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 민주주의와 선거 (2024 봄)
Description
《서울리뷰오브북스》 창간 3주년

민주주의와 선거를 들여다보는 여섯 편의 전문 서평,
‘특집 리뷰’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부터 『자연에 이름 붙이기』까지,
서점가의 화제작들을 다루는 다채로운 ‘리뷰’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는 요청 아래 2020년 12월 창간준비호(0호), 2021년 3월 창간호(1호)로 출발한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창간 3주년을 맞았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첫발을 뗀 창간 예비호부터 12호까지, 지난 3년간 《서울리뷰오브북스》는 77인의 필자가 참여하여 156편의 서평을 통해 198권의 도서를 리뷰했다. 서평을 통해 독자와 책을 잇고, 그럼으로써 한국 사회의 지식 공론장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해 온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계속해서 깊이 있고 다채로운 서평들로 독자들에게 보답하며, 단단한 서평 문화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계속 정진할 것이다.

창간 3주년을 맞아 펴내는 13호의 특집 주제는 ‘민주주의와 선거’이다. 2024년은 사상 최대의 ‘선거의 해’로 꼽힌다. 60여 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열리고, 올 한 해 선거를 치르는 국가의 인구가 전 세계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전 세계가 선거로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팽배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이런 민주주의의 위기를 직시해 보았다. 정치 및 정치학 분야의 전문가 6인의 특집 리뷰를 통해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의 기본 원리를 깊이 성찰한 저작들을 읽으며, 민주주의의 위기 현상과 정치적 대안을 모색했다.
정치철학, 법찰학, 인권학의 교집합을 연구하는 송지우 편집위원은 제이슨 브레넌의 문제작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를 리뷰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회의에 응답한다. 지속적으로 미국 정치를 소재로 글을 써온 유정훈 편집위원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통해 민주주의 위기 신호를 진단한다. 하상응 교수(서강대 정치외교학과)는 『민주주의 공부』 리뷰에서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와 원리, 포퓰리즘의 문제를 살핀다. 이나미 생태적지혜연구소 학술위원은 급진적/대안적 민주주의 이론의 핵심 텍스트인 『선거는 민주적인가』를 읽으며 오늘의 관점에서 선거와 추첨을 재론한다. 정회옥 교수(명지대 정치외교학과)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21세기 정치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인 ‘정체성 정치’의 문제를 다룬다. 장석준 정의정책연구소 소장은 『지역정당』 리뷰를 1962년 체제에 머물러 있는 ‘K-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짚으며 양대 정당 독점 정치를 아래로부터 무너뜨리는 열쇠로 ‘지역정당’을 제안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사유와 성찰은 영화 리뷰 코너 ‘이마고 문디’에서도 이어진다. 이번 호에는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쓴 정아은 작가가 지난해 극장가 최대 화제작이었던 〈서울의 봄〉을 리뷰한다. 정아은 작가는 〈서울의 봄〉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1979년 12월 12일이라는 역사적 하루를 ‘사나이들 간의 대결’로 선명하게 형상화한 점을 호평하며, 내전과 정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영화를 다시 들여다본다.
리뷰 코너에는 서점가에 쇼펜하우어 열풍을 불러온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부터, 광해군과 ‘인조반정’을 둘러싼 논쟁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광해군: 탁월한 외교정책을 펼친 군주』·『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모후의 반역』, 석유 이후의 걸프 경제를 조망하는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중동 경제 3.0』·『중동을 보면 미래 경제가 보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있게 한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 미국 재무부 장관 자넷 옐런의 전기 『자넷 옐런』까지 서점가의 화제작들을 다채롭게 다루었다. 철학, 역사, 경제, 생물학을 아우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서평들을 리뷰 코너에 담았다.

저자

송지우,유정훈,하상응,이나미,정회옥,장석준,정아은,정재완,고명철,박찬국,

저자:송지우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정치철학,법철학,인권학의교집합에있는문제를주로연구한다.



