



저자:강예린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건축가.서울대학교건축학과에서가르치고있다.‘브릭웰’,‘미래농원’,‘윤슬’등의공간을디자인했으며,공저로『도서관산책자』,『아파트글자』등이있다.



저자:박훈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서울대학교동양사학과에서일본근대사를가르치고있다.메이지유신,동아시아의정치문화등을연구해왔고한일관계사에도관심을갖고있다.저서로『메이지유신과사대부적정치문화』,『메이지유신을설계한최후의사무라이들』,『메이지유신은어떻게가능했는가』,『위험한일본책』등이있다.



저자:장하원

서울대학교과학학과에서과학기술학을전공했다.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소속되어코로나19부터발달장애까지우리사회의질병과장애경험에대해연구하고있다.공저로『겸손한목격자들』,『마스크파노라마』,『대한민국재난의탄생』등이있다.



저자:서경

교육공동체벗편집부.‘밀루’라는이름으로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등에서활동했다.고등학교를자퇴하고대학을가지않았다.



기획: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부

‘어떤’책을‘왜’읽어야하는가?2021년3월창간한서평전문지《서울리뷰오브북스》는그답을서평에서찾는다.《서울리뷰오브북스》는‘한국에도역사와전통이살아있는서평지가있었으면좋겠다’는바람을담아탄생했다.사회학,인류학,경제학,자연과학,역사,문학,과학기술학,철학,건축학,언어학,정치학,공학,생물학,법조,북디자인,미술등각분야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17명의편집위원이뜻을모아함께만든다.중요한책에대해서는그중요성을제대로짚고,널리알려졌지만내용이부실한책에대해서는비판의목소리를높이며,주목받지못한책은발굴해소개하는데목적을두고있다.

목차

책을펴내며|홍성욱

1부인류세를읽다
전지구적기후위기와녹색계급_『녹색계급의출현』|홍성욱
기후위기와환경재난의자본주의_『느린폭력과빈자의환경주의』『이것이모든것을바꾼다』|이두갑
다른세계를디자인하고선언하는인류학자_『플루리버스』|조문영
김홍중방사능폐기물에도불성(佛性)이있는가?_〈체르노빌〉|김홍중

2부과학기술을읽다
인간의조건_『클라라와태양』|권보드래·송지우
인공지능이인간을더닮으려면?_『2029기계가멈추는날』|박진호
우주를보는새로운시선_『관찰과표현의과학사』『비욘드』『호모스페이스쿠스』『뉴호라이즌스,새로운지평을향한여정』|심채경
유전vs.환경,무엇이웃음을닮게하는가?_『웃음이닮았다』|정우현

3부위험을읽다
무해의시대:21세기안전패러다임의계보와전망|김홍중
밤길을걷는법:강화길과정세랑을따라길을잃다|권보드래
불안한빈자는어쩌다안전의위협이되었는가:21세기의빈곤통치_『자동화된불평등』『커밍업쇼트』|조문영

4부21세기자본주의를읽다
실리콘밸리가만든새로운자본주의시스템_『감시자본주의시대』|박상현
역사로보이고싶은것과역사가말하는것_『21세기자본』|김두얼
밀실에서나오는지도를그릴수있는가_『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짓기와거주하기』|강예린

5부전쟁을읽다
인도주의는평화를가로막는가_『인도주의(Humane)』|송지우
가족,서로죽이고구원하는:전쟁사회의양극적대립을넘어서_『전쟁과가족』|권보드래
구한말,21세기벽두의데자뷔?_『러일전쟁』『그럼에도일본은전쟁을선택했다』|박훈

6부차별과연대를읽다
가난한개인은그자체로세계다_『힐튼호텔옆쪽방촌이야기』|조문영
‘진짜’자폐인과자폐인캐릭터사이에서_『이상한변호사우영우』|장하원
예수라면어떻게했을까?:성소수자를배척하는개신교에대한한신학자의비판_『성서,퀴어를옹호하다』|홍성욱
‘문란한돌봄’의세계로초대합니다_『여기는무지개집입니다』|서경

출판사 서평

『서울리뷰오브북스』창간3주년특별판,『읽기의최전선』

77인의필자,198권의리뷰도서,156편의서평.‘한국에도역사와전통이있는서평전문지가필요하다’는바람을담아창간한『서울리뷰오브북스』가지난3년간더나은지식공론장을위해뿌린씨앗이다.『서울리뷰오브북스』창간3주년특별판『읽기의최전선』은그가운데에서도여전히,혹은오늘날더욱더긴박한사유와성찰을요하는이슈들인‘인류세’,‘과학기술’,‘위험’,‘자본주의’,‘전쟁’,‘차별과연대’를주제로한열다섯명의필자들의서평스물한편을한권으로다시엮어냈다.

