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 : 길에서 만나는 제주 신화

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 : 길에서 만나는 제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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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에서,
잊혀져 가는 민간 신앙의 성지를 답사하다.
제주 신화를 소개하는 많은 책들은 주로 제주 창조, 창세 신화를 다뤄 왔다. 이 책은 제주 마을 곳곳에 전하는 신화 이야기 즉 설촌 신화를 주로 다룬다. 제주의 마을길을 걸으며 신화와 만나는 제주 당올레길 답사기를 썼던 여연 작가는 제주 신화 전반을 아우르면서도 마을길의 속내를 두루 살펴 다닌다. 『신들의 고향, 제주를 걷다』는 잊혀져 가는 민간 신앙의 성지가 곧 마을에 있음을 밝혀 내고 제주 마을에 전하는 신화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쓰였다. 신화를 읽기 편하게 풀어내면서 길어지지 않게 말을 아꼈고, 해설보다는 감상과 공감을 우선했다. 따라서 이 글은 제주 마을이 전하는 신화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먼지에 싸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서사들을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 있다.

저자

여연

저자:여연
국어교사로아이들과함께했으며,현재제주신화관련저술활동을이어가고있다.지은책으로는제주의역사와문화,자연등을추억과함께담아낸『제주의파랑새』(도서출판각),제주의마을길을걸으며신화와만나는『신화와함께하는제주당올레』(알렙,공저)과『제주,당신을만나다』(알렙,공저),제주신화전반을아우르며재미있고쉽게풀어낸『조근조근제주신화』(지노),아이들이제주신화에흥미를가질수있도록기획한『체험학습으로만나는제주신화』(지노)가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01제주신화의보물창고,구좌와우도
소박하고유쾌한서사,우도목지당신화
동복마을을일으킨굴묵밭당할마님
체오름앞사라흘당의사냥신
송당본향당의백주또와소천국
바다와대륙을평정한영웅신김녕의궤네깃도
행원의사연많은무신도와풍자가득한중놀이
황토고을에서내려온월정의서당할망
세화리본향당의천자또와백주또,금상님

02바다와산을품은조천의신앙
마을의재난을신의분노로담아낸북촌가릿당
이승의염라대왕초낭골당대방하르방
열다섯소녀의한이서린신흥리볼래낭할망당
해녀와어부들을지켜주는새콧할망
와산불돗당옥황상제따님아기
벼락장군모신와산베락당
와흘본향당의백조도령과서정승따님아기

03구구절절사연많은우리곁의신성
삼달본향당의황서국서어매장군
성산의터줏대감,명오부인
수산진성에묻힌소녀의울음
시흥리본향당의고운옷감에묻어온신령
잃어버린소를찾아주는신풍리자운당
가슴아픈사연을품은신천리본향당현씨일월
신이되어돌아온문씨아기씨
다산과치병의여신,토산웃당신중부인
여인들의신,토산알당방울아기씨
잠수와어부들을차지한바람의여신세명주

04마을을세운한라산의신
신을모욕한허좌수의몰락,남원예촌신화
보목리조노깃당의산신바람웃도
서귀본향당바람웃도와고산국,지산국자매
도순마을을꽃피운여래화주
색달마을을연당동산백관또
중문불목당용궁아기씨의외로운처지

05산방산들녘에피어난신들의이야기
덕수리광정당에전해오는한라산신삼형제
광정당의흙으로만든신상
화순고성목당에서만난신화와전설의영웅
사계리의논농사를일으킨큰물당신
감산리본향도고샘이일뤠당신화
홀로마라도에남겨져죽은소녀의애기업개당
대정읍신평리일뤠당과이재수장두

06금악의신과바다를건너온내방신들
금악계신의계보를이룬정좌수따님아기
농경사회를연정좌수따님아기
한경면낙천리의생업수호신도깨비
고산리당산봉기슭의차귀당
한림읍한수리대섬밧당의영등대왕