저자:유정훈

본지편집위원.변호사.《경향신문》에매달‘정동칼럼’을기고하고,온라인매체《피렌체의식탁》에는주로미국정치와연방대법원사건을소재로글을쓰고있다.



저자:하상응

서강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미국시카고대학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취득했고예일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뉴욕시립대학교(브루클린칼리지)에서정치학조교수를역임했다.전공분야는정치심리,여론,투표행태,미국정치다.최근출판된논문으로는「민주적원칙과당파적이익:2020년국회의원선거에서위성정당에대한태도와투표선택」(공저),「한국유권자의정당일체감:사회적정체성인가,정치적이해관계인가」(공저)등이있다.



저자:이나미

동아대학교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전임연구원,경희사이버대학교후마니타스학과외래교수,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생명사상연구소이사로활동하고있다.주요저서로『한국자유주의의기원』,『한국의보수와수구』,『이념과학살』,『한국시민사회사:국가형성기1945-1960』,『생태시민으로살아가기』등이있다.



저자:정회옥

다양성이화두가된시대라지만,코로나19팬데믹사태를지나며수많은‘이유’와‘맥락’에서소수자가만들어지고낙인찍히는과정이되풀이되었다.이러한차별과혐오는왜뿌리뽑히지않는지의문을떨칠수없었고,소수자의정치참여를연구하며그것이오랜역사의산물임을깨닫게되었다.

사실나에게도차별과혐오의소사(小史)가있다.어린시절짓궂은친구들에게‘깜순이’,‘시커먼스’등의별명으로불렸던일이다.그럴때면부모님께나를왜이리까맣게낳았냐고대들기도했다.지금생각해보면,어렸을적의나와내친구들은우리사회의‘친백인성’과‘반흑인성’을그조그마한머리와마음에이미체화했던듯싶다.이책이누구나언젠가한번은불러보았을,아무생각없이내뱉었을그멸칭들의행간을깊이들여다볼기회가되길바란다.화석처럼굳어진차별과혐오의역사를깨뜨리기위해서는무엇보다그것을바로볼수있는용기가필요하다.

현재명지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혐오와차별의정치학’,‘소수자정치론’등을강의하며청년들과함께우리사회의인권,차별,통합문제를고민하고있다.관련한주제로《아시아인이라는이유》를비롯해다수의책과논문을썼다.

또한대통령직속국민통합위원회위원,경실련정치개혁위원회위원,한국정당학회이사,한국의회발전연구회연구편집위원등으로활동중이다.그외대통령직인수위원회자문위원,서울특별시자치구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KBS공약검증자문단,한국정치학회이사,경제·인문사회연구회연구기관평가위원등을역임했다.



저자:장석준

사회학을공부했고진보정당운동의정책및교육활동에참여해왔다.진보신당부대표,정의당부설정의정책연구소부소장을역임했으며,출판&연구공동체산현재의기획위원이다.저서로《근대의가을》《장석준의적록서재》《세계진보정당운동사》《사회주의》《신자유주의의탄생》《능력주의,가장한국적인계급지도/유령들의패자부활전》(공저)등이있고,《길드사회주의》《G.D.H.콜의산업민주주의》《유럽민중사》《안토니오그람시옥중수고이전》(공역)등을우리말로옮겼다.



저자:정아은

1975년전남순천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영어영문학을전공했고,졸업후엔은행원과컨설턴트,통·번역가등다양한직업을거쳤다.2013년,잦은이직경향과경쟁분위기에서생존해야하는현대인들의생활상을담아낸장편소설『모던하트』로제18회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작가로서활동을시작했다.

장편소설로는한국교육의난맥상과그에얽혀형성되는공간사를그린『잠실동사람들』,외모가화폐처럼작동하는현대를살아가는젊은이들의삶과사랑을담은『맨얼굴의사랑』,대중의광기와지식인의위선을형상화한『그남자의집으로들어갔다』,사회의규범에서깨어난여성의초상을그린『어느날몸밖으로나간여자는』을썼다.에세이로는‘좋은엄마’라는강박관념과사회에정립된고정적인모성상을여러측면에서분석한『엄마의독서』,자신의노동을노동이라말하지못하는‘주부’의사회적위치를자본주의의역사와엮어조망한『당신이집에서논다는거짓말』,문학과역사속인물들의삶을통해‘사랑’의개념과의미를풀어낸『높은자존감의사랑법』을썼다.