1부‘인류세를읽다’는홍성욱·조문영·김홍중편집위원과이두갑서울대과학학과교수가기후위기와원자력발전소사고등현실로닥친생태위기의현실을직시하고,대안을모색한다.2부‘과학기술을읽다’에서는권보드래·송지우·박진호·심채경·정우현편집위원이인공지능과우주탐사,유전학분야의현주소를고찰한다.3부‘위험을읽다’는『서울리뷰오브북스』창간호의특집‘안전의역습’을재구성한것으로,김홍중·권보드래·조문영편집위원이우리시대위험과안전의지형을살핀다.4부‘21세기자본주의를읽다’에서는칼럼니스트박상현과김두얼·강예린편집위원의리뷰를통해21세기자본주의를구성하는자본,도시,감시체계를들여다본다.5부‘전쟁을읽다’는‘전쟁의해’를지나오며구한말과한국전쟁이라는과거와인도주의의한계를여실히마주하고있는현재의전쟁을송지우·권보드래·박훈편집위원이톺아본다.마지막6부에서는‘차별과연대를읽다’라는제목아래조문영·홍성욱편집위원과과학기술학연구자장하원,편집자서경이빈자,자폐인,성소수자의삶과연대를읽는다.

오늘의이슈를책으로읽고,서평으로사유한다!

“이시점에서『읽기의최전선』을기획한것은가히시의적절하다고하겠다.앞만보고뛰어왔는데,이제『서울리뷰오브북스』에실린좋은서평을주제별로묶어서세상에한번내놓을때가되었다는얘기다.뒤도잠깐돌아보면서숨을한번가다듬고,새로운미래를기획해보겠다는약속이다.여기실린서평들은‘인류세’,‘과학기술’,‘위험’,‘21세기자본주의’,‘전쟁’,‘차별과연대’라는여섯가지주제에대해독자들에게다시소개해주고싶은글이다.독자여러분들은이글을읽으며,서평의묘미와깊이를감미롭게즐길수있을것이다.”
―『서울리뷰오브북스』첫편집장홍성욱,「책을펴내며」

서평전문지로알려진『뉴욕리뷰오브북스』와『런던리뷰오브북스』가창간된지각각61년,45년이지났다.누군가에게는세계를보는창(窓)이었으며,누군가에게는손꼽아기다리는흥미로운읽을거리였던서평은지성사의이정표역할을하기도했다.서평덕분에생명력을얻은책들은때로세상을바꾸는데기여하며역사를만들어왔다.『서울리뷰오브북스』는“한국에도서평전문지가필요하다”는바람을담아2020년12월창간준비호(0호)를거쳐2021년3월창간했다.기대와우려속에출발한『서울리뷰오브북스』가어느덧창간3주년을맞았다.창간3주년을기념하며지난3년간책을붙들고치열하게담금질한사유와성찰을한권으로엮었다.우리시대의숱한위기들을헤쳐나가는데작은밀알이될수있기를희망하며,‘읽기의최전선’으로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

전지구적기후위기부터원자력발전소사고까지,
인류세를읽다

첫번째최전선은‘인류세’다.기후위기의현실속에‘녹색계급’이라는새로운존재의등장에주목하는홍성욱,자본주의에의한기후위기와환경재난을직시하는다른세계의가능성을탐색하는조문영,체르노빌과후쿠시마참사속에서인류세라는현실을인식하는김홍중의리뷰를한데모았다.

“지금당장녹색계급은무엇을할수있고,무엇을해야할까?”『서울리뷰오브북스』첫편집장인과학기술학자홍성욱은「전지구적기후위기와녹색계급」에서브뤼노라투르와니콜라이슐츠의『녹색계급의출현』을들여다본다.라투르가평생치열하게연구?고민하며형성해간그의사상을책속‘녹색계급’을통해살펴보고,더이상“지구공동체가직면한”큰위기를돌이킬수없는시점이되기전에막아보자고책의목소리를빌려외친다.

“삶의터전이파괴되고생존을위해채취와오염생산에동원되는빈자들을위해어떻게정의를구현할것인가?”이두갑서울대과학학과교수는「기후위기와환경재난의자본주의」에서나오미클라인의『이것이모든것을바꾼다』와롭닉슨의『느린폭력과빈자의환경주의』를리뷰한다.“기후위기의구조적배경과재난의일상성”의극복을아프리카의빈자와작가-활동가들의실천적·대안적활동에서찾는다.

