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리뷰:헌법의순간
“응원봉시위,서울서부지방법원폭동,특검법발의와거부,
이상하리만치급격히오르내리는여론조사결과등,평범한일상을앗아가는속보의연발로인해갑자기온국민의관심이그어느때보다절실하게정치권과사법권소식에쏠렸다.
무엇보다도많은이들이헌법에커다란관심을가지게되었다.”
―정우현,「편집실에서」중에서
12·3비상계엄사태이후,한국사회는어디로나아가고있는가?또,어디로나아가야하는가?이번호특집리뷰에서는‘헌법의순간’을지나는지금,우리에게나침반이되어줄네권의책을만나본다.편집위원유정훈은『헌법의순간』을통해77년전제헌국회가대한민국의헌법을심의하고통과시킨과정을돌아보며헌법을만든과정의말과생각을읽는다.제21대국회의원을지낸이용우는『나쁜권력은어떻게무너지는가』를읽으며탄핵제도의양면성과작금의탄핵사태에정치적,사회적합의가필요한이유를논의한다.헌법학자이황희는『히틀러의법률가들』을통해법이어떻게독재를옹호하고정의와멀어질수있는지살펴본다.역사학자김경현은『독재의탄생』을다루며지금은로마공화국의몰락을돌아보며공화국의실패가초래할결과에대해유의할필요가있는엄중한순간임을이야기한다.
“민주공화국의시민으로서우리는헌법을,그리고헌법을만든과정의말과생각을읽어야한다.”유정훈(본지편집위원,변호사)은「헌법을공부하는슬픔과기쁨」에서박혁의『헌법의순간』을리뷰한다.유정훈은77년전제헌국회가대한민국의헌법을심의하고통과시킨과정을돌아보며제헌국회회의록이지금의헌법적문제를해결하는데필요한살아있는자료라는점을재발견한다.나아가전국민이헌법을공부하는초유의사태속에서민주공화국의시민으로서헌법과헌법을만든과정의말과생각을읽어야한다고주장한다.
“현재진행중인탄핵에왜정치적,사회적합의가필요한지이책은질문을던진다.”이용우(제21대국회의원,전카카오뱅크공동대표)는「탄핵의딜레마:민주주의를지키는도구인가,정치를위협하는제도인가」에서이철희의『나쁜권력은어떻게무너지는가』를다룬다.이용우는탄핵제도가민주주의를지키는도구인지안정적인정치를위협하는제도인지를논하며탄핵정국의복잡성을지적한다.또한,탄핵제도가내재적으로지니는불완전성이법적정당성뿐만아니라사회적합의를통해보완되어야함을강조하며,작금의탄핵정국이한권력자의축출여부를넘어,민주적헌정질서를유지하고강화하기위한사회적합의를형성하는계기가될것인지주목해야한다고주장한다.
“법의타락을막는최후의방벽은정의로운법에의해통치되기를원하는국민의요구와이를위한실천이다.”헌법학자이황희(성균관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전헌법재판소헌법연구관)는「법은어떻게정의와멀어지는가:나치가구상한법의세계」에서헤린더파우어-스투더의『히틀러의법률가들』을소개한다.이황희는나치가파시즘의법이론으로근대입헌주의의성취를전복한논리와과정을추적하고,이러한전복을위해나치법률가들이채택한전략을분석한다.또한,오늘날나치법이론의재생을막기위해필요한노력을이야기하며,법의타락을막는최후의방벽은정의로운법에의한통치를원하는국민의요구와실천이라는점을강조한다.
“역사는반복되지않지만,잘못은반복될수있다.”역사학자김경현(홍익대학교사범대학역사교육과)은「로마공화국의몰락,역사는반복하는가」에서에드워드와츠의『독재의탄생』을읽었다.책은로마공화국의몰락을돌아보며공화국의실패가초래할결과에대해유의할필요가있는엄중한순간임을지적한다.김경현은소통과협조에의한통합의필요성을인식하고,자신과자신이속한집단의이익보다국가의이익을더우선시하는책임감있는정치가의필요성을강조한다.나아가,공화정을의미하는그리스어‘폴리테이아(politeia)’가도시국가를의미하는‘폴리스(polis)’와시민으로행동한다는의미를지닌‘폴리테우오(politeuo)’에서비롯되었음을짚으며,정치가뿐아니라시민의책임에주목할것을주장한다.