사춘기를맞기전전두환의1980년대를길게통과했고,공기중에비밀과불안이가득했던시공간에서인간에대한호기심을키워왔다.그호기심은성인이된후사회와국가,권력과정치와역사에관한고민과탐구로이어졌다.『전두환의마지막33년』은2021년11월23일세상을떠난어느문제적인물의삶과그를끝내단죄하지못했던대한민국의근원적모순을풀어가는기나긴여정이다.



저자:정재완

본지편집위원.홍익대학교시각디자인과를졸업한후,정디자인과민음사출판그룹에서북디자이너로일했다.현재영남대학교교수로재직중이며사월의눈사진책디자인을도맡고있다.지은책으로『세계의북디자이너10』(공저),『아파트글자』(공저),『DesignedMatter』(공저)등이있으며,디자인한사진책『작업의방식』이‘2022한국에서가장아름다운책’에선정되었다.



저자:고명철

1998년《월간문학》신인문학상에「변방에서타오르는민족문학의불꽃:현기영의소설세계」가당선되면서문학평론가로등단했다.현재광운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디아스포라웹진《너머》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저서로는『세계문학,그너머』,『문학의중력』,『잠못이루는리얼리스트』,『뼈꽃이피다』,『칼날위에서다』등다수가있고,젊은평론가상,고석규비평문학상,성균문학상등을수상했다.



저자:박찬국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독일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니체와하이데거의철학을비롯한실존철학이주요연구분야이며최근에는불교와서양철학을비교하는것을중요한연구과제중의하나로삼고있다.

저서로는『원효와하이데거의비교연구』(청송학술상),『니체와불교』(원효학술상),『내재적목적론』(운제철학상),『초인수업』(대만,홍콩,마카오번역출간),『그대자신이되어라―해체와창조의철학자니체』,『들길의사상가,하이데거』,『하이데거는나치였는가』,『현대철학의거장들』,『들뢰즈의《니체와철학》읽기』,『에리히프롬의《소유냐존재냐》읽기』,『쇼펜하우어와원효』,『차라투스트라,그에게삶의의미를묻다』등이있고,역서로는『헤겔철학과현대의위기』,『마르크스주의와헤겔』,『실존철학과형이상학의위기』,『니체』(I,II),『근본개념들』,『아침놀』,『비극의탄생』,『안티크리스트』,『우상의황혼』,『선악의저편』,『도덕의계보』,『상징형식의철학』(I-III)등다수가있다.



저자:김영민

본지편집위원.작가이자사상사연구자.현재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연구서로『중국정치사상사』,산문집으로『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공부란무엇인가』,『인간으로사는일은하나의문제입니다』,『인생의허무를보다』가있다.



저자:박인식

1980년고려대학교를졸업하고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거쳐1982년부터벽산엔지니어링에서원전을비롯한사회기반시설조사설계에참여했다.2009년사우디벽산아라비아에부임해근무하다가2021년귀국한후벽산엔지니어링전문위원으로재직하고있다.압둘라국왕부터무함마드빈살만왕세자로이어지는13년간사우디격동의세월을지켜보았다.2022년『무함마드빈살만』을번역했다.



저자:정우현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덕성여자대학교약학과교수이자분자생물학자.생화학,분자생물학,신경과학등을가르치고있으며,유전체손상과불안정성을일으키는여러요인과생명의다양한대응기전을연구한다.저서로『생명을묻다』가있다.



저자:신현호

경제평론가.《한겨레》,《조선일보》등에경제에관한칼럼을연재중이다.국회,행정부,컨설팅기업,대학연구소에서30년간이코노미스트로활동했다.지은책으로『나는감이아니라데이터로말한다』가있다.