“새로운위기는새로운대안을요구한다.”인류학자조문영은「다른세계를디자인하고선언하는인류학자」에서『플루리버스』의서평을실었다.조문영은콜롬비아출신의인류학자아르투로에스코바르가책에서주장한“자본주의?제국주의”를넘어선“다중의우주와세계인”플루리버스가가리키는방향성에십분동의함을피력한다.또한,다른세계의가능성을실현하기위한존재론-디자인-정치의관계를둘러싸고더풍성한질문,비판,논쟁,제안을촉구한다.

“인류세의참된의미는바로이은신처의불가능,피난의불가능성이다.”사회학자김홍중은HBO에서방영된드라마『체르노빌』을통해인류에게닥친참사의흔적에서존재론적의미를환기하며다층적질문을길어올린다.“방사능에오염된산천초목에도불성이있는가?”라는질문에서시작된사유는체르노빌과후쿠시마를거쳐인류세에이른다.

인공지능,우주탐사,유전학까지,
과학기술을읽다

두번째최전선은‘과학기술’이다.‘인공지능시대’에인간의조건을질문하는권보드래와송지우,인공지능기술의원리와현주소를톺아보는박진호,우주를보는새로운시선을제시하는심채경,유전에대한새로운관점을보여주는정우현의리뷰를모았다.

“인간이이렇듯여러의미로대체가능한데도불가침성을지니는이유가무엇인가.”문학연구자권보드래와정치철학연구자송지우는「인간의조건」이라는제목으로대담형식의서평을시도했다.권보드래와송지우는각각의자리에서가즈오이시구로의『클라라와태양』을따로또같이리뷰한다.코앞으로다가온인공지능의미래시대의면면을‘클라라’라는AF(ArtificialFriend)의시선으로조망하는『클라라와태양』은2017년노벨문학상을받은가즈오이시구로의소설이다.‘클라라의눈으로본세계’에서인간다움의조건은어떻게설명되는지,인공지능이라는한계에도불구하고클라라가어떤인간적요소를지니고있는지,그로인해독자가느끼는불안과긴장의원천이무엇인지분석한다.또분열과불평등이심화되고능력주의화된세상속에인간이어떻게다른인간을소외,차별하는지설명한다.두편집위원은오늘의세계를반영하는이러한모습을훑고경제,교육,인간관계등의주제등을건드리며교차,대화의가능성과서평의또다른얼굴을보여준다.

“인간에필적하는,또는인간을뛰어넘는인공지능을만들수있다고생각하는것은섣부르다.”언어학자박진호는「인공지능이인간을더닮으려면?」에서『2029기계가멈추는날』의서평을실었다.“인간을뛰어넘는인공지능”에대한세간의과도한관심과기대속에,독자로하여금현재인공지능기술로“할수있는일과한계”를신중하게돌아보게하는데이책의효용이있다고말한다.

“탐험의다른이름은설렘이기도하지만,두려움이기도하다.”천문학자·행성과학자심채경은「우주를보는새로운시선」에서2020년에출판된‘우주탐사’관련서적4권을리뷰한다.『관찰과표현의과학사』,『호모스페이스쿠스』,『비욘드』,『뉴호라이즌스,새로운지평을향한여정』에대한서평을통해,심채경은인류의DNA에새겨진탐험유전자를읽어내며,우주탐사를위한인류의기나긴탐험의여정을개관한다.

“유전만큼이나우리존재에중대하게기여하는환경의역할을빼놓을수없다.”분자생물학자정우현은「유전vs.환경,무엇이웃음을닮게하는가」에서칼짐머의『웃음이닮았다』를소개한다.저자에따르면칼짐머는유전이수평적으로도일어난다고주장한다.또한유전은개인의문제만이아니라사회와환경의문제이기도하다고말한다.한편,저자는칼짐머를따라유전만큼이나환경이우리존재에중대하게기여함을지적한다.이와같이,저자는유전의역사를돌아보며통념을벗어나유전현상에대한새로운시각을정립할수있음을보인다.

우리시대위험과안전의지형도
위험을읽다

세번째최전선은‘위험’이다.‘지금,여기’의안전을수시로묻고위험과안전이범용어처럼회자되는오늘날,불안에맞선시도는또다른위험을낳고있다.불안에쫓긴존재들은대안적공동체를만들기보다절연,감시,고발,응징으로폭력에맞선다.3부‘위험을읽다’는『서울리뷰오브북스』창간호의‘안전의역습’특집을재구성한것으로,사회학자김홍중,문학연구자권보드래,인류학자조문영이함께그리는우리시대위험과안전의지형도를담고있다.

