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숲에서 캠핑을 : 지적 혼란을 잠재우는 6박 7일의 여정

문해력 숲에서 캠핑을 : 지적 혼란을 잠재우는 6박 7일의 여정

$16.00
Description
“이제 어떤 글도 막힘없이 읽는다”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특별한 지식 캠핑
나는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있을까? 문해력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기초 어휘력과 교양 배경 지식을 익히는 것이 문해력 고수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문제는 어휘와 지식들은 무한에 가깝고, 우리의 시간은 지극히 유한하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으로 문해력을 높이려면 그중에서 어떤 어휘와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글과 생각들을 규정짓고 있는 필수 교양지식을 6박 7일의 캠핑 여정으로 제시한다. 다윈,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자가 이 고즈넉한 캠핑의 동행들이다. 매일 새로운 야영지에는 쟁점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메인 텐트’와 생각의 불을 지피는 ‘어휘 나무장작’이 제공된다. 모닥불 앞에서 그들의 생각을 가만히 듣다 보면, 온갖 글들을 막힘없이 읽어내는 문해력 내공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태이

저자:이태이
1984년생.과학고를준비하다실험과연구에재미를못느껴외국어고로진학했다.외고입학후외국어에재능이없음을체감하여대학에서는통계학을전공했다.혼자만읽기보다는내가읽은걸나눠주고,나아가읽고쓰는삶을전파하기위해논술강사가되었다.맹목적이고막연한입시준비보다는,학생들이인간과사회에대해통찰을키울수있도록수업했다.다수의독서논술교재를집필했다.깊이있는사유와넓은시각을쉽고친절한문체로담아내는대중인문서저자가되는게꿈이다.독서모임이삶의최고활력소로,혼자열권읽는것보다열명이한권읽는게더소중하다는말을몸소느끼고있다.메타적사고의토대와가능성을확장시키는것이앞으로의글쓰기방향이다.

목차

백팩을꾸리며

1박원숭이에대한명상-다윈
수십억년의진화를어떻게통찰했을까
다윈은생각의힌트를어디에서얻었을까
진화론에어떤반론들이있을까
짝은진화에어느만큼중요한가
무엇이진화론문해력을떨어뜨리는가

2박자본주의가내게미소짓는다-마르크스
내것은왜내것인가
변화는먼저어디에서일어나는가
가격은어떻게결정되는가
자본주의가과연무너질까
회사다니기가괴로운까닭은뭘까

3박신은죽고,있는건공기뿐-니체
신도이성도왜답이아닐까
개인은어떻게질식하는가
무엇이인간을완성시키는가

4박꿈과무의식의대륙-프로이트
정신을과학적으로치료할수있을까
무의식이란무엇인가
왜어린시절을기억하지못할까
전쟁은왜일어나는가
종교는집단적신경증인가

5박빛의속도로부터-아인슈타인
빛은왜항상동일한속도일까
내가빛의속도로움직인다면어떨까
시간여행은과연가능할까

6박미시세계를위한시-양자역학자
빛의정체는무엇인가
물질은입자인가,파동인가
우리에게는자유의지가있을까

여정을마무리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문해력향상의지름길이되는
여섯포인트의어휘와지식들

매체환경이이미지와영상중심으로재편되면서,학생들은물론일반인들까지문해력이급속히떨어지고있다.한글의자모대로글을읽기는하지만,그글이무엇을뜻하고있는지잘이해하지못하는것이다.이는사회적인소통을가로막고심지어는갈등까지불러일으킬가능성이크다.

이책은문해력의핵심에어휘력과배경지식이자리한다고전제한다.다시말해,어휘를많이알고배경지식이풍부하면글을오독할위험이현저히낮아진다.하지만그런교과서적인지적은누구나할수있지않은가.더중요한건‘어떤어휘와어떤지식을익히는가’이다.우리의생에주어진시간으로는지식의양을결코따라잡을수없기때문에반드시선별이필요하다.