저자:부희령

심리학을공부했고인도에체류하며명상과불교를공부했다.소설을쓰고외국의좋은책을소개하며영어로된책을우리말로옮긴다.저서로청소년소설『고양이소녀』,『엄마의행복한실험실:마리퀴리』,『꽃』등이있으며,번역서로『살아있는모든것들』,『버리기전에는깨달을수없는것들』,『아미쿠스모르티스』,『타자기가들려주는이야기』,『아무것도사라지지않는다』등80여권이있다.



저자:심완선

SF평론가.책과글쓰기와장르문학에관한글을쓴다.SF의재미와함께,인간의존엄성및사회적평등과문학의연결고리에관심이있다.지은책으로『SF와함께라면어디든:키워드로여행하는SF세계』『우리는SF를좋아해:오늘을쓰는한국의SF작가인터뷰집』『SF는정말끝내주는데』가있고,『취미가』『SF거장과걸작의연대기』를함께썼다.이외에<어션테일즈><한국일보><오마이뉴스>등에글을실었고,칼럼,리뷰,비평,해설,에세이등을쓰며대담,인터뷰,강의등을한다.



엮음: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부

목차

편집실에서∥김두얼

특집리뷰:민주주의와선거
민주주의는유권자때문에실패하는가∥송지우
무너지는민주주의를선거로구할수있을까∥유정훈
차별없는차이의인정∥하상응
‘선거는민주적’이라는착각∥이나미
나는누구인가를묻는대중∥정회옥
양대정당독점정치를아래로부터무너뜨리는법∥장석준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두가지키워드로들여다본〈서울의봄〉∥정아은

디자인리뷰
한글타이포그래피실험기의탈네모꼴폰트∥정재완

북&메이커
한인/한글문학의플랫폼,디아스포라웹진《너머》를만나기위해∥고명철

리뷰
베스트셀러1위인철학서를어떻게볼것인가∥박찬국
조선국가론을향하여∥김영민
석유이후의걸프경제∥박인식
이름을불러주지않아도꽃은이미거기에있다∥정우현
자넷옐런을통해본경제와정치의접점∥신현호

문학
비행공포∥부희령
판타지세계를사랑하고있습니다∥심완선

지금읽고있습니다

신간책꽂이

출판사 서평

《서울리뷰오브북스》창간3주년

민주주의와선거를들여다보는여섯편의전문서평,
‘특집리뷰’

『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부터『자연에이름붙이기』까지,
서점가의화제작들을다루는다채로운‘리뷰’

“한국에도서평전문지가필요하다”는요청아래2020년12월창간준비호(0호),2021년3월창간호(1호)로출발한《서울리뷰오브북스》가창간3주년을맞았다.기대와우려속에서첫발을뗀창간예비호부터12호까지,지난3년간《서울리뷰오브북스》는77인의필자가참여하여156편의서평을통해198권의도서를리뷰했다.서평을통해독자와책을잇고,그럼으로써한국사회의지식공론장을확장하는데에기여해온《서울리뷰오브북스》는계속해서깊이있고다채로운서평들로독자들에게보답하며,단단한서평문화의토대를만들기위해계속정진할것이다.