“무해의시대는이제껏인정되지못했던새로운고통을기왕의것들과연결하는,강인하고질긴망이엮어지는그런시대다!”김홍중은「무해의시대」라는글에서21세기안전패러다임의계보와전망을다룬다.‘무해한사회’를지향하는안전의욕망이지난10여년동안한국사회에서어떠한정치적힘을행사했는지살피고있다.무해의욕망을과도한안전주의나허위의식으로비판하기보다,유사한위험을공유하는존재들의새로운연결가능성으로바라볼것을제안한다.

“여학생드을!알아서살아남는거야!”권보드래의「밤길을걷는법」에서이시대여성이느끼는공포를다룬다.권보드래는강화길과정세랑의소설을따라비틀걸음을걸으며21세기대한민국여성의공포와대면한다.강화길의소설은심야의뒷골목같다.반면에휴식같고위안같고오랜만에보는웃음같은정세랑월드도있다.완벽한안전에대한열망에공감했다반발했다끝내입장을정하지못하면서도,여기에“갇히지”말것을그들에게바라고,자신에게다짐한다.

“안전할권리를외치는우리바깥에머무는한,그들은우리의안전을위협하는존재로언제나출몰할수있다.”조문영은「불안한빈자는어쩌다안전의위협이되었는가?」라는글을통해,21세기의빈곤통치를다룬다.데이터기반의새로운빈곤통치에대한경고장으로『자동화된불평등』을,‘디지털구빈원’에갇힌사람들의침묵을이해하기위한통로로『커밍업쇼트』를읽는다.‘안전이권리’라는구호가안전의위협으로내몰린가난한사람들에게가닿을수있는지묻는다.

오늘날자본주의는어떻게변모했는가
21세기자본주의를읽다

네번째최전선은‘21세기자본주의’다.‘자본주의의역사’라는안경을통해보면,21세기의자본주의는19세기,20세기의자본주의와는전혀다른외피를띄고있다.실리콘밸리에서생겨난테크기업들이지배하는감시자본주의를살펴본박상현,토마피케티의『21세기자본』을리뷰한김두얼,쇼핑으로점철된도시공간을성찰하는강예린이21세기자본주의를구성하는자본,감시체계,도시를살펴본다.

“순한양들로이루어진전체주의사회가인류의미래가될까?”칼럼니스트박상현은쇼샤나주보프의저서『감시자본주의시대』를통해감시자본주의개념과그함의를집중적으로탐구한다.페이스북,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애플과같은테크기업들이지배하는자본주의는어떻게작동하는가?박상현은감시자본주의가민주주의에대한쿠데타라는주보프의견해를강조하며,전체주의사회의도래를경고한다.

“세상에완벽한연구는없다.”경제학자김두얼은「역사로보이고싶은것과역사가말하는것」에서토마피케티의『21세기자본』을통해‘한국경제위기담론’을자세히다룬다.피케티의학계에서의“입지와학문적배경을충실히살피면서”“대가”의저작을비판적으로독해하길권한다.

“지금,한국에서는어떻게밀실에서벗어날수있을까?”건축가강예린은렘콜하스와프레드릭제임슨의저서『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와리처드세넷의저서『짓기와거주하기』를통해팬데믹과공간의문제를다루며‘열린공간’에대한화두를던진다.건축가렘콜하스가「정크스페이스」가쇼핑공간이광장과거리와모퉁이를대신하게될것이라고한예언은현실이되었다.한국의밀실에어떻게균열을낼수있을지,저자는질문한다.

‘전쟁의해’를지나오며,어제와오늘의
전쟁을읽다

다섯번째최전선은‘전쟁’이다.2023년은끝나지않은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이스라엘-하마스전쟁을목도한,‘전쟁의해’였다.5부‘전쟁을읽다’에서는평화에이를수없는인도주의의한계를짚는송지우,한국전쟁기고발과학살의기록을살피는권보드래,구한말대한제국을둘러싼청일전쟁과러일전쟁을되돌아보는박훈이어제와오늘의전쟁을화두로다룬다.

“인도주의의대척점은총력전이아니라평화주의이다.”송지우는「인도주의는평화를가로막는가」에서새뮤얼모인의『인도주의(Humane)』를리뷰했다.이책에서모인은『인권이란무엇인가』,『충분하지않다』에서의논쟁을‘국제인도법’이라는영역으로확장해서가져온다.그는‘인도주의의확산이평화주의의성장을막는다’는모인의주장에도전쟁이종속되지않았다는“슬픈사실”을지적하며,‘인도적전쟁’은괜찮다며,더나아간평화를가져오지못하는진보진영의“윤리적안일함과상상력의빈곤”에씁쓸함을보낸다.