그래서저자는세심한주의를기울여필수적인(혹은최소한의)지식포인트를선정했다.이는여섯명의걸출한사상가로압축된다:다윈,마르크스,니체,프로이트,아인슈타인,양자역학자.특정분야의지식에한정되기보다는인문학과과학을모두아우른다.이들여섯명은각자6박7일의고즈넉한캠핑여정에서하루씩을독자들과동행한다.


이책의구성에대하여:
“오늘,고즈넉한문해력캠프로떠납니다”

독자들은매일동행한명과새로운야영지에서머물게되는데,예컨대다윈과갈라파고스제도에서하룻밤을보내거나프로이트와오이디푸스호수에서모닥불을바라보는식이다.이때각야영지에는‘메인텐트’와‘어휘나무장작’이주어지게된다.

*메인텐트:교양지식이가득한야영지에서어리바리헤매지않기위해서는쟁점이무엇인지파악하는게중요하다.챕터첫머리에제시되는‘메인텐트’에서는해당주제의쟁점또는주요내용을질문의형태로제시한다.이질문들을텐트폴대에단단하게고정시킬수록편안하게지식캠핑을즐길수있다.

*어휘나무장작:가만히모닥불을바라보면캠핑의운치가더해진다.생각의불을지필‘어휘나무장작’이각야영지마다마련되어있다.또한본문중에는사고를명료하게하는데에도움이되는어휘사전이별도로제공된다.문해력과어휘력은직결되니,캠퍼들은어휘나무장작을열심히모을수록좋다.


본문서술에대하여:
“가자,문해력숲으로”

첫째,근대의핵심적인사상을파악함으로써오늘날양산되는갖가지글들에대한문해력을높이고자한다.오늘날우리의세계는19~20세기의자장에속해있다고볼수있는데,이는다른말로지식생산의기본틀이근대적이라는의미다.이책은그틀의핵심뼈대를살펴본다.

둘째,각학자의주요이론이나생각을최대한맥락을살려서이해하기쉽게설명했다.죽은정보들의나열이아니라,그들이어떤배경에서그런생각을하게되었고,그생각이어떻게발전했는지,되도록상세하면서도간결하게재구성했다.

셋째,책의분량에비해정보값은매우높다.보통은저자의생애부터시시콜콜한집안내력같은서술로시작하는책들이꽤많지만,이책에서는그런부분들을가능한한덜어냈다.해당인물의발상의계기와변화/발전과정,그사상가의의도와문제의식에만집중했다.


왜문해력이중요한가

“문해력은이사회를살아나가는사람들모두에게요구되는기본소양이되어가고있다.소통의절벽앞에서더욱그렇게느껴진다.현시대를더잘이해하기위해서는현대인들이공통적으로딛고있는인식의발판이무엇인지를아는게중요하다.갈등을생산적이고건설적으로해결하려면,각자의차이점을부각시켜멀어지기보다는,서로의공통점이무엇인지먼저확인하는게우선아닐까.우리사회를지금과같은모습으로변화시킨개념들과,그개념을창안한이들의발상을함께추적하고이해하는것이이캠핑의목표다.”(서문중에서)


<책속에서>


당시특히나유행했던육종은개와비둘기에서이루어졌다.개만하더라도지금우리가즐겨키우는거의모든품종은그당시를전후로만들어졌다.허스키,리트리버,시추,푸들,웰시코기등대부분이그러하다.이미자연에그러한품종이있었다고생각한다면큰착각이다.그것들은인간의부단한노력을통해탄생했다._20쪽

사실생존의측면은모르겠으나번식의측면에서는무성생식이더유리해보이기도한다.유성생식을하려면반드시짝을찾아야하지만,무성생식은그럴필요가없다.스스로둘로나뉘기만하면되니까말이다.게다가번식속도도현저히빠르다.(...)결국,양으로보나질로보나무성생식이우위인것이다.그렇다면대체어떤이유로유성생식을하는종이사라지지않고살아남은걸까?_52쪽