07애월에서만난당신
김통정을처단한고내리큰당의세장수
금성리개똥밧당칠성신
애월읍상가리큰신머들하르방당
유수암당의김장수
유수암의설촌영웅홍좌수

08신들의군웅할거제주시
표석으로남아있는광양당의탐라수호신
제주시삼도동각시당의별공주아기씨
용연냇가궁당에자리잡은다산의여신들
외도동두리빌렛당에서만나는민초들의생명력
부의신이좌정한화북윤동지영감당
소별왕과대별왕을본향신으로섬기는마을들
비극의사연을품은다랑곳와당당막개당
소문난잔치에볼거리도많은칠머리당영등굿
과거의영화를품은용담내왓당의무신도

출판사 서평

전통성과생명력을동시에가진제주신화,
제주마을에전하는신들의이야기

제주신화는지금도신앙민들의제의에서구술되고있으니,전통성과생명력을동시에가지고있는서사라할수있다.마을에는권능에따라여러신들을모시고있다.조천읍함덕리에는신을모시는신당이열네곳에이르렀다는기록이있고,성산읍태흥리와온평리에도열곳이넘는신당이있다고한다.제주도서쪽지역에도도깨비신화나영등신화처럼제주의민속문화를형성하는내방신들의서사를간직해오고있다.정보사회에서는모든것이경제논리에휘말려낱낱의정보로파편화되며서사가사라진다.서사를잃어버린다는것은공동체의구심점이사라지고있다는말이기도하다.그런의미에서마을에전해오는신화를공유하고보존하는것은공동체의정체성을확보하고,자연의신성성을되찾아오는일이다.

이책은,제주신화의보물창고,구좌와우도(1장)의마을신이야기를시작으로,바다와산을품은조천의신앙(2장),구구절절사연많은우리곁의신성(3장),마을을세운한라산의신(4장),산방산들녘과금악의산과바다(5,6장),애월의당신(堂神)(7장)을살피면서,신들이군웅할거하는제주시의신화(8장)를다뤘다.먼저1장제주신화의보물창고인구좌와우도이다.구좌읍송당리는제주신화의성지이다.강남천자국에서들어온백주또가사냥신인소천국과혼인하여송당에자리를잡고아들열여덟,딸스물여덟을낳았다.이들아들딸들이줄이뻗고발이뻗어손지방상삼백일흔여덟이되었고,여러마을로퍼져나가신으로좌정했다.그래서백주또를제주당신의어머니라고한다.구좌에는송당외에도여러마을에서신화적상상력이돋보이는당본풀이를전승하고있다.구좌를마을신화의보물창고라고보는이유이다.성산포바로앞에위치한우도에도마을마다여러신들이좌정하고있다.대부분해녀들의무사안녕을지켜주는용왕신과선왕신이다.그런데이조그만섬에목축과관련있는산신이좌정하고있어눈길을끈다.

2장은바다와산을품은조천의신앙이다.제주시바로옆에위치한조천읍은한라산줄기에서북쪽바다까지길게이어지는지역이다.조천바닷가가조선시대육지와왕래하는관문역할을했으니,배를부리며번창했던마을의역사가새콧당신화에남아있다.해녀와어부들은부의신으로미륵돌을모시며만선의기쁨과무사안녕을기원했고,한라산자락산간마을에서는수렵과농경의서사를신화로담아내었다.

3장은구구절절사연많은우리곁의신성을다룬다.성산읍온평리는탐라국의건국신화와밀접하게관련이있다.모흥혈에서솟아난세신이벽랑국에서온세공주를맞이하고신방을차린‘혼인지’가온평리에위치해있다.그러나마을에서모시는당신은세공주가아니라,서울경기땅에서솟아난세자매중막내인명오부인이다.외부에서성산으로들어온신들은먼저찾아뵙고인사를올려야할정도로명오부인은이지역에서주도권을쥐고있다.성산과함께표선은한라산남동쪽끝바닷가에접하고있으며,조선시대정의현에속했다.정의현신앙의큰축을이루고있는신은토산여드렛당의뱀신인방울아기씨와토산일뤠당의산육신인용왕황제국따님아기이다.