창간3주년을맞아펴내는13호의특집주제는‘민주주의와선거’이다.2024년은사상최대의‘선거의해’로꼽힌다.60여개국에서대선과총선이열리고,올한해선거를치르는국가의인구가전세계의절반을넘을정도로,전세계가선거로떠들썩하기때문이다.그러나동시에우리는민주주의에대한회의와불신이팽배한현실을목도하고있다.《서울리뷰오브북스》는이런민주주의의위기를직시해보았다.정치및정치학분야의전문가6인의특집리뷰를통해민주주의와선거제도의기본원리를깊이성찰한저작들을읽으며,민주주의의위기현상과정치적대안을모색했다.
정치철학,법찰학,인권학의교집합을연구하는송지우편집위원은제이슨브레넌의문제작《민주주의에반대한다》를리뷰하며민주주의에대한근본적회의에응답한다.지속적으로미국정치를소재로글을써온유정훈편집위원은『어떻게민주주의는무너지는가』를통해민주주의위기신호를진단한다.하상응교수(서강대정치외교학과)는『민주주의공부』리뷰에서민주주의의근본가치와원리,포퓰리즘의문제를살핀다.이나미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은급진적/대안적민주주의이론의핵심텍스트인『선거는민주적인가』를읽으며오늘의관점에서선거와추첨을재론한다.정회옥교수(명지대정치외교학과)는프랜시스후쿠야마의『존중받지못하는자들을위한정치학』에서21세기정치의핵심화두중하나인‘정체성정치’의문제를다룬다.장석준정의정책연구소소장은『지역정당』리뷰를1962년체제에머물러있는‘K-민주주의’의현주소를짚으며양대정당독점정치를아래로부터무너뜨리는열쇠로‘지역정당’을제안한다.

민주주의에대한사유와성찰은영화리뷰코너‘이마고문디’에서도이어진다.이번호에는『전두환의마지막33년』을쓴정아은작가가지난해극장가최대화제작이었던〈서울의봄〉을리뷰한다.정아은작가는〈서울의봄〉이선택과집중을통해1979년12월12일이라는역사적하루를‘사나이들간의대결’로선명하게형상화한점을호평하며,내전과정보라는두가지키워드로영화를다시들여다본다.
리뷰코너에는서점가에쇼펜하우어열풍을불러온『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부터,광해군과‘인조반정’을둘러싼논쟁을중심으로살펴보는『광해군:탁월한외교정책을펼친군주』·『광해군:그위험한거울』·『모후의반역』,석유이후의걸프경제를조망하는『석유는어떻게세계를지배하는가』·『중동경제3.0』·『중동을보면미래경제가보인다』,『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를있게한캐럴계숙윤의『자연에이름붙이기』,미국재무부장관자넷옐런의전기『자넷옐런』까지서점가의화제작들을다채롭게다루었다.철학,역사,경제,생물학을아우르는각분야전문가들의심도있는서평들을리뷰코너에담았다.

특집리뷰:
민주주의와선거

“민주주의의기본원리를깊이성찰한저작들을꼼꼼히읽어봄으로써,
무엇이잘못되었고무엇을고쳐야하는지생각해보는기회를가졌다.
이런노력이민주주의를새롭게이해하고부활시키는밀알이될수있기를기원한다.”
―김두얼,「편집실에서」중에서

1991년,프랜시스후쿠야마는『역사의종말』에서자유민주주의의승리를선언했다.민주주의는가장공정하고효과적인체제로여겨졌으며,그위상과신뢰도더없이높았다.그러나오늘날,민주주의에대한믿음은눈에띄게약화되었다.선거로뽑힌지도자가민주주의를약화시키고,포퓰리즘이확산되고있으며,상호존중에기반한대화와타협이라는규범이무너지고있다.한마디로,오늘날민주주의는위기에빠져있다.이같은‘민주주의의위기’현상은민주주의와선거가가장좋은제도인지,무엇이잘못되었고어떻게고쳐야하는지등의질문을낳는다.전세계적으로정치적불안과혼란이팽배한지금,《서울리뷰오브북스》는이러한질문들에저마다의답을제시하는여섯권의책을골랐다.이들여섯권의책과6인의전문필자가쓴서평을통해우리가민주주의를수립하고유지할이유,민주주의의위기현상과미국의경험,민주주의의근본원리와가치,선거제도에대한비판적검토,정체성정치,지역정당등‘민주주의와선거’대한다층적인분석을시도했다.