안타까운점은많은사람들이다윈에대해여전히오해하고있다는것이다.진화(進化)라는표현에도내포되어있듯,최초의생명체에서현재의인간까지오는일련의과정을흔히들발전·개선·성장의의미로이해하곤한다.하지만이는다윈의의도와는정반대되는것이다.(...)다윈의진화론을이제막배운학생들은종종이런질문을한다.“동물원의원숭이도몇만년지나면인간으로진화하나요”다윈입장에서든현대진화론자의입장에서든,그건미친소리다.왜반대로는묻지않는가.인간이몇만년후에원숭이로진화할수는없느냐고._59쪽

예를들어사과씨를사과나무로만들고사과를맺게하는본원적인과정은내가한일이아니다.나는단지그과정에아주아주약간의수고를더해,땅에떨어져썩을사과를내손으로옮긴것뿐이다.땅도마찬가지다.나는지구는커녕지표면도토양도만들지않았으며,내가태어나기도전에존재했던땅덩어리에약간의수고를더해울타리를꽂았을뿐이다.그런데왜그것만으로그게나의소유물이된다고단정지을수있는가._75쪽

백화점의프레스티지브랜드중에MCM이있다.나는이브랜드를볼때마다그것이마르크스이론에서영감을받은게아닐까생각하곤한다.MCM에서마르크스가떠오른이유는그의이론중에M-C-M′이라는공식때문이다._93쪽

삼성이나현대등의대기업에서과장·부장자리에앉아억대연봉을벌어도그는프롤레타리아다.주요상권에프렌차이즈편의점을3~4개씩소유하여몇억원의순이익을얻는점주라고해도본사에의해가맹비를착취당한다는점에서그는프롤레타리아다.반면동네에서핸드드립카페를운영하며한달에100만원도못버는카페주인은어쨌거나부르주아다._110쪽

마르크스는노동의본질을자아실현이라고보았다.노동이란인간이자신의본질을깨달을수있는경험의장이며,따라서노동은그자체로목적이다.그런데자본주의사회에서는노동이분업화되고,노동자의노동이노동력으로거래되는동안노동자개인은하나의상품이된다는점에서그는하나의인격체로거듭나는데실패한다.노동자의노동은단지상품을완성하는1/n의과정중일부일뿐이며거기서노동자는어떠한보람도느끼지못한다._114쪽

니체는칸트가사고의전복을꾀한게아니라사고의유희를즐긴것뿐이라고비판한다.“신이인간을도덕적으로만든다”라는과거사람들의생각을“이성이인간을도덕적으로만든다”라는발상으로칸트는전복시켰다.하지만니체가보기에그것은명칭만바뀐것뿐이다.기존의신을절대선으로바꾼것뿐이니까._129쪽

니체는공동체의특정구성원이사회전체를통치하는제도에불만이었다.군주제든과두제든대의제든,사람들의삶을구획짓고디자인할권리를특정부류에게전임한다니...니체에게그건개인이가진필수적인본성중하나를포기하는것처럼느껴졌다.내가배고프면내가밥을먹어야한다.다른사람이밥을대신먹어줄수없다.내가나를다스릴권한을왜타인에게위임하여,남이나를다스리게하는가._141쪽

이쯤되면감이오는가.내가이글을쓰는것은처음이아니다.당신이이글을읽는것도처음이아니다.우리는무한번째이글을쓰거나읽고있으며,앞으로도무한번그럴것이다.우주의유한한원자들로만들어지는모든유한한조합들은우주의무한한시간동안무한히반복될수밖에없다.이때니체의조언은이것이다.멍청하게살지말라는거다.당신의삶은앞으로무한히동일하게반복될것이기에,당신이지금바보처럼산다면,그다음번에도또그다음번에도당신은바보로살것이다._150쪽