리뷰:책으로세상을보다
〈리뷰〉에서는지난해한국인최초,아시아여성최초노벨문학상을수상한한강작가의문학세계와계속되는전쟁및재난과참사그너머를들여다보는서평들이실린다.문학평론가서영채의『작별하지않는다』리뷰부터,재난사회학자박상은의『사고는없다』리뷰등,각분야전문가들의시의성있고,심도있는서평들이이어진다.
“한강의소설은우리삶을죽음의시선으로보게한다.”문학평론가서영채는「한강,우리를불편하게하는문학」에서『작별하지않는다』를중심으로한강작가의문학세계를다룬다.서영채는한강의작품을읽는것이괴로운일이라는데주목한다.서영채는그이유가한강의문학이외면하거나회피할수없는‘불편함’을직면하게하는데있다고이야기한다.이에대해서영채는『작별하지않는다』가품고있는핵심이미지가역사적트라우마를한개인의차원에서재현해내고있을뿐만아니라,죽음과삶이겹쳐있는존재론적영역을건드리고있다고말하며,문학의윤리가문학의정치로나아가는과정을이야기한다.
“전쟁이인간본질의일부라는사실이확립되기전까지영원한평화의가능성은남아있다.”이석재(본지편집위원,서울대학교철학학과)는「전쟁을안하면인간이아닌가」에서역사학자마거릿맥밀런의『전쟁은인간에게무엇인가』를다루었다.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이스라엘-하마스전쟁,그리고한반도의긴장상태등,세계곳곳크고작은분쟁이끊이지않는가운데,이석재는‘우리는왜이러고사는가?전쟁은인간에게무엇인가?’라는질문을던진다.책이제시하는역사적논의를토대로인간과전쟁,인간과전쟁성향의관계를살피며영원한평화의가능성을이야기한다.
“한국에서는왜이렇게참사가반복되는가?참사가일어날때마다수없이제기되는질문이다.싱어의책이답을줄것이다.”재난사회학자이자플랫폼C활동가인박상은은「그어떤작은‘사고’도시스템의문제다:안전한세상을바라는이들이가져야할관점」에서제시싱어의『사고는없다』를소개한다.박상은은교통사고와산업재해부터대규모재난및참사까지,사태가발생한‘위험한조건’을문제삼고,이를변화시켜야예방이가능하다고주장한다.그리고이는사람의과실을탓하고비난하는것으로부터환경과조건을보는것으로태도와관점을바꿀때가능하다고말한다.세월호참사부터제주항공여객기참사에이르기까지,‘한국사회에서는왜계속대형참사가반복되는가?’라는질문을마주하며,그동안한국사회가비난하기와책임자찾기에만열을올리고한번도환경을변화시킬대책을제대로추진하지못해왔음을비판한다.
“일본이이렇게해서성공했다면저성장초입에들어서는한국도일본과같은방식을택하면되는것일까.”《동아일보》도쿄특파원이상훈은「저성장초입한국은일본보다나은길을갈수있을까」에서전일본은행총재시라카와마사아키의『일본의30년경험에서무엇을배울것인가』를읽는다.이상훈은‘초저금리’아베노믹스가일본경제를살리는데성공한것인지,그렇다면저성장초입의한국도일본의방식을따르면되는것인지질문한다.이상훈은그렇지않다는저자의주장을따라,저출산고령화,노동생산성저하,비효율적정부규제,기업경쟁력약화등한국경제의성장을막는다양한요인에대한근본적인접근이필요함을주장한다.
“이책은복기의나침반이되어줄것이다.나에게그랬듯이.”커리어테크스타트업퍼블리의전대표박소령은「찰리멍거와친구가되는가장좋은방법」에서워런버핏과함께세계최대의투자지주회사버크셔해서웨이를만든찰리멍거의『가난한찰리의연감』을소개한다.박소령은현시점자신에게아하모먼트를준세가지가르침(무슨일을할것인가,누구와일할것인가,어떻게일할것인가)을중심으로,찰리멍거가실전경험으로터득한교훈을전한다.