“친밀한존재끼리휘두른폭력의세계.”권보드래는권헌익의저서『전쟁과가족』을통해전쟁이라는재난을겪었던70년전의한국사회를지금이곳에불러낸다.『전쟁과가족』은한국전쟁의발발과전개과정을추적하는대신부역,고발,학살등한반도주민들이생활세계에서겪은전쟁을추적한다.권보드래는권헌익의시선을따라전쟁중과전쟁이후의화해와치유의노력을톺아보며,오늘날한국사회에진실과화해,애도와존엄의현주소를성찰한다.

“설마했던전쟁이‘어?어!’하는사이에실제로일어났다.”역사학자박훈은「구한말,21세기벽두의데자뷔?」에서구한말한국에가장큰영향을끼친청일전쟁과러일전쟁에대한일본역사학계의도달점을보여주는책두책,『러일전쟁』과『그럼에도일본은전쟁을선택했다』를리뷰한다.동아시아의지정학적긴장과갈등이심화되고있는지금,구한말의경험을다시금읽는다.

차별을넘어연대로,
차별와연대를읽다

여섯번째이자마지막최전선은‘차별과연대’다.사회적약자와소수자에대한차별과혐오가만연한오늘을,‘대혐오의시대’라지칭하고는한다.6부‘차별과연대를읽다’에서는쪽방촌주민들의고투를이야기하는조문영,[이상한변호사우영우]대본집을리뷰하는장하원,성소수자를배척하는개신교를바라보며종교의역할을질문하는홍성욱,성소수자주거공동체를통해주거와가족,돌봄의의미를질문하는서경이홈리스,자폐인과장애인,성소수자의취약한삶,저항과연대를읽는다.

“가난은쉽게이해하고해결할수있는‘이슈’가아니다.”조문영은「가난한개인은그자체로세계다」에서『힐튼호텔옆쪽방촌이야기』로,자본주의시대에빈자들의주거에대한문제제기앞에우리는어떤태도를지녀야할지담담히묻는다.“서울역맞은편양동쪽방촌”주민과활동가등이함께만들어온이책을빈자의“섬세한선언문”으로고쳐읽는다.

“이제는우영우실험이남긴잔상과질문들에집중할시간이다.”과학기술학연구자장하원은「자폐인변호사라는실험」에서올해화제가된드라마〈이상한변호사우영우〉의대본집『이상한변호사우영우』서평을썼다.‘자폐인도직업인으로서변호사로살아갈수있을까?’라는질문을가지고대본을써내려간저자의질문에드라마가아닌,우리사회의현실속에서답을찾는다.다소엉뚱하고귀엽지만,무해한‘우영우’라는캐릭터와‘변호사’라는직업세계가드라마속판타지로남지않으려면어떻게해야하는가.그는자폐인도장애인도현실사회에서‘직업인’으로살아가기위해필요한지점이무엇인지묻고,특히개인보다사회구조적노력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

“아마예수가살아있다면가장먼저호통치고야단칠대상이지금의한국교회일것이다.”홍성욱의「예수라면어떻게했을까?」는성소수자를배척하는개신교에대한한신학자의비판을담았다.박경미의『성서,퀴어를옹호하다』의서평을통해,동성애는진정으로기독교의교리와어긋나는것일까에대한답을구해본다.필자는이책이동성애를배척하는한국의교회와기독교인들이증거로삼는성경의몇몇구절들에대해서대안적인해석이존재할수있음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고평가한다.과학기술학자로서홍성욱은동성애에대한최근의과학연구들을보면서신학자박경미의시각과는다른관점에서동성애를바라보며,이를토대로한국교회나한국보수개신교계를비판한다.

“무엇을위해가족이필요한가하는질문이,집을어떻게본래목적으로되돌릴것인가라는질문과나란히놓여있다.”서경은「‘문란한돌봄’의세계로초대합니다」를투고하여,성소수자주거공동체의이야기를담은『여기는무지개집입니다』를소개했다.서경은무지개집구성원들이공동체를기획하고조율하는과정을두고,성소수자를돌보지않는국가에맞서,국가의역할을민간에서먼저해보이는방식의저항이라고말한다.나아가,서경은성소수자들이겪는불평등을완화하는데있어제도적변화가지니는한계를지적하며제도를넘나드는다양한상상과시도가필요하다고주장하고,집과가족의의미에대한질문과성찰을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