처음엔문진법을통해환자의기억을끄집어내려했는데,한환자가프로이트에게그만좀질문하라고,선생님의질문때문에하려던말을자꾸잊어버린다고짜증을낸적이있었다.환자는그냥자신이하고싶은말을자유롭게하도록내버려두라고했다.그후로프로이트는다른환자에게도같은방식을적용했는데뜻밖에도효과적이었다.자유연상법은그렇게우연히운좋게탄생했다._185쪽

그러한생각의전환은죽음충동을이해하는방식도바꾸었다.죽음충동은단순히무생물로회귀하려는자연의섭리가아니라,적극적으로대상을공격하고파괴하려는본능이라고생각하기에이른다.인간의정신은공격하고파괴하는것도좋아하지만,그전에공격당하고파괴되고싶은욕망이있다.마치자아가초자아에게처벌받고싶어하듯말이다.그렇기때문에인간의공격성과파괴욕구는타자를향하기전에먼저자신을향한다.그것이죽음충동이다._193쪽

성충동이억눌린결과가19세기유럽의히스테리였다.그것이프로이트의진단이다.성충동이억눌리면죽음충동이더욱커진다.그런데그러한죽음충동마저도문명은자꾸만찍어누른다.자신을향한죽음충동이은밀하게외부로향할때그것은폭력으로표출된다.범죄또는전쟁등으로말이다.온사회가죽음충동을억누른결과터져나온것이20세기초의제1차세계대전이었다.프로이트는그것이필연적인수순이라여겼다._196쪽

아인슈타인은뉴턴은믿지않아도갈릴레오는무조건신뢰했다.아인슈타인에게갈릴레오의상대성원리는만고불변의법칙같은것이었다.그는상대성원리를물리학의근본뼈대처럼여겼다.만약상대성원리가틀렸다면전세계적으로점프금지령이내려졌을지모른다.점프했다간우리몸이공중에떠있는동안에지구자전으로인해서쪽에서동쪽으로빠르게움직이는건물벽면에초강력스매싱을맞고납작포가되어사망할테니말이다._214쪽

이로써뉴턴의세계는완전히박살났다.우주에는고정된시간도공간도없다.물질이존재하고운동하는전제조건,즉배경으로서시간과공간을생각해오던것이그간의상식이었다.하지만아인슈타인에게물질이전에이미존재하는선험적인시간과공간따위는없다.시간과공간이란물질의배경으로서존재하는것이아니다.시간과공간자체도물질의물리적속성인셈이다._221쪽

빛의관점에서세상을보면어떨까?빛의속도로운동하면시간은흐르지않고,공간은이동방향축으로0으로압축된다.빛에게시간이라는개념은아예존재조차하지않으며,공간또한마찬가지다.빛이광속으로움직인다는건정지한우리의관점에서다.빛의입장에서보면빛은이동하고있는게아니다.빛에게는우주의탄생과소멸이맞닿아있고,우주는크기가없는점일것이다._235쪽

그런데이제인간의상상력이한계에다다랐음을알리는이론이100년동안물리학자들앞에버티고있다.양자역학이다.우리가양자역학을여전히현실의레벨에서이해하지못하는이유는,그것이인간의감각에반하기때문만이아니라도저히그세계관을머릿속으로그릴수없기때문이다.그래서현대의이론물리학자들은반쯤포기하고그냥수학적인계산에만몰두하기로한듯하다._248쪽

일부뇌과학자들은신경세포시냅스에서의전자기적작용이양자역학을따르므로임의적이며,따라서결정론적인인과관계를따르지않는다고주장한다.하지만임의적인것을자유의지라고말할순없다.자유의지라는것은행위주체의주관이뚜렷하게개입되는것을일컫는데,신경의작용이임의적이라면우리의생각과행동도임의적이라는뜻이된다.그것은적어도우리의삶이숙명처럼다정해진것은아니라는위로는될수있겠지만,내가원하는삶을내마음대로정할수있다는희망이될수도없다._280쪽