“민주주의의핵심문제는‘때로나쁜결과를초래하는데도우리가민주주의를수립하고유지할이유는무엇인가’이다.”송지우편집위원은「민주주의는유권자때문에실패하는가」에서정치철학자제이슨브레넌의도발적인문제의식이담긴『민주주의에반대한다』를리뷰한다.송지우는민주주의에반대하며에피스토크라시(지식인에의한통치)를대안으로제시하는저자의주장을치밀하게검토한다.그리하여보다급진적인민주주의실험보다에피스토크라시를먼저시도할명분이부족함을지적하며,‘때로나쁜결과를초래함에도우리가민주주의를수립하고유지할이유는무엇인가’를민주주의의핵심문제로위치시킨다.

“그래서무너지는민주주의를어떻게해야하나.”유정훈편집위원은「무너지는민주주의를선거로구할수있을까?」에서하버드대정치학과교수스티븐레비츠키와대니얼지블랫의『어떻게민주주의는무너지는가』에대해이야기한다.유정훈은미국의경험에기초한책을한국의현실과교차해읽으며,선거로시작되는민주주의붕괴현상을분석한다.또한,민주주의를구하기위한해법의모호함은저자들에대한아쉬움으로남길것이아니라,각자의현실에맞춰스스로찾아야할몫이라는점을지적한다.

“민주주의에서단하나의정답은없다.”하상응은「차별없는차이의인정」에서정치철학자얀-베르너뮐러의『민주주의공부』를소개한다.하상응은저자를따라민주주의의기본원칙인자유와평등부터포퓰리즘의개념,민주주의의퇴행을막기위한전투적민주주의와시민불복종까지민주주의에관한쟁점들을두루살핀다.특히,민주주의의기본원리로‘차별없이차이를인정하는것’과‘민주주의에서단하나의정답은없다’는점을강조한다.

“선거외에다른특별한정치적수단을발견하기어려운지금,우리는어떤자세로선거에임해야하는가.”이나미는「‘선거는민주적’이라는착각」에서출간27년을맞은버나드마넹의『선거는민주적인가』를리뷰한다.『선거는민주적인가』는출간된후한세대가흘렀음에도,여전히우리에게적지않은충격과울림을주는텍스트이다.이나미는『선거는민주적인가』가선거외의다른정치적수단을발견하기어려운지금,민주주의역사에서중요한선출방법인‘추첨’을자세히소개하며,선거제도의본질적인불평등성을비판한점을강조한다.또한정당에의한‘전체주의화’의위험과‘미디어전문가의통치’를한국정치의현실과교차하여재론한다.

“우리가살고있는시대는다름아닌‘정체성정치’시대이다.”정회옥은「나는누구인가를묻는대중」에서프랜시스후쿠야마의『존중받지못하는자들을위한정치학』을톺아본다.저자는후쿠야마의관찰을따라,‘극단적정치집단의세력화’,‘포퓰리즘의대두’,‘민주주의의후퇴’등으로특징지어지는현대정치의위기는존엄에대한대중들의요구에서비롯되었기에,우리가살고있는시대는곧정체성정치의시대라고말한다.정회옥은분열되고파편화되는집단간인정투쟁이격렬한한국정치의현실을짚으며,인간존엄에대한보편적이해를도모하는시스템을구축하는데한국정치의미래가달려있다고지적한다.

“선거제도개혁만이아니라,아니그보다더긴급하게정당제도개혁이요청되는것이다.”장석준은「양대정당독점정치를아래로부터무너뜨리는법」에서윤현식의『지역정당』을읽는다.장석준은한국의양대정당독점정치를‘위로부터’변화시키는선거제도개혁뿐아니라,‘아래로부터’변화시키는방안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이때주목할것은지역생활현장에서부터기득권정치에도전하는‘지역정당’이다.장석준은저자의시선을따라여전히한국에서지역정당이금지되는배경인‘1962년체제’와정당법을검토하며,K-민주주의가민주주의의보편적상식에얼마나미달하는지,앞으로도전해야할과제는무엇인지이야기한다.

리뷰:책으로세상을보다

〈리뷰〉에서는각분야전문가들의시의성있고,심도있는서평들이이어진다.