4장은마을을세운한라산의신을다룬다.한라산서쪽어깨‘소못뒌밧’에서아홉형제가솟아났다.장남은성산읍수산리울뤠모루하로산이고,차남은애월읍수산리제석천왕하로산이다.삼남은남원읍하례리산신백관또하로산,사남은서귀포호근리여드레산신백관또하로산이고,오남은중문리중문이백관하로산이다.육남은색달리당동산백관또하로산이고칠남은중문면상?하예리당올레열뤼백관또하로산이다.팔남은안덕면감산리통천동의고나무상태자하로산이고,구남은대정읍일과리제석천왕하로산이다.이들형제들은한라산에서내려와제각기살곳을마련하고자손을번창시키며마을을이루었다.

5장은산방산들녘에피어난신들의이야기이다.안덕지역에좌정하고있는신들의서사는아름답고신비로운산방산을배경으로하는것들이많다.그리고엉밧,닥밧,원당밧,청밧등밭이름을신명으로하는여신들도이곳에서만날수있다.사계리청밧할망등산신의딸들은산방산아래너른들녘에좌정하여농경시대를열었다.대정지역에서는신평리본향당에전해오는신화하나를건졌다.비록짧은서사였지만신축민란의영웅이재수를만날수있어반갑고소중했다.

6장은금악의신과바다를건너온내방신들을다룬다.금악계신앙의중심에는정좌수따님아기가있다.정좌수따님아기는사냥신인황서국서와혼인하여금악지역에좌정하면서농경시대를열었다.그리고그자식들이여러마을로뻗어나가면서금악계신의계보를이루었다.한경과한림지역은신화가풍부하게남아있는편은아니지만,당신화에서중요한영역을차지하는도깨비신화와영등신신화가전승되고있어눈길을끈다.도깨비영감신과영등바람신은바닷가마을을중심으로퍼져나가어부와해녀들의생업신으로좌정했다.

7장은애월에서만난당신이다.애월은고려후기여몽연합군에항거하다제주에서최후를마감한김통정장군의항몽유적지가있는지역이다.그러한역사적배경때문인지김통정과관련한장수신신화가여럿전승되고있다.또한‘송씨할망’이라는여신들이광범위하게좌정하고있는지역이바로애월이다.대부분아이를낳고건강하게키워주는‘산육?치병신’의권능을지녔다.민속학자문무병은송씨할망을송당계신으로본다.‘소천국의딸’이라고하던것이고려시대로넘어오면서차츰성씨를쓰게되자‘송씨’로부르게되었을것이라고추정한다.하가리오당빌레할망당본풀이도송당의백주또와소천국을거론하면서이곳의송씨할망이송당에서내려왔음을밝히고있다.

8장은신들의군웅할거,제주시를다룬다.제주시는통치의중심인조선시대목관아가있던지역으로,문물의교류가가장활발했다.변화의물결속에목관아가있던성문안은전통신앙의성소가사라지다시피했다.하지만다행스럽게도가장자리로는여전히신당과함께신화가풍부하게전승되고있다.신화속에서만날수있는신들의면면도다채롭다.마을당신들의대표적계보인송당계아들들도여섯이나있고,하늘옥황천지왕의아들인대별왕과소별왕이당신으로좌정하고있는곳도이지역뿐이다.은기선생?놋기선생이라는그릇의신격화도독특하고,뱀신과미륵신도한자리씩차지하고있다.

이렇듯여연작가는제주마을곳곳을답사하며,마을을세운신들의이야기를전하고있다.저자는이여정에서,“신화를전승하고있는민간신앙의성지는이제개발과기후위기라는새로운적과마주하고있다.민간신앙의성지가맞닥뜨린위기는우리자신의위기이기도하다.우리는개발과기후위기라는파고를어떻게넘어설수있을까.알작지해변에서서출렁이는파도를바라보며민초들의생명력에대해생각해본다.”고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