“똥에대한실험은계속되어야한다!”황정하(서울대학교과학학과박사과정)와홍성욱(본지편집위원,서울대학교과학학과)은「멋진구(舊)세계:우리는잃어버린똥의가치를되찾을수있을까」에서브린넬슨의『똥』을다룬다.황정하와홍성욱은똥의가치를되찾는여러과학적,기술적수행의사례를소개하는저자의논의를통해,역겹고쓸모없는것으로여겨지는‘똥’의다양한면모를살핀다.또한,수세식화장실은인간과자연을칼로자르듯나누는기술적해법을모색하는현대사회의축소판임을지적하며,수세식화장실이과연문명의진보인지되묻는다.나아가,잃어버린똥의가치를복원할기술의가능성뿐아니라잠재적위험을따지고,수세식화장실에서의전환은우리의사회기술시스템전체의전환과더불어가능할것이라는점을논의한다.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여기있는모든여자들은쓰고있다.
손과몸과눈을이용하여몸전체를움직이면서눈앞의백지와싸우며쓴다.”
이마고문디코너에서는현시원(본지편집위원,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이큐레이터이자평론가로지난30여년간미술현장에몸담아온김홍희의『페미니즘미술읽기』를읽고쓴「모든여자들은쓰고있다」가실렸다.현시원은에코페미니즘,저항적여성서사,디아스포라미술등책에서열다섯개의주제로소개하는한국여성미술가들의작품을살피며,동시대한국여성미술의지형을조망한다.동시에현시원은이책이큐레이터김홍희가작품을통해빌려쓴자기기술지이자,동시대한국미술큐레이터의자서전이기도하다는점을이야기하며,미술작가,큐레이터,미술사학자등다른목소리들이모여쓰인동시대한국여성미술의흐름에주목한다.
디자인리뷰
“그들이선택한기록방식은단순히오늘의사실과진실을정확히증언하는것이아니라,
오히려시간의경계를확장하여새로운관점을제시하는데그목적이있다.”
디자인리뷰에서는리움미술관교육연구실장구정연이「지면위의세계」라는제목의디자인비평을썼다.이번디자인리뷰에서구정연이주목하는것은,‘신문’이다.모든정보가스마트폰을통해실시간으로전달되면서,한때실시간의기록자였던신문은그위상이크게축소된듯보인다.그러나구정연은큐레이터권혁규,허호정의《뉴스페이퍼》를소개하며,이들이지금이순간을각기다른텍스트와이미지로기록·탐색하고,새로운세계의의미와가능성을살피고있음을이야기한다.또한,큐레이터최빛나가기획한전단프로젝트《이건연애편지가아닙니다》를통해,전단이라는형식과전략을탐구하고새로운소통의가능성을논의한다.구정연은우리가서있는현실과마주하는세계를해석하고기록하는신문을매개로,자율적으로세계에주의를기울이고그것을읽어내는시도가이어지고있음을이야기한다.
북&메이커:출판의낭만과일상
“독자와저자가만나는순간에태어나는임시적이고자율적인유토피아.
그곳이책방이라면우리가문을닫게되는일은없지않을까?
설혹그렇게되더라도책방은끊임없이다시태어날것이다.
우리의상상속에서,기억속에서.”
북&메이커에는어쩌다프로젝트디렉터로큐레이션서점‘어쩌다책방’과‘어쩌다산책’을운영하고있는김수진의「어쩌다책방을운영하게됐을까」가실렸다.올해로어쩌다책방을운영한지10년이되는김수진은,‘최소비용최대이윤’이라는경영학의기본원칙을의심하던한경영학부학생이서점스태프와마케터를거쳐지금에이르기까지의시간을되돌아본다.김수진은작은동네책방이수익을내기힘든출판유통업계의현실,초보운영자의욕심,그로인한재정난등온갖어려움이도사리고있었음에도10년간책방을운영할수있었던것은아이러니하게도학교에서‘비용’이라고배운것들덕분이었다고말한다.
고전의강
인공지능의대부마빈민스키의고전,『마음의사회』를읽다
고전의강에서는‘진화’와‘경제’에이어,‘인공지능’이라는세번째주제를다룬다.인공지능분야에서꼽은첫번째고전은인공지능의대부마빈민스키의『마음의사회』이다.권석준(본지편집위원,성균관대학교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은『마음의사회』에대한서평「지능은블록처럼조립될수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