박찬국교수(서울대철학과)는「베스트셀러1위인철학서를어떻게볼것인가」에서서점가에분‘쇼펜하우어열풍’의중심에있는강용수의『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를리뷰한다.박찬국은『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가그동안독자들에게큰관심을받지못했던쇼펜하우어의책과철학에대한큰관심을이끌었다는점을칭찬한다.그러나『마흔에읽는쇼펜하우어』는쇼펜하우어에대한학술적인연구서가아닌그의사상에대한대중적인소개서이며,특히본격적인소개서가아닌인생교훈을끌어내는데목표를둔책이라는점을강조하며쇼펜하우어의사상에대한소개와관련해몇가지이견을제시한다.

김영민편집위원은「조선국가론을향하여」에서『광해군:탁월한외교정책을펼친군주』,『광해군:그위험한거울』,『모후의반역:광해군대대비폐위논쟁과효치국가의탄생』을함께읽으며광해군과‘인조반정’을둘러싼논쟁을심층적으로재검토하는서평을썼다.먼저,김영민편집위원은광해군(대)에대한긍정적인평가와부정적인평가를종합적으로살피며,이에대한역사학계의논쟁을치밀하게검토한다.나아가,김영민편집위원은광해군과‘인조반정’에관한논의를조선의국가성격에대한논의로확장,진전시킨다.

중동전문가박인식은「석유이후의걸프경제」에서걸프시장을직접경험한전문가들이쓴『석유는어떻게세계를지배하는가』,『중동경제3.0』,『중동을보면미래경제가보인다』을연결해가며읽었다.세권의책을통해박인식은산유국경제의초기형태부터걸프국가의산유국경제탈출과정,사우디아라비아의‘네옴시티’등으로대표되는‘석유이후’를준비하는걸프국가의현황까지두루살피며걸프시장에대한이해를도모했다.

정우현편집위원은「이름을불러주지않아도꽃은이미거기에있다」에서캐럴계숙윤의『자연에이름붙이기』를다룬다.『자연에이름붙이기』는룰루밀러의베스트셀러『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에커다란영향을미쳤다고알려졌다.그러나정우현편집위원은분류학의새로운발견을통해두사람이지향하게된세계관은아이러니하게도정반대라고이야기한다.그리고한걸음더나아가,‘물고기가사라졌다’고기뻐하거나슬퍼하는입장모두를배격하며,이름과분류에관계없이자연은그자체로존재한다는사실을강조한다.

경제평론가신현호는「자넷옐런을통해본경제와정치의접점」에서미국최고위경제정책직을모두거친유일한인물인자넷옐런의전기를리뷰한다.신현호는《월스트리트저널》의경제·금융분야전문기자인저자의시선을따라자넷옐런의일대기를관찰하며,경제와정치의접점을생각한다.경제학자이자경제관료로서자넷옐런이금융위기,팬데믹,우크라이나전쟁의와중에연준과재무부에서내린결정은미국과세계경제가파국에빠지는것을막았지만무시할수없는부작용또한초래했다.신현호는이과정에서옐런이겪은경험과반성은,경제와정치의접점을고민하는이들에게더없이유익한자료가될것이라말한다.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서울의봄〉은죄인을단죄하지못하는데무심해진동토에,
민주사회의외피를두르고있지만곳곳에서민주주의정신을위배하는일이일어나는데
경각심을잃은한국사회에,온기와빛을몰고온의미심장한영상물이다.”

이마고문디에서는『전두환의마지막33년』의저자인정아은작가가2023년한국영화최대흥행작인〈서울의봄〉을다룬다.정아은작가는〈서울의봄〉이12·12라는거대한사건을선택과집중을통해극단의두남성캐릭터의대결로선명하게형상화한데주목한다.이를통해1979년12월12일이라는역사적하루를‘살아움직이는사람의형상을통해보편적인인간의정서를보여주는이야기’로형상화할수있었다는것이다.그리고이러한이야기의힘이민주주의정신을위배하는일에경각심을잃어가는한국사회에서이영화가세대를관통해뜨거운반응을이끌어낸원동력이었다고평가한다.

디자인리뷰

“탈네모꼴이획득한시대정신은분명했다.
그것은기존질서를벗어나고자했던디자이너들의실험정신이자,
한글자체가지닌조형적원리에입각한한글타이포그래피방법론에대한열망이었다.”

디자인리뷰에서는정재완편집위원이「한글타이포그래피실험기의탈네모꼴폰트」라는제목의디자인비평을썼다.정재완편집위원은인쇄출판에서새로운시도가풍성하게이루어지던1990년대를돌아본다.정재완편집위원은그중에서도당대디자이너들의실험과열망이낳은한글탈네모꼴폰트의생산과도입에주목하여,1990년대출간된탈네모꼴폰트를사용한63종의단행본표지디자인을살펴본다.

북&메이커:출판의낭만과일상

북&메이커에서는문학평론가고명철이「한인/한글문학의플랫폼,디아스포라웹진《너머》를만나기위해」라는제목아래,디아스포라웹진《너머》를소개한다.고명철은‘디아스포라한인/한글문학의플랫폼’으로서웹진《너머》의지향과구성을소개하며,웹진《너머》를만들며고찰한디아스포라적존재가직면하고있는언어의문제를이야기한다.나아가,언어민족주의와한글중심주의를경계하며,지구화시대에접어들며한인디아스포라문학이한글이아닌현지어로발표되고있는상황속에서한인디아스포라문학의과거와현재와미래를고민한다.

문학:풍성한읽을거리

문학에는작가부희령과SF평론가심완선의에세이2편이실렸다.

부희령은「비행공포」에서비행기를탈때마다느끼는불안을잊기위해책두권을들고비행기에올라탄경험을회고한다.영화가아닌책을택한것은,이제껏살아오면서주위를완전히잊은경험은책에몰입했을때뿐이었기때문이다.책이불안을달래지못하는가운데,작가는어린아이와청소년의경계를넘어가던시절,혈육도친구도아니었으나한동안같은방을썼던한사람을떠올린다.

심완선은「판타지세계를사랑하고있습니다」에서SF와웹소설을‘사랑할만하다’라고말할수있게되기까지의시간을되돌아본다.저자는그것들을‘사랑할만하다’라는말을하기까지사실꽤오랜시간이걸렸음을고백한다.장르문학을좋아하는일은최근까지아주오랫동안‘자랑거리’가아니었기때문이다.장르의언어를공유하는사람들덕분에문학계에암묵적으로존재하는위계를넘어장르문학을‘사랑하고’‘사랑할만하다’고말할수있게된저자는,이제자신이사랑하는것이다른사람들도사랑할만한것으로생생하게살아있기를희망한다.

“한국에도서평전문지가필요하다.”

‘어떤’책을‘왜’읽어야하는가?2020년12월0호로출발하여2024년3월,13호와창간3주년에이른《서울리뷰오브북스》는그답을서평에서찾는다.17인의편집진은오랜토론을거쳐서주제와책을선정하고서평을쓴뒤에,이를내부에서돌려읽으면서비판을듣고,이를반영해서글을고친다.타인의책을비평하고비판하듯이,자신들의글도같은비판의과정을거친다.
서평전문계간지《서울리뷰오브북스》는‘좋은서평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시작해‘한국에도역사와전통이살아있는서평지가있었으면좋겠다’는바람을담아탄생했다.사회학,인류학,경제학,자연과학,역사,문학,과학기술사,철학,건축학,언어학,정치학,미디어,물리학,생물학,법조,북디자인,미술등각분야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17명의편집위원이뜻을모았다.중요한책에대해서는그중요성을제대로짚고,널리알려졌지만내용이부실한책에대해서는비판의목소리를높이며,주목받지못한책은발굴해소개하는데목적을두고있다.

편집위원강예린,권보드래,권석준,김두얼,김영민,김홍중,박진호,박훈,송지우,심채경,유정훈,이석재,정우현,정재완,조문영,현시원,홍성욱
편집